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여행기/패스트푸드

맥도날드 바나나콘 아이스크림

좀좀이 2020. 12. 26. 0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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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악의 크리스마스 기간이었어요. 23일에는 나름 크리스마스 기간이라고 밖에서 음식을 사와서 집에서 먹었어요. 왜냐하면 24일은 보나마나 식당들이 배달 때문에 난리도 아닐 거라는 것을 뻔히 알고 있었거든요. 반드시 크리스마스 이브를 기념해야하는 사람이 아니라서 일부러 하루 일찍 크리스마스 이브 분위기를 느꼈어요. 크리스마스 이브와 크리스마스 당일에는 얌전히 집에 있었어요. 나가봐야 할 수 있는 것이 아무 것도 없으니까요.


크리스마스 밤이 되었어요.


'그래도 한 번 밖에 나가볼까?'


나가서 돌아다녀봐야 할 것이 없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었어요. 그렇지만 크리스마스 기간에 집에만 있기는 싫었어요. 이렇게 보내는 것 자체가 정말 최악이었어요. 무슨 영화 나홀로 집에 케빈도 아니구요. 적막 뿐인 방에서 혼자 할 거 하다가 크리스마스를 다 보내고 싶지 않았어요. 중국 때문에 전세계 모두가 망쳐버린 크리스마스. 하지만 날씨가 풀려서 과학적인 '따스한 크리스마스'였어요.


'버스나 타고 한 바퀴 돌고 와야겠다.'


의정부역 버스 정류장에서 106번 버스나 108번 버스 타고 한 바퀴 돌고 오기로 했어요. 106번 버스와 108번 버스는 의정부역에서 타면 서울 종로5가효제초등학교까지 가서 다시 서울로 돌아와요. 집에 있기 싫고 나가서 걷기도 싫을 때 아주 가끔 영화 한 편 보는 셈치고 106번 버스나 108번 버스를 타고 한 바퀴 돌고 와요. 이렇게 한 바퀴 돌고 오면 정말로 극장에서 영화 한 편 본 것과 비슷한 시간이 지나가요. 버스 안에서 창밖 길거리 풍경 구경하고 버스에 탑승한 사람들 구경하면 그게 리얼 로드 무비구요.


의정부역에 가서 버스를 탔어요. 이제 다시 의정부역 돌아올 때까지 한 편의 리얼 로드 무비를 감상하는 거였어요. 창밖을 보았어요. 저녁 9시가 조금 넘었기 때문에 가게들은 다 문을 닫고 있었어요. 크리스마스 밤의 활기, 금요일 밤의 활기 따위는 그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어요. 이게 밤 9시인지 새벽 3시인지 분간이 안 되었어요. 차라리 예전 새벽 3시면 그래도 사람들이 조금 있었어요. 24시간 카페에는 불이 켜져 있었고 그 안에는 사람들이 있었어요. 그러나 지금은 아무도 없었어요. 예전 새벽 3시 수준이 아니라 죽은 자들의 공간이라 해도 될 정도였어요. '한국인 멸종 첫날밤'이라는 리얼 로드 무비 한 편이 펼쳐지고 있었어요.


'복습의 시간이랑 예습의 시간은 이름 바뀐 거 아닌가?'


2016년에 중국 여행을 다녀와서 쓴 여행기 제목은 복습의 시간이에요. 2019년에 일본 여행 다녀와서 쓴 여행기 제목은 예습의 시간이에요.


2016년 중국 여행기 복습의 시간 : 링크


2019년 일본 여행기 예습의 시간 : 링크


2016년 중국 여행 당시, 중국은 부동산이 폭등한 때였어요. 상하이는 집 같지도 않은 게 억 소리 난다고 할 때였어요. 당시 친구와 상하이 돌아다니다 친구가 상하이 집값 엄청 올랐다고 하면서 부동산에 있는 매물 가격이나 한 번 보고 가자고 한 적 있어요. 그리고 별 집처럼 생기지도 못한 건물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저것도 어지간한 서울 집값 뺨친다고 했었어요. 여기에 중국은 당시 부동산 폭등으로 벼락부자가 된 사람들이 많다고 했었어요. 1가구 1자녀 정책의 영향으로 부모 모두 집을 하나씩 갖고 있어서 졸지에 부모님 사망하면 엄청난 액수의 집을 2채 갖게 될 중국인이 매우 많다고 했었어요.


2016년은 시진핑이 집권하고 최저임금을 폭등시키면서 경제적인 부작용이 슬슬 나타날 때였어요. 기업들이 중국의 치솟은 인건비 때문에 공장을 베트남 같은 곳으로 이전시키고 있는 중이었어요. 베트남이 급부상한 때가 이 즈음이에요. 2000년대 중후반에 베트남이 부상하기 시작했지만 당시에는 중국이 워낙 크게 성장하고 있었기 때문에 '잘 안 알려졌지만 사람들 줄 서는 맛집' 수준이었어요. 베트남이 급부상해서 모두의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은 중국에서 시진핑이 집권하고 최저임금을 폭등시켜놓자 공장들이 동남아시아로 이전하기 시작하면서부터였어요. 이때 주로 베트남, 그 다음에는 인도네시아, 캄보디아 등으로 이전했어요.


