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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 2023년 계묘년 행운의 편지 응원 메세지 스티커 8번

좀좀이 2023. 1. 6.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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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시작을 스타벅스로 시작한다.

 

원래 이렇게 계획한 것은 아니었어요. 스타벅스 주식 1주를 갖고 있는 스타벅스 주주이기는 하지만 스타벅스 주식 1주 갖고 있다고 새해 시작을 스타벅스로 할 생각은 한 번도 안 했어요. 이건 2020년에 호기심에 매수한 주식을 지금까지 그대로 갖고 있는 것이고, 주가에 관심도 안 갖고 있어요. 배당금 들어오면 그때나 한 번 쓱 보는 정도에요. 스타벅스에 종종 가기는 하지만 스타벅스 주식 때문은 절대 아니에요.

 

스타벅스에서 2023년을 시작하기로 마음먹은 이유는 단 하나였어요.

 

스타벅스가 2023년 1월 1일에 신메뉴 출시한다!

 

2023년 1월 1일은 원래 신정 공휴일이에요. 여기에 2023년 1월 1일은 절묘하게 일요일이었어요. 이러면 신메뉴 출시를 잘 안 해요. 하더라도 주목 잘 받을 1월 2일에 출시하는 편이에요. 그러나 스타벅스는 1월 1일에 신메뉴를 출시했어요.

 

스타벅스가 매해 1월 1일에 신메뉴를 출시했는지는 모르겠어요. 2019년에는 1월 2일에 신메뉴를 출시했어요. 2020년에는 1월 1일에 신메뉴를 출시했어요. 2021년에는 1월 1일에 신메뉴를 출시했는지 모르겠어요. 2022년에는 1월 1일에 신메뉴를 출시했어요.

 

이것들을 기억하고 있는 이유는 스타벅스 신메뉴 마시면 블로그에 글을 써놨기 때문이에요. 제가 스타벅스를 가기 시작한 것은 2018년이에요. 그렇기 때문에 2018년 이전은 저도 몰라요. 2018년 여름에 처음으로 혼자 스타벅스를 가봤고, 그때부터 관심가지기 시작했으니까요. 2018년 여름 이전에는 스타벅스 갈 때라고는 누군가 카페 가자고 할 때 딱히 갈 만한 곳 없을 때 간 거고, 그나마도 몇 번 없었어요.

 

2021년 1월에 스타벅스가 1월 1일에 신메뉴를 출시했는지 모르는 이유는 이때 스타벅스를 안 갔기 때문이에요. 당시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카페 매장 안에서 음료를 마실 수 없었어요. 음료를 구입해서 집까지 걸어와서 마시는 것은 영 안 내켰고, 그렇다고 밖에서 마시자니 도저히 밖에서 마실 날씨가 아니었어요. 그래서 이 해에는 아예 포기하고 안 갔어요.

 

스타벅스가 매해 1월 1일에 신메뉴를 출시한다고 하기는 어려워요. 2019년 케이스가 있기 때문이에요. 하지만 중요한 건 과거가 아니에요. 현재에요. 현재를 보면 2023년 1월 1일에 신메뉴를 출시할 예정이었어요.

 

"스타벅스 가서 블랙 햅쌀 고봉 라떼 마시고 와야지!"

 

스타벅스 신메뉴 중 블랙 햅쌀 고봉 라떼를 마시고 오기로 했어요. 스타벅스 신메뉴 중 커피 들어간 것은 거의 항상 평타 이상의 만족도는 보장해줬어요. 진짜 제 취향과 정반대로 어긋난 신메뉴가 있기는 했지만, 이건 진짜 제 취향을 제대로 거스른 메뉴였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어요. 탄산 들어간 커피는 매우 안 좋아하는데 탄산 들어간 커피가 나온 적이 있었거든요. 그거 말고는 스타벅스에서 항상 커피 들어간 음료는 만족스럽게 마셨어요. 이번에는 커피에 무려 흑미까지 들어갔어요.

 

2023년 1월 1일이 되었어요.

 

"선착순 23명한테 이벤트 음료 공짜라고 했으니까 조금 늦게 가야지."

 

스타벅스는 행운이 가득한 2023년이 되기를 바라는 'FIND YOUR LUCK' 슬로건에 맞추어서 매장별로 1월 1일에 방문한 선착순 23명에게 이벤트 음료 5종 중 1잔(톨 사이즈)을 무료로 제공한다고 했어요. 이벤트로 음료 공짜로 마시려고 일찍 가서 줄 서느니 그냥 내 돈 내고 덜 기다리고 제때 음료 받아서 마시기로 했어요.

