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슬슬 집으로 갈까?"
2022년 4월 19일 저녁이었어요. 4월 19일 새벽 심야시간부터 시작해서 서울을 돌아다니다 카페에 가서 낮 시간 동안 글을 썼어요. 글을 쓰다 저녁 즈음이 되었을 때 라마단 이프타르 풍경을 보기 위해 서울 용산구 한남동 이태원 모스크로 갔어요. 과거와 같이 매우 많은 무슬림이 모스크에 모여서 함께 마그리브 예배를 드리고 이프타르 식사를 하는 장관은 보지 못했지만 대신 라마단이기 때문에 주변 식당과 모스크에서 무슬림들에게 적선 차원에서 음식 교환 식권을 제공해 음식을 받아가는 풍경을 봤어요. 이 정도면 매우 만족스러웠어요.
2년 동안 보지 못했던 라마단 이프타르도 봤어요. 이제 볼 만한 장면은 거의 다 봤어요. 밤을 꼬박 새고 계속 서울을 돌아다녔기 때문에 피곤했어요. 전날에 일부러 밤새 서울을 돌아다니기 위해 낮잠을 자고 늦게 일어나서 돌아다니고 있었지만 이미 잠을 안 자고 돌아다닌지 24시간을 훨씬 더 넘었어요. 이제 만족스럽게 집으로 돌아가서 잠을 자면 행복하고 즐거운 하루가 마무리될 거였어요.
아니, 나는 아직 더 돌아다니고 싶다.
정작 사회적 거리두기 규제가 전면 해제된 후 저녁 풍경은 보지 못했어요. 이제부터 시작이었어요. 길거리 번화가에는 사람들이 쏟아져나오고 있었어요. 모두가 아주 즐거워하며 놀고 있었어요. 이런 장면을 봐야 했어요. 원래 계획대로라면 이런 풍경부터 시작해서 아침에 집으로 돌아가야 했지만, 아직 24시간 카페가 제대로 24시간 영업을 개시하지 않았기 때문에 심야시간부터 시작했어요. 이제부터 진정한 번화가 저녁 풍경을 봐야 했어요.
"그래도 너무 많이 돌아다니기는 힘든데..."
이태원에 있는 나. 갈 만한 곳을 고민해봤어요.
이태원은 교통이 별로다.
이태원에서 가기 편한 곳은 강남. 강남을 혼자 가고 싶은 마음은 별로 없었어요. 강남이야 친구 만나러 자주 가는 곳이었어요. 조만간 친구와 강남 갈 거였어요. 굳이 혼자 안 가도 되었어요. 홍대 입구를 가면 재미있기는 하겠지만 여기는 낮에 다녀온 데다 집에서 완전히 반대방향으로 가는 곳이었어요. 이태원에서 바로 갈 수도 없고 지하철을 타고 환승해서 가야 했어요. 버스로 가도 환승해야 했구요.
"얌전히 종로나 다녀올까?"
종로로 가서 종로5가 효제초등학교 정류장까지 걸어가서 집까지 버스 타고 가는 코스가 가장 무난했어요. 종각 번화가도 구경하고 종로대로 따라서 걸어가다가 버스 타고 대학로, 수유역 같은 번화가도 버스에서 구경하구요. 엄청나게 많이 걸어다니는 것은 체력적으로 무리였어요. 이제 슬슬 집으로 돌아갈 방법도 고려하며 경로를 짜야 했어요. 너무 많이 돌아다니다가는 피곤해서 재미 하나도 없고 힘들기만 할 거였어요. 재수없으면 힘들어서 지하철 타고 집으로 가다가 지하철에서 곤히 잠들어서 양주, 동두천까지 가버릴 수도 있었어요.
버스를 타고 종로로 가기로 했어요. 이태원에서 버스를 타고 시청에서 내린 후 시청에서 걸어서 종로5가까지 걷기로 했어요. 버스를 타고 시청역으로 갔어요. 시청역에서 걸어서 종로5가 효제초등학교를 향해 걷기 시작했어요.
종로 번화가에는 사람들이 매우 많았어요. 배스킨라빈스 신메뉴를 먹기 위해 잠시 배스킨라빈스를 들렸어요. 만석이었어요. 1층 의자에 앉아서 신메뉴 아이스크림인 피카피카 피카츄 아이스크림을 먹고 다시 걷기 시작했어요. 이제 인사동까지 왔어요.
"인사동도 보고 가자."
인사동을 구경했어요. 인사동은 사람들이 그렇게 많지 않았어요. 인사동은 원래 그랬어요. 저녁 시간이 되면 사람들이 별로 많지 않아요. 이제 인사동도 다 봤으니 집으로 돌아가기로 했어요.
"아니지, 조계사 가자."
문득 조계사가 떠올랐어요. 조계사는 4월 초파일 부처님 오신날을 맞이해서 연등 장식을 해놨을 거였어요. 그래서 마지막으로 조계사 가서 연등 장식을 보고 오기로 했어요.
방향을 틀어서 조계사를 향해 걸어갔어요. 길거리에는 연등이 매달려 있었어요. 이 연등은 모두 조계사로 이어질 거였어요. 인사동에서 조계사 가는 길은 알고 있어요. 종로3가에서 안국역으로 이어지는 방향으로 봤을 때 왼쪽 골목길로 나가서 큰 길이 나오면 그 길을 따라 위로 올라가다보면 조계사였어요. 이쪽 길도 사람들이 과거에 비해 많아졌어요.
"연등 새로 잘 해놨다!"
조계사는 입구부터 연등 장식으로 매우 화려했어요.
분수는 연등 빛 때문에 알록달록하게 빛나는 분수가 되었어요.
하늘에는 연등이 빼곡하게 매달려 있었어요.
조계사 경내를 돌아다녔어요.
"여기 너무 예쁜데?"
어둠 속에서 알록달록 빛나는 연등. 황홀할 정도로 아름다웠어요.
조계사 대웅전 앞으로 갔어요. 대웅전 내부를 바라봤어요.
조계사 대웅전 입구로 올라갔어요.
"여기도 엄청 화려하게 장식해놓네."
멀리 종각 번화가의 화려하고 사람 많은 분위기와 거리가 조금 있는 곳이었어요. 그러나 종각 번화가의 활기찬 모습과 매우 잘 어울렸어요.
4월 초파일 즈음은 한국 여행에서 불교 절을 구경하기 가장 좋을 때에요. 한국 불교에서 가장 중요하고 큰 명절은 4월 초파일이에요. 그래서 이때가 가까워지면 전국 모든 절이 예쁘게 새 단장하고 연등을 새로 달아서 매우 화려하고 예쁜 모습으로 바뀌어요. 성당 구경할 때 가장 좋은 시기가 크리스마스 즈음이라면 절 구경할 때 가장 좋은 시기는 4월 초파일 부처님 오신 날 즈음이에요.
한국 여행을 계획중이라면 4월 초파일 부처님 오신 날 즈음에는 절을 가보는 코스를 하나 집어넣는 것도 좋아요. 낮에 가서 보는 것도 좋고, 밤에 가서 보는 것도 좋아요. 낮에 가서 보고 밤에 가서 보는 것도 좋구요.
조계사 연등은 매우 아름답고 황홀했어요. 5월에 서울 여행을 계획 중이라면 저녁에 잠시 서울에 있는 큰 절을 하나 찾아서 가보는 것도 좋을 거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