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남도 사천시에서 제주도로 배를 타고 온 날이었어요. 이날은 새벽에 제주시 제주항에 도착하자마자 버스를 타고 먼저 동문시장 쪽으로 갔어요. 동문시장 쪽 골목길을 걸어다니며 구경하고 골목길 영상을 촬영했어요. 동문시장은 제가 제주도 살 때 간간이 가던 곳이었지만, 이렇게 이른 아침에 가보는 것은 처음이었어요. 동문시장 쪽에서 살지 않았기 때문이었어요.
동문시장 일대를 돌아다니다 아침으로 한치물회를 먹고 나서 버스를 타고 서귀포시로 넘어갔어요. 서귀포 올레시장과 그 주변을 돌아다니며 구경하면서 골목길 영상을 촬영했어요. 제주시는 매우 맑았지만, 서귀포시 동지역은 처음에만 맑았고 갈 수록 흐려졌어요. 비가 올 하늘은 아니었지만, 날이 흐려서 영상이 그다지 예쁘지 않았어요. 흐린 날이 사진 찍기 좋다고 하지만, 흐린 하늘 보다는 아무래도 맑은 하늘이 더 예쁜 법이거든요.
"이제 모슬포 가야겠다."
이날은 제주시 서쪽을 돌아보는 것이 목표였어요. 이번에는 모슬포로 가서 모슬포를 돌아다니며 구경하고 골목길 영상을 촬영한 후, 금능으로 넘어갈 생각이었어요. 금능을 구경한 후에는 제주시 동지역으로 돌아가서 도두동에 있는 24시간 찜질방으로 가서 푹 쉴 계획이었어요. 이 동선이 이때 제일 좋은 동선이었어요.
제주도에 사우나가 있는 24시간 찜질방은 오직 도두동에만 있어요. 도두동은 제주시 동지역 서쪽 활주로 끝에서 바닷가쪽으로 가야 해요. 그리고 제주시 동지역은 서쪽은 그다지 예쁘지 않아요. 애월 카페거리 쪽이 예쁘다고 하지만, 애월 카페거리는 곽지 근처로, 제주시 동지역에서 가깝다고 하기에는 조금 애매해요. 반면 제주시 동쪽은 함덕이 가까워요. 조금 더 가면 김녕, 세화가 있구요. 그래서 다음날 제주시 동지역에서 대중교통으로 가볍게 다녀올 것을 고려하면 제주시 동지역을 완전히 횡단해야 하기는 하지만 동쪽이 나았어요. 하룻밤 신세지기로 한 친구가 제주시 동지역에서 동쪽에 살고 있었기 때문에 어쨌든 동쪽으로 가야 하기도 했구요.
"버스로 다녀도 세 곳은 널널하지."
제주도를 버스 타고 여행할 때, 해안가를 따라 여행한다면 하루에 세 곳 봐요. 아침부터 해 지기 전까지 딱 세 곳 볼 수 있어요. 네 곳을 보려면 칼 같이 버스 시간 계산해서 달려야 하고, 그 이상은 이론적으로 가능하기는 한데 진짜 주구장창 달리고 인증샷 남기고 바로 떠나야해요. 한편 반대로 두 곳만 보려고 하면 너무 널널해서 결국 세 곳 보게 되어 있어요.
이게 참 희안하지만 제주도 해안가를 제주시 동지역에서 출발해서 서귀포 동지역까지 버스 타고 여행하면 좋든 싫든 해 떠 있는 동안 세 곳 보게 되요. 한 곳에서 점심 먹고, 한 곳에서 카페 가고, 한 곳에서 해질녘 구경하면 딱 맞아요. 그래서 제가 선택한 것은 서귀포 동지역 올레시장 일대, 모슬포, 금능이었어요.
"대정도 원래 엄청 큰 곳인데."
요즘은 제주도에서 대정읍의 존재감이 많이 약해진 거 같아요. 모슬포도 과거에 비해 존재감이 덜해진 것 같구요. 물론 제가 더 이상 제주도에서 살지 않기 때문에 그런 것일 수도 있어요. 제주도 살 때는 인구 많고 경제적으로 큰 곳을 크고 존재감 있다고 느끼지만, 제주도를 떠난 후에는 저 역시 다른 육지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유명 관광지가 더 존재감 있게 느껴지거든요.
대정읍은 역사적으로 제주도에서 상당히 큰 지역이었어요. 대정읍에는 향교도 있어요. 그만큼 큰 곳이었어요. 하지만 관광에서는 그렇게까지 존재감 있는 곳은 아니었어요. 마라도 가기 위해 가는 곳 정도였어요. 오히려 관광은 바로 옆 안덕면이 더 존재감 있는 곳이었구요. 왜냐하면 안덕면에는 산방산이 있거든요. 그리고 제주도민들 사이에서 위험하기로 악명 높았던 화순 해수욕장이 있었구요.
버스를 타고 모슬포로 넘어갔어요. 모슬포 중심지에서 느긋하게 돌아다녔어요. 돌아다니다 보니 모슬포 중앙시장에 도착했어요.
"시장 있었네?"
모슬포 중앙시장이 있는 줄 몰랐어요. 모슬포는 제주도에서 잘 알려진 지역이라 그냥 왔어요. 모슬포에 모슬포항이 있다는 것 하나 알고 왔어요. 제주도 살 때 거의 안 가본 곳이어서 어떻게 생긴 곳인지 궁금해서 간 곳이었어요. 그런데 모슬포에 모슬포 중앙시장이 있었어요.
