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먹어본 배스킨라빈스 아이스크림은 베스킨라빈스31 도라에몽의 팥붕! 슈붕! 아이스크림이에요. 베스킨라빈스31 도라에몽의 팥붕 슈붕 아이스크림은 2023년 11월 이달의 맛 아이스크림으로 출시된 배스킨라빈스 신메뉴 아이스크림이에요.
"이제야 단풍 드네."
2023년 10월의 마지막 날이 되었어요. 2023년 10월은 지난 해에 비해 단풍이 유독 늦게 들은 해였어요. 지난 해에는 10월에 전국적으로 단풍이 매우 예쁘게 들었어요. 그렇지만 올해는 10월 중순이 되어도 단풍이 제대로 들지 않았어요. 강원도에서 단풍으로 유명한 산들의 단풍 절정이 10월말이라고 보도가 나올 정도였으니 저지대는 말할 것도 없었어요. 10월 중순이 되어도 나뭇잎을 따서 땅에 박으면 잎에서 뿌리 내리고 쑥쑥 자랄 것 같은 싱싱한 초록색을 자랑하고 있었어요.
"올해는 단풍 완전 망한 해인데?"
10월에 여행을 두 차례 다녀왔어요. 두 번 모두 강원도 남부로 여행을 갔어요. 강원도 남부는 단풍이 매우 아름다운 지역이에요. 하지만 올해는 단풍이 정말 별로였어요. 10월초까지 계속 날이 따뜻해서 단풍이 제대로 들지 않았어요. 그러다 갑자기 날이 확 추워져서 나뭇잎이 단풍이 제대로 들지 않고 말라죽어서 떨어졌어요. 단풍이 지난해에 비해 정말 볼품없었어요.
이는 강원도 남부 뿐만이 아니라 수도권도 마찬가지였어요. 수도권도 보면 이제 단풍이 들었지만, 잎이 절반 이상 떨어진 나무도 여러 곳 있어요. 특히 근래에 들어서 전국적으로 벚꽃길을 많이 조성해놨어요. 도심 단풍은 고전적인 은행나무, 단풍나무의 단풍보다 벚나무 단풍이 더 중요해졌어요. 날이 계속 따뜻하다가 기온이 훅 내려가니까 벚나무 단풍이 예쁘게 들지 않고 잎이 그대로 말라죽어서 우수수 떨어졌어요. 그래서 지난해, 지지난해에 비해 단풍이 훨씬 덜 아름다워보여요.
"다음달 이달의 맛 아이스크림은 뭐 출시할 건가?"
10월말이 되자 배스킨라빈스에서 어떤 아이스크림을 이달의 맛 아이스크림으로 출시할지 궁금해졌어요. 매달 말이 되면 배스킨라빈스가 출시할 이달의 맛 아이스크림 신메뉴가 궁금해져요.
"민속촌? 수능?"
배스킨라빈스는 10월말에 시즌메뉴 신메뉴 아이스크림을 두 종류나 출시했어요. 하나는 캐치 티니핑과의 콜라보레이션 아이스크림으로 핑크 베리 하츄핑 아이스크림이었고, 다른 하나는 할로윈 시즌에 맞춰서 마법사의 비밀 레시피 아이스크림이었어요. 10월 거의 끝나갈 즈음에 아이스크림이 두 종류 출시되었어요.
캐치 티니핑과의 콜라보레이션 아이스크림이 12023년 11월 이달의 맛 아이스크림으로 출시되지 않고 10월에 시즌메뉴 신메뉴로 출시된 건 조금 의아했어요. 캐치! 티니핑 애니메이션은 유아들에게 매우 인기 좋은 애니메이션이에요. 그러니 이달의 맛 아이스크림으로 출시해도 되었을 거에요. 그렇지만 예상 외로 캐치! 티니핑과의 콜라보레이션 아이스크림인 핑크 베리 하츄핑 아이스크림은 일반 시즌메뉴 신메뉴로 출시되었어요.
11월은 보통 두 가지 이벤트가 있어요. 하나는 빼빼로데이이고, 다른 하나는 수능이에요.
'빼빼로데이, 수능은 아니겠지.'
빼빼로데이는 이제 완전히 한물 간 이벤트라는 평이 지배적이에요. 과거와 달리 빼빼로데이를 기념하는 일이 거의 없어졌다고 보도된 지 몇 년째에요. 연애하는 청년들이 별로 없어서 빼빼로데이도 인기가 별로 없대요. 빼빼로데이 자체가 원래 마케팅으로 등장한 건데 몇 년 시들해지니 사람들의 관심 자체가 완전히 꺼진 것 같기도 해요.
