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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동해시 묵호 발한동 장칼국수 맛집 오뚜기칼국수

좀좀이 2023. 11. 12.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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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동해시 음식은?

 

강원도 동해시는 배낭여행으로 가기 매우 좋은 도시에요. 주요 관광지가 동부 해안가에 밀집해 있고, 해안가를 따라 걷기 좋게 길도 잘 조성되어 있어요. 그래서 배낭여행 스타일로 여행 가면 매우 재미있게 놀 수 있어요. 게다가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여행하기에도 괜찮은 편이에요. 매우 유명한 망상해수욕장과 추암 촛대바위를 제외하면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놀기도 좋아요. 망상해수욕장은 묵호역이나 발한삼거리에서, 추암 촛대바위는 동해역이나 북평 5일장에서 택시 타고 가면 되구요. 물론 시간만 많다면 묵호역에서 망상해수욕장, 동해역에서 추암 촛대바위도 걸어갈 수 있어요. 길은 쉽지만 시간이 조금 많이 걸릴 뿐이에요.

 

강원특별자치도 동해시는 우리나라에서 배낭여행 스타일로 놀기 매우 좋은 곳이면서 맛있는 음식도 이것저것 여러 가지 있어요. 그런데 막상 동해시 대표 음식이라고 하면 떠오르는 것들이 있기는 하지만 한 번 더 생각해보면 그 음식이 동해시에서만 먹는 음식이 아니라 이웃 동네 강릉, 삼척에서도 먹는 음식이에요. 그래서 동해시는 음식은 맛있지만 옆 동네 강릉, 삼척에는 없고 동해시에서만 먹는 음식이라고 할 음식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딱히 모르겠어요.

 

단, 오해하면 안 되는 것이 있어요. 동해시 만의 음식이 딱히 없는 것은 동해시만의 특징이 아니라 강원도 영동지역 해안가의 거의 공통된 특징이에요. 약간의 차이는 있겠지만, 북쪽 고성군에서부터 남쪽 삼척시까지 강원도 동해안 지역은 음식 문화를 공유해요. 오직 속초가 유별나게 특별한 거에요. 속초는 함경도 출신 실향민 문화가 있어서 속초만의 음식 문화가 있거든요. 오징어순대, 회냉면 같은 거요. 나머지는 거의 다 비슷비슷해요.

 

동해시가 유독 동해시만의 특별한 음식이 없는 것처럼 느껴지는 이유는 제 추측으로는 동해시는 애초에 면적이 크지 않은 데다 그나마도 전부 해안가에 옹기종기 복작복작 몰려 사는 지역이기 때문일 거에요. 동해시는 내륙 산악지역이 크게 융성하며 독자적인 문화를 형성했던 적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삼화동에 쌍용시멘트 공장이 있기는 하지만, 여기가 해안가에서 막 엄청나게 깊이 들어가는 곳도 아니에요. 지도에서 쌍용C&E 동해공장에서 동해항까지 경로를 검색해보면 도보로 7~8km 거리에요. 그래서 동해시 음식이라면 해안가 지역 음식들인데, 동해시의 해안가 지역 음식 문화는 다른 강원도 영동지역 음식 문화와 공유해요.

 

속초시는 한국전쟁에서 함경도 출신 실향민들이 집단으로 정착하면서 함경도 출신 실향민 문화가 정착했어요. 그래서 속초시는 다른 강원도 동해안 지역과 달리 함경도 출신 실향민 음식인 오징어 순대, 회냉면 같은 속초 만의 음식이 있어요. 삼척시는 탄광촌인 남서부 내륙 도계 지역은 해안가와 전혀 다른 음식 문화가 있어서 오히려 이쪽은 태백 음식 문화와 비슷해요. 실제로 도계에서는 삼척시 시내 가는 것보다 태백시 시내 가는 게 더 편하구요. 도계 북쪽 신기, 상정, 미로 같은 곳도 바다와는 거리가 멀어요. 강릉도 내륙 지역이 꽤 크구요. 반면 동해시는 진짜 바닷가에요. 지도상으로 동해시 경계를 보면 내륙 쪽도 꽤 크지만, 실제로 사람들이 거주하는 곳과 발달한 곳 보면 전부 해안가거든요.

 

'동해시는 왜 장칼국수가 명물이 되었지?'

 

동해시에서 유명한 음식 중 하나는 장칼국수에요. 장칼국수는 영동지역 음식이에요. 그래서 장칼국수는 동해시 음식이기도 해요. 그런데 요즘 보면 동해시를 대표하고 동해시에서 가장 유명한 음식이 장칼국수로 되어가는 거 같아요.

 

언제부터 그렇게 되었는지는 저도 잘 몰라요. 언젠가부터 동해시가 장칼국수의 도시가 되었어요. 동해시에는 여러 음식이 있는데 그 중 유독 장칼국수가 유명해진 건 신기했어요.

 

동해시가 장칼국수로 유명해지게 된 것의 중심에는 오뚜기 칼국수가 있어요. 발한동에서 주말이 되면 관광객들이 길게 줄 서 있는 식당이에요. 발한삼거리 근처에서 거의 유일하게 관광객들이 줄을 길게 서서 기다리고 있는 식당이에요. 그래서 발한삼거리에서 묵호쪽으로 걸어갈 때 바다쪽을 걸어가며 보면 간판을 발견 못 해도 쉽게 찾을 수 있어요. 골목에 사람들이 길게 줄 서 있는 곳이 오뚜기 칼국수이니까요.

 

"대체 왜?"

 

오뚜기칼국수는 볼 때마다 신기했어요. 한 번 먹어보고 싶었어요. 그러나 줄 서서 한참 기다리면서까지 먹어보고 싶지는 않았어요. 이 때문에 묵호 갈 때마다 오뚜기칼국수는 한 번 휙 쳐다보고 지나치기만 했어요.

