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돌아가는 날이네."
계속 흐리고 날이 안 좋았던 연휴가 끝났어요. 여행을 마치고 돌아갈 날이 되자 날씨가 매우 좋아졌어요. 너무 맑아서 돌아다니며 놀기 더할 나위 없이 좋은 날씨였어요. 왜 꼭 여행을 마치고 돌아가려고 할 때가 되면 날씨가 좋아지는지 모르겠어요. 일정을 더 늘려서 돌아다니는 방법도 있었지만 할 일이 밀려서 돌아가야 했어요. 아쉽기는 했지만 괜찮았어요.
국내여행이니까.
언제든 다시 올 수 있으니까.
국내여행의 좋은 점은 아쉬움이 남으면 시간 내서 다시 갈 수 있다는 점이에요. 언제든지 다시 갈 수 있어요. 해외여행은 아쉬움이 남으면 다시 가기 어렵기 때문에 두고두고 진한 아쉬움을 느끼게 되지만 국내여행은 아쉬우면 날 잡아서 다시 가면 그만이에요. 동해시를 여기저기 못 돌아다녀서 아쉬운 것은 없었어요. 동해시는 여러 번 와봤기 때문에 아쉬울 것이 딱히 없었어요. 그저 모처럼 놀러왔는데 날씨가 안 좋아서 아쉬울 뿐이었어요.
"동해역까지 걸어갈까?"
숙소는 천곡동이었어요. 천곡동에서 동해역까지는 걸어갈 수 있는 거리였어요. 버스 타고 가도 되지만 산책 삼아서 걸어가도 되는 거리였고, 날씨는 매우 좋았어요. 시간도 많이 남아 있었어요. 동해역까지 걸어가서 동해역에 비치되어 있는 한국철도 100주년 기념 스탬프를 우편엽서에 찍은 후 송정동에 있는 동해시 송정동 우체국으로 가서 엽서를 부치기로 했어요.
"날씨 진짜 좋다."
숙소에서 나왔어요. 걸어가면서 하늘을 바라봤어요. 너무 새파랗고 맑은 하늘이었어요. 연휴에 이랬으면 매우 즐거웠을 거였어요. 망상해수욕장에서 드넓은 백사장 잠깐 보고 바로 되돌아나오지도 않았을 거에요.
'돌아가는 날에라도 맑은 게 어디야.'
여행 가서 날씨 흐리고 안 좋았던 기억이 꽤 많아요. 그래도 돌아갈 때 날씨가 좋아져서 그나마 다행이었어요. 돌아갈 때조차 날씨가 안 좋았다면 마지막까지 별로였을 거였어요. 날씨가 화창하고 맑아서 동해역까지 걸어가는 길이 즐거웠어요.
'동해역은 왜 역전 상권이 발달 안 하고 있지?'
동해역으로 걸어가면서 든 의문이었어요. 동해역도 몇 번 가봤어요. 동해시에는 KTX 정차역이 2곳 있어요. 하나는 북쪽 묵호역이고, 다른 하나는 남쪽 동해역이에요. 이 중 동해역은 역전 번화가랄 것이 없어요. 동해역 앞에 식당도 있고 편의점도 있기는 하지만 상권이 발달했다고 하기에는 규모가 너무 작아요. 역전 상권이 없다고 해도 끄덕일 정도로 동해역 역전 상권은 그렇게 발달하지 못했어요.
그렇지만 동해역은 매우 큰 기차역이에요. 영동지역 철도 화물 운송의 중심역이기도 하고, 더 나아가 무려 KTX가 정차하는 기차역이에요. 삼척시에는 일반 여객업무를 담당하는 기차역이 없기 때문에 삼척에서 기차 타고 서울로 가거나 서울에서 기차 타고 삼척으로 가려면 무조건 동해역으로 가야 해요. 동해역에서 기차를 타고 삼척으로 들어가고, 삼척에서는 동해역까지 시내버스 타고 간 후 동해역에서 기차를 타고 서울로 가야 해요. 그러니 수요는 꽤 있어요.
동해역 정도면 역 앞 상권이 발달할 법도 한데 상권이 발달 안 하고 있었어요. 묵호역은 주변 일대가 상권이 발달해 있지만, 동해역은 동해역 역전 및 그 주변을 합쳐도 상권이 발달한 지역이라고 할 정도는 아니에요.
DB메탈 입간판이 나왔어요. DB메탈 공장도 동해시에 있어요. 쌍용C&E, LS전선은 동해시 풍경에서 상당히 비중있는 기업들이지만 DB메탈은 숨어있다시피 해서 동해시 와서 돌아다니며 DB메탈이 있는지도 모르고 지나치기 딱 좋아요.
"LS전선 공장 건물 진짜 잘 지었어."
사진 왼편에 길고 높은 파란색과 흰색 세로 줄무늬 건물이 LS전선 공장이에요. 작년에 동해시 왔을 때는 저 공장이 건설중이었어요. 처음 저 공장 건설중인 것을 보고 동해시에 무슨 대형 엑스포 열리는 줄 알았어요. 동해시에 서울 63빌딩 같은 높은 건물이 들어서서요.
