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에서 올라올 때는 배 타고 여수로 가야겠다."
남도 여행을 계획하면서 제주도에서 한반도 본토로 올라올 때 어떻게 올지도 결정해야 했어요. 한반도 본토에서 제주도 갈 때는 경상남도 사천시 삼천포 신항에서 배를 타고 가기로 했어요. 돌아올 때는 제주도에서 비행기를 타고 바로 김포로 가는 방법과 배를 타고 한반도 남부로 가는 방법이 있었어요. 제주도에서 한반도 본토로 올라갈 때, 비행기는 서울 김포공항 외에는 모두 가격이 안 저렴해요. 김포-제주 노선은 저가항공사도 많고 비행기가 워낙 많기 때문에 매우 저렴한 표가 많지만, 그 외 노선은 그렇지 않거든요.
제주도에서 한반도 본토로 올라올 때, 영남권으로 간다면 무조건 삼천포로 가야 했어요. 제주항과 삼천포신항을 왕래하는 카페리 여객선 오션비스타 제주 외에는 제주도에서 영남권으로 가는 여객선이 아예 없거든요. 하지만 제주도에서 호남권으로 간다면 선택지가 꽤 있었어요. 목포, 여수, 진도, 완도 등 호남권 여러 지역과 제주도 사이를 왕래하는 여객선이 있었어요.
"이번에 여수 다시 한 번 가봐야지."
제주도에서 여객선을 타고 여수로 간 적은 한 번도 없었어요. 이왕 여행 가는 거라면 제주도에서 올라갈 때도 경험해본 적 없는 것을 경험하고 싶었어요. 배를 타고 제주도로 들어갔다가 배를 타고 나오는 것도 꽤 재미있을 것 같았어요.
목포도 마찬가지로 배를 타고 갔던 적이 있는지 기억 자체가 없었어요. 그렇지만 여수로 가기로 결정한 이유는 기차 때문이었어요. 목포에서 올라간다면 전남권에서 기차역과 가까운 읍내라 부를 만한 곳이 없었어요. 반면 여수에서 올라간다면 곡성이 기차역과 가까운 곳에 읍내가 있었어요. 정확히는 곡성역은 곡성 읍내 가장자리에 위치해 있어요. 게다가 이때는 곡성에서 장미축제도 하고 있었구요.
무조건 제일 저렴한 표로 간다
제주도에서 여수로 배 타고 올라갈 때 무조건 제일 저렴한 표로 가기로 했어요. 제주도에서 여수로 가는 여객선은 골드스텔라였어요. 골드스텔라에서 가장 저렴한 객실은 3등 객실이었어요. 그래서 무조건 3등 객실로 가기로 했어요.
제주도에서 여수 가는 여객선 골드스텔라 승선권은 한일익스프레스에서 구매하지 않고 제주배닷컴 사이트에서 구매했어요.
드디어 제주도에서 여수로 가는 날이 되었어요.
이제는 경험이 한 번 있다!
삼천포에서 제주도로 배 타고 내려갈 때는 초등학교 이후 처음 타보는 여객선이었어요. 그래서 정말 아무 것도 몰랐어요. 승선권을 구입한 후 모바일 승선권을 발급받고, 삼천포 신항 여객선 터미널 가서 배를 타는 거야 굳이 배를 직접 타본 적 없어도 알 수 있지만, 객실 내부가 어떻게 생겼고 배를 탈 때 무엇을 주의해야 하는지 같은 것은 하나도 모르고 그냥 탔어요. 배멀미는 차원이 다른 고통이기 때문에 멀미약만 먹었어요.
그렇지만 이번에는 여객선을 두 번째 타는 거였어요. 골드스텔라호는 처음 타보는 배였지만, 지난 번과 달리 나름대로 여객선을 한 차례 타본 적이 있었기 때문에 무엇이 중요하고 무엇을 알고 있어야 하는지 정도는 알고 있었어요.
승선 시간이 되었어요. 역시 제주항 여객선 터미널 건물에서 셔틀 버스를 타고 골드스텔라호로 갔어요.
콘센트부터 확보해야 합니다
배에 올라타자마자 빨리 객실로 갔어요. 3등 객실은 어물쩍거리면 안 되요. 무조건 콘센트부터 확보해야 해요. 배 타는 시간이 길기 때문에 콘센트를 확보하는 것이 다음 일정까지 고려했을 때 상당히 중요해요. 제주도에서 출항하는 배는 거의 대부분 밤에 도착하고, 타지역에서 제주도로 가는 배는 심야시간에 출항해요. 그렇기 때문에 어디에서 여객선을 타든 3등 객실이라면 무조건 객실부터 가서 콘센트를 확보해야 해요.
골드스텔라 3등 객실은 위와 같이 생겼어요.
"이건 내가 어렸을 적에 탔던 배랑 비슷하네?"
삼천포신항과 제주항을 오가는 오션비스타 제주호의 제일 저렴한 객실은 방이라서 제가 어렸을 적에 탔던 배와 달랐어요. 반면 골드스텔라 3등 객실은 제가 어렸을 적에 탔던 배와 비슷했어요. 저 바닥이 초록색 부직포만 깔려 있다면 거의 똑같았어요.
3등 객실에는 TV가 있었어요. 그 외에는 딱히 있는 것이 없었어요.
