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마셔본 프랜차이즈 카페 음료는 설빙 식혜에요.
올해 초 엄청나게 추웠을 때였어요. 집에서 인터넷 하면서 시간을 보내다가 우연히 설빙 메뉴를 보게 되었어요.
"설빙에서도 식혜 파네?"
깜짝 놀랐어요. 설빙에서 식혜를 판매하고 있었어요. 모든 매장에서 다 판매하는 것인지는 알 수 없었어요. 어쨌든 설빙에서 식혜도 판매하고 있다고 나와 있었어요.
'설빙도 음료 팔기는 팔지?'
설빙은 빙수가 유명해요. 대부분이 빙수 전문점으로 알고 있어요. 이런 상식은 틀리지 않았어요. 실제로 설빙은 빙수 전문점으로 시작했고 지금도 빙수 전문점이에요. 설빙 간다고 하면 보통 빙수 먹으러 가요.
그렇지만 설빙은 빙수만 판매하는 가게는 아니에요. 정확히는 빙수 카페에요. 설빙에서 여러 음료도 판매해요. 커피도 판매하고 에이드 같은 음료도 판매해요. 다양한 차도 판매하고 있어요. 이런 것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어요. 빙수만 판매하면 계절에 따른 매출 변동이 엄청나게 커요. 또한 빙수 가격 자체가 만만하지 않다 보니 손님 방문이 적어요. 또한 빙수는 빙수고 음료는 음료인 경우도 있어요. 그래서 설빙이 음료도 같이 하는 것 자체는 이상할 것 없어요. 배스킨라빈스가 아이스크림만 판매하지 않고 음료도 같이 판매하는 것과 같은 이치에요.
그러나 식혜는 조금 많이 놀랐어요. 커피, 에이드, 차 같은 것은 다른 카페에서도 많이 판매하는 메뉴에요. 하지만 식혜는 잘 판매하지 않아요. 식당에서는 식혜를 그냥 주는 경우가 조금 있어요. 식당에서 식혜를 그냥 주는 이유는 이미 준비한 밥이 안 팔렸을 때 버리지 않고 식혜로 만들어서 음료로 제공하면 팔리지 않고 남은 밥을 버리지 않아도 되고 손님들도 좋아해요. 그래서 이런 것은 이해할 수 있어요. 그렇지만 카페에서는 애초에 밥을 지을 일이 없으니 식혜를 팔기 위해서는 일부러 밥을 지어야해요. 이 때문에 카페에서 식혜를 판매하는 경우는 좀처럼 보이지 않는 편이에요.
"설빙 식혜는 어떤 맛일건가?"
이 당시에는 카페 매장 취식 전면 금지 기간이었어요. 엄청나게 추운데 길거리에서 식혜 마시는 것은 무리였어요. 배스킨라빈스에서 싱글 레귤러 컵으로 아이스크림 구입해서 밖에서 먹는 동안 아이스크림이 부드러워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 얼어서 딱딱해져가는 경험을 한 지 얼마 안 되었을 때였어요. 그때보다 더 추웠을 때였어요. 아무리 궁금하다 해도 추위 무릅쓰고 밖에서 마실 엄두가 안 났어요. 설빙 식혜는 나중에 날 풀리고 생각나면 마셔보기로 했어요.
그 후 까맣게 잊고 있었어요. 날이 풀리고 봄이 왔고, 봄이 끝나고 여름이 왔어요. 밖에서 음료수 마셔도 될 날씨였어요. 그 이전에 이제는 카페 안에서 음료를 마셔도 되었어요. 그렇지만 잊어버렸기 때문에 설빙 가서 식혜를 마셔볼 생각을 못 하고 있었어요.
얼마 전 서울에서 친구를 만났을 때였어요. 동대문에서 돌아다니다 마지막으로 카페 한 곳 가기로 했어요. 그때 문득 설빙 식혜가 떠올랐어요. 친구에게 설빙 가자고 했어요. 친구는 지금 또 빙수 먹고 싶냐고 물어봤어요.
"설빙도 음료수 팔아."
"그래?"
"응. 그러니까 설빙 가자."
