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여행기/식당, 카페

샐러디 칠리 베이컨 웜볼 샐러드

좀좀이 2022. 2. 5.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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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먹어본 패스트푸드 프랜차이즈 음식은 샐러디 칠리 베이컨 웜볼 샐러드에요.

 

올해 가을이었어요. 의정부역 주변을 돌아다니며 가을날을 만끽하던 중이었어요. 망한 가게도 여럿이었고, 새로 오픈한 가게도 여럿 있었어요.

 

"샐러디? 저기는 샐러드 전문점인가?"

 

'샐러디'라는 가게가 있었어요. 이름부터 샐러드를 떠올리게 했어요. 메뉴를 봤어요. 전부 샐러드였어요. 샐러드 전문점이었어요.

 

'요즘 배달시켜먹는 사람 많아서 생긴 곳인가?'

 

2020년부터 배달 전문 가게가 여기저기 많이 생겼어요. 사람들이 배달을 그렇게 많이 시켜먹을까 궁금했는데 제 예상보다 훨씬 더 배달을 많이 시켜먹었어요. 정말 별별 것을 다 배달시켜서 먹었어요. 햄버거 배달한다고 할 때 누가 햄버거를 배달시켜 먹을까 했는데 햄버거 배달시켜먹는 사람들이 상당히 많았어요. 카페에서 커피 배달한다고 하니까 누가 커피를 배달시켜서 마실까 했는데 커피 배달시켜서 마시는 사람들도 엄청나게 많았어요. 사람들이 진짜 모든 음식을 다 배달시켜서 먹고 있었어요.

 

배달 음식 전성시대에요. 이렇게 사람들이 배달을 엄청나게 많이 시켜먹자 아예 배달 전문 식당, 배달 전문 카페도 등장했어요. 실내에는 대기 좌석 한두 개만 있고 오직 배달 및 포장 주문만 받는 식당들이 도처에 생겼어요. 이렇게 배달시켜 먹는 사람이 많으니 샐러드 배달해서 먹는 사람이 없겠어요. 샐러드 전문점이 생겼다고 해도 그거 자체는 딱히 이상할 것 없었어요.

 

'저기도 배달 전문점인가 보네.'

 

배달 전문점 치고는 좌석이 많았어요. 매장이 넓은 것은 아니지만 실내에서도 먹고 갈 수 있게 되어 있었어요. 그러나 별 관심 가지지 않았어요. 샐러드 전문점이라면 샐러드 먹는 곳일 거에요. 샐러드에는 별 관심 없었어요.

 

그렇게 시간이 흘러갔어요. 샐러디 앞을 지나갈 때였어요.

 

"어? 저기 인기 좋나?"

 

샐러드 좋아하는 사람들은 많아요. 그런데 밖에서 보니 그릇이 꽤 컸어요. 그리고 중년층 아저씨들이 샐러드를 퍼먹고 있었어요.

 

'샐러드는 다이어트하는 사람들이 밥 대신 먹는 거 아냐?'

 

샐러드를 식사 대신 먹는다? 이러는 사람들 있기는 해요. 정말 순수하게 풀을 좋아하는 사람. 그런데 정말 순수하게 풀만 먹는 것을 좋아해서 샐러드 먹는 사람은 얼마 안 될 거에요. 그런 사람들이 유난을 하도 떨어서 많아 보이는 거지, 실제로 그런 사람은 얼마 안 되요. 실제 샐러드를 많이 소비하는 사람들은 주로 다이어트하는 사람들이에요. 다이어트 필수 요소가 샐러드라는 건 이제 전국민 기본 상식이에요.

 

신기했어요. 중년층 아저씨들이 샐러디 안에서 샐러드를 먹고 있었어요. 샐러디 안에서 중년 아저씨들이 먹고 있는 게 뜨끈한 국밥일 리는 없잖아요. 그런 메뉴는 입간판에 존재도 안 했어요. 다이어트에 신경 하나도 안 쓰게 생긴 사람들이 안에서 샐러드를 먹고 있는 것을 보자 호기심이 생겼어요. 샐러드는 전채 또는 다이어트 음식으로 알고 있었는데 안에서 샐러드 먹고 있는 사람들은 식사로 먹고 있었어요.

 

'나중에 한 번 가볼까?'

 

샐러드는 풀떼기. 수북히 담아줘도 풀떼기. 고깃집 상추 무한리필 채워놓은 것처럼 꽉꽉 눌러서 담았을 리 없으니 그릇이 아무리 커도 배가 엄청 부를 리는 없었어요. 저기는 아무리 봐도 배고플 때가 아니라 밥 먹기는 해야 하는데 딱히 배고프지 않을 때 가야했어요. 포만감을 즐기러 가는 곳은 분명히 아니었어요. 먹는 양 적은 사람이라면 포만감을 느끼겠지만 일반적인 한 끼 식사보다는 조금 적게 먹는 기분이 들 거였어요. 저기가 무슨 양배추 한 통, 양상추 한 통 통째로 주는 곳은 아닐 거 아니에요.

