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이 습하고 더워서 밖으로 나가고 싶은 생각이 별로 안 드는 날이었어요. 가만히 있어도 졸리고 피곤한 날이었어요. 시원한 방바닥에 드러누워서 하루 종일 잠이나 자고 싶은 날이었어요. 집에서 할 것 하면서 지인들과 채팅하며 시간을 보내고 있었어요.
"빕스 샐러드바 신메뉴 나왔다더라."
"신메뉴?"
채팅으로 대화하던 친구가 패밀리 레스토랑인 빕스가 신메뉴를 출시했다고 했어요. 빕스 신메뉴는 그렇게 큰 관심이 없었어요. 가장 큰 이유는 혼자 먹기 힘들어요. 혼자서 빕스를 못 가는 건 아니에요. 샐러드바를 운영하는 패밀리 레스토랑은 혼자 가서 밥 먹고 나오기 매우 쉬워요. 혼자 가서 먹고 나온다고 해서 뭐라고 하는 사람 하나도 없거든요. 그냥 가서 먹으면 되요.
그렇지만 웬만하면 패밀리 레스토랑 샐러드바는 혼자서 잘 안 가려고 해요. 가장 큰 이유는 혼자 가면 재미도 없고 많이 먹지도 못 해요. 재미없는 것은 괜찮아요. 혼자 밥 먹으러 가는 건데 굳이 재미 찾을 필요 없는 식사가 훨씬 많고, 음식만 맛있으면 되니까요. 그러나 혼자 가면 많이 못 먹는 것은 상당히 중요해요. 패밀리 레스토랑 샐러드바 이용 시간은 대체로 2시간이에요. 그런데 혼자 가면 2시간 꽉꽉 채워서 이용하며 음식을 즐기기 참 어려워요. 특히 식사를 빨리 하는 사람이라면 더더욱요. 누군가와 같이 가면 먹다가 잡담도 하고 서로 속도에 어느 정도 맞춰주면서 먹다 보니 느긋하게 아주 많이 먹고 나와요. 2시간도 거의 꽉 채워서 나오구요. 그러나 혼자 가면 본인의 먹는 속도로 먹기 때문에 금방 배가 차고 이용 시간도 얼마 이용하지 못하고 나와요. 이 때문에 혼자 갈 수는 있지만 혼자 가면 만족도가 그렇게 높지 않아서 잘 안 가요.
"신메뉴 뭐 나왔는데?"
"전복 나왔대."
"전복?"
친구는 빕스에서 샐러드바 신메뉴로 전복 요리들이 새로 출시되었다고 말했어요. 전복이라니 끌렸어요. 전복은 귀하고 맛있으니까요. 게다가 요즘처럼 가만히 있어도 기력 떨어지는 날에 먹으면 참 좋아요.
빕스 홈페이지에 들어가봤어요. 홈페이지에는 그렇게 자세한 정보가 없었고, 대신 빕스 페이스북 페이지를 홈페이지처럼 사용하는 것 같았어요. 그래서 빕스 페이스북으로 들어갔어요. 빕스에서는 여름 시즌 샐러드바 신메뉴로 완도 전복 스튜, 완도 전복 누들, 완도 전복 게우 파스타, 완도 비파 시트러스 샐러드를 제공하고 있다고 나와 있었어요. 상시 메뉴는 아니고 여름 한정 제공이었어요.
"맛있겠는데?"
"우리 이거 먹으러 가자!"
친구가 제게 빕스 여름 시즌 메뉴인 전라남도 완도군 전복 메뉴를 먹으러 가자고 했어요. 대환영이었어요. 빕스가 원래 누군가와 같이 가야 더욱 재미있고 맛있고 많이 먹고 나오는 곳이라 혼자서 갈 수 있지만 안 가는 곳이에요. 그런데 친구가 빕스 가자고 했으니 아주 환영할 제안이었어요. 게다가 전라남도 완도군 전복 메뉴라니 더욱 기대되었어요. 매우 맛있을 거 같았어요.
"전복 많이 들어가 있겠지?"
여름 시즌 특별 메뉴인데 전복이 별로 없으면 참 슬플 거였어요. 물론 빕스 다른 메뉴들도 매우 맛있지만 그래도 가장 기대되는 것은 여름 시즌 한정 전라남도 완도군 전복 메뉴들이었어요. 이 친구와 얼마 전에 빕스를 다녀왔기 때문에 전복 메뉴가 더욱 기대되었어요. 어떻게 보면 정말 전복 메뉴 먹으려고 가는 거였어요.
친구와 빕스 가기로 약속을 잡았어요. 약속을 잡은 후 곰곰히 생각해봤어요.
"빕스가 이번에 신경 많이 썼네."
