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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1호선을 타고 도봉산역으로 갔어요. 도봉산역에서 7호선으로 환승해야 했어요. 언제나 그렇듯 많은 탑승객이 7호선 환승을 위해 도봉산역에서 내릴 준비를 하고 있었어요. 경기도 동북부에서 전철을 타고 서울 강남권을 가려면 도봉산역에서 7호선으로 환승해야 해요. 이 때문에 지하철 1호선과 7호선 환승역인 도봉산역은 항상 환승객이 매우 많아요.

 

지하철은 금방 도봉산역에 도착했어요. 사람들이 우루루 내리기 시작했어요. 저도 지하철 1호선 열차에서 내려서 7호선 열차를 타기 위해 이동했어요. 계단을 내려가서 바로 옆에 있는 7호선 하행선 플랫폼으로 갔어요. 7호선 하행선 열차가 도봉산역에 들어와 있다고 표지판에 나와 있었어요. 계단을 빠르게 성큼성큼 올라가기 시작했어요. 저거 놓치면 몇 분을 기다려야 했어요. 사람들이 버팔로 소떼처럼 우루루 달리기 시작했어요.

 

7호선 열차에 타서 자리를 잡고 앉았어요. 도봉산역에서 출발하는 열차라 자리가 많았어요. 지하철 7호선 하행선은 도봉산역에서 자리가 많이 찬 상태로 내려가기 시작해요. 경기도 동북부 사람들이 서울 강남 갈 때 많이 이용하는 정도가 아니라 사실상 무조건 타야만 하는 열차라서요. 그러나 도봉산역은 7호선 열차 대부분의 종점이라서 도봉산역에서부터 서서 가는 일은 엄청 미어터지는 출근 시간만 아니라면 별로 없어요.

 

"널널하겠네."

 

상봉역까지 널널했어요. 11시 28분 상봉역에서 출발하는 KTX 열차였어요. 지하철 타고 보니 11시 전에 상봉역 도착하게 생겼어요. 일찍 도착하는 것은 괜찮았어요. 상봉역에 도착해서 30분 정도 기다리는 거야 상관 없었어요. 게다가 친구도 와 있을 테니 친구와 잡담하고 여행 일정 이야기 좀 하다 보면 시간은 금방 갈 거였어요. 늦는 것보다는 일찍 가는 편이 훨씬 좋았어요.

 

지하철은 씽씽 잘 달렸어요. 역시 7호선이었어요. 서울 지하철 중 제가 제일 좋아하는 지하철이 7호선이에요. 7호선도 이용객은 매우 많아요. 그러나 1호선 타다가 7호선 타면 달구지 타다가 페라리 타는 기분이에요. 7호선은 다른 노선들과 비교해도 상당히 쾌적한 편이에요.

 

나는 생각이 없다.

왜냐하면 생각이 없기 때문이다.

 

지하철 7호선에서 노래를 들으며 멍하니 있었어요. 딱히 떠오르는 것은 없었어요. 특별히 알아보거나 조사할 것도 없었어요. 동해시 일정을 짤 때는 크게 동해시 중심부와 남쪽 추암, 북쪽 묵호 일정으로 나누면 되었어요. 일정이야 가서 적당히 맞추면 될 일이었어요. 국내여행은 이게 좋아요. 계획을 처음부터 엄청 빡빡하고 자세히 짜지 않아도 어떻게든 되요.

 

2022년 7월 17일 오전 10시 45분, 지하철 상봉역에 도착했어요.

 

 

"나 도착했어."

 

친구에게 전화를 걸어서 상봉역에 도착했다고 말했어요. 친구가 7번 출구, 8번 출구 쪽으로 가 있으라고 했어요.

 

"너 어디인데? 너 있는 쪽으로 갈께."

"나 있는 쪽이 설명하기 애매해. 대충 7번이나 8번 출구 쪽으로 가 있어."

 

친구는 제게 상봉역 7번이나 8번 출구에서 보자고 했어요. 친구가 있는 쪽으로 가겠다고 하자 자기가 있는 곳 설명하기 어렵다고 7번이나 8번 출구에서 만나자고 했어요. 그래서 그러기로 했어요.

 

상봉역 8번 출구로 갔어요.

 

 

철컹, 착. 철컹, 착.

