오뚜기칼국수에서 식사를 마치고 나왔어요. 어디를 갈지 고민했어요. 이날은 동해시 묵호에 사람이 참 없었어요. 연휴 마지막 날라고 해도 여행 온 사람들이 매우 없는 한산한 묵호였어요. 과장 안 보태고 북평 5일장 열려서 매우 한산해진 날과 맞먹을 수준으로 묵호는 조용했어요. 너무나 길었던 대연휴가 끝나는 날이라 더욱 그런 거 같았어요. 추석 연휴에 이어 한글날 연휴의 마지막 날이었거든요.
'어디 가지?'
묵호를 돌아다니며 놀아도 재미있기는 할 거였어요. 그렇지만 왠지 여행 왔으니 어딘가 조금 멀리 가야만 할 거 같았어요. 숙소가 묵호에 있으니 묵호에서 놀면 왠지 여행 와서 하루 종일 느적거리는 느낌이 들 거였어요. 묵호는 꽤 여러 차례 와봤고, 낮시간부터 심야시간까지 다 돌아다녀봤기 때문에 익숙한 곳이기도 했구요. 여행 왔으니 어딘가 멀리 움직이는 느낌이 있어야 할 거 같은데 숙소까지 묵호에 있는 숙소로 잡았기 때문에 낮부터 묵호에서 놀면 완전히 동네 한 바퀴였어요.
"삼척이나 가야겠다."
묵호에서 만만한 곳이 삼척이었어요. 묵호에서 삼척 정도라면 가볍게 여행 다녀오는 기분을 낼 수 있었어요. 발한삼거리에서 21번 버스 타고 가면 되었어요.
'삼척도 다 가봤는데?'
이때 하루는 낮에 삼척 바닷가를 버스 타고 쭉 봤고, 하루는 도계까지 기차 타고 갔다왔어요. 삼척 여행은 크게 해안가 여행과 내륙 여행으로 나뉘어요. 코스가 완전히 달라서 이렇게 나눠서 가야 해요. 그런데 이 둘 모두 다녀왔어요. 삼척이라고 해서 안 가본 곳을 가보는 것도 아니었어요. 삼척도 여러 번 가본 곳이었어요. 동해시 여행 와서 동해시에서 다시 여행 가는 기분 내려고 가는 곳이 삼척이거든요. 동해시에서 놀러가기 만만한 곳이 삼척이에요. 묵호를 기준으로 천곡동은 솔직히 여행 가는 기분은 안 나요. 그냥 옆동네 마실 산책 가는 수준이에요. 그 이전에 묵호 가면 천곡동이 보여요. 그래서 동해시 여행 와서 여행 가는 기분을 더 느끼려면 만만한 게 삼척 다녀오는 거에요.
삼척 여행 코스는 크게 보면 해안가 여행과 내륙 여행이 있지만, 이 해안가 여행과 내륙 여행도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배낭여행 기준으로 보면 다시 세분화되요. 여기에서 해안가 여행은 삼척 버스터미널을 기준으로 남쪽과 북쪽으로 나뉘어요. 삼척항 일대, 나릿골 감성마을, 소망의 탑, 삼척해수욕장으로 이어지는 북쪽 코스가 있고, 맹방, 용화, 장호, 임원으로 이어지는 남쪽 코스가 있어요.
'나릿골 감성마을이나 가야겠다.'
삼척 버스터미널 기준으로 삼척 북쪽 해안가는 이 여행에서 안 가봤어요. 그래서 이번에는 삼척 북쪽 해안가를 가보기로 했어요.
발한삼거리로 갔어요. 능숙하게 21번 버스에 올라타서 '삼척이요'라고 말했어요. 21번 버스는 버스를 탔을 때 행선지를 말해야 해요. 거리에 따라 요금이 달라지거든요. 동해시에서 삼척 갈 때는 '삼척'이라고만 말하면 되고, 삼척에서 동해시 올라갈 때는 정류장 - 최소 동이나 지역은 말해줘야 해요. 예를 들면 삼척에서 동해시로 버스 타고 간다면 묵호, 천곡, 북평, 북삼 같은 동 수준까지는 기사님께 말씀드려야 해요. 그러면 기사님이 거리에 따라 요금을 입력하고, 그에 맞게 요금을 지불해요.
