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마셔본 프랜차이즈 카페 음료는 커피빈 하동녹차 민트 초콜릿 라떼에요.
"아, 또 서울 가야하네."
또 서울에 갈 일이 생겼어요. 일주일만에 또 서울 갈 일이 생겨서 서울에 가야만 했어요.
내가 이럴 줄 알고 세탁소에 맡겨놓은 패딩을 찾아왔다.
며칠간 눈이 내렸어요. 기온이 뚝 떨어졌어요. 엄청 추워졌어요. 이럴 줄 알고 세탁소에 맡겨놓은 패딩을 찾아왔어요. 세탁소에 패딩 세탁을 맡기고 2주일 다 되도록 잊고 있었어요. 그러다 기온이 떨어지자 왠지 서울 갈 일이 생길 것 같아서 패딩을 찾아왔어요. 정말 잘 한 일이었어요. 패딩 없었으면 서울 갈 때 추워서 엄청나게 괴로웠을 거에요. 따스한 패딩을 입고 서울을 가면 추위가 하나도 안 무서워요.
"서울 간 김에 커피빈도 가야겠다."
커피빈 매니아가 되고 싶지만 될 수 없는 현실
왜 내가 사는 동네에는 커피빈이 없는가!
여전히 제게 커피빈은 서울의 맛이에요. 나름 수도권이고 서울 바로 옆에 있는 도시인데 굴욕적이에요. 제주도에도 있는 커피빈이 제가 사는 지역에는 없어요. 개인적으로 커피빈을 매우 좋아해요. 하지만 커피빈 매니아가 절대 될 수 없는 이유가 바로 이것 때문이에요. 커피빈이 동네에 있어야 종종 갈 텐데 동네에 없어서 커피빈 한 번 가려면 무조건 서울을 가야 해요.
"이번에는 하도동 녹차민트 마셔봐야지."
전에 커피빈 가서 퓨어 드림 화이트 뱅쇼를 마실 때였어요. 시그니처 티 메뉴에 '하동 녹차민트'라는 메뉴가 있었어요.
"이거 원래 있었던 건가?"
커피빈 하동 녹차민트는 처음 보는 메뉴였어요. 커피빈을 좋아하기는 하지만 제가 커피빈 가서 마시는 메뉴는 매우 한정적이에요. 신메뉴를 마셔보거나,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마셔요. 커피빈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워낙 좋아하기도 하고, 약속이 있어서 서울 갔다가 커피빈 갈 때는 보통 식사 후에 가는 거라 목 말라서 시원하게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마시곤 해요. 그래서 다른 메뉴에는 큰 관심을 안 가지곤 했어요.
그래도 어지간한 건 대충 아는데 하동 녹차 민트는 처음 보는 메뉴였어요. 원래 있었던 것인지 알 수 없었어요.
"녹차와 민트 조합은 뭐지?"
녹차와 민트
풀맛 더하기 풀맛
시원한 풀?
독한 풀?
녹차 맛도 알고 민트 맛도 아니까 맛을 상상해볼 수는 있었어요. 녹차맛과 민트맛이 섞인 맛일 거였어요. 제가 공차와 커피빈을 매우 좋아하는 이유는 음료 맛이 매우 정직하기 때문이에요. 공차와 커피빈은 음료 이름에 들어간 재료 맛은 음료에서 무조건 아주 확실히 느껴져요. 정말로 너무 정직해요. 그래서 좋아해요. 이름에 들어간 재료 맛은 반드시 확실히 느낄 수 있다는 점 때문에 매우 사랑하는 프랜차이즈 카페에요. 그러니 하동 녹차 민트는 녹차맛과 민트맛의 조합일 거였어요.
그런데 궁금한 건 그게 아니었어요. 커피빈 음료이니 녹차맛과 민트맛 둘 다 잘 느껴지는 음료이기는 할 건데, 이 둘의 조합은 마셔본 적이 없었어요. 머리 속으로 상상은 되었어요. 풀맛 더하기 풀맛, 시원한 풀맛일 거였어요.
이론과 실제는 다릅니다
음료 이름에 들어간 재료 맛은 반드시 확실히 느껴지는 커피빈 음료 특성상 머리 속으로 상상이 되기는 하는데 그래도 상상과 경험은 달라요. 마셔보고 싶었어요. 풀맛 더하기 풀맛, 시원한 풀맛을 체험해보고 싶었어요.
"이번에는 하동 녹차민트 마셔야겠다."
서울로 가며 볼 일 마친 후 커피빈 가서 하동 녹차민트를 마시고 돌아오기로 결심했어요.
서울로 갔어요. 볼 일을 다 본 후 커피빈으로 갔어요. 커피빈 매장에 들어갔어요. 무인 주문 기계 앞에 사람들이 주문하려고 대기하고 있었어요. 카운터에서 주문하는 사람은 없었어요. 그래서 카운터에서 주문하기로 했어요.