 

상봉역 8번 출구 근처에는 만쥬를 파는 가게가 있었어요. 만쥬를 만드는 기계 소리가 외국 여행 갔을 때 입국 심사대에서 도장 찍어주는 소리 같았어요. 조용한 상봉역에서 철컹, 착! 철컹, 착! 소리를 내는 만쥬 기계 소리는 아주 적막하고 도장 쾅쾅 찍어주는 소리만 쩌렁쩌렁 울려퍼지는 입국 심사대에 온 분위기를 만들어내고 있었어요.

 

'춘천 사는 친구한테 메세지 보내야겠다.'

 

나는 제주도, 친구는 강원도.

제주시와 춘천시 중 어디가 더 깡촌인가.

 

춘천 사는 친구와 장난 삼아서 서로 누가 더 깡촌인지 이야기하곤 해요. 감귤국 대 감자국 세기의 대결이에요. 도서산간이라고 하잖아요. 도서는 제주시, 산간은 춘천시. 누가 누가 더 오지이고 누가 더 City에서 사는지 농담하며 놀곤 해요. 전철이 다니는 춘천시와 비행기가 다니는 제주시의 숨막히는 대결이에요. 제주시는 무려 비행기가 다니는 도시이고 춘천은 고작 기차 나부랭이가 칙칙폭폭 다니는 도시지만 그 기차가 무려 고오급 수도권 전철 경춘선이에요. 게다가 제주도는 도서지방이라고 택배비와 택배 배송일이 더 불리하구요. 어쨌든 둘이 서로 서로가 더 깡촌 출신이라고 찌그닥거려요.

 

"상봉 감자국 대사관 왔다."

"상봉? 왜?"

"동해시 여행가려구."

"잘 다녀와."

 

춘천 사는 친구가 여행 잘 다녀오라고 했어요.

 

"여기 만쥬 소리가 비자 찍어주는 소리 같네."

"아, 거기 만쥬?"

 

춘천 사는 친구는 상봉역에서 만쥬 파는 가게를 알고 있었어요.

 

"야, 나 감자국 입국 비자 발급받아서 가야 하냐?"

"응! 너 안 그러면 밀입국."

"비자비는 감자로 내야해?"

"응!"

"제주 감자로 내도 되지?"

"아, 그건 위조 지폐라서 안 받아줌."

"야, 그런 게 어디 있어!"

 

춘천 사는 친구와 카카오톡으로 농담을 주고 받으며 친구가 오기를 기다렸어요. 잠시 후 친구가 왔어요. 친구는 카메라 가방을 중고로 구입해야 한다고 했어요. 친구 말로는 아침 10시에 구입할 거라고 했는데 여태 직거래를 못 하고 있었어요. 친구가 전화를 하더니 갑자기 3번 출구로 가야 한다고 했어요. 상봉역 3번 출구는 개찰구를 통과해서 가든가 밖에 나가서 한참 돌아가야 했어요. 친구는 개찰구를 혼자 휙 통과했어요.

 

"야, 너 혼자 가면 어떡해?"

"뭐?"

 

친구를 불렀어요. 친구는 개찰구를 통과했지만 저는 개찰구를 통과할 수 없었어요. 여행 경비에서 공금은 일단 친구가 전부 계산하고 나중에 정산해서 한 번에 주기로 했어요. 그래서 기차표도 친구가 제 것까지 끊었어요. 친구야 기차표가 있으니 개찰구를 통과할 수 있지만 저는 기차표가 없으니 개찰구를 통과하려면 친구가 있어야만 했어요. 친구는 혼자 휙 통과해버렸으니 이제 제가 상봉역 개찰구 안으로 들어가려면 쓸 데 없이 교통카드로 지하철 개찰구를 통과해야 했어요.

 

"나 기차표 없잖아!"

"나는 들어왔잖아!"

 

그건 너 사정이구!

 

친구는 빨리 카메라 가방 받으러 가야 한다고 했어요. 그래서 친구에게 카메라 가방 받고 다시 여기로 돌아오라고 했어요. 기차표 제 것도 친구에게 있으니 친구가 있어야 개찰구를 통과할 수 있다고 했어요. 친구는 알았다고 하고 상봉역 안으로 사라졌어요.

 

잠시 후 친구가 돌아왔어요. 친구를 만나서 개찰구를 통과했어요.