 

2023년 10월 9일이었어요. 새벽까지 동해시 심야시간 여행을 즐기고 숙소로 들어가서 자다가 점심 먹을 때가 되어서야 일어났어요. 여행을 왔기 때문에 하루 종일 숙소에서 잠만 잘 수는 없었어요. 씻고 나왔어요. 나오기는 했는데 어디 가야할지 몰랐어요. 밥도 먹어야 했어요.

 

"오뚜기 칼국수 사람 별로 없네?"

 

별 생각 없이 묵호쪽으로 걸어가다가 오뚜기칼국수를 봤어요. 희안하게 사람들이 줄을 안 서 있었어요. 영업은 하고 있었어요.

 

빈집털이 가자!

 

절호의 기회였어요. 이럴 때 아니면 또 기약없을 거였어요. 줄 안 서고 오뚜기칼국수를 먹을 수 있는 날이었어요. 망설이지 않고 바로 오뚜기칼국수로 갔어요.

 

 

들어가자마자 장칼국수를 한 그릇 주문했어요. 식당 안은 거의 만석이었어요. 사람들이 밖에 줄을 안 서 있을 뿐이었지, 안에도 사람이 없는 건 아니었어요.

 

장칼국수를 주문하고 식당 내부를 둘러봤어요.

 

 

식당 내부는 평범한 동네 식당이었어요.

 

조금 기다리자 제가 주문한 장칼국수가 나왔어요.

 

 

붉고 조금 걸쭉한 국물에 깨와 김이 뿌려져 있었어요.

 

"이게 왜 이렇게 인기가 좋지?"

 

동해시 발한동을 장칼국수의 동네로 만든 오뚜기 칼국수의 장칼국수를 먹기 시작했어요.

 

 

"맛있다!"

 

오뚜기칼국수 맛의 가장 큰 특징은 고추장 국물 칼칼한 맛으로 싱겁다고 느끼지 않게 만든 점이었어요. 장칼국수는 간이 약한 편이었어요. 평소에 수도권에서 식당 음식 맛에 익숙해진 사람이라면 싱겁다고 하고 소금 달라고 할 정도로 간이 약했어요. 그런데 이렇게 간이 약한데 사람들이 열광하는 이유는 고추장 국물 칼칼한 맛으로 싱거운 맛을 싱겁지 않게 느끼게 만들었기 때문이었어요. 너무 얼큰하지 않고 칼칼한 맛이 절묘하게 싱거운 맛을 보충해줬어요.

 

오뚜기칼국수의 장칼국수 맛에는 아주 미세한 단맛이 있었어요. 고추장 국물이었기 때문에 별 생각없이 먹으면 못 느끼지만 온 신경을 집중해서 맛을 구분하려 들면 느낄 수 있는 단맛이 있었어요.

 

엄격한 어머니의 따뜻한 맛.

 

오뚜기칼국수의 장칼국수는 칼칼하고 얼큰하지만 한편으로는 매우 부드러운 맛이었어요. 맛도 부드러웠고, 국물도 약간 걸쭉해서 부드러웠으며, 면발도 부드러웠어요. 보통 칼칼하고 얼큰하면 속에 부담이 가야 하는데 속에 부담이 가지 않고 속을 부드럽게 어루어만져주는 맛이었어요. 다른 지역에서는 맛볼 수 없는 맛이었어요. 얼큰하고 칼칼한 맛으로 짠맛을 대체했고, 국물이 약간 걸쭉한 데다 계란도 들어 있어서 더욱 독특한 맛이 되었어요.

 

오뚜기칼국수 벽에는 국물에 찬밥을 말아먹으면 더욱 맛있다고 적힌 종이가 붙어 있었어요. 아예 찬밥이 들어 있는 공기가 따로 있었어요. 손님은 본인 취향에 맞게 따스한 밥으로 주문해서 말아먹을 수도 있고, 찬밥으로 주문해서 말어먹을 수도 있었어요.

 

"찬밥 한 공기 주세요!"

 

저는 찬밥으로 달라고 했어요. 원래 뜨거운 음식을 잘 먹지 못하는데다 걸쭉한 국물이라 국물이 아직 조금 뜨거웠어요. 조금 뜨거운 국물에 뜨거운 밥을 말면 밥이 금방 퍼질 거였어요. 빨리 먹으면 상관없지만, 저는 뜨거운 음식을 잘 못 먹어서 오래 먹어야 할 건데, 뜨거운 밥을 말면 밥알이 팅팅 불어서 죽처럼 될 거였어요.

 

 

찬밥을 국물에 말았어요.

 

 

"국밥으로 만들어도 맛있겠는데?"

 

찬밥과 국물이 매우 잘 어울렸어요. 저는 칼국수 면을 건져먹는 것보다 찬밥을 말아서 먹는 것이 더 맛있었어요.

 

 

아주 깔끔하게 먹었어요. 운좋게 줄 안 서고 들어왔는데 음식까지 맛있어서 기분이 매우 좋았어요. 여기에 식당도 매우 친절했어요.

 

맛있게 다 먹고 나서 돈을 지불했어요. 돈을 지불하며 여쭈어보니, 이날이 원래 쉬는 날이었는데 연휴라서 문을 열고 영업하는 거라고 하셨어요. 그런데 연휴이지만 추석 연휴 이후 곧바로 찾아온 한글날 연휴라 손님이 그렇게 많지 않다고 하셨어요.

 

강원도 동해시 발한동에 있는 묵호 맛집 오뚜기칼국수의 장칼국수는 매우 맛있었어요. 사람들이 줄서서 먹는 이유가 있었어요. 확실히 동해시 별미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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