커피빈 매장 카운터로 갔어요. 그때 메뉴 전광판이 눈에 들어왔어요.
하동녹차 민트 초콜릿 라떼도 있다
'어? 고민되네.'
하동 녹차민트 vs 하동녹차 민트 초콜릿 라떼
원래는 하동 녹차민트를 마시러왔어요. 하지만 하동녹차 민트 초콜릿 라떼를 보자 마음이 흔들렸어요. 원래 남자의 마음은 갈대니까요. 하동 녹차민트도 궁금했지만, 하동녹차 민트 초콜릿 라떼는 더 궁금했어요. 하동녹차 민트는 2개가 합쳐진 음료였지만, 하동녹차 민트 초콜릿 라떼는 무려 3개가 합쳐진 음료였어요. 커피빈 특성상 하동녹차 민트 초콜릿 라떼는 녹차, 민트, 초콜릿 세 가지 맛 다 확실히 느껴질 거였어요.
'이게 조합이 가능해?'
커피빈 하동녹차 민트 초콜릿 라떼를 본 순간 떠오른 생각은 바로 초콜릿, 민트, 녹차 조합이 가능하냐는 거였어요. 가능하기는 해요. 섞으면 되니까요. 재료 다 넣으면 되기야 해요. 하지만 세 가지 맛을 다 살리는 건 다른 이야기에요. 초콜렛은 맛이 상당히 강해요. 그나마 다행이라면 초콜렛은 남의 맛을 빼앗아서 자기 것으로 흡수하지는 않아요. 다른 맛을 뭉개버리고 밟아버리거나 깎아버리지도 않구요. 그래서 초콜렛과 다른 재료가 섞이면 섞인 재료 맛이 느껴지기는 해요. 대신에 초콜렛 맛이 강해서 밸런스 못 맞추면 완전히 들러리 같은 맛이 되거나 존재감 0으로 되어버리지만요.
그래도 민트와 녹차 조합도 어려운데 여기에 초콜렛까지 끼어들었어요. 더 나아가 엄밀히 말하면 세 가지 맛도 아니고 네 가지 맛일 거였어요. 라떼니까 우유 들어갈 거였어요. 이러면 4차방정식 수준의 문제에요. 우유는 맛을 뭉개버리고 깎아버리는 특성이 있어요. 그래서 우유와 섞으려면 맛이 상당히 강해야 해요. 안 그러면 우유에 맛과 향이 이도 저도 아닌 맛이 아닌 우유맛이 되요. 초콜렛이야 우유의 맛을 뭉개버리고 깎아버리는 특성에서도 잘 살아남는 맛이지만, 녹차와 민트는 초콜렛만큼 강하지는 않아요.
더 어려운 것으로 갑시다
커피빈 하동녹차 민트 초콜릿 라떼를 마시기로 했어요. 더 어려운 문제였어요. 그만큼 더 궁금했어요. 하동 녹차민트는 나중에 기회 되면 마셔보기로 하고, 이번에는 훨씬 더 어려운 문제인 커피빈 하동녹차 민트 초콜릿 라떼를 맛보기로 했어요.
커피빈 하동녹차 민트 초콜릿 라떼를 주문했어요. 조금 기다리자 제가 주문한 커피빈 하동녹차 민트 초콜릿 라떼가 나왔어요.
커피빈 하동녹차 민트 초콜릿 라떼는 이렇게 생겼어요.
커피빈 하동녹차 민트 초콜릿 라떼는 붉은 빛이 도는 갈색 음료였어요.
"생긴 건 평범하네?"
커피빈 하동녹차 민트 초콜릿 라떼는 매우 단조로운 모습이었어요. 아주 평범하게 생겼어요.
커피빈 하동녹차 민트 초콜릿 라떼 가격은 7000원이에요.
커피빈 홈페이지에서는 커피빈 하동녹차 민트 초콜릿 라떼에 대해 '하동 녹차와 대만산 우롱, 향긋한 민트에 다크 초콜릿 파우더를 넣은 달콤한 티 라떼'라고 소개하고 있어요.
커피빈 하동녹차 민트 초콜릿 라떼 열량은 아이스 316kcal, 뜨거운 것이 304kcal이에요.
커피빈 하동녹차 민트 초콜릿 라떼 영문명은 Hadong Green Tea Mint Chocolate Latte에요.
"이거 왜 이렇게 평범하게 생겼어?"
커피빈 하동녹차 민트 초콜릿 라떼는 이름과 달리 매우 평범하게 생긴 음료였어요. 무려 맛이 4개나 섞인 음료일 텐데 외관은 그냥 초콜릿 라떼. 게다가 이 음료는 무려 티백이 들어가 있는 음료였어요. 티백을 우려서 차 맛을 더한 음료였어요.