요즘 패밀리 레스토랑이 다시 뜨고 있다는 뉴스 기사를 본 적이 있었어요. 아웃백, 애슐리, 쿠우쿠우 모두 매우 잘 나가고 있다고 나와 있었어요. 언론사 기사는 빕스가 어떤 선택을 할지 궁금해지게 만들었어요. 기사에서는 아웃백, 애슐리, 쿠우쿠우는 가성비가 좋다고 다시 날개짓을 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었어요. 빕스는 이들 매장들보다는 비싼 편이었어요. 가성비가 좋다고 패밀리 레스토랑이 다시 뜨고 있는데 이들 패밀리 레스토랑보다 가격이 비싼 빕스가 어떤 전략으로 패밀리 레스토랑이 다시 뜨고 있는 외식 흐름에 올라탈지 궁금했어요.
약속한 날이 되었어요. 친구와 빕스 앞에서 만나서 빕스로 들어갔어요. 빕스 샐러드바 여름 시즌 신메뉴 완도 전복 메뉴를 먹으러 왔기 때문에 샐러드바만 주문했어요.
자리에 앉은 후 샐러드바만 이용하겠다고 주문했어요. 음식을 가지러 갔어요.
"여기 있다."
빕스 샐러드바에 완도 전복 누들이 있었어요.
"역시 전복은 비싸지."
보면서 속으로 웃었어요. 완도 전복 누들은 커다란 그릇에 담겨 있는 것이 아니라 조그맣고 투명한 플라스틱 컵에 담겨 있었어요. 플라스틱 컵에 담겨 있는 완도 전복 누들 양은 한두 입이었어요.
만약 커다란 그릇에 완도 전복 누들이 가득 담겨 있었다면 집게로 많이 집어오려고 했어요. 이거 먹으러 온 거였으니까요. 그런데 저 같은 인간이 많을 걸 예상한 건지 조그마한 플라스틱 컵에 한두 입 분량으로 소분해서 진열해 놨어요.
완도 전복 누들을 가지고 자리로 돌아왔어요.
빕스 홈페이지에서는 완도 전복 누들에 대해 '신선한 완도 전복과 고소한 참기름의 풍미를 가득 담은 김 페이스트, 가느다란 카펠리니면을 함께 즐기는 썸머 콜드 누들. 입안 가득 고소한 감칠맛을 즐겨보세요!'라고 홍보하고 있어요.
"이거 전복 실하게 들어가 있는데?"
친구와 각자 가져온 완도 전복 누들을 봤어요. 조그마한 플라스틱 컵에는 전복 조각이 잘 들어 있었어요. 커다란 그릇에 담아서 마음껏 가져가도록 되어 있지 않은 대신에 작은 컵에 소분해서 전복을 올려놨어요. 전복은 컵마다 면발 양에 비해 꽤 많은 양이 들어가 있었어요.
완도 전복 누들은 컵째 한 입에 털어넣기에는 조금 많았어요. 젓가락으로 두 번에 걸쳐서 집어먹으면 딱 좋을 양이었어요. 한 번에 한 입에 다 털어넣으면 보다 풍만한 맛과 향을 즐기겠지만 젓가락으로 두 입에 걸쳐서 먹었어요.
젓가락으로 완도 전복 누들을 고명과 면을 섞은 후 먹었어요.
"맛있다!"
빕스 샐러드바 여름 시즌 신메뉴 완도 전복 누들은 매우 맛있었어요. 전복은 탱탱하고 고소했어요. 면발도 일반 국수 소면 면발이 아니라 카펠리니면이라 식감이 좋았어요. 면발은 톡톡 끊어지는 것 같으면서 부드러웠어요. 여기에 감칠맛이 있었고, 고소한 참기름 향이 더해졌어요. 고소한 참기름 향 속에서 짭짤한 맛이 바다에 반짝이며 반사되는 햇볕처럼 톡톡 튀었어요.
완도 전복 누들이 맛있어서 바로 한 컵 또 가져왔어요. 마음 같아서는 다른 음식 먹지 않고 완도 전복 누들만 계속 가져와서 먹고 싶었어요. 매우 맛있고 마음에 들었어요. 그러나 딱 세 컵만 먹고 그만 먹었어요. 단품 요리로 판매해도 매우 인기 좋을 맛이었어요.
완도 전복 누들 외에 다른 완도 전복 요리들도 매우 맛있었어요. 특히 완도 비파 시트러스 샐러드가 별미였어요. 완도 비파 시트러스 샐러드는 사진으로 찍지는 않았지만, 이것도 너무 맛있어서 매우 많이 먹었어요. 완도 비파 시트러스 샐러드는 보울에 담겨 있어서 마음껏 떠올 수 있었어요. 완도 비파 시트러스 샐러드는 자몽과 자두가 들어 있었어요. 고소하고 달콤해서 디저트 과일 대신 먹기 매우 좋았어요.
"빕스가 이번에 신경 엄청 많이 써서 메뉴 내놨다."
아주 만족스러운 식사였어요. 친구의 감이 맞았어요. 빕스 여름 시즌 메뉴 완도 전복 시리즈는 이것 먹으러 일부러 빕스 가도 될 정도로 상당히 뛰어난 맛이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