수능은 배스킨라빈스가 이달의 맛 아이스크림을 출시했던 역사가 없었던 것으로 기억해요. 수능 시즌이 되어서 수험생들 응원하는 이벤트도 하고 수능 컨셉 신메뉴 아이스크림을 출시한 적은 여러 번 있었어요. 하지만 수능을 주제로 이달의 맛 아이스크림 출시한 적은 없었을 거에요. 시즌메뉴로는 몇 차례 출시한 적 있지만요.
생각해보면 빼빼로데이, 수능 둘 다 공통점이 있어요.
예전보다 시들하다.
빼빼로데이, 수능 모두 예전보다는 시들한 이벤트에요. 빼빼로데이는 청년들의 연애가 줄어들며 사람들 전반적인 관심이 감소해버렸어요. 수능도 예전에 모두가 정시로 대학교 진학할 때에 비해 대중적인 관심도가 매우 떨어져요. 예전이야 수능 안 치르면 대학 갈 방법이 없다시피 했으니 전국적으로 가장 중요한 이벤트였지만, 요즘은 수시로 대학교 진학해서 수능 없이 진학하거나 수능 중 한두 과목만 보면 되는 학생들이 엄청나게 많거든요. 전국 모든 수험생이 수능에 모든 것을 걸어야 하는 상황에 비해서 중요도와 관심도가 엄청나게 떨어진 건 사실이에요.
'민속촌? 아니면 아예 이도 저도 아닌 거?'
근래 배스킨라빈스가 11월에 이달의 맛 아이스크림으로 출시했던 아이스크림들을 떠올려봤어요. 배스킨라빈스는 10월이나 11월에 토속적인 아이스크림을 잘 출시했어요. 배스킨라빈스 11월 이달의 맛 아이스크림으로는 토속적인 아이스크림을 출시하기도 하고, 특별히 주목할 부분 없는 무난한 것을 출시하기도 했어요. 배스킨라빈스가 갑자기 특별히 빼빼로데이, 수능을 이달의 맛 컨셉으로 잡을 거 같지는 않았어요. 그러면 토속적인 것이거나 특별히 주목할 부분 없는 무난한 것일 거였어요.
"이제 공개되었겠지?"
배스킨라빈스가 2023년 11월 이달의 맛 아이스크림으로 어떤 아이스크림을 출시했는지 확인하기 위해 배스킨라빈스 홈페이지로 들어갔어요. 베스킨라빈스31 홈페이지 아이스크림 메뉴에는 아직 2023년 11월 이달의 맛 아이스크림이 공개되어 있지 않았어요. 보도자료로 갔어요. 보도자료에는 있었어요. 배스킨라빈스 2023년 11월 이달의 맛 아이스크림은 도라에몽의 팥붕! 슈붕! 아이스크림이었어요.
"도라에몽 뭐 있어? 뭐야?"
보도자료에는 베스킨라빈스31 도라에몽의 팥붕! 슈붕! 아이스크림은 붕어빵을 컨셉으로 만든 아이스크림이라고 나와 있었어요. 보도자료에 의하면 배스킨라빈스 도라에몽의 팥붕! 슈붕! 아이스크림은 붕어빵과 팥을 컨셉으로 한 아이스크림으로, 달콤한 팥과 슈크림 아이스크림 조합에 풍미를 높여줄 팥 앙금 리본과 통단팥, 여기에 식감을 더해줄 바삭한 버터 쿠키로 구성된 아이스크림이었어요.
배스킨라빈스에서 2023년 11월 이달의 맛 아이스크림으로 붕어빵을 컨셉으로 한 아이스크림인 도라에몽의 팥붕 슈붕 아이스크림을 출시한 건 왠지 토속적인 것을 컨셉으로 나올 거 같다는 제 예상과 맞았어요. 그런데 앞에 '도라에몽'이 있었어요.
"도라에몽 딱히 뭐 없는데?"
11월에 도라에몽 관련된 무언가가 있다는 이야기는 접하지 못했어요. 2023년에 도라에몽 중 극장판 애니메이션인 도라에몽: 진구와 하늘의 유토피아가 개봉되기는 했어요. 그런데 이건 일본에서 2023년 3월 3일에 개봉했고, 우리나라에서는 2023년 7월 8일에 개봉했어요. 개봉이 아니라 이미 영화관에서 다 내려갔을 거에요. 극장판 도라에몽 개봉에 맞춰서 출시되는 것도 아니고 도라에몽 관련된 것이 아무 것도 없는데 뜬금없이 신메뉴 아이스크림 이름 앞에 '도라에몽'이 붙어 있었어요.
