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입장에서 본 신한금융그룹은 유독 특이하다
신한금융그룹은 우리나라에서 엄청나게 큰 금융그룹이에요. 신한은행과 신한투자증권 모두 우리나라에서 손꼽히게 큰 금융 기업이에요. 신한은행 못 들어본 사람은 아마 전국에 단 한 명도 없을 거에요.
재미있는 점은 고객 입장에서 본 신한금융그룹은 다른 금융그룹과 확실히 달라요. 아주 특이한 그룹이에요. 고유의 색채가 엄청나게 강해요. 확실하게 특이한 점이 너무 뚜렷해서 다른 금융그룹의 서비스들과 차이가 꽤 있어요.
대표적인 예로 앱테크가 있어요. 다른 금융그룹들도 앱테크 서비스를 제공해요. 신한금융그룹도 앱테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요. 여기까지는 별 차이 없어요. 그렇지만 자세히 들여다 보면 완전히 달라요.
다른 금융그룹들은 앱테크 서비스 구조가 대체로 카드사나 페이를 중심으로 이뤄져요. 카드사, 페이에서 앱테크를 하고, 여기에서 모은 포인트로 다른 계열 금융사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되어 있어요. 하지만 신한금융그룹의 앱테크는 완전히 달라요. 신한금융그룹은 그룹 통합 서비스 어플인 신한슈퍼SOL 어플이 있어요. 이 외에 신한카드, 신한은행, 신한투자증권 어플이 각각 따로 있어요. 다른 금융사와 다르게 신한금융그룹은 신한슈퍼SOL 어플 뿐이 아니라 신한SOL페이, 신한은행 어플에서도 앱테크를 제공해요. 이들은 각각 별개로 앱테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요.
이 때문에 신한금융그룹 전체적으로 보면 앱테크가 나름 쏠쏠해요. 전체적으로 보면 돈을 꽤 잘 주는 편이고, 사람 귀찮게 하는 것도 없어요. 대신에 신한금융그룹의 여러 계열사 어플을 돌아다니며 들어가서 받아야 해요. 신한금융그룹 앱테크도 중심은 신한SOL페이이지만, 다른 것들도 나름대로 잘 줘요.
우리은행, 농협 등도 비슷한 구조이기는 하지만, 이쪽은 앱테크 자체로 벌 수 있는 돈이 얼마 안 되기 때문에 별로 체감이 안 되요. 그리고 둘 다 고작 두 곳에서만 앱테크를 할 수 있구요.
신한투자증권을 들여다보면, 이쪽도 금융상품 중 장외채권이 다른 증권사와 판매방식에서 상당히 큰 차이가 있어요.
신한투자증권에서 장외채권은 1만원 이상부터 자유 구매
제가 채권을 처음 투자하기 시작했을 때만 해도 증권사 중에는 장외채권을 10메 단위로 판매하는 증권사가 꽤 있었어요. 오히려 장외채권을 1매만 매수할 수 있는 증권사가 별로 없었어요. 장외채권을 10매 단위로 판매했던 이유는 채권 가격인 '단가'가 10매 기준이거든요. 단가에 맞춰서 팔려면 아무래도 10매 단위로 파는 게 좋아요. 단가로 팔아도 소숫점 두 자리는 버려야 하는데 1매로 판매하면 단가에서 1원 단위도 버려야 해요. 정확히 단가에 판매하려면 소숫점 두 자리까지 살리기 위해 1000매 (액면가 100만원) 단위로 판매해야 하지만, 이러면 1회 투자 금액이 너무 커져요. 그리고 증권사에서 채권에 대해 단가 기준 몇 원에서 몇십 원 정도 수수료 붙여서 판매하기 때문에 굳이 1000매 단위로만 팔아야 할 이유도 없구요.
하지만 2022년 여름부터 채권 투자 붐이 불자 증권사들마다 증시 불황에 채권 판매가 돈이 되는 사실을 주목했어요. 실제로 2022년 증권사 영업실적은 채권 판매가 성적을 좌지우지할 정도였어요. 이로 인해 기존에 10매 단위로 채권을 판매하던 증권사들 중 여러 곳이 1매 단위로 채권을 판매하는 것으로 변경했어요. 그래서 채권 투자 최소 금액도 만원에서 천원으로 내려왔고, 누구나 쉽게 채권 투자를 할 수 있게 되었어요.
증권사들은 장외채권을 판매할 때 10매 아니면 1매로 판매해요. 그렇지만 신한투자증권은 완전히 달라요. 1만원 이상부터 자유 구매에요. 최소 구매 금액은 1만원이고, 1만원 초과부터는 원하는 만큼 구매할 수 있어요.
대체 왜?
10매면 10매로 팔든가, 1매면 1매로 팔든가 둘 중 하나인데 신한투자증권은 최소구입금액 1만원에 1만원 이상부터는 자유 구매에요. 아주 희안한 기준이에요. 제 기억으로는 예전에 키움증권이 이런 식으로 팔았던 것 같기도 해요. 하여간 보통 10매 아니면 1매 단위로 판매하는데 신한투자증권은 만원 기준으로 만원 이상 자유 구매에요.
'신한투자증권은 왜 아직도 이런 방식으로 판매하지?'
요즘 증권사들 대부분 채권을 1매 단위로 판매하고 있는데 신한투자증권은 만원 이상 자유구매 방식이에요. 아직도 안 변했어요. 신한금융그룹 앱테크로 나름 쏠쏠하게 돈을 벌 수 있는 점을 고려하면 더욱 이해가 어려워요. 신한투자증권에서는 신한금융그룹 앱테크로 모은 포인트를 바로 현금화할 수도 있거든요. 아주 친절하게 메인 페이지의 매우 잘 보이는 곳에 메뉴가 떡하니 있어요. 앱테크로 천원 모으는 것은 쉽지만, 만원 모으는 건 인내심과 꾸준함이 필요해요.