콘센트를 확보한 후, 골드스텔라 여객선 내부를 돌아다니며 구경하기 시작했어요.
먼저 5층이에요.
5층에는 카페, 매점, 안마의자 안마실, 오락실이 있었어요.
카페는 아래 사진과 같이 생겼어요.
매점은 아래 사진과 같이 생겼어요.
안마의자 안마실은 아래 사진과 같이 생겼어요.
오락실은 아래 사진과 같이 생겼어요.
5층에는 레스토랑도 있었어요.
레스토랑 메뉴는 아래와 같아요.
레스토랑 운영 시간은 아래와 같아요.
로비에는 아래와 같이 캐릭터 해리 입상이 있었어요.
골드스텔라 카페리는 6층에는 사실상 객실만 있어요. 모든 시설이 다 5층에 있다고 보면 되요. 6층은 계단을 중심으로 복도가 있었어요. 이 복도에 테이블과 쇼파가 비치되어 있었고, 콘센트가 있는 자리도 여러 곳 있었어요.
6층 복도 쇼파 자리는 공용 공간이에요. 밤이라면 인기 없겠지만, 낮에는 객실보다 오히려 여기가 인기 더 좋았어요. 복도 쇼파 자리는 사람들이 다 앉아 있었지만, 제가 들어간 3등 객실은 사람이 거의 없었어요. 3등 객실 손님들 대부분이 낮이니까 복도 쇼파 자리에서 노는 것 같았어요.
참고로 3등 객실은 6층에 있어요.
"계단이 진짜 예쁘다."
골드스텔라 카페리는 홀이어야 할 중앙 공간이 둥글게 뻥 뚫려 있고, 그 공간에 계단이 있었어요. 계단은 곡선 형태였어요. 계단이 상당히 예뻤어요. 6층에서 중앙에 있는 계단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면 상당히 예쁘게 잘 나올 거에요.
계단에 서서 계단을 봐도 계단이 매우 예뻤어요. 사람들도 계단에서 사진을 찍고 있었어요. 골드스텔라 여객선 안에서 기념 사진을 찍고 싶다면 계단에서 찍을 만한 자리와 구도를 찾으면 될 거에요.
골드스텔라 여객선 역시 흡연 공간이 있었어요.
골드스텔라 여객선 3등 객실은 매우 넓었어요. 칸막이가 있기는 했지만, 과연 3등 객실이 다 차는 일이 있을지 궁금할 정도로요. 단체 손님이 타거나 성수기라면 3등 객실도 만석일 수 있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3등 객실은 한 사람당 꽤 넓은 공간을 사용할 수 있을 거에요.
골드스텔라 여객선 3등 객실의 장점이자 단점이라면 방 형태가 아니라 칸막이 형태라는 점이었어요. 칸막이로 구역만 나눠서 설정해놨을 뿐이었어요. 그렇기 때문에 출항 후 객실에 사람이 별로 없다면 다른 자리 가서 드러누워서 굴러다녀도 되었어요. 처음 승선했을 때는 자기 자리로 가야겠지만, 이후 3등 객실 자리가 널널하다면 원하는 곳으로 마음대로 옮겨도 되었어요.
대신에 칸막이 형태이기 때문에 만에 하나 시끄러운 사람이 있다면 피곤할 거에요. 특히 여수에서 제주로 내려갈 때 3등 객실에 코를 심하게 고는 사람이 여러 명 있다면 조금 괴로울 수도 있어요. 제주에서 여수로 갈 때야 낮에 출항해서 밤에 입항하기 때문에 반드시 꼭 잠을 자야 할 것까지는 없지만, 여수에서 제주로 갈 때는 배가 심야시간에 출항해서 이른 아침에 입항해요. 그래서 이때는 반드시 잠을 자야 해요. 그런데 이때 하필 3등 객실에 코를 심하게 고는 사람이 많다면 조금 힘들 거에요.
또한 뻥 뚫린 공간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매우 넓은 공간을 함께 사용하는 3등 객실 사람들이 들락날락거리는 것을 그대로 다 소리로 알 수 있었어요. 3등 객실 공간이 따로 마련되어 있기는 하지만, 폐쇄적인 느낌은 아예 없었어요. 드러누울 수 있는 완전히 오픈된 공간이라고 상상하면 실제 3등 객실을 이용할 때의 느낌과 얼추 맞을 거에요.
골드스텔라 여객선은 3등 객실도 시원한 창문이 있었어요. 그래서 객실 안에서 창문을 통해 바다를 감상할 수 있었어요. 이 점도 매우 좋았어요. 골드스텔라 여객선 자체가 창문이 매우 많은 배인지까지는 잘 모르겠지만, 제가 돌아다니며 본 결과 창문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만한 자리에는 창문이 다 있었어요. 여수에서 제주로 갈 때야 진짜로 아무 것도 안 보이는 깜깜한 심야시간에 출항하니 별 상관없겠지만, 훤한 낮에 출항하는 제주에서 여수로 갈 때는 이 부분이 너무 좋았어요. 3등 객실에서 창틀에 기대어 창문을 통해 바다를 시원하게 감상할 수 있었거든요. 3등 객실도 창문이 없는 구역이 있지만, 3등 객실에 사람이 많지 않고 창문 쪽 구역에 사람이 거의 없다면 창문 쪽으로 이동해도 되요.
골드스텔라 여객선 3등 객실은 개방감이 확실한 객실이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