커피빈 하동녹차 민트 초콜릿 라떼를 한 모금 마셨어요.
푸학!
커피빈 하동녹차 민트 초콜릿 라떼를 한 모금 마시자마자 웃음이 터져나왔어요. 아주 예상 밖의 맛이었어요. 역시 커피빈이었어요.
물고기 세 마리가 파닥파닥 뛰고 있다!
이거 맛 너무 재미있어!
커피빈 하동녹차 민트 초콜릿 라떼를 한 모금 마시자마자 감탄했어요. 역시 음료 이름에 들어간 재료 맛은 반드시 확실하게 느끼게 만드는 커피빈이었어요. 그런데 이 커피빈 음료의 특징이 상당히 강했어요. 너무 살아 있어서 무슨 수산시장 활어 세 마리가 수족관에서 탈출해서 바닥에서 힘차게 파닥거리는 느낌이었어요. 회로 만들어서 내놓은 게 아니라 진짜로 살아있는 활어 그 자체 같은 맛이었어요.
커피빈 하동녹차 민트 초콜릿 라떼에서는 초콜렛 라떼 맛이 느껴졌어요. 이거야 커피빈 하동녹차 민트 초콜릿 라떼가 초콜렛 라떼니까 당연한 맛. 이건 하나도 안 놀라웠어요. 초콜렛 맛이 진해서 좋았어요. 우유가 빈 공간 없이 꽉 칠해놨구요.
이 초콜렛 라떼 맛에 민트 맛은 민트맛 대로, 녹차 맛은 녹차 맛대로 수족관에서 탈출한 활어처럼 아주 힘차게 파닥거리고 있었어요. 둘이 하나도 안 섞였어요. 민트와 녹차가섞여서 싱싱한 풀맛일 줄 알았는데 완전히 틀렸어요. 민트맛은 민트맛대로 파닥거리고 있었고, 녹차맛은 녹차맛대로 파닥거리고 있었어요. 둘이 하나도 안 섞였어요. 완전히 따로 놀고 있었어요. 민트는 민트였고, 녹차는 녹차였어요. 두 맛이 눈꼽만큼도 안 섞이고 완전히 각자 파닥거리며 뛰어다니고 있었어요.
"이 음료 맛 뭐야!"
너무 맛있으면서 한편 너무 재미있어서 깔깔 웃었어요. 여러 음료를 마셔봤지만 모든 재료가 각자 수족관에서 막 탈출한 힘이 넘치는 물고기가 되어서 있는 힘껏 파닥이는 음료는 처음이었어요. 녹차, 민트, 초콜렛이 각자 자기 목소리 내고 있고 하나로 합쳐지지 않았는데 재미있는 조화를 만들고 있었어요. 노래에서 보컬, 기타, 드럼이 따로 들리면서 하나의 곡을 만드는 것 같았어요.
"이것도 얼음 맛있네?"
커피빈 하동녹차 민트 초콜릿 라떼는 커피빈 특유의 잘잘한 얼음이 들어 있었어요. 음료를 마시면서 얼음도 음료와 함께 같이 아작아작 씹어먹었어요. 커피빈 하동녹차 민트 초콜릿 라떼를 입에 머금고 얼음을 아작아작 씹어먹으면 얼음이 별사탕 같았어요. 음료 맛이 진했기 때문에 역으로 아무 맛도 없는 얼음이 특유의 개성 있는 맛처럼 느껴졌어요. 얼음과 음료의 조화도 상당히 훌륭한 맛이었어요. 아이스로 주문했기 때문에 얼음이 들어있는 거였는데, 이 얼음이 일종의 대비를 이루는 투명한 별사탕 맛을 만들고 있었어요.
"나중에 친구한테 이거 마셔보라고 해야겠다."
이번에는 혼자 커피빈 가서 커피빈 하동녹차 민트 초콜릿 라떼를 마셨어요. 만약 친구와 같이 가서 같이 이 음료를 주문했다면 맛이 재미있다고 둘 다 깔깔 웃었을 거였어요.
커피빈 하동녹차 민트 초콜릿 라떼는 너무 맛있고, 동시에 너무 재미있는 맛이었어요. 녹차, 민트, 초콜릿 맛이 수족관에서 탈출한 세 마리 물고기가 되어서 바닥에서 파닥거리는 느낌이었어요. 완벽히 따로 다 구분되었고, 전혀 합쳐지지 않은 맛이 조화를 이루어서 재미있는 맛을 만들고 있었어요. 나중에 커피빈 가면 커피빈 하동녹차 민트 초콜릿 라떼를 또 마실 거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