"시장 구경해야지."
모슬포 중앙시장을 구경하기 시작했어요.
"흑임자 쑥찐빵?"
풀색 찐빵이 3개씩 묶어서 포장되어 있었어요.
"이거 맛있겠는데?"
시장에 왔으니 군것질 해야죠. 제가 간 시각은 조금 늦은 시각이었어요. 그리고 모슬포 중앙시장은 크지 않은 시장이었어요. 군것질거리가 그렇게 많지 않았어요. 그래서 소중한 군것질거리였는데, 무려 너무 호기심을 끄는 찐빵이었어요. 쑥찐빵 자체도 한 번 먹어볼 만한 맛인데 무려 흑임자가 들어간 쑥찐빵이었어요.
"쑥에 흑임자면 내가 좋아하는 거만 있는 거잖아!"
마침 갓 찐 흑임자 쑥찐빵이 나왔어요.
'그런데 꼭 이걸로 사야 하나?'
3개씩 묶어서 포장된 것을 구입해서 먹어도 맛있기는 할 거였어요. 그런데 저는 굳이 포장된 것을 안 사도 되었어요. 어디 들고 가서 먹을 게 아니라 바로 먹을 거였어요. 이왕이면 갓 찐 흑임자 쑥찐빵을 먹고 싶었어요. 갓 쪄서 나온 게 더 맛있을 거니까요.
"저, 혹시 저 갓 나온 포장 안 된 걸로도 살 수 있나요?"
"예, 당연히 되죠."
"그러면 저걸로 주세요."
갓 쪄서 나온 흑임자 쑥찐빵으로 달라고 했어요. 사장님께서 비닐봉지를 두 겹으로 넣어주시려고 하셨어요. 저는 바로 들고 다니며 먹을 거라서 한 장에만 넣어달라고 했어요.
흑임자 쑥찐빵을 구입해서 시장 밖으로 나왔어요.
시장에서 조금 벗어나서 비닐 봉지에 담겨 있는 흑임자 쑥찐빵을 꺼냈어요.
제주도 서귀포시 대정읍 모슬포 중앙시장 맛집 풍년떡집의 흑임자 쑥찐빵은 위 사진과 같이 생겼어요.
흑임자 쑥찐빵을 먹기 시작했어요.
"이거 완전히 별미인데?
제주도 서귀포시 대정읍 모슬포 중앙시장 맛집 풍년떡집의 흑임자 쑥찐빵을 먹으며 감탄했어요. 흑임자 쑥찐빵의 빵에서는 향긋하고 풋풋하면서 구수한 쑥 향기가 진하게 났어요. 한방 찐빵이라고 해도 될 정도로 구수하고 풋풋한 쑥 향기가 진하고 부드럽게 느껴졌어요.
여기에 쑥찐빵 식감은 매우 쫄깃했어요. 베어무는 맛이 너무 좋았어요. 베어물 때마다 쫄깃한 식감이 치아를 매우 자극했어요. 경쾌하게 쫄깃한 맛이었어요. 계속 먹으라고 유혹하는 쫄깃한 맛이었어요.
이렇게 쑥찐빵의 빵은 매우 쫄깃하고 맛있었고, 여기에 가운데에 있는 흑임자는 매우 고소한 향을 더해주고 있었어요. 흑임자의 고소한 향은 쑥찐빵의 풋풋하고 구수한 향과 상당히 잘 어울렸어요. 너무 맛있었어요.
시골에 있는 매우 아름다운 마을 같은 맛
흑임자 쑥찐빵은 시골에 있는 매우 아름다운 마을의 풍경 같은 맛이었어요. 맛이 자극적이지는 않았어요. 맛이 자극적이지 않다는 말이 맛이 약하다는 말은 아니에요. 문자 그대로 맛이 지나치게 강하지 않다는 말이에요. 흑임자 쑥찐빵에 들어 있는 흑임자 맛은 깨의 고소한 맛을 진하게 내고 있었고, 구수하고 풋풋한 쑥향기가 흑임자 맛을 부드럽게 감싸안고 있었어요. 매우 따스하고 아름다운 맛이었어요.
"이거 사먹기 진짜 잘 했다."
알고 간 곳이 아니라 모슬포 갔다가 시장 있어서 갔는데 먹을 만한 간식 팔고 있는 곳이 풍년떡집 뿐이었어요. 그래서 풍년떡집에서 흑임자 쑥찐빵을 사먹었어요. 이것이 정말 대박이었어요. 진지하게 또 구입해서 저녁까지 이 찐빵으로 먹을지 많이 고민했어요. 그렇게 안 한 이유는 단 하나였어요. 저녁까지 시간이 너무 많이 남아 있었기 때문이었어요. 또한 당장 들고 다니며 먹기에는 이날 일정을 고려하면 시간이 여유롭지 않았기 때문에 그럴 수 없었어요. 만약 저녁 시간이 가까워져서 저녁을 먹어야 했다면 무조건 풍년떡집에 또 가서 찐빵을 구입해서 저녁으로 먹었을 거였어요.
모슬포 간다면 모슬포 중앙시장 풍년떡집에서 판매하는 흑임자 쑥찐빵을 반드시 사서 먹어보는 것을 추천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