 

"상봉역 8번이라고 해놓고서는 3번으로 오래."

 

친구가 짜증냈어요. 그래도 카메라 가방은 잘 받아왔어요.

 

"너 짐 왜 그렇게 많아?"

"이거? 짐 별로 없어. 노트북 가방은 노트북이랑 카메라만 들었어. 카메라 가방 없어서."

"카메라 가방 하나 사."

"됐어. 별로 쓰지도 않는 카메라인데."

 

친구는 카메라 가방을 하나 사라고 했어요. 카메라 가방은 있던 것도 버렸어요. 카메라 가방 들고 다니는 것보다 노트북 가방 들고 다니는 것이 훨씬 편했어요. 노트북 가방에 이것저것 주섬주섬 집어넣고 카메라도 넣어서 다니는 것이 더 나았어요. 특히 여름에요. 여름에는 외투를 입지 않기 때문에 소지품을 집어넣을 주머니가 없어요. 이것들을 다 노트북 가방에 넣고 다니면 되었어요.

 

"아, 더워. 뭐 마실까."

 

친구가 뭐 마시자고 했어요. 열차 시각까지 얼마 안 남아 있었어요. 친구는 편의점에 들어가서 생수 한 통을 샀어요. 저는 가방 속에 예전에 편의점 1+1 행사할 때 구입해서 안 마시고 항상 들고 다니던 헛개수 한 통이 있었어요. 가방 속에 헛개수 한 통이 있는데 음료수를 또 구입할 생각은 없었어요. 기차 오래 탄다고 해봐야 2시간 타면 되었어요. 기차 안에서 헛개수 한 통 마시고 음료수 또 찾아야할 거 같지는 않았어요. 기차 안에 자판기도 있구요.

 

플랫폼으로 올라갔어요.

 

 

조금 기다리자 동해역 가는 KTX 열차가 왔어요. 기차를 탔어요. 친구는 얼마 안 가서 골아떨어졌어요. 저는 글 쓰고 창밖 구경을 하며 시간을 보냈어요.

 

2022년 7월 17일 오후 1시 38분. 동해역에 도착했어요.

 

 

 

"날씨 맑다."

 

다행히 동해시 날씨는 맑았어요.

 

 

 

 

 

타고 온 기차 사진을 찍고 동해역 밖으로 나왔어요.

 

 

동해역 밖에 나와서 주변을 둘러봤어요.

 

"저거 뭐야?"

 

 

동해역에서 나와서 정면 로타리 근처에는 카자흐스탄 식당이 있었어요.

 

"우리 여기 와서 카자흐스탄 식당 갈까?"

"싫어."

 

친구는 싫다고 했어요. 친구도 카자흐스탄 식당 보고 엄청 신기했어요. 동해시 와서 카자흐스탄 식당을 볼 줄 몰랐어요. 그것도 동해역 바로 맞은편에 있었어요. 동해시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로 가는 선박이 드나드는 곳이었어요. 러시아 킹크랩도 이쪽으로 들어오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그래서 러시아인들이 많았다고 해요. 아무리 그래도 동해항도 아니고 여기는 동해역이었어요. 게다가 식당 이름이 우즈베키스탄도 아니고 카자흐스탄이었어요. 우즈베키스탄 식당은 우리나라에 여러 곳 있어요. 우즈베키스탄인 노동자들 때문에요. 그러나 카자흐스탄 식당은 한 번도 못 봤어요.

 

"저것도 있네?"

 

 

한쪽에서는 제주산 흑돼지를 판매하는 식당이 있었어요.

 

좌청룡 우백호가 아니라 좌 카자흐스탄 우 제주도.

 

웃음이 터져나왔어요. 동해역에서 나와서 가장 먼저 본 것은 강원도에서 유명한 찐옥수수나 감자 같은 게 아니었어요. 카자흐스탄 식당과 제주도 흑돼지 파는 식당이었어요. 오히려 찐옥수수 파는 사람은 안 보였어요. 감자도 안 보였구요.

 

"우리 밥 먹어야지."

"어디에서 먹지?"

"동네 돌아다녀보자."

 

친구와 역 주변을 돌아다니기 시작했어요.

 

가는 날이 장날?

아니, 가는 날이 일요일.