 

이 때문에 호기심이 생기기는 했지만 바로 가보지는 못했어요. 밥을 먹기는 해야 하는데 딱히 뭐 먹고 싶은 게 떠오르지 않을 때가 오면 그때 가기로 했어요. 그렇게 또 시간이 지나갔어요. 전날 엄청 많이 먹어서 밥 생각이 나지 않았어요. 그러나 밥을 먹기는 해야 했어요.

 

"샐러디 가봐야겠다."

 

전날 과식했기 때문에 양이 조금 적어도 괜찮았어요. 샐러드를 식사로 먹는다면 아무리 많이 먹어도 제 기준에서는 양이 많지는 않을 거였어요. 그래서 이날은 저녁으로 샐러디 가서 샐러드를 먹어보기로 했어요. 어째서 중년 아저씨들까지 와서 샐러드를 식사 대신 먹고 있는지 궁금했어요.

 

샐러디로 갔어요. 메뉴를 봤어요. 샐러드 외에 샌드위치도 있었어요. 그러나 샌드위치는 관심사가 아니었어요. 샐러디 왔으니 샐러드 먹어야죠. 샐러드 메뉴를 쭉 살펴봤어요.

 

"웜볼 종류 중에 하나 골라야 할 건가?"

 

식사 대신 먹으려면 웜볼 종류 중 하나를 선택하는 게 괜찮아 보였어요. 아무 것도 모르고 처음 왔기 때문에 무엇을 골라야 할 지 하나도 몰랐어요. 그저 메뉴 사진과 이름만 보고 찍어야 했어요. '샐러디' 메뉴에 있는 것은 진짜 샐러드들이었어요. 시저치킨, 탄단지, 콥, 리코타치즈, 연어, 쉬림프 모두 진짜 샐러드였어요. 양이 얼마나 나올지 모르겠지만 이름만 보면 건강하다 못해 너무 건강한 것들이었어요.

 

고기도 들어 있고 뭔가 식사처럼 먹을 수 있는 것은 웜볼 종류들 같았어요. 웜볼 종류로는 칠리베이컨, 우삼겹, 치킨소시지, 단호박두부, 할라피뇨 치킨이 있었어요. 이런 건 고기가 들어가 있으니 식사로 먹어도 될 거 같았어요.

 

'무난하게 칠리베이컨 샐러드 주문해야겠다.'

 

칠리 베이컨 웜볼 샐러드가 식사로 먹기 제일 좋아보였어요. 아무 것도 모르고 이름과 사진만 보고 결정하는 거라 전부 지레짐작해야 했어요. 단호박 두부는 너무 건강한 샐러드일 거라 탈락, 할라피뇨 치킨은 그렇지 않아도 올해 내내 닭강정 많이 먹었기 때문에 탈락, 우삼겹은 왠지 상추쌈 먹는 거 같을 거 같아서 탈락, 남은 치킨소시지와 칠리베이컨 중 고기반찬 먹는 기분이 들 만해 보이는 것은 칠리베이컨 샐러드였어요.

 

샐러디 칠리 베이컨 웜볼 샐러드를 주문했어요.

 

샐러디 칠리 베이컨 웜볼 샐러드는 이렇게 생겼어요.

 

 

샐러디 칠리 베이컨 웜볼 샐러드는 소스가 따로 나왔어요. 뿌려먹고 싶은 사람은 뿌려먹고, 찍어먹고 싶은 사람은 찍어먹을 수 있었어요. 소스를 얼마나 뿌릴 지는 자기가 결정하면 되었어요. 저는 당연히 스푼으로 싹싹 긁어서 다 넣었어요.

 

 

"밥 있다!"

 

샐러디 칠리 베이컨 웜볼 샐러드에는 밥도 들어 있었어요. 일반적인 밥에 쓰는 쌀은 안 섞여 있는 순수한 잡곡밥이었어요. 얼핏 보면 꽁보리밥처럼 생겼어요.

 

"이거 예쁘긴 예쁘네."

 

나무 그릇 안에 들어 있는 칠리 베이컨 웜볼 샐러드는 매우 예쁘게 생겼어요. 광고 사진에 나오는 것과 똑같이 생겼어요. 광고 사진과의 차이라면 광고 사진 속 칠리 베이컨 웜볼 샐러드는 삶은 계란이 활짝 펼쳐져 있었어요. 이거 외에는 다 똑같았어요. 계란 펼치는 거야 그게 정 불만이라면 직접 펼치면 되요. 광고 사진과 똑같은 예쁜 음식이 나와서 시각적으로 매우 만족스러웠어요.

 

사진을 무성의하게 대충 찍어도 사진이 매우 예쁘게 나왔어요. 역시 요즘은 음식에서 시각적인 효과도 매우 중요해요.

