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석정 둘러보러 갈까요?"
"그러자."
친한 동생과 철원으로 놀러와서 한탄강 주상절리길을 걸은 후 고석정 맛집인 삼정 콩마을 가마솥 두부집에서 점심을 잘 먹었어요. 철원 와서 매우 급하게 여기저기 다닐 건 아니었어요. 철원 전지역을 다 돌아다닐 생각이 아니라 요즘 인기 있는 곳 중 몇 곳 보고 올 계획이었어요. 고석정도 철원에서 매우 유명한 곳이에요. 예전부터 지금까지 철원을 대표하는 관광지에요.
철원 고석정 국민관광지 입구에는 임꺽정 동상이 있었어요. 의적 임꺽정이 고석정에 은거하면서 활동했다고 해요. 그래서 철원군 대표 캐릭터는 궁예에서 온 철궁이지만, 고석정에는 임꺽정이 있었어요.
고석정 임꺽정 동상 뒤에는 두루미 동상이 있었어요.
"저거 희안하게 잘 만들어놨네?"
두루미 동상이 일반적인 두루미 동상이 아니었어요. 두루미 몸통은 안 보이고 목과 머리만 있었어요. 목이 뒤집힌 N자 모양이었어요. 두루미 형상이기도 하고 동시에 산 형상이기도 했어요.
철원 쪽이 철새가 많다고 들은 적 있어요. 비무장지대가 있다 보니 철새가 서식하기 매우 좋은 환경이라서 조류 사진 찍는 분들이 이쪽으로 오기도 한다는 말이 있었어요.
고석정 탐방로 근처에 한탄강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안내 센터 같은 조그만 건물이 있었어요. 건물 앞에는 붉은 통이 하나 있었어요.
"저 붉은 통 뭐지?"
궁금해서 다가갔어요.
"문화유산 방문코스?"
문화유산 방문 코스라는 글자가 보였어요. 아래에는 스탬프 2개와 문화유산 방문자 여권 투어 여권 종이가 있었어요.
"여기가 문화유산 방문자 여권 투어 코스라고?"
얼마 전이었어요. 전국의 관광 도장을 하나씩 모으며 여행해보기로 계획을 세운 후 전국에 어떤 관광 도장이 있는지 알아보는 중이었어요. 기본적으로 기차역 도장과 우체국의 관광우편날짜도장을 모아야 했어요. 여기에 지자체나 국가기관에서 운영하는 스탬프 투어 도장으로 무엇이 있는지 알아봐야 했어요. 사설로 운영하거나 이벤트 형식으로 하는 스탬프는 관심 대상 밖이었고, 어디까지나 공적으로 꾸준히운영되는 스탬프까지만 관심 있었어요.
스탬프를 알아보다가 문화유산 방문자 여권 투어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어요.
"이거 재미있겠는데?"
문화유산 방문자 여권 투어는 문화재청과 한국문화재단에서 운영중인 스탬프 투어에요. 외국 여행 다닐 때 여권에 도장을 찍는 것처럼 문화유산 방문자 여권을 발급받아서 지정된 곳에 가서 스탬프를 모아가는 스탬프 투어에요. 방문자 여권은 내국인은 파란색 또는 초록색 여권을 받고, 외국인은 빨간색 여권을 받아요.
문화유산 방문자 여권 투어는 모은 스탬프에 따라 선물이 제공되요. 한국인은 도장 3개를 모으면 키링을 받고, 도장 5개를 모으면 여권 케이스를 받고, 3개 코스에 도장 10개를 받으면 여권 파우치를 받고, 5개 코스에 도장 20개를 받으면 4인용 캠핑 식기세트를 받아요.
'올해 국내여행 다니면서 이거 같이 해볼까?'
올해 틈날 때마다 우리나라 여기 저기 돌아다니면서 관광 도장을 모을 계획이었어요. 문화유산 방문자 여권 투어도 같이 하면 꽤 재미있을 거 같았어요. 그래서 코스를 쭉 봤어요.
"뭐야? 강원 남부는 쏙 빠졌네?"
문화유산 방문자 여권 투어 코스는 다음과 같았어요.
가야 문명의 길 - 고령, 고성, 김해, 남원, 창녕, 함안, 합천
관동 풍류의 길 - 강릉, 속초, 양양, 평창
백제 고도의 길 - 공주, 부여, 논산, 익산
산사의 길 - 공주, 보은, 순천, 안동, 양산, 영주, 합천, 해남
서원의 길 - 경주, 논산, 달성, 안동, 영주, 장성, 정읍, 함양
선사 지질의 길 - 연천, 철원, 포천
설화와 자연의 길 - 제주
소릿길 - 고창, 남원, 목포, 임실, 전주, 진도, 해남
왕가의 길 - 강화, 광주, 김포, 서울, 수원, 화성
천년 정신의 길 - 경주, 안동
제가 쉽게 갈 수 있는 곳은 왕가의 길 중 서울이었어요. 의정부에서 수원, 화성 가려고 하면 이거도 차 없이 지하철로 가면 힘들어요. 나머지는 거의 다 삼남 지역이었어요. 그 중에서 대중교통으로 가기 쉬워보이고 숙박을 저렴하게 해결할 수 있는 곳이 몇 곳이나 되는지는 알 수 없었어요. 아마 별로 없을 거였어요.
지역 대부분이 우리나라 남부 지역이라는 걸 보고 흥미가 사라졌어요. 우리나라 남부 지역 여행도 가기는 하겠지만 당장은 그렇게 큰 관심이 생기지 않았어요. 있는 곳들 보면 의정부에서 가벼운 마음으로 다녀올 만한 곳이 거의 없었어요. 모두 작정하고 가야 하고 차비 고려하면 몇 박 며칠 일정으로 길게 다녀와야 하는 곳들이었어요.
이 때문에 문화유산 방문자 여권 투어는 관심 밖으로 밀려났어요.
"이거 혹시 작년 거인가?"
문화유산 방문자 여권 투어 선사 지질의 길 철원 고석정 스탬프를 보고 2023년 것인지 아닌지 헷갈렸던 이유는 문화유산 방문자 여권 투어 코스를 보고 대부분 남도 기행이라는 걸 보고 관심이 사라졌기 때문이었어요. 선사 지질의 길은 제대로 보지 않았어요.
"일단 찍고 보자."
문화유산 방문자 여권 투어 선사 지질의 길 철원 고석정 스탬프 인면은 이렇게 생겼어요.
준비해간 우편엽서에 문화유산 방문자 여권 투어 선사 지질의 길 철원 고석정 스탬프를 잘 찍었어요.
강원도 철원군 동송읍 관광 도장인 문화유산 방문자 여권 투어 선사 지질의 길 철원 고석정 스탬프가 매우 잘 찍혔어요. 잉크는 초록색이었어요.
"이거 의외의 득템이네."
철원 고석정 스탬프는 있는 줄 몰랐기 때문에 우연히 발견한 스탬프였어요. 우연히 발견하지 못했다면 있는 줄도 모르고 지나가버렸을 거였어요. 운이 매우 좋았어요.
강원도 철원군 동송읍 고석정에는 문화유산 방문자 여권 투어 선사 지질의 길 철원 고석정 스탬프가 있어요. 철원 여행 갈 때 문화유산 방문자 여권 투어 하는 사람이라면 고석정 들려서 도장 수집해가는 것도 좋아요. 철원 여행 가면 식사는 대부분 고석정에서 하게 되기 때문에 꼭 고석정을 보러 가지 않더라도 밥 먹으러 간 김에 모으는 것도 방법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