신한금융그룹과 KB금융그룹이 경쟁 관계인데 신한금융그룹은 은행에서 이기고 있고, KB금융그룹은 증권에서 이기고 있어요. 신한금융그룹이 KB금융그룹과의 경쟁에서 이기려면 신한투자증권이 커져야 하고, 그러려면 장외채권 판매도 키워야할 텐데 왜 아직도 장외채권을 만원 이상 자유구매 방식으로 유지하고 있는지 잘 모르겠어요. 신한금융그룹 앱테크로 모은 1000원으로 신한투자증권에서 장외채권 1매 구입한다면 신한투자증권 영업실적도 올라가고 채권 판매 수수료로 포인트 준 거에서 얼마는 회수하니 일거양득일텐데요.
"신한투자증권은 장외채권 뭐 있을 건가?"
신한투자증권 계좌에 있는 장외채권이 만기가 되었어요. 신한투자증권에 어떤 장외채권 상품이 올라와 있는지 한 번 봐보기로 했어요.
"금투세 이슈 있으니까 만기 올해인 게 있어야 하는데..."
금투세 이슈가 있기 때문에 올해 만기인 채권이 있으면 투자하고 없으면 안 할 생각이었어요. 금투세 이슈로 굳이 스트레스 받고 싶지 않았고, 만약 금투세가 시행된다면 괜히 첫 빠따 실험대상이 되고 싶지는 않기 때문이었어요.
신한투자증권으로 들어갔어요. 장외채권 상품을 봤어요.
"어? 있네?"
신한투자증권 장외채권 상품 중 SK290-2 채권이 있었어요. 투자기간은 37일이었어요. 금투세 이슈와 상관 없는 채권이었어요.
"이거 사야겠다."
신한투자증권 장외채권 상품 중 SK290-2 채권을 매수하기로 했어요.
신한투자증권 장외채권 상품 중 SK290-2 채권은 최태원 회장님의 SK그룹 채권이에요. 여기가 망하면 나라 난리나죠.
만원 투자하면 수익금이 얼마인지 계산해봤어요. 투자 계산기에서는 만원 미만의 금액이 투자되었다고 가정해서 계산되었어요. 하지만 실제로는 만원 이상의 금액을 투자해야 해요.
신한투자증권에서 판매하는 SK290-2 채권 세부 내용은 다음과 같아요.
매수수익률은 연 3.15%였어요. 세전 연 은행환산수익률은 3.47%였어요.
신한투자증권에서는 SK290-2 채권을 단가 10013원에 판매하고 있었어요. 여기에서 단가란 채권 10매 가격을 의미해요. 한국에서 채권 가격은 일반적으로 10매 가격을 기준으로 이야기해요.
먼저 투자성향에 맞는 상품인지에 대한 안내가 나왔어요. 상품 위험등급은 5등급 낮은 위험이었어요. 제 투자성향은 공격투자형이에요.
신한투자증권에서 장외채권 상품으로 SK290-2 채권을 매수하기 위해서는 최소 10013원을 투자해야 했어요. 그래서 저도 10013원을 투자했어요.
그 다음에는 문제를 풀어야 했어요.
"역시 신한이 이걸 한 줄로 밀게 해놨을 리가 없지."
오랜만에 푸는 신한투자증권의 장외채권 투자시 풀어야 하는 문제. 한 줄로 못 밀게 만들어놓는 것도 부족해서 가로 배치 보기도 섞여 있었어요. 문제 답변을 대충 한줄로 밀어버리지 못 하게 만든 부분은 신한투자증권이 제가 경험한 증권사 중 1등이에요. 2등은 키움증권이구요.
'신한투자증권이 그렇게 많이 시달렸을 거 같지는 않은데?'
신한은행은 나라사랑카드 1기 사업자로 참여했다가 부작용을 아주 혹독하게 겪었어요. 그래서 지금도 가장 엄격하게 개설방어에 나서는 은행이에요. 반면 신한투자증권은 딱히 이런 일을 안 겪었을 것 같지만 장외채권 구매시 풀어야 하는 문제는 아주 똑바로 읽고 답하게 만들어놨어요.
키움증권이 그러는 거야 이해가 됩니다.
신한투자증권은 왜?
키움증권이 워낙 개인투자자들이 많이 이용하는 증권사라서 그동안 온갖 놈들에게 다 시달려봤을 테니 그러려니 하지만, 신한투자증권은 조금 의외에요. 그냥 신한금융그룹이 이런 부분으로 매우 엄격한 거 같아요.
신한투자증권에서 판매하는 SK290-2 채권 10매 구매를 마쳤어요.
SK290-2 채권은 정말로 최태원 회장님의 SK그룹에서 발행한 채권이에요. 당연히 신용등급도 매우 높아서 AA+에요. SK그룹의 계열사로는 SK텔레콤, SK하이닉스 등이 있어요. 실제 채권 발행 사항을 보면 발행회사의 업종이 지주회사로 분류되어 있어요.
SK290-2 채권 만기일은 2024년 11월 28일이에요. 금투세 이슈와 아예 상관 없는 채권이에요.
2024년 10월 22일 SK290-2 평가 수익률은 3.45%에요.
2024년 10월 22일 SK290-2 평가가격은 10010.99원이에요.
신한투자증권도 장외채권을 1매 단위로 매수할 수 있게 바뀌었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