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살고 있는 또 다른 세계
저는 밤에 돌아다니는 것을 좋아해요. 한때 취미가 심야시간에 24시간 카페를 찾아 돌아다니는 것이었어요. 심야시간에 산책하고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것도 좋아하구요. 낮에 카페를 가고 낮에 산책하는 것보다 깜깜한 밤에 카페를 가고 산책하는 것을 더 많이 좋아해요.
낮과 밤은 전혀 다른 세계에요. 심야시간에 돌아다니는 것을 좋아하는 이유는 낮과 밤이 전혀 다른 세계이기 때문이에요. 단순히 낮에는 밝고 잘 보이고, 밤에는 깜깜하고 잘 안 보이는 정도의 차이가 아니에요. 낮에 보는 풍경의 색채와 밤에 보는 풍경의 색채가 전혀 다른 것처럼 주간 시간 동안의 세계와 야간 시간 동안의 세계는 전혀 다른 세계라고 해도 될 정도로 차이가 커요.
극단적으로 차이가 크게 보이고 누구나 다 아는 매우 쉬운 낮시간과 밤시간의 차이라면 술집이 많은 거리에요. 술집이 많은 거리는 낮시간에는 매우 한산한 편이에요. 아예 가게 문을 닫고 영업을 안 하는 경우도 종종 있고, 평범한 식당처럼 식사류를 팔며 장사하는 곳들도 있어요. 그렇지만 어둠이 내리깔리면 그때부터 전혀 다른 풍경으로 돌변해요. 사람들이 북적북적해지고 사람들이 떠드는 소리가 여기저기에서 쏟아져나와요. 밤이 깊어갈 수록 술집이 많은 거리의 풍경은 낮시간 풍경과 매우 달라져요. 술 취해서 소리치는 사람, 노래부르는 사람, 토하는 사람 등등 난리도 아니에요.
낮시간 풍경과 밤시간 풍경 차이가 술집 거리 정도에 한정되는 정도라 상상하면 오판이에요. 심지어 평범한 일반 주택가조차도 낮 시간 풍경과 밤 시간 풍경은 차이가 꽤 존재해요. 우리들이 보고 있는 모든 세상이 낮 시간과 밤 시간 풍경이 매우 달라요. 그래서 밤에 돌아다니면 낮에 보는 것과 전혀 다른 풍경을 볼 수 있어요.
어둡기 때문에 심야시간에는 모든 세상이 뒤집어썼던 가면을 집어던져요. 왜냐하면 깜깜해서 잘 보이지 않기 때문이에요. 가면을 집어던지고 본래 모습으로 나타난 세상의 모습은 이질적이기까지 해요. 이게 알고 있던 그 세계 맞는지 싶을 정도에요.
밤에 돌아다니면 이것이 과연 같은 공간인지 의심될 정도로 신기해요. 보통 차와 사람이 없고 그냥 깜깜할 거라고 상상하지만 실제로는 그 정도보다 훨씬 더 많은 차이가 존재해요.
밤은 낮과 아주 다른 세게에요. 낮과 아예 다른 세계이기 때문에 낮에 이랬다고 밤에도 그럴 거라고 판단하면 틀리는 경우가 많아요. 지형 같은 것이 크게 달라지는 것은 없지만 인간의 오감으로 인식할 수 있는 범위가 달라지기 때문에 똑같은 장소라도 낮에 비해 훨씬 위험해지기도 해요.
도서관에서 잃어버린 밤에 대하여 (우리가 외면한 또하나의 문화사)를 빌려서 읽은 이유는 평소에 밤에 활동하는 것을 좋아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과연 과거에 밤이 어땠을지 궁금하기도 했기 때문이었어요.
잃어버린 밤에 대하여 (우리가 외면한 또하나의 문화사) 책 표지는 이렇게 생겼어요. 도서관에서 빌렸기 때문에 종이로 된 표지는 없었어요.
잃어버린 밤에 대하여 (우리가 외면한 또하나의 문화사) 저자는 로저 에커치에요.