21번 버스를 타고 버스 종점인 삼척 터미널로 갔어요. 삼척 터미널에서 삼척 장미공원으로 갔어요. 삼척 장미공원은 운탄고도1330 9길이에요. 전에 몇 번 와봤던 곳이라 길을 매우 잘 알고 있었어요. 삼척 장미공원 끝까지 가서 삼척항으로 갔어요. 나릿골 감성마을 입구까지 왔어요.
'나릿골 감성마을은 카페가 없어?'
예전에 나릿골 감성마을 왔을 때 희안했던 점 중 하나가 이쪽에 카페가 참 없었어요. 삼척에서 나릿골 감성마을과 삼척항을 관광지로 소개하고 있지만 카페는 매우 적었어요. 아니, 없다고 해도 될 정도였어요.
삼척항에 도착하자마자 혹시 주변에 카페가 있는지 찾아봤어요. 이번 여행은 너무 강행군을 했어요. 별로 안 돌아다닌 것 같지만 꽤 많이 돌아다녔어요. 삼척항은 묵호보다 더 한산했어요. 힘든데 분위기마저 흥이 나지 않는 차분한 분위기였어요. 돌아다닐 의욕이 안 살아났어요. 나릿골 감성마을 오면 돌아다닐 의욕이 살아날 수도 있을 거라 기대하고 왔지만 아니었어요.
적당히 카페 가서 쉬고 싶었어요. 나릿골 감성마을에는 카페가 없다는 걸 매우 잘 알고 있었어요. 그래서 삼척항을 따라 걸으며 혹시 들어갈 만한 카페가 있는지 찾아봤어요.
"있다!"
옹기종기 카페가 있었어요. 여기는 전에 왔을 때도 있던 카페였어요.
"저기 가야겠다."
매우 소중한 카페였어요. 이 근처에는 카페가 정말 별로 없어서 카페 가고 싶다면 선택지가 별로 없었어요.
옹기종기 카페 안으로 들어갔어요.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한 잔 주문했어요. 카페 안에는 손님이 없었어요.
"오늘 관광객들 별로 안 왔나요?"
"관광객들 다 돌아갔어요."
삼척항 및 나릿골 감성마을에 사람들이 매우 없어서 사장님께 여쭈어봤어요. 사장님께서는 점심 시간이 지나서 관광객들이 다 돌아갔다고 하셨어요.
"창가쪽 좌석 앉아야지."
창가쪽 좌석에 앉았어요.
삼척항 카페 옹기종기는 그렇게 조그마한 카페였어요. 그리고 창가쪽 좌석에서는 삼척항이 바로 보였어요.
제가 주문한 아이스 아메리카노가 나왔어요.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마시며 느긋하게 시간을 보냈어요. 멍하니 창밖을 바라보며 쉬었어요.
강원도 삼척시 삼척항 및 나릿골 감성마을 쪽에는 카페가 별로 없어요. 삼척항과 나릿골 감성마을은 삼척시 풍경 사진이나 영상에서 꽤 잘 등장하는 곳이에요. 삼척에서 커다란 항구와 해안 언덕 마을이 있는 모습이 등장한다면 그곳이 바로 삼척항과 나릿골 감성마을이에요. 그렇지만 나릿골 감성마을과 삼척항 일대는 횟집은 많지만 카페가 거의 없어요. 나릿골 감성마을 꼭대기에 무인카페가 있고, 삼척항을 따라가다 보면 카페 옹기종기가 있어요.
옹기종기 카페는 조용히 앉아서 쉬며 여유를 즐기기 좋은 카페였어요. 삼척항을 바라보며 쉴 수 있는 카페이기도 했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