 

 

샐러디 칠리 베이컨 웜볼 샐러드는 야채에 베이컨, 에그, 옥수수, 양파플레이크가 올라가 있어요. 여기에 소스는 크리미 칠리 소스에요. 샐러디에서는 귀리, 보리, 안남미, 와일드라이스로 만든 통곡물 밥이 들어갔다고 소개하고 있어요.

 

샐러디 칠리 베이컨 웜볼 샐러드 가격은 6900원이에요.

 

샐러디 칠리 베이컨 웜볼 샐러드 열량은 485kcal이에요. 여기에 크리미 칠리 소스를 더한 한 접시 전체 열량은 723kcal이에요. 평범한 식사로 먹을 거라면 드레싱도 다 넣어야 해요.

 

크리미 칠리 소스를 스푼으로 마지막 한 방울까지 잘 긁어서 집어넣고 가볍게 비벼서 먹기 시작했어요.

 

아주 건강한 타코벨 맛.

 

엄청나게 건강한 타코벨 타코 같은 맛이었어요. 크리미 칠리 소스가 미국식 퓨전 멕시코 음식 중 하나인 타코벨 같은 맛을 만들었어요. 우리가 흔히 상상하는 멕시코 음식 이미지에 매우 부합하는 향이었어요. 머스타드가 조금 섞인 것 같은 칠리 소스였어요. 소스는 새콤한 맛은 그다지 강하지 않았어요. 신맛이 너무 강했으면 칠리가 아니라 머스타드 뿌려먹는 맛이었겠지만 신맛이 별로 강하지 않았어요. 매운 맛은 살짝 있었어요. 없다고 무시해도 되기는 하는데 없으면 맛이 달라져서 없다고 하면 안 되는 수준이었어요.

 

베이컨은 고소한 맛을 더해줬어요. 양파 플레이크는 가볍게 양파향을 더해줬어요. 여기에 옥수수는 맛에 신들린 기술을 넣었어요. 옥수수는 씹을 때마다 매우 달았어요. 단맛을 더해주는데 곡물 단맛이라 먹는 동안 어색하지 않았어요. 옥수수로 단맛의 포인트를 만들었는데 단맛의 포인트가 거부감 들지 않았어요.

 

더 재미있는 점은 곡물밥과 크리미 칠리 소스에 비빈 샐러드 맛이 상당히 잘 맞았다는 점이었어요. 밥과 샐러드를 같이 떠먹는데 맛있었어요. 길게 썰려서 잘 안 떠지는 이파리는 포크로 찍어먹고 스푼으로 밥과 잘 떠서 먹을 수 있는 이파리는 밥과 같이 먹었어요. 밥과 샐러드 맛 조화가 매우 좋았어요. 타코벨 좋아한다면 무조건 좋아할 맛이었어요. 타코벨 타코에서 싱싱한 맛이 크게 강화된 맛이었어요. 평소 나초 같은 거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나초랑 같이 먹어도 맛있다고 할 맛이었어요.

 

'곡물밥 추가하면 딱 좋겠다.'

 

샐러디 칠리 베이컨 웜볼 샐러드는 제 예상보다는 양이 훨씬 많았어요. 그러나 그건 어디까지나 제 예상보다 많다는 거였어요. 평소에 식당 공기밥 하나 먹고 배부르다고 할 사람이라면 양이 적당하다고 할 거에요. 그런데 저는 식당 공기밥 하나로는 양이 적어요. 공기밥 2그릇은 먹어야 해요. 샐러디 칠리 베이컨 웜볼 샐러드가 식사로 양이 부족하지는 않았지만 제가 먹는 양 기준으로 보면 조금 살짝 부족했어요. 만약 곡물밥 추가했다면 한 끼 점심 식사로 괜찮았을 거에요.

 

 

뭔지 모르고 웜볼로 주문했는데 웜볼로 주문한 것이 신의 한 수였어요. 곡물밥 존재감이 상당했어요. 식감도 좋았고 양과 포만감에서도 꽤 중요했어요. 질척이는 것 없고 깔끔한 식감이었어요. 샐러드 자체도 맛있었지만 곡물밥도 참 맛있었어요. 샐러드와 곡물밥의 조화가 매우 마음에 들었어요. 둘을 같이 먹으니까 진짜 맛있었어요. 곡물밥과 같이 먹자 특별한 샐러드 느낌이 들었어요.

 

맛있게 잘 먹었어요. 역시 이런 거 고를 때 정 모르겠으면 베이컨 찍으면 되요.

 

샐러디 칠리 베이컨 웜볼 샐러드는 식사로도 괜찮았어요. 단, 저는 다음에 샐러디 가면 반드시 곡물밥 추가해서 먹을 거에요. 아니면 과식한 다음날에 가서 먹든가요. 평소에 식사로 김밥 한 줄~한 줄 반에 만족한다면 웜볼 하나로 만족하겠지만 식사로 김밥 2줄 먹어야 한다면 곡물밥 추가해야 식사 양에 맞을 거에요.

 

샐러디 칠리 베이컨 웜볼 샐러드는 멕시코 음식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꽤 좋아할 맛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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