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24시간 카페 탐방기

서울 홍대입구역 상수역 합정역 홍익대학교 24시간 카페 - 던킨 24H 홍대점

좀좀이 2021. 11. 26.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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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너무 지체되는데?"

 

다음 목적지는 서울 홍대입구역 홍익대학교 입구에 있는 24시간 카페인 던킨 24H 홍대점이었어요. 그런데 신촌 24시간 카페인 카페나무에서 시간을 계속 지체하고 있었어요. 뜬금없이 컴퓨터에 작은 문제가 발생했어요. 이거 해결한다고 시간을 많이 날려먹었어요. 여기에 글은 글대로 잘 안 써졌어요. 보통 24시간 카페 탐방갈 때는 도입부는 집에서 거의 다 쓰고 나와요. 집에서 출발하기 전 이야기는 집에서 다 쓰고 오기 때문에 첫 번째 카페에서 쓰는 글은 집에서 출발한 부분부터 쓰면 되요. 그런데 이날은 집에서 아무 것도 안 쓰고 나왔어요. 그러니 글 쓰는 데에 시간이 훨씬 많이 걸렸어요.

 

"4시까지는 나가야하는데?"

 

만약 원래 오던 길로 종로에서 신촌으로 왔다면 매우 빨리 왔을 거에요. 길을 다 알기 때문에 길을 찾느라 시간이 걸릴 일이 전혀 없었어요. 한두 번 걸었던 길이 아니다보니 길도 다 알고 있어요. 정확히는 몸이 기억한다고 해야 할 거에요. 어느 구간이 힘들고 어느 구간이 쉬운지 몸이 기억하고 있어서 의식하지 않아도 완급 조절하면서 최대한 빨리 걸어요.

 

하지만 2021년 11월 17일 새벽에는 평소 다니던 길로 가지 않았어요. 평소에 안 가던 길로 갔어요. 이렇게 걷고 싶었어요. 평소 다니던 길로 또 간다면 엄청 지루할 거였어요. 종로에서 홍대입구까지 걸은 게 한두 번이 아니니까요. 버스 타고 간 적까지 다 합치면 정말 많이 갔어요. 버스 타고 가는 길과 걸어서 가는 길이 똑같기 때문에 이 길은 신기할 것이 하나도 없는 길이었어요.

 

여기에 안 가본 길로 가야만 하는 이유가 하나 있었어요.

 

24시간 카페를 찾아서.

 

서울은 지난 2020년 11월 24일 이후 약 11개월간 심야시간 카페, 식당 심야시간 영업이 금지되어 있었어요. 이 때문에 기존에 있던 24시간 카페는 전멸했어요. 이로 인해 과거에 24시간 카페였다는 정보는 전부 쓸모없어져버렸어요. 그렇지만 24시간 카페가 없지는 않아요. 24시간 카페는 분명히 있어요. 문제는 이게 어디 있는지 알아낼 방법이 도저히 없다는 점이었어요. 심야시간에 찾는 방법이 없지는 않지만 그 방법만으로는 찾을 수 없었어요. 특히 카카오맵은 업데이트가 엄청나게 잘 안 되요. 네이버 지도로 봐도 약간씩 차이가 있어요. 그러다보니 직접 발로 뛰면서 숨어 있는 24시간 카페가 있는지 수색해야 했어요.

 

2021년 11월 17일 새벽 4시 40분, 신촌 24시간 카페인 까페나무에서 나왔어요.

 

 

전과 달리 거리에 사람들이 조금 있었어요. 술집에서 술을 마시는 사람들도 있었어요. 술 마시고 나와서 거리를 돌아다니는 사람들도 있었어요. 대부분의 술집이 문을 닫았지만 어떤 술집에는 여전히 사람들이 많이 있었어요.

 

"빨리 가야겠다."

 

다시 걷기 시작했어요.

 

"여기도 24시간 카페였었네?"

 

 

까페나무 옆쪽 골목길에 CAFE ANN 이라는 카페가 있었어요. 카페 앤 신촌점은 24시간 영업한다고 간판에 표시되어 있었지만 불이 꺼져 있었어요.

 

신촌 큰 길로 나갔어요.

 

 

'저 토스트 가게는 이 시각에 장사하고 있네?'

 

사진 속 토스트 가게는 새벽 2시 반에 신촌에 왔을 때도 장사하고 있었어요. 새벽에 인력시장 나가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는 토스트 가게가 아니었어요. 새벽 2시 반에 인력시장 나가는 사람이 어디 있어요. 아무리 빨라도 새벽 4시, 보통 새벽 5시에요. 그런데 저 토스트 가게는 새벽 2시 반부터 이때까지 계속 장사하고 있었어요.

 

경의선 철길 공원으로 갔어요. 혹시 24시간 카페가 있는지 볼 생각이었어요.

 

 

경의선 철길 공원 쪽에는 24시간 카페가 없었어요.

 

 

'가비애도 아직 24시간 안 하네.'