제가 빌린 잃어버린 밤에 대하여 (우리가 외면한 또하나의 문화사) 출판사는 문학동네였어요. 2016년 7월 15일에 초판 1쇄가 인쇄되었고, 2016년 7월 25일에 초판 1쇄가 발행되었어요.
잃어버린 밤에 대하여 (우리가 외면한 또하나의 문화사) ISBN은 978-89-546-4184-5 03900이에요.
잃어버린 밤에 대하여 (우리가 외면한 또하나의 문화사) 목차는 다음과 같아요.
책을 읽으며 계속 깔깔 웃었어요.
잃어버린 밤에 대하여 (우리가 외면한 또하나의 문화사)는 산업혁명 이전 서양의 밤 시간에 대해 다루고 있어요. 왜 산업혁명 이전을 다뤘는지 생각해보면 금방 알 수 있어요.
전깃불의 등장.
전기 조명이 등장하면서 인류는 본격적으로 '심야시간 세계'를 개척하기 시작했어요. 새로운 세상에 뛰어든다고 우주로 가고 심해로 들어간다지만 새로운 세상은 멀리 있지 않아요. 바로 여러분 곁에 항상 존재해요. 바로 심야시간이에요. 전깃불이 등장하고 전기 조명이 심야시간에 도처를 훤히 밝혀주기 이전까지만 해도 심야시간은 인류에게 미지의 영역은 아니지만 아마존 우림만큼이나 위험한 시간이었어요.
왜냐하면 보이는 게 없으니까요.
"개판이었네!"
잃어버린 밤에 대하여 (우리가 외면한 또하나의 문화사)를 읽으며 깔깔 웃었어요. 매우 재미있었어요. 조금 딱딱할 수도 있지만 내용 자체가 상당히 재미있었어요. 과연 전깃불이 없으면 어떻게 되는가? 답은 간단했어요. 개판되요. 마치 눈을 감고 돌아다니면 여기저기 부딪히고 자빠지고 난리나는 것과 똑같아요. 날이 저물고 어두워지면 정말 깜깜해져요. 기껏해야 달빛에 의지하는 수준이에요. 실내는 더욱 위험해요. 실내에는 달빛도 안 들어오니까요.
어둠을 틈타 나쁜짓 하는 사람도 많았지만, 당장 자신이 거주하고 있는 집 자체가 너무나 위험한 공간으로 돌변해버렸어요. 밤이 되면 인간이 지배하던 거리는 동물들이 지배하는 거리로 바뀌었어요. 사람은 보이는 게 없어서 거의 못 돌아다니지만 동물들은 밤에 잘 보니까요.
전기의 소중함을 깨달았다.
전기가 얼마나 소중한지 깨닫게 해주는 책이었어요. 전기가 있기 때문에 우리는 밤에도 활동할 수 있어요. 전기가 없다면 해질녘이 되면 바로 잠자리에 들어갈 준비를 해야 할 거에요.
한편으로는 인류란 어둠의 세계를 개척해왔어요. 먼 미래에는 밤에도 낮과 같이 활동할 수 있게 될 거에요. 현재도 조명이 존재하기는 하지만 밤에 활동하는 것이 낮에 활동하는 것과 같다고 할 수는 없어요. 햇볕을 쬠으로써 얻을 수 있는 건강상 이점도 얻을 수 없고, 실내 조명은 태양광보다 훨씬 약해요. 밤에 활동하는 것과 낮에 활동하는 것에 차이가 없어지려면 아직도 갈 길이 멀어요.
그렇게 보면 앞으로 100년 후에는 '잃어버린 밤에 대하여 시즌 2'가 나올 수도 있어요. 태양광에 맞먹는 빛을 만들어낼 수 있는 기술력이 없던 시절에 사람들이 밤을 살아가는 모습을 다룬 책이요.
이 책은 매우 재미있게 읽었어요. 예상 가능한 내용들이 많지만 그래도 '정말 개판이었구나'라는 말이 나왔어요. 그만큼 재미있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