 

하필 일요일이었어요. 식당 절반쯤은 문을 닫았어요. 한 곳은 점심시간이 지나서 식사가 안 된다고 했어요.

 

"아까 53년 전통이라는 식당 가자."

 

친구와 역 바로 맞은편 카자흐스탄 식당 옆쪽에 있는 '53년 전통'이라는 문구가 붙어 있는 칼국수 식당 가서 점심을 먹기로 했어요. 동해역 근처는 돌아다녀봐야 별 거 없어 보였어요. 그리고 숙소 가서 짐부터 던져놔야 했어요. 천곡동굴이 24시간 개방할 리 없으니 탐방 가능 시간에 천곡동굴도 가야 했어요. 동해역 근처에서 돌아다니다가는 체력만 다 빼고 천곡동굴 일정도 늦어지게 생겼어요. 그렇다고 천곡동 가서 밥을 먹자니 그러면 점심시간이 너무 늦어질 거였어요. 그래서 역 근처에 있는 '53년 전통'이라는 문구가 붙어 있는 식당 가서 점심을 먹기로 했어요.

 

 

식당 안으로 들어갔어요. 손님이 있었어요. 손님들이 무엇을 먹고 있는지 봤어요. 칼국수를 먹고 있었어요. 칼국수 집이라 칼국수를 먹고 있었어요. 손님들이 먹고 있는 것은 만두 칼국수였어요.

 

"여기 만두 칼국수 2인분 주세요."

 

만두 칼국수 2인분을 주문했어요.

 

 

조금 기다리자 칼국수가 나왔어요.

 

 

"여기 진짜 맛있다!

 

칼국수는 매우 마음에 들었어요. 국물이 깔끔했어요. 깔끔하고 진했어요. 멸치를 꽤 집어넣은 것 같았어요. 칼국수 면발은 부드럽고 얇았어요. 노인분들이 편하게 먹기 좋은 얇은 면발이었어요. 면발이 두껍지 않아서 조금씩 집어서 먹으면 일반 국수 먹는 기분이었어요.

 

김치도 맛있었어요. 저는 젓갈 삭은 냄새를 매우 싫어해요. 김치는 젓갈 냄새가 거의 없는 깔끔한 맛이었어요. 깔끔하고 단맛이 조금 있었어요. 김치와 칼국수를 후루룩 먹었어요. 처음 식사부터 매우 잘 골랐어요.

 

식사를 마치고 천곡동 가는 버스를 타기 위해 버스정류장으로 갔어요.

 

"여기 버스 정류장 있어야 하는데?"

 

버스 정류장이 있다고 나오는데 버스 정류장이 없었어요. 버스 정류장 건물만 없는 것이 아니라 표지판도 없었어요. 느낌이 안 좋았어요. 만약 천곡동 가는 버스를 놓치면 버스를 한참 기다려야 했어요.

 

"버스 오려면 얼마나 남았어?"

"아직 별로 안 남았어."

"안전하게 다음 정류장에서 타자."

 

친구와 다음 정류장 가서 버스를 타기로 했어요. 버스 정류장 표지판도 없는 것을 보니 아무래도 불안했어요. 버스를 놓치면 천곡동굴 가는 일정까지 차질이 생길 거였어요. 그럴 바에는 한 정거장 더 가서 버스 정류장 표지판이라도 온전히 있는 정류장에서 버스를 타는 것이 더 좋았어요. 만약 천곡동굴을 못 가면 일정이 엄청 빡빡해지거나 추암, 묵호 중 한 곳을 포기해야 할 수도 있었어요. 일기 예보는 가뜩이나 다음날은 오후에 비가 좍좍 퍼부을 거라고 하고 있었어요.

 

한 정거장 더 걸어갔어요.

 

 

저는 사진 찍기 귀찮아서 버스 정류장 사진 하나만 촬영했어요. 친구는 버스 정류장 주변 풍경 사진을 여러 장 찍었어요. 친구가 사진을 찍는 것을 보고 버스 정류장에 서 계시던 아주머니께서 자리를 비켜주셨어요.

 

잠시 후, 버스가 도착했어요. 친구와 버스에 올라탔어요. 동해시도 후불제 교통카드 기능이 있는 체크카드로 버스 요금을 지불할 수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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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좀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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