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먹어본 패스트푸드 프랜차이즈 메뉴는 버거킹 디저트 메뉴 중 아이스크림인 선데 초코바나나에요. 버거킹 초코바나나 선데는 2021년 6월 28일에 출시된 버거킹 디저트 신메뉴에요.
모처럼 인스타그램을 보고 있었어요. 한 며칠 인스타그램 조금 하나 싶었다가 또 안 하고 있었어요. SNS라는 것이 그래요. 할 때는 열심히 하는데 하루만 안 해도 주구장창 안 해요. 인스타그램에 들어가서 게시물을 쭉 보면서 신메뉴 나오는 것이 있는지 훑어봤어요. 이제 6월이 끝나가고 있어요. 이러면 여기저기에서 여름 시즌 메뉴를 적극적으로 출시할 때가 되었어요. 보통 5월에서 6월에 여름 시즌 메뉴가 하나 둘 나오고 6월말쯤 되면 메뉴 자체가 크게 변하는 경우가 종종 보여요. 여름에 뜨겁고 텁텁한 거 먹고 싶어하는 사람은 별로 없으니까요. 여름에는 깔끔하고 시원한 것을 많이 찾아요. 그래서 디저트 업계를 보면 6월말쯤 되면 메뉴를 크게 갈아엎는 경우가 조금 있어요.
"버거킹 신메뉴 출시해?"
인스타그램을 쭉 넘겨보다가 버거킹 신메뉴 출시 게시물을 봤어요.
"아이스크림인가 보네?"
버거킹 아이스크림 시리즈는 선데에요. 그런데 앞에 다섯 글자가 있었어요. 이건 공개하지 않았어요.
'다섯 글자 들어갈 것이 뭐 있지?'
아이스크림 재료 중 다섯 글자인 것이 뭐가 있는지 떠올려봤어요. 요즘 아주 흔한 디저트 재료인 망고는 제 아무리 글자 수 늘려보려고 해도 '맹고우'가 한계. 이름을 알파벳으로 쓴다면 다섯 글자 채울 수 있을 거에요. 하지만 여기는 한국이니까 이름을 영어로 쓰지는 않을 거에요. 이름을 영어로 쓰면 마케팅에서 문제가 발생해요. 사람들이 제멋대로 표기하는 일이 벌어져요. 그래서 이름에 영어를 집어넣을 때는 어떻게 읽으라고 한글명도 같이 써주기 마련이에요.
초콜렛은 알파벳으로 쓰나 한글로 쓰나 절대 다섯 글자 못 채워요. 바나나도 마찬가지구요. 키위는 뭔 짓을 해도 5글자를 채울 수 없었어요. 오렌지는 망고처럼 알파벳으로는 가능하나 한글로는 자격 미달. 레몬도 마찬가지구요.
"딸기라면 되겠다."
딸기는 영어로 하면 스트로베리. 스트로베리야 유치원생들도 아는 영단어니까 가능성 있었어요. 그런데 딸기는 다른 부분에서 완전히 탈락. 얘는 이미 있어요. 딸기 선데가 있는데 무슨 또 스트로베리 선데를 신메뉴라고 내놓겠어요.
2021년 6월 28일 아침이 되었어요. 버거킹 인스타그램에서 신메뉴 아이스크림을 출시하기로 한 날이었어요. 아침 9시가 되었어요.
"왜 버거킹 신메뉴 카톡 안 와?"
버거킹에서 아이스크림 신메뉴를 출시했다는 카카오톡 메세지가 오면 그거 보고 버거킹 갈 계획이었어요. 햄버거 할인 이벤트 하는 것 있으면 가서 햄버거도 먹고 신메뉴 아이스크림도 먹고 돌아올 생각이었어요. 그런데 신메뉴 출시 카카오톡 메세지가 오지 않았어요.
"뭐지? 보통 아침 일찍 보내더만."
아침 9시에 버거킹 매장 문 열렸을 때 가면 신메뉴가 뭔지 몰라도 신메뉴를 바로 먹을 수 있기는 했어요. 그렇지만 아이스크림만 먹으러 가는 게 아니었어요. 간 김에 햄버거 할인행사 하는 것 있으면 아침 겸 점심 삼아서 햄버거 먹고 후식으로 아이스크림 먹을 생각이었어요. 그래서 버거킹에서 카카오톡 메세지를 보내오기를 기다렸어요.
아침 10시 넘어서 버거킹에서 카카오톡으로 광고 메세지를 보내왔어요.
"아, 초코!"
이번에 버거킹에서 출시한 신메뉴 아이스크림은 선데 초코바나나와 선데 딸기바나나였어요.
"초코바나나는 못 참지!"
