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먹어본 일본 라멘은 일본 라멘, 우동 전문 체인점인 소노야의 돈코츠 라멘이에요.
"저녁 뭐 먹지?"
슬슬 저녁 먹을 시간이 다가오고 있었어요. 저녁에 무엇을 먹을지 곰곰히 생각해봤어요. 딱히 떠오르는 것이 없었어요. 그렇다고 굶을 수는 없었어요. 저녁을 먹기는 해야 했어요. 방에 있는 라면은 슬슬 떨어져가고 있었어요. 라면이 남아 있었기 때문에 여차하면 라면을 끓여먹는 방법이 있었어요. 하지만 라면 말고 다른 것을 먹고 싶었어요. 라면은 바로 전날 저녁으로 끓여먹었기 때문이었어요. 매일 라면만 먹으면 건강에 매우 안 좋아요.
'딱히 먹고 싶은 게 없는데...'
편의점 도시락을 사먹을까 하다가 관뒀어요. 편의점 도시락은 있는 시간이 있고 없는 시간이 있어요. 지금 편의점 가봤자 괜찮은 도시락은 남아 있을 리 없었어요. 대부분 별 볼 일 없는 제일 인기 없는 도시락이나 한두 개 남아 있을 거였어요. 어쩌면 그것조차 안 남아 있을 수 있었어요. 편의점 도시락이 다 떨어져서 없는 시간도 매우 많으니까요. 그래서 편의점 도시락은 제외했어요.
"김밥도 오늘은 별로인데..."
예전에는 김밥을 잘 사먹었어요. 그렇지만 요즘은 김밥 잘 안 사먹고 있어요. 김밥이 너무 비싸요. 식사로 배부르게 먹으려면 세 줄은 먹어야 할 건데 김밥 세 줄이면 이게 만원이에요. 돈 만원 써서 꼭 맛있는 김밥을 먹는다는 보장도 없어요. 김밥천국에서 가장 저렴한 김밥은 이제 편의점 김밥만도 못한 대참사가 나오는 경우도 허다해요. 예전에는 가격 괜찮고 맛있어서 김밥을 잘 사먹었지만 요즘은 김밥 사먹으려고 하면 오히려 돈이 아까운 경우가 많아요.
'짜장면은 안 먹어야지.'
가성비 가장 좋은 메뉴는 짜장면 곱빼기에요. 짜장면 곱빼기는 양이 많아요. 가격도 합리적이구요. 짜장까지 다 긁어먹는다면 야채, 고기도 잘 먹을 수 있어요. 게다가 원래부터 짜장면을 많이 좋아해요. 짜장면은 소화가 느린 편이라 식사용으로 매우 좋아요. 일하거나 이사할 때 괜히 짜장면 먹는 게 아니에요. 하지만 며칠 전에 짜장면 사먹었어요. 아무리 짜장면을 좋아해도 벌써 또 사먹고 싶지는 않았어요.
'국물? 라멘?'
짜장면 말고 다른 면류는 없을지 곰곰히 생각해봤어요. 그때 일본 라멘이 떠올랐어요.
'일본 라멘이면 의정부역 소노야?'
의정부에는 일본 라멘 파는 식당이 거의 없어요. 그나마 일본 라멘 판매하는 식당은 의정부역 대합실에 있는 식당인 소노야에요. 거기 말고는 의정부에서 일본 라멘 기대 안 하는 것이 속 편해요. 아오리 라멘이 있기는 한데 거기는 영업하고 있는지 모르겠어요. 영업하는 거 같기는 한데 밖에서 건물 외관 보면 정말 발이 안 가요. 예전에 일본 라멘 잘 하는 식당이 한 곳 있었는데 그곳은 없어졌어요.
'소노야나 갈까?'
일본 라멘 맛집이 밀집해 있는 곳은 홍대입구에요. 일본 라멘 하나 먹자고 의정부에서 홍대까지 가기는 싫었어요. 일본 라멘이 너무 먹고 싶어서 일본 라멘 맛집 찾아보던 중도 아니었고, 시간도 매우 늦었어요. 이제 씻고 홍대 가면 일본 라멘 맛집들은 싹 다 문 닫았을 거였어요. 주변에서 대충 밥 먹을 만한 곳을 찾는 중이었지, 멀리 나가서 맛집 가보려고 하던 때가 아니었어요.
"소노야 가서 일본 라멘이나 먹고 와야겠다."
날이 쌀쌀하니 따뜻한 국물을 먹고 싶었어요. 인스턴트 라면과 일본 라멘은 다르니까 이건 괜찮았어요.
씻고 의정부역 소노야로 갔어요. 식사하고 있는 사람들이 여럿 있었어요. 소노야는 의정부역 안에 있지만 항상 식사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어요. 나름대로 의정부 일본 라멘 맛집이에요. 맛은 둘째치고 의정부에서 일본 라멘 먹을 수 있는 식당이 사실상 소노야 뿐이니까요.