나중에 알고 보니 저 건물은 LS전선 케이블 공장이었어요. LS전선이라고만 들었을 때는 LS전선 본사 건물쯤 되는 줄 알았어요. 그러나 LS전선 본사 건물이냐고 물어보자 그게 아니라 해저 케이블 공장이라고 했어요.
LS전선 공장은 밤에 불도 번쩍번쩍 빛나요. 밤에 보면 꽤 멋져요. 낮에 봐도 흰색과 파란색 세로줄 높은 건물이라서 동해시 풍경과 꽤 잘 어울려요. 높은 건물이지만 경관을 해치지 않고 동해시가 번영하는 도시처럼 보이게 만들어요. 관광도시 느낌이 매우 강한 천곡동 번화가를 본 상태라면 천곡동 번화가 느낌이 더해져서 여기서부터 신나게 노는 지역 같은 느낌도 줘요.
2023년 5월 8일 오전 8시 26분, 동해역에 도착했어요.
동해역 입구 옆에는 동해역 설명문이 적혀 있는 입간판이 있었어요. 입간판 내용은 다음과 같았어요.
역 이야기
북평역에서 KTX 동해역으로
동해역은 1940년 북평역이라는 이름의 보통역으로 영업을 개시하였다. 현재의 역사는 1983년에 신축된 것으로 1980년 북평읍이 묵호읍과 합쳐서 동해시로 승격됨에 따라 1984년 동해역으로 개명하게 되었다. 역사는 적벽돌 외벽으로 영동지역 화물 거점답게 거대 규모를 자랑하며, 동해지역의 다양한 관광지 사진으로 꾸며져 있다. 과거 동해역은 서울에서 출발하면 통일호로 7시간이 넘게 걸리던 곳이었다. 그러나 2020년 지역주민의 오랜 염원이었던 KTX가 동해역까지 연장되면서 서울-동해간 2시간 40분으로 단축되어 서울과 반나절 생활권이 완성되었다.
지역 이야기
풍요로운 바다의 다채로운 관광도시
동해시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동해바다와 접하여 풍부한 수산자원과 관광자원을 갖추고 있다. 주요 관광지인 망상해변, 추암 촛대바위를 비롯한 해변에서 바다의 풍경을 즐길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무릉계곡이나 천곡황금박쥐동굴에서 멋진 경관과 자연의 신비함을 느낄 수 있다ㅏ.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강원도 최대 규모의 재래시장인 북평5일장도 동해지역 대표적인 관광명소이다. 삼척읍지 <진주지>에 따르면, 정도 20년 (1796년) 북평장은 매월 여섯 번의 장이 열리며, 장세를 받았을 정도로 발달한 시장이었다고 기록되어 있다. 이곳은 지금도 다양한 수산물과 채소, 각종 볼거리가 넘쳐나며 재래시장 특유의 활기가 가득한 곳이다.
동해역 역사 안으로 들어갔어요. 매표소 옆에 기차역 스탬프가 비치되어 있었어요. 동해역에 비치되어 있는 기차역 도장은 동해역, 망상역, 망상해수욕장역, 그리고 삼척역 도장이었어요.
먼저 한국철도 100주년 기념 스탬프 동해역 도장 인면은 이렇게 생겼어요.
엽서에 동해역 도장을 찍었어요.
한국철도 100주년 기념 스탬프 망상역 도장 인면은 이렇게 생겼어요.
엽서에 망상역 도장을 찍었어요.
한국철도 100주년 기념 스탬프 망상해수욕장역 도장 인면은 이렇게 생겼어요.
엽서에 망상해수욕장역 도장을 찍었어요.
마지막으로 한국철도 100주년 기념 스탬프 삼척역 도장 인면은 이렇게 생겼어요.
엽서에 삼척역 도장을 찍었어요.
'삼척역 도장은 나중에 어떻게 될 건가?'
현재 동해역에 삼척역 도장도 비치중이에요. 삼척역은 현재 신역사 공사중이에요. 2024년말 동해중부선이 개통되면 삼척역은 포항과 철도로 연결되요. 이때가 되면 여기 있는 삼척역 도장이 다시 삼척역으로 돌아갈지, 삼척역 도장이 새로 하나 더 생겨날지 궁금해졌어요.
도장을 받고 밖으로 나왔어요.
동해 송정동 우체국을 향해 걸어갔어요.
버스 정류장이 나왔어요. 버스 정류장 이름이 송정우체국이었어요.
"저 간판 뭐지?"
낡은 간판이 있었어요.
호자?
리호자전기?
처음에는 '호자'라는 글자만 보였어요. 자세히 보자 '리호자전기'라는 글자까지 보였어요. 리호자전기가 뭔지 곰곰히 생각하며 간판을 자세히 들여다봤어요.
"아, 삼천리 자전거!"
간판에 적혀 있는 원래 글자는 삼천리자전거였어요.
동해 송정동 우체국에 도착했어요. 안으로 들어가서 직원분께 엽서를 건네드리고 밖으로 나왔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