친구와 설빙으로 갔어요. 설빙에 도착하자마자 바로 식혜를 파는지 찾아봤어요. 식혜가 있었어요. 그래서 유기농 사발 식혜를 주문했어요.
설빙 유기농 사발 식혜는 이렇게 생겼어요.
설빙 유기농 사발 식혜는 약간 누르스름한 빛이 돌았어요. 그러나 사진에서만큼 엄청 누렇지는 않았어요. 실제 보면 저것보다는 보다 하얀색에 가깝고 노란빛이 별로 없어요. 저건 테이블과 조명 때문에 너무 누렇게 나왔어요.
설빙 유기농 사발 식혜는 외관상 그렇게 큰 특징은 안 보였어요. 평범한 식혜였어요.
설빙 홈페이지에서는 유기농 사발 식혜에 대해 '유기농 현미쌀로 만든 한국전통 사발식혜'라고 소개하고 있어요.
설빙 유기농 사발 식혜 열량은 250kcal이에요. 설빙 유기농 사발 식혜 가격은 3900원이에요.
설빙 유기농 사발 식혜는 설빙 모든 매장에서 판매하는 메뉴는 아니에요. 설빙 일부 매장에서만 한정 판매중이에요.
설탕 많이 넣지 않은 식혜.
식혜는 설탕 많이 안 부으면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생긴다.
설빙 유기농 사발 식혜는 설탕 많이 넣지 않은 식혜 맛이었어요. 약간 묽은 느낌이 있기는 했지만 너무 묽지는 않았어요. 단맛은 매우 은은하고 자연스러웠어요. 설탕 많이 안 넣은 식혜 맛이었어요.
식혜에 설탕을 왕창 쏟아부어야 한다는 생각은 잘못된 생각이에요. 하지만 현실적으로 식혜를 한 번만 만들어보면 식혜에 설탕을 왕창 부을 수 밖에 없다는 점을 바로 깨닫게 되요.
식혜에 설탕을 넣지 않고 매우 달게 만들 수는 있어요. 식혜를 팔팔 끓여서 계속 졸여가다보면 설탕 넣지 않아도 엄청나게 단맛 강한 식혜를 만들 수 있어요. 이런 식혜는 먹어보면 정말 엄청나게 맛있어요. 구수하고 부드러운 단맛이 매우 진해요. 밥알도 완전 단맛에 찌들은 맛이 나요.
문제는 설탕 넣지 않고 진한 단맛 나는 식혜를 만들 수는 있지만 이러면 정말 먹을 게 밥알만 남아요. 저도 한 번 해봤다가 이건 도저히 수지타산 안 맞게 생겨서 결국 물 붓고 설탕 넣어서 단맛 맞췄어요. 식혜 물을 거의 1/3~1/2까지 확 졸여야 진한 단맛 나는 식혜가 되는데 이쯤 가면 밥알 반 식혜물 반이 되요. 식혜를 마시는 게 아니라 식혜 밥알에 물 말아서 먹는 수준까지 식헤 물이 확 줄어들어요. 이러면 기껏 시간 들여서 식혜 만든 보람이 없어요.
정말 소중한 분을 위해 정성껏 만든다면, 또는 식혜 물은 별로고 오직 식혜 밥알에 환장한다면 이래도 되지만 보통은 식혜 물을 더 마시고 싶어해요. 지루한 기다림 참고 몇 시간 걸려서 식혜 만들었는데 물이 기껏해야 세 번 잔에 따라마시면 끝날 수준이라면 허무하기 그지없어요. 그래서 나중에 가면 알아서 물 붓고 설탕 넣고 양 불리게 되요.
설탕물로 양을 엄청 불린 식혜와 진짜 졸여서 만든 식혜 맛은 차이가 꽤 있어요. 설빙 식혜는 맛이 조금 묽은 편이었지만 설탕물로 단맛 확 끌어올리지 않고 원액 진하게 만든 후 맹물을 조금 많이 탄 맛이었어요. 편하게 마시기 좋은 맛이었어요.
설빙에서는 식혜도 팔아요. 설빙 유기농 사발 식혜는 설빙에 빙수가 아니라 음료 마시러 갔는데 음료 메뉴 중 이도 저도 다 끌리지 않을 때 고르기 아주 좋은 메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