 

가비애도 불이 꺼져 있었어요. 가비애는 홍대에서 나름 꽤 알려진 24시간 카페였어요. 제가 처음 간 홍대 24시간 카페였어요. 만약 가비애가 24시간 영업하고 있었다면 모처럼 추억을 되살려보려고 가비애를 갔을 거에요. 던킨 24H 홍대점이야 나중에 가도 되니까요. 강서구에 있는 24시간 카페를 가려면 천상 홍대입구부터 와야 하고, 던킨 24H 홍대점은 그때 가도 되었어요. 그리고 대학교 시험철이 되면 아마 과거 24시간 카페였던 곳들이 하나 둘 다시 24시간 영업을 재개할 거였어요. 그래서 가비애가 24시간 영업중이면 이날은 가비애를 가려고 했어요. 하지만 가비애는 불이 꺼져 있었어요.

 

가비애 옆 커피프린스 거리로 갔어요. 전에 왔을 때보다 훨씬 밝았어요. 이쪽에 있는 24시간 카페인 커피101은 불이 켜져 있었어요. 여기는 24시간 영업하고 있는 곳이었어요. 커피101이 24시간 영업하고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어요. 여기는 전부터 커피 배달을 했었어요. 아마 지금도 커피 배달 주문을 계속 받고 있을 거에요.

 

홍대 어울마당로까지 왔어요.

 

 

"박스로 성벽 쌓아놓은 거 봐라."

 

 

박스로 성벽을 쌓아놨어요. 이런 장면은 심야시간에 다닐 때 볼 수 있는 묘미에요. 낮에는 이런 장면 보기 어려워요.

 

 

2021년 11월 17일 새벽 5시 18분, 서울 홍익대학교 24시간 카페인 던킨 24H 홍대점에 도착했어요.

 

'주변 좀 더 돌아다니고 들어갈까?'

 

평소라면 바로 던킨 24H 홍대점으로 들어갔을 거에요. 그렇지만 이때는 달랐어요. 혹시 제가 못 찾은 홍대입구 24시간 카페가 있는지 찾아봐야 했어요. 홍대입구는 유흥가이자 대학가에요. 그런데 24시간 카페가 커피101과 던킨 24H 홍대점 외에는 완벽히 전멸했어요. 24시간 카페가 커피101과 던킨 24H 홍대점 외에 단 한 곳도 없어요. 과거에는 홍대입구에 24시간 카페가 여러 곳 있었어요. 그런데 그 모든 24시간 카페가 싹 다 사라졌어요. 망하지는 않았어요. 단지 24시간 영업을 안 할 뿐이에요.

 

'그래도 홍대입구인데 있지 않을까?'

 

홍대입구부터 상수역까지는 밤에도 사람이 꽤 있는 곳이에요. 클럽 거리에는 당연히 지금도 사람이 꽤 있을 거였어요. 그런데 24시간 카페가 전멸 수준이라는 것이 안 믿겼어요. 24시간 카페 분포만 보면 이제 서울 강북권 심야시간 중심지는 수유역이었어요. 아무리 생각해도 심야시간 상권이 홍대입구가 수유역한테 밀렸다는 것이 납득가지 않았어요.

 

수유역은 2021년 11월 1일 저녁부터 바로 24시간 카페가 몇 곳 24시간 영업을 개시했어요. 수유역 상권이 서울 강북권 뿐만 아니라 경기도 의정부까지 배후지라고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심야시간에 홍대입구가 수유역에 밀린다는 게 눈으로 봤음에도 불구하고 전혀 받아들이지 못했어요. 왠지 이 동네를 열심히 돌아다니면 숨어 있는 24시간 카페가 하나는 더 있을 것 같았어요.

 

'여기 더 돌아다녀봐야겠다.'

 

평소와 달리 던킨 24H 홍대점으로 바로 들어가지 않고 상수역까지 돌아다녀보기로 했어요.

 

 

"와, 진짜 전멸이네?"

 

상수역까지 걸어갔어요. 골목길을 모두 다 돌아다녀보지는 않았지만 굳이 그럴 필요 없어요. 낮시간이 아니라 깜깜한 심야시간이라 영업하고 있다면 불이 환하게 켜져 있어요. 불이 환하게 켜진 곳은 대부분 스티커 사진 촬영하는 곳이었어요.

 

"무슨 영정사진 찍어? 왜 이렇게 사진 가게만 많아?"

 

보면서 여러 감정이 담긴 웃음이 나왔어요. 재미로 찍는 사진이지만 2020년부터 지금까지의 상황을 떠올려보면 추억 기념 사진이 완전 영정 사진이에요. 과거에 너무나 당연했던 것들이 지금은 엄청나게 소중하고 쟁취해야 하는 것이 되어버렸으니까요. 예전 홍대였다면 여기 와서 24시간 카페 찾아서 돌아다닐 일 자체가 없었어요. 도처에 24시간 카페가 있었으니까요. 연남동 쪽은 24시간 카페가 없었지만 홍대 번화가 쪽에는 24시간 카페가 여러 곳 있었어요. 홍대 번화가 와서 24시간 카페 찾아 삼만리라는 것 자체가 과거에는 상상도 못 했던 일이었어요. 그런데 이게 지금 현실이에요.