"어떤 라면 먹지?"
메뉴를 쭉 봤어요. 만만한 것이 돈코츠 라멘이었어요. 돈코츠 라멘을 주문했어요. 조금 기다리자 돈코츠 라멘이 나왔어요.
일본 라멘 우동 전문점 소노야 돈코츠 라멘은 위 사진과 같이 생겼어요.
일본 라멘 우동 전문점 소노야에서는 돈코츠 라멘에 대해 '두툼한 돼지뼈를 오랜시간 우려내어 농후한 맛과 향!'이라고 소개하고 있어요.
소노야 돈코츠 라멘 가격은 한 그릇에 8천원이에요.
일본 라멘 우동 전문점 소노야 돈코츠 라멘 국물은 누르스름한 빛이 살짝 도는 탁하고 뿌연 국물이었어요.
소노야 돈코츠 라멘 면 위에는 숙주가 조금 올라가 있었어요. 숙주 위에는 차슈 2조각이 올라가 있었어요. 차슈 위에는 부추로 추정되는 풀과 어묵 한 개, 계란 완숙 반 개가 토핑으로 올라가 있었어요.
하얀 순대국밥 국물에 된장 조금 풀고 면 말아먹는 맛.
소노야 돈코츠 라멘 국물을 먼저 떠서 먹어봤어요. 아주 친숙한 맛이었어요. 일본 라멘 맛이기는 한데 '일본 라멘'이라는 음식을 떠나서 너무 익숙한 맛이었어요. 아주 가까운 곳 다른 식당에서 비슷한 맛 국물을 금방 찾을 수 있을 것 같았어요. 바로 순대국밥 국물 맛이었어요.
소노야 돈코츠 라멘 국물은 돼지고기 향이 살살 느껴졌어요. 설렁탕 비슷한 구수한 향이었어요. 설렁탕 향과 뽀얀 순대국밥 향의 중간쯤 되는 향이었어요. 설렁탕이라고 하기에는 쇠고기 냄새와 돼지고기 냄새가 달랐고, 순대국밥 향이라고 하기에는 푹 고아서 만든 국물 냄새가 달랐어요. 그래서 설렁탕과 순대국밥 향의 중간쯤에 위차한 향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맞아보였어요.
소노야 돈코츠 라멘 국물맛도 순대국밥과 설렁탕의 중간쯤 되는 맛과 비슷했어요. 뼈를 고아서 만든 고소한 국물맛과 고기를 푹 고아서 만든 국물맛이 섞여 있는 맛이었어요. 차슈 두 조각은 국물에서 고기향이 잘 느껴지게 만들고 있었어요. 차슈 역할이 국물 전체적인 맛과 향에서 매우 중요했어요. 국물에서 돼지고기 잡내는 하나도 안 느껴졌어요. 고기향이 나는 것에 비해 고기 잡내는 없는 깔끔한 편이었어요.
소노야 돈코츠 라멘 국물맛에서 짠맛은 조금 강한 편이었어요. 짠맛이 살짝 날카로웠어요. 인스턴트 라면을 끓일 때 물 조금 넣고 끓여서 짜게 끓인 라면과 비슷한 정도였어요. 일본 라멘 국물맛이 원래 짜니까 짠맛을 강하게 잡기는 해야 하지만 그렇다고 진짜 짜게 만들면 사람들이 매우 싫어하니 딱 조금 짜다고 느낄 정도로 짜게 만들어놓은 맛이었어요. 국물을 다 먹을 수 있는 선에서 짠 편이었어요.
'여기 된장 조금 넣었네.'
소노야 돈코츠 라멘 국물에서 일본 된장 향이 조금 느껴졌어요. 된장향이 강하게 느껴지지는 않았어요. 그렇지만 확실히 된장이 섞여 있었어요. 국물을 계속 먹다 보면 된장 맛이 조금 느껴졌어요.
소노야 돈코츠 라멘은 맛이 부드러운 편이었어요. 그런데 우리나라에서 인기 좋은 일본 라멘 맛집 보면 다 맛이 부드러운 편이에요. 일본 라멘 식당들 보면 처음에는 일본 본토의 맛이라고 고기 냄새와 짠맛 매우 강하게 잡았다가 시간이 갈 수록, 그리고 인기에 비레해서 고기 냄새와 짠맛이 점점 약해져가요. 오히려 한국 현지화 하나 없이 원색적으로 짜고 고기 냄새 많이 나게 만들면 평이 안 좋아져요. 심지어 제주도 고기국수조차도 관광객들이 많이 찾으면서 맛이 이렇게 바뀌어갔어요.
소노야 돈코츠 라멘은 무난하게 먹기 딱 좋은 맛이었어요. 국물이 짭짤하기는 한데 국물을 끝까지 다 먹는 데에 지장이 될 정도로 짜지는 않았고, 된장향 살살 느껴지는 설렁탕, 순대국밥 국물 같은 맛이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