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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식사의 문화사 - 헤더 안트 앤더슨 저, 니케북스

좀좀이 2023. 1. 31.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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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식사를 찾아서.

 

사람들은 하루 세 끼 먹는 것을 정상적이라고 생각해요. 그렇지만 현실은 하루 세 끼 먹지 않는 사람도 많아요. 세 끼 못 먹는 것은 아니지만 세 끼 안 먹는 사람은 찾아보면 꽤 있어요. 개인적으로 사정이 있어서 하루 세 끼를 다 챙겨먹지 못 하는 사람도 있지만 그냥 하루에 세 끼 모두 다 챙겨먹지 않고 두 끼 정도만 챙겨먹는 사람도 있어요. 그게 아침 식사일 수도 있고, 점심 식사일 수도 있고, 저녁 식사일 수도 있어요.

 

내가 언제부터 아침 식사를 안 먹기 시작했더라?

 

고등학생때까지는 아침 식사를 매일 먹었어요. 집에서 등교했기 때문에 집에서 아침 식사를 반드시 먹게 했어요. 잠이 덜 깬 상태에서 아침밥 먹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이었어요. 그래도 집에서 먹으라고 해서 아침밥을 매일 먹으며 학교를 다녔어요. 아침 식사를 안 하기 시작한 것은 대학교 진학하면서부터였어요.

 

아침밥 보다 아침잠이 소중하다.

 

아침밥은 안 먹어도 괜찮았지만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것은 진짜 고역이었어요. 그래서 아침밥을 포기하고 아침잠을 선택했어요. 밥 먹는 대신에 그만큼 더 자고 늦게 일어나서 등교했어요. 그때부터 지금까지 아침에 일어나서 아침밥을 먹은 기억이 거의 없어요. 여행 가서 숙소에서 제공하는 아침 식사를 챙겨먹은 것 정도에요. 가끔 아침에 길거리 토스트, 편의점 삼각김밥 같은 거 사먹은 것까지 아침식사라고 한다면 아침밥 먹은 적이 더 많기는 하겠지만요.

 

아침밥보다 아침잠이 중요해서 아침 식사를 포기하는 사람들이 꽤 많을 거에요. 아침잠 때문에 아침에 제대로 밥을 먹는 것이 아니라 길거리 토스트나 편의점 삼각김밥 같은 것으로 간단히 떼우는 사람들도 많을 거구요. 정말 열심히 아침식사를 챙겨먹는 직장인들은 카페에서 판매하는 샌드위치 같은 것을 사서 그것으로 아침 식사를 대신하기도 해요. 아침 식사는 존재하지만 제대로 잘 먹는 사람은 거의 없어요.

 

바쁜 현대인에게 잃어버린 식사는 바로 아침식사에요. 점심은 당연히 잘 챙겨먹어요. 점심 식사를 거르면 제 아무리 아침식사를 매우 잘 챙겨먹었다고 해도 오후에 힘이 나지 않거든요. 오후에 힘이 나지 않는 것 뿐만 아니라 중간에 업무에서 벗어나 잘 쉬는 시간도 없어져서 업무집중도도 엄청나게 떨어져요. 그래서 점심 식사는 모두가 챙겨먹고 모두가 챙겨먹으라고 해요.

 

저녁 식사는 당연히 모두가 잘 챙겨먹어요. 다이어트한다고 저녁 식사를 거르는 사람들이 존재하기는 하지만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저녁 식사는 하루 중 가장 잘 먹는 식사 시간이에요.

 

즉, 아침 식사는 모두에게 잃어버린 식사, 또는 잃어버리기 쉬운 식사에요.

 

도서관에서 아침식사의 문화사를 빌린 이유는 제가 아침밥을 안 먹은지 하도 오래되었기 때문이었어요. 원래 사람은 자기에게 없는 것, 자기가 경험하지 못한 것에 더 흥미를 느껴요. 솔직히 '저녁식사의 문화사'라고 했으면 별 흥미 안 생겼을 거에요.

 

아침식사의 문화사 표지는 이렇게 생겼어요.

 

 

아침식사의 문화사 표지를 보면 버터가 올라간 토스트 사진이 있어요.

 

아침식사의 문화사 책 표지 디자인은 상당히 많은 것을 이야기해주고 있어요.

 

이 책은 서양 중심이다.

 

아침식사의 문화사는 서양의 아침식사 역사와 이모저모에 대해 다루고 있는 책이에요. 그렇기 때문에 토스트 사진이 책 표지 중심에 있어요.