 

상수역까지 갔다가 다시 홍익대학교 입구로 돌아왔어요. 중간에 클럽 거리가 있었어요. 클럽 거리에는 역시 사람들이 있었어요. 과거보다는 훨씬 적기는 했지만 여전히 노는 사람들이 있었어요.

 

던킨 24H 홍대점으로 왔어요.

 

 

던킨 24H 홍대점 주소는 서울특별시 마포구 와우산로 102이에요. 지번 주소는 서울특별시 마포구 서교동 338-48 던킨도너츠 홍대점이에요.

 

 

던킨 24H 홍대점은 일요일에는 22시 30분까지 영업해요. 그리고 월요일 오전 7시부터 다시 영업을 재개해요. 일요일 22시 30분부터 월요일 7시까지는 문을 닫아요. 이 외 시간은 전부 항상 문이 열려 있고 영업해요.

 

 

던킨 홍대점은 2층 구조에요. 2층으로 올라갔어요.

 

 

"카페 매우 예쁜데?"

 

과거 24시간 카페의 강자 할리스, 탐앤탐스, 드롭탑은 몰락했어요. 대신 던킨이 24시간 최강자로 부상하고 있어요. 던킨이 24시간 카페를 여러 곳 운영하고 있어요. 지난 번에는 수유역에 있는 던킨 24시간 매장을 갔었고, 이번에 온 곳은 홍대입구역에 있는 던킨 24시간 매장이었어요.

 

'던킨은 24시간 카페 진출할 만 해.'

 

미국에서 던킨은 심야시간에 경찰들에게 커피와 도넛을 무료로 제공하는 마케팅으로 많이 유명해졌어요. 그리고 던킨은 도넛 전문점 이미지를 벗고 카페로 인식되려고 엄청나게 노력하고 있어요. 이런 점을 고려하면 던킨이 24시간 매장을 과거에 운영하지 않았던 점이 오히려 이상했어요. 던킨이라면 미국에서의 마케팅을 응용해서 누구보다도 더 열심히 24시간 카페를 만들고 운영할 것 같은데요.

 

 

 

던킨 24H 홍대점은 흡연실이 없는 카페였어요. 대신 흡연구역이 있었어요.

 

 

흡연실과 흡연구역의 가장 큰 차이점이라면 바로 지붕이에요. 구조적으로 흡연실이라면 실내, 흡연구역이라면 실외이기는 한데 이 둘의 차이는 공간 배치적인 부분보다 지붕의 유무가 이용할 때 훨씬 큰 차이점으로 다가와요.

 

어렵게 생각할 거 없어요. 비 오면 어떻게 할 건데요. 흡연구역은 지붕이 없어서 우산 쓰고 담배 태워야 해요. 던킨 24H 홍대점의 흡연구역은 지붕이 없었어요. 비 오는 날에 던킨 홍대점 흡연구역에서 담배 태우려면 우산 쓰고 담배 태워야 해요.

 

 

그러나 흡연 구역이 마련되어 있다는 점 자체가 매우 중요했어요. 흡연실 아예 없는 카페도 수두룩하니까요.

 

 

재미있는 점은 흡연구역을 매우 신경써서 예쁘게 꾸며놨다는 점이었어요. 실내도 예쁘기는 했지만 솔직히 흡연구역이 더 느낌있고 멋졌어요. 여기에 흡연구역에서 바라본 던킨 홍대점 뷰는 진짜로 멋졌어요. 어떻게 된 것이 입구에서 보는 던킨 홍대점보다 흡연구역에서 본 던킨 홍대점이 훨씬 더 예뻤어요.

 

던킨 홍대점 위치는 홍익대학교 정문 옆이에요. 그래서 던킨 홍대점은 홍대입구역 24시간 카페에요. 던킨 홍대점에서 상수역, 합정역은 길만 알면 쉽게 갈 수 있어요. 별 생각없이 걸어갈 수 있는 거리에요. 여기에 상수역, 합정역에는 24시간 카페가 없어요. 상수역 근처에는 24시간 카페로 드롭탑이 있었지만 현재 24시간 영업을 하지 않고 있어요. 합정역 근처에는 24시간 카페로 할리스가 있었지만 여기도 마찬가지로 지금 24시간 영업을 하지 않고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홍대입구역 뿐만 아니라 상수역, 합정역에서 24시간 카페를 찾는다면 던킨 24H 홍대점으로 가야 해요.

 

던킨 홍대점은 책 보고 공부하고 노트북 작업하기 매우 좋은 곳이었어요. 콘센트가 설치되어 있는 좌석이 꽤 많았어요. 좌석간 배치도 넓은 편이었어요. 24시간 카페가 아니라 그냥 카페로 봐도 꽤 좋은 카페였어요.

 

홍대입구역, 상수역, 합정역에서 24시간 카페를 찾는다면 던킨 24H 홍대점이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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