초코바나나는 끊을 수 없어요. 한 번만 먹어도 중독되요. 효과도 상당히 강력해요. 초코바나나를 먹으면 순간적으로 당분이 머리로 쫙 올라오며 머리회전이 엄청나게 빨라져요. 물론 버거킹에서 출시한 초코바나나 선데는 바나나 시럽과 초콜렛 시럽을 뿌린 아이스크림이라 그런 효과까지는 기대하기 어렵겠지만 초콜렛 맛과 바나나 맛 조화 자체도 상당히 좋아요.
버거킹 매장으로 갔어요. 제 목표는 초코바나나 선데였어요. 초코바나나는 제대로 만든 것도 좋아하고 초코시럽과 바나나시럽을 섞은 것도 좋아해요. 초코바나나는 중독이니까요. 한 번만 먹어도 헤어나올 수 없어요. 서로 다른 두 단맛이 손에 손 잡고 머리를 쉐이크 쉐이크하는 하모니는 최고의 맛이에요.
버거킹 선데 초코바나나는 이렇게 생겼어요.
하얀 바닐라 아이스크림 위에 귤색 바나나 시럽과 진한 초콜렛 시럽을 뿌렸어요.
버거킹 초코바나나 선데 가격은 1900원이에요.
버거킹 초코바나나 선데 중량은 180g이에요. 열량은 254kcal이에요.
믿고 먹는 초코바나나.
맛 없을 리 없었어요. 초코바나나는 진리에요. 이 조합은 불멸의 조합이에요. 전지구 모든 어린이를 중독시킬 수 있는 맛이에요.
자극적이고 날카로운 초콜렛 시럽맛과 날카롭지만 자연스러운 바나나 시럽맛의 조화였어요. 인간이 만든 칼과 자연이 만든 가시의 날카로움이 섞인 인위적 날카로움과 자연적 날카로움의 조화같은 두 단맛의 조화. 여기에 초콜렛 향과 바나나 향이 어우러졌어요. 자연스러운 초코바나나 맛과는 거리가 조금 있었어요. 과일 바나나와 바나나 시럽 맛에는 차이가 꽤 존재하기 때문이었어요. 그래도 바나나는 인공 바나나 향도 맛있고 초콜렛과 잘 어우러져요. 그래서 맛있었어요.
바나나 시럽과 초콜렛 시럽의 조화는 아이스크림 맛보다 강했어요. 그래서 아이스크림 맛은 시럽 맛에 눌리는 편이었어요. 그래도 아이스크림 양이 시럽 양보다 많기 때문에 아이스크림 특유의 고소하고 달콤한 맛도 느낄 수 있었어요.
1900원이라면 가운데에 시럽 한 번 뿌려주는 수고는 있어야하지 않을까.
버거킹 초코바나나 선데는 아쉬운 점이 하나 있었어요. 버거킹 초코바나나 선데 가격은 1900원이에요. 그렇다고 해서 양이 엄청나게 많은 건 아니에요. 일반 성인 주먹과 비슷한 크기에요. 혼자 적당히 먹기에 좋은 양이었어요. 그렇지만 이게 1900원이라면 뭔가 하나는 더 있어야할 느낌이었어요.
결정적으로 시럽이 위에 몰려 있었어요. 바나나 시럽은 주변에 몰려 있고 초코 시럽은 가운데에 몰려 있었어요. 두 시럽을 같이 섞어서 먹으면 매우 맛있지만 두 시럽을 따로 먹으면 하나는 바나나 시럽맛, 하나는 초콜렛 시럽맛이었어요. 생각없이 퍼먹으면 초콜렛 시럽만 먼저 다 퍼먹게 되는 구조였어요. 그렇다고 아이스크림이 비벼먹기 좋은 아이스크림도 아니었어요.
그렇다면 아이스크림을 한 번 짜고 가운데에 바나나 시럽과 초콜렛 시럽을 짜주고 다시 그 위에 아이스크림을 짜주면 어떨까 싶었어요. 요령이 없으면 어렵지만 요령이 있으면 쉬워요. 가운데에 바나나 시럽과 초콜렛 시럽으로 구성된 시럽층을 만들어준다면 똑같은 양이라 해도 1900원에 걸맞는 아이스크림이라고 느꼈을 거에요. 위에서부터 섞지 않고 그냥 떠먹다 흰 아이스크림 조금 먹고 다시 초코바나나 시럽맛 느끼도록 한다면 1900원도 괜찮아요. 하지만 맨 위에만 시럽이 뿌려져 있었기 때문에 1900원 가격이 약간은 높아 보였어요.
버거킹 초코바나나 선데는 초코바나나 자체가 워낙 좋은 조합이라 맛이 괜찮았어요. 그렇지만 가운데에 시럽층을 만들어주는 섬세함이 더해졌으면 어땠을까 아쉬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