 

 

아침식사의 문화사 책 표지 뒷면은 위 사진과 같아요.

 

 

아침식사의 문화사 저자는 헤더 안트 앤더슨이에요. 옮긴이는 이상원이에요.

 

아침식사의 문화사 출판사는 니케북스에요.

 

아침식사의 문화사 목차는 다음과 같아요.

 

 

 

 

아침삭사의 문화사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파트는 바로 제일 앞의 아침식사의 어원이었어요. 서양에서 비교적 최근까지도 하루의 첫 끼가 점심이었고, 이를 dinner 라고 불렀다고 해요. 우리가 영어로 저녁식사로 알고 있는 단어 dinner 맞아요.

 

'아침식사'라는 의미인 breakfast는 원래 '단식을 깨다'라는 뜻의 후기 라틴어 disieiunare에서 유래했다고 해요. 이 단어가 프랑스어에서 disdéjeuner가 되었고, 고대 프랑스어에서 disner로 축약되었고, 이 단어가 영어로 넘어오며 dinner가 되었다고 해요.

 

서양에서는 과거에 아침 식사를 매우 부정적으로 봤다고 나와 있었어요. 육체 노동을 하려면 당연히 아침밥을 먹어야 하지만 아침 식사는 약한 사람, 병자들이나 챙겨먹는 식사로 격하되곤 했다고 해요.

 

아침 안 먹는 건 유구한 역사였구나.

 

인류가 하루 세 끼 다 잘 챙겨먹기 시작한 역사는 매우 짧아요. 그렇게 풍요롭게 먹으며 살 수 있게 된 지 얼마 안 되요. 지금은 후진국에서나 굶어죽고 먹을 게 없다고 하지만 이게 불과 100년전만 해도 유럽 선진국 역시 식량 사정이 오늘날 우리들이 먹는 식사를 먹을 정도로 풍족하지 않았어요.

 

그래도 식사를 세 끼 다 하지 못 하고 한 끼를 포기해야 한다면 왠지 점심 식사를 포기했을 거 같은데 서양에서는 아침식사를 포기했다고 해요. 아침식사를 아주 늦게 해서 아침 겸 점심을 먹곤 했다고 해요. 오늘날 우리가 카페에서 보는 브런치와 같다고 보면 될 거에요.

 

참고로 한국 카페에서 판매하는 브런치 메뉴는 초기에는 정말로 아침 겸 점심으로 먹는 메뉴였어요. 늦은 아침식사이자 이른 점심식사로 판매되던 메뉴들이었어요. 브런치 메뉴를 판매하던 카페들은 점심시간이 되기 전에 브런치 메뉴를 팔고 그 이후 시간부터는 안 팔곤 했어요. 하지만 언젠가부터 브런치 메뉴가 카페에서 상시 메뉴가 되었고, 이제 카페의 '브런치 메뉴'라고 하면 말이 좋아 브런치 메뉴이지, 하루 종일 카페에서 판매되고 있는 식사 메뉴에요.

 

아침에만 브런치 메뉴를 판매하는 카페는 한국에서 이제 보기 어려워요. 그러나 엄격히 '브런치'를 지키는 곳들이 아직도 있어요. 바로 패스트푸드 체인점들이에요. 패스트푸드 체인점에서는 '모닝 메뉴'를 따로 판매해요. 모닝 메뉴는 매장 오픈 시간부터 점심 시간이 되기 전까지만 판매되고 사라지곤 해요.

 

니케북스 아침식사의 문화사는 우리가 제일 쉽게 포기하는 '아침식사'에 대해 한 번 생각해보게 만드는 책이었어요. 또한 서양의 아침식사 문화와 어떠한 과정을 거쳐 오늘날의 서양식 아침식사가 완성되었는지도 볼 수 있는 책이었어요.

 

잠이 덜 깬 아침, 피곤한 아침 출근길에 아침 식사 대신 아침 식사의 문화사를 읽으라고 하는 것은 아닌 거 같아요. 대신에 아침 식사의 문화사를 읽고 다음날 아침 식사를 챙겨먹으며 인류 문명이 발전하며 아침 식사를 따로 챙겨먹게 되었다고 한 번 생각해보는 것도 좋을 거에요. 또는 아침 굶고 점심을 먹지만 아주 오래 전 서양 라이프 스타일로 식사를 한다고 합리화시켜보는 것도 한 번은 재미있을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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