베스킨라빈스31 도라에몽의 팥붕 슈붕 아이스크림은 이름에서 도라에몽이 붙어 있어서 조금 의외였어요. 도라에몽 없이 붕어빵 아이스크림으로 이름짓고 판매해도 괜찮을 거 같았기 때문이었어요.
꼭 도라에몽과의 콜라보레이션 컨셉으로 출시하지 않아도 될 거 같은데 이름은 배스킨라빈스 도라에몽의 팥붕 슈붕 아이스크림. '팥붕 슈붕'이라고 하니까 어감만 더 이상해졌어요. 이러면 도라에몽이 동그랗고 하얀 주먹으로 한 대씩 때리면서 팥붕! 슈붕! 외치는 거 같잖아요. 팥붕과 슈붕 뒤에 느낌표라도 없으면 모르겠는데 느낌표도 있었어요. 이러니 아이스크림 이름만 보면 도라에몽이 정권을 내지르며 팥붕! 슈붕! 외치는 장면이 떠올랐어요.
"도라에몽의 팥붕 슈붕 아이스크림 먹으러 가야겠다."
동네 배스킨라빈스 매장으로 갔어요. 베스킨라빈스31 도라에몽의 팥붕! 슈붕! 아이스크림을 싱글 레귤러 컵 사이즈로 주문했어요.
베스킨라빈스31 도라에몽의 팥붕 슈붕 아이스크림은 이렇게 생겼어요.
베스킨라빈스31 도라에몽의 팥붕! 슈붕! 아이스크림은 연노랑색 슈크림 아이스크림과 갈색빛 도는 연보라색 팥 아이스크림이 섞여 있는 아이스크림이었어요. 슈크림 아이스크림과 팥 아이스크림 속에 통단팥과 버터 쿠키가 박혀 있었어요.
베스킨라빈스31 도라에몽의 팥붕 슈붕 아이스크림은 생긴 모습이 토속적인 느낌과 어울리는 색이었어요. 색상이 부드러웠어요. 뭔가 시골에 어울리는 색상이었어요.
배스킨라빈스 홈페이지에서는 베스킨라빈스31 도라에몽의 팥붕! 슈붕! 아이스크림에 대해 '달콤한 팥 & 슈크림 아이스크림에 통단팥과 버터 쿠키가 쏙쏙!'이라고 소개하고 있어요. 배스킨라빈스 매장 아이스크림 진열대 이름표에 나와 있는 소개문도 같았어요.
배스킨라빈스 도라에몽의 팥붕 슈붕 아이스크림 영문명은 RED BEAN & CHOUX BUNGEOPPANG ICE CREAM 이에요. 영문명에는 '도라에몽'이 아예 없어요. 영문명은 해석해보면 '단팥과 슈 붕어빵 아이스크림'이에요.
개인적으로는 굳이 도라에몽을 집어넣을 게 아니라 '단팥과 슈크림을 만난 붕어빵', '슈크림 바다 속 단팥 붕어' 같은 평범한 이름이 더 나았을 거 같아요. 아예 장기적으로 배스킨라빈스 민속촌까지 염두에 두어서요. 아이스 호떡 아이스크림 예전에 출시되었고, 미찐감자, 찰떡이구마 등등 민속촌에서 팔 거 같은 아이스크림이 여러 종류 있으니 광화문이나 전주 한옥마을 같은 곳에 민속촌 컨셉 매장 하나 운영하는 것도 좋을 텐데요. 배스킨라빈스는 세계적인 아이스크림 프랜차이즈라서 이런 민속촌 컨셉 매장 만들고 홍보하면 대박칠 수도 있어요.
배스킨라빈스 도라에몽의 팥붕 슈붕 아이스크림 열량은 싱글 레귤러 컵 사이즈 기준으로 265kcal이에요.
베스킨라빈스31 도라에몽의 팥붕! 슈붕! 아이스크림을 먹기 시작했어요.
"맛있기는 하다."
베스킨라빈스31 도라에몽의 팥붕! 슈붕! 아이스크림에서 중심이 되는 맛은 슈크림 아이스크림이었어요. 제가 받은 베스킨라빈스31 도라에몽의 팥붕 슈붕 아이스크림에 슈크림 아이스크림이 팥 아이스크림보다 많기는 했지만, 오직 이 이유 때문은 아니었어요. 팥 아이스크림과 슈크림 아이스크림을 같이 먹어보면 슈크림 아이스크림 맛이 더 많이 느껴졌어요.
팥과 슈크림의 대결에서 슈크림 승리.