 

의정부역 길 건너 맞은편 스타벅스는 오전 8시에 오픈해요. 그래서 집에서 8시에 출발했어요. 이러면 대충 선착순 23명에게 이벤트 음료 5장 중 톨 사이즈 1잔을 무료로 제공하는 이벤트로 몰린 사람들과 MD 구입하러 온 사람들은 피할 수 있을 거였어요.

 

"어? 뭐야?"

 

스타벅스 앞까지 왔어요. 그제서야 떠올랐어요.

 

의정부역 길 건너 맞은편 스타벅스는 휴일에 9시에 오픈한다.

 

몇 시인지 봤어요. 아침 8시 20분이었어요. 무려 40분 후에 오픈할 예정이었어요. 집에 돌아갔다가 다시 오기에는 매우 애매한 시간이었고, 그렇다고 주변에서 40분간 할 것이 있는 것도 아니었어요.

 

'어떻게 하지?'

 

새해 첫날부터 아주 재수없는 상황. 물론 스타벅스 잘못은 아니에요. 엄연한 제 실수에요. 의정부역 길 건너 맞은편 스타벅스가 뜬금없이 1월 1일에 갑자기 9시 오픈한다고 한 것도 아니고 여기는 항상 그래왔어요. 휴일에는 9시에 오픈해왔어요. 제가 깜빡하고 그냥 와버린 게 잘못한 거였어요. 스타벅스 탓하면 안 되었어요. 제 무지와 방심을 탓해야 했어요.

 

'다른 곳 스타벅스는 먼데...'

 

집으로 돌아갔다가 다시 오기에는 귀찮고 시간도 애매했어요. 그렇다고 해서 가까운 곳에 다른 매장이 있는 것도 아니었어요. 의정부역에서 가까운 스타벅스는 여기 뿐이었고, 그 다음은 의정부 예술의 전당까지 가야 있었어요. 여기까지 가는 건 엄청 귀찮은 일이었어요.

 

다행히 40분을 아주 알차게 보낼 방법이 떠올라서 잘 보냈어요. 아침 8시 57분에 스타벅스 매장으로 갔어요. 매장 안에는 사람들이 줄 서 있었어요. 다행히 많지 않았어요.

 

이게 전화위복이다.

 

저는 이벤트 음료인 블랙 햅쌀 고봉 라떼를 Tall 사이즈로 마실 계획이었어요. 졸지에 선착순 23명 안에 들어가서 음료를 무료로 마시게 되었어요. 이거 Tall 사이즈 가격이 6300원인데 6300원 굳었어요. 더 중요한 것은 40분을 허송세월한 것이 아니라 아주 알차게 잘 보냈다는 점이었어요. 실수로 스타벅스 매장 오픈하기 40분 전에 와버렸는데 오히려 결과가 훨씬 더 좋아졌어요. 만약 스타벅스가 아침 8시에 오픈했다면 저는 선착순 23명 안에는 절대 못 들어갔어요. 집에서 출발한 것이 아침 8시였으니까요.

 

새해 첫날부터 이게 되네!

 

저는 선착순 이벤트는 절대 안 해요. 선착순 이벤트는 하려고 하지도 않고 할 생각도 없어요. 그래서 선착순 이벤트는 되어본 일이 거의 없어요. 아주 가끔 증권사에서 '선착순'이라고 써놓고 사실상 다 주는 이벤트나 몇 번 되어 봤고, 그 외에는 단 한 번도 안 되었어요. 애초에 선착순 이벤트는 응모하는 일도 없고 해보려고 하는 일도 없었으니 당연한 일이었어요.

 

그런데 이게 되었어요. 의도한 게 아니라 오히려 처음에는 완전히 포기하고 그냥 제 돈 주고 사서 마시겠다고 일부러 늦게 갔는데 그게 공교롭게 오픈 40분 전이었고, 오픈 40분 전에 다른 일 볼 거 보고 왔더니 선착순 23명 안에 들어가서 음료가 공짜였어요.

 

 

음료가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었어요. 음료만 구입한 사람은 거의 없었어요. 대부분이 MD와 음료를 같이 구입하고 있었어요. 음료를 받는 사람들에게 직원들이 음료와 함께 무슨 스티커를 하나 주고 있었어요.

 

'저건 무슨 딱지지?'