배스킨라빈스 도라에몽의 팥붕 슈붕 아이스크림에서 슈크림 아이스크림은 달콤하고 고소했어요. 여기에 버터 쿠키까지 같이 씹어먹으면 고소한 맛이 아이들이 물건 가볍게 던지며 장난치는 것처럼 톡 터졌어요. 슈크림 아이스크림 맛이 팥 아이스크림 맛보다 강했기 때문에 슈크림 아이스크림 맛이 중심인 아이스크림이었고, 여기에 버터 쿠키가 슈크림 아이스크림 편을 들어주고 있었어요.
팥 아이스크림은 단팥도 데려왔어요. 그러나 슈크림 아이스크림 맛에 상대가 되지 못했어요. 팥 아이스크림은 슈크림 아이스크림과 조금이라도 같이 먹으면 슈크림 아이스크림 속에 팥 아이스크림 맛이 녹아버렸어요. 팥 아이스크림 특유의 가루가 들어간 것 같아서 까끌거리는 식감은 약간 살아 있었어요. 팥 향은 슈크림 아이스크림에 아주 가볍게 더해졌어요. 팥 맛이 아예 안 느껴지는 것은 아니었지만, 슈크림 바다에 빠진 팥이었어요.
베스킨라빈스31 도라에몽의 팥붕 슈붕 아이스크림은 슈크림 아이스크림과 버터 쿠키가 들어갔기 때문에 싱글 레귤러 컵으로 먹고 있지만 아이스크림 콘으로 먹는 맛 같았어요. 슈크림 아이스크림 자체가 고소한 맛이 있어서 아이스크림 콘으로 먹는 맛과 아주 살짝 비슷한 맛인데 여기에 버터 쿠키까지 더해졌기 때문이었어요. 베스킨라빈스31 도라에몽의 팥붕 슈붕 아이스크림은 기본적으로 아이스크림 콘과 잘 어울리게 생긴 맛이었기 때문에 아이스크림 콘으로 먹어도 맛있을 거에요. 그러나 버터 쿠키가 들어 있기 때문에 싱글 레귤러 컵으로 먹어도 아이스크림 콘으로 먹는 맛과 아주 약간 비슷한 맛을 느낄 수 있었어요.
붕어빵이라기에는 붕어빵 밀가루 구이 특유의 맛이 없다.
붕어빵을 컨셉으로 만든 아이스크림이었지만, 붕어빵 느낌은 냉정히 이야기해서 없었어요. 붕어빵 특유의 구운 밀가루 반죽 같은 향이 없었어요. 버터 쿠키로 붕어빵 구워진 밀가루 반죽 맛을 구현해보려 한 거 같았지만, 버터쿠키는 붕어빵 구운 밀가루 반죽 맛과 같은 맛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아이스크림 콘 맛을 만들었어요. 맛있기는 했으나 붕어빵과는 거리가 있는 맛이었어요. 붕어빵 느낌은 딱히 안 느껴졌어요.
도라에몽은 북두의 권이 될 수 없다.
베스킨라빈스31 도라에몽의 팥붕 슈붕 아이스크림은 맛이 올해 나온 다른 배스킨라빈스 아이스크림과 차이가 꽤 있었어요. 그러나 엄청나게 강렬한 인상을 남길 맛은 아니었어요. 맛 자체가 부드럽고 순했어요. 붕어빵과는 거리가 있는 맛이었지만 아이스크림 자체는 맛있었어요. 딱 거기까지였어요. 뭔가 강렬한 인상에 남고 이 부분이 특징이라고 할 만한 부분이 안 보였어요.
도라에몽이 아무리 팥붕! 슈붕! 외치며 있는 힘껏 주먹을 앞으로 내질러봐도 도라에몽이에요. 둥글둥글한 도라에몽의 흰색 주먹이 무섭게 보여봐야 얼마나 무서워보이겠어요. 가뜩이나 도라에몽 만화에서요. 도라에몽은 아무리 팥붕! 슈붕! 외치며 주먹을 휘둘러도 북두의 권이 될 수 없어요.
배스킨라빈스 도라에몽의 팥붕 슈붕 아이스크림은 순하고 부드러운 맛이었어요. 짜증 많이 나는 날에 기분 좀 진정시키기 위한 맛으로 먹기 좋은 맛이었어요. 분명히 현재 배스킨라빈스 매장에서 판매중인 다른 아이스크림들과 많이 다른 맛이지만 의외로 상당히 평범하게 느껴지는 맛이었어요. 맛있기는 했지만, 기억에 엄청나게 남을 맛은 아니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