 

무슨 쿠폰 같은 거 주는 줄 알았어요. MD 구입했으니 기념으로 뭐 챙겨주는 이벤트도 진행중인가 했어요. 제 음료가 나왔어요. 직원분께서 음료와 함께 스티커를 하나 주셨어요.

 

 

제가 받은 스타벅스 2023년 계묘년 행운의 편지 응원 메세지 스티커는 8번이었어요.

 

 

제가 받은 스티커에는 이런 메세지가 적혀 있었어요.

 

꿈이 있다면 바로 도전할 것!

커다란 행운이 다가오고 있어요.

 

메세지를 보고 웃었어요.

 

꿈이 있다면 바로 도전?

바로 또 강원도 가?

강원도 지금 가면 인간 동태 황태 될 거 같은데...

 

올해 계획은 아직 확실히 정해진 것이 없어요. 막연히 강원도를 더 여행해보고 싶다고 생각하고만 있어요. 작년 가을에 저를 흥분시키고 열광하게 만들었던 태백, 삼척, 동해를 또 가보고 싶어요.

 

작년에 갔던 태백, 삼척, 동해 여행기는 '석탄의 길'로 쓰고 있으니 다른 길을 찾아보고 싶은 생각도 있어요. 도보와 대중교통만으로 여행하며 저 나름대로 배추의 길, 옥수수의 길 같은 것도 만들어볼까 막연히 상상만 하고 있어요. 그러나 지금은 아니에요. 지금은 강원도 추워요. 특히 영서지역의 산간지역은 무지 추워요. 강원도분들도 태백, 평창이라고 하면 엄청 추운 동네라고 하시며 가려면 방한준비 철저히 하고 가라고 하세요. 그런데 바로 도전? 커다란 행운? 모르겠어요. 날 풀리고 따스해지면 한 번 가볼까 막연한 구상 단계였는데 메세지는 그런 거 모르겠고 당장 가래요.

 

 

뒷면은 아무 것도 없는 노란색이었어요.

 

스티커를 받았어요. 메세지도 너무 마음에 들었어요. 여기까지는 좋았어요.

 

그런데 이거 뭐라고 해야 해?

 

신년운세?

 

신년운세는 아니었어요. 신년운세라면 좋은 말만 있는 것이 아니라 나쁜 말도 있어야 해요. '올해는 조심해라', '올해는 위험하다' 이런 말도 있어야 해요. 그래야 운세죠. 스타벅스의 이 스티커 시리즈에 어떤 메세지 종류가 있는지 모르겠지만 나쁜 말은 왠지 없을 거 같았어요. 직설적이 아니라 간접적으로라도 기분이 상할 멘트는 아마 없을 거에요. 그렇다면 신년운세, 신년뽑기는 아니었어요.

 

응원 메세지?

 

응원메세지라고 보자니 이번에는 제가 받은 멘트가 응원 메세지 치고는 너무 운세처럼 나와 있었어요. '꿈이 있다면 바로 도전할 것!'만 있다면 응원메세지인데, 그 다음 문장은 '커다란 행운이 다가오고 있어요'였어요. 응원과 행운이 무슨 연관이 있어요. 무슨 나비 효과도 아니구요.

 

'친구한테 물어봐야지.'

 

친구에게 스티커 사진을 카카오톡으로 보냈어요.

 

"이거 뭐라고 해야 해?"

"행운의 편지?"

"응? 행운의 편지?"

 

친구는 행운의 편지라고 했어요.

 

"10명에게 전달하지 않으면 불행이 찾아와."

"뭔 소리야? 막 블로그에 글 쓴 후에 게시물 10명이 안 보면 나는 망하는 거야?"

"응!"

 

친구의 황당한 해석에 신년 아침부터 빵 터졌어요.

 

행운의 편지가 아주 이상하게 여겨지기는 하지만 사실 저 스티커 내용을 보면 응원 메세지보다는 행운의 편지가 더 어울리기는 했어요. 운세라고 보기에는 불행이 적혀 있는 스티커는 없을 테니 운세라고 보기 어렵고, 응원메세지라고 보기에는 운세 멘트가 있었어요. 그러니 행운의 편지, 행운의 메세지 정도가 어울릴 거에요. 저도 이걸 뭐라고 불러야할지 아직 모르겠어요.

 

스타벅스 가서 받은 행운의 메세지 스티커에 적힌 내용은 마음에 들었어요. 저거대로 될 지 모르겠지만, 덕분에 새해 첫날부터 웃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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