당연히 중국에서는 실업난이 가중되어가고 있었어요. 빈부격차는 엄청나게 커지고 있었구요. 번쩍거리는 상하이도 중국이었지만, 거기에서 조금만 벗어나면 거지꼴 농민공이 바글바글했어요. 기차를 타면 하얀 페인트통 비슷한 통 들고 탑승하는 농민공이 무지막지하게 많았구요. 그 당시 중국이 환경오염 규제도 강화하면서 기업들이 더 많이 베트남 등지로 빠져나갔어요.


2016년에는 시진핑이 일대일로를 한창 추진하고 있던 때였어요. 사실 시진핑의 임금 주도 성장과 일대일로는 다른 정책이 아니에요. 구조를 따져보면 한 덩어리에요. 자국 인력 수출을 통한 실업 문제 해소 및 해외 자본 유입 파이프라인 구축을 통한 내수 주도 성장을 위해 일대일로를 추진했다고 봐야 하거든요. 중국은 내수주도성장이 아예 불가능한 상황이에요. 자국의 모든 자원을 총동원해도 15억 인구를 먹여살릴 수 없어요. 그렇기 때문에 내수주도성장을 하기 위해서는 일본처럼 해외 자본 유입 파이프라인을 구축해야만 해요. 이게 바로 일대일로에요.


여기에 시진핑 개인 숭배 분위기도 슬슬 나타나고 있을 때였어요. 조그마한 개인 제단에 시진핑 사진 올려놓고 향 피워놓으며 신처럼 모시는 것도 봤어요. 중국 우월주의도 슬슬 나타나고 있었구요. 사실 이런 분위기가 나타난 이유는 시진핑이 주도한 내수주도성장이 완벽히 실패해가고 있었기 때문이었어요.


시진핑이 최저임금 급격히 상승시켰더니 자기 예상과 반대로 공장은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지로 이전했고, 실업 문제만 가중되었어요. 여기에 주요 대도시 부동산 가격은 폭주했고 빈부격차는 엄청나게 벌어졌어요. 후진타오 시대때 빈부격차가 엄청나게 벌어졌다고 하는데 시진핑 시대는 이게 어떻게 되었는지 감도 못 잡아요. 중국 경제 성장률은 계속 아래로 고꾸라져갔어요. 2019년에는 지금 같은 전염병 사태가 없었음에도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6%도 방어 못 하고 무너졌어요. 원래는 6% 기록 못 하고 무너졌는데 하반기에 죽을 힘까지 다 짜내서 전력으로 혼을 실어서 온갖 통계를 날조, 조작해서 간신히 6.1%로 맞춰놨어요. 그래서 작년에 중국 GDP성장률 6%가 가능하냐고 1년 내내 말이 엄청나게 많았었어요.


중국 시진핑의 경제정책 실패는 당연히 중국의 자국 우월주의 선전 및 세뇌, 공격적인 외교 공세로 이어졌어요. 국민들의 눈을 내부 경제 상황으로 돌리지 못하게 해야 하고, 현실을 알아차리고 진실을 이야기하는 사람들의 입을 막아야했거든요.


어디에서 본 내용이죠? 왠지 엄청 익숙하죠? 


지금 한국 정부가 해온 거야.


2016년 중국 여행기 제목은 '복습의 시간'이 아니라 '예습의 시간'이라고 해야 했어요. 지금 정부는 소름돋을 정도로 중국 시진핑 정책을 그대로 다 따라하고 있으니까요. 그리고 중국 경제가 고꾸라지고 거짓말에 거짓말이 이어지면서 이제는 뭐가 뭔지도 모르는 상황이 되자 강압적으로 국민을 억압하고 통제하려고 하는 것도 똑같이 따라가고 있어요. 이걸 빨리 깨달았다면 나름 큰 돈 벌 수 있었는데요. 2016년 중국 여행할 때 이게 한국의 미래 - 2017년부터의 대한민국일 줄 몰랐어요. Dreams come true 이긴 한데 그게 신발깔창 악몽이었어요.


한국의 미래는 일본이 아니라 지금 국민들을 안면인식까지 동원해서 철저히 감시하고 통제하려 하는 중국일 거야.

어쩌면 얼마 지나지 않아서 한국인들은 국가의 감시와 통제, 억압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현금으로 결제해야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겠다.


망상이라면 좋겠어요. 그러나 지금 K-방역이랍시고 개인 사생활, 개인정보 무단으로 마구잡이로 수집해가는 꼴 보면 왠지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꽤 강하게요.


버스는 계속 달렸어요. 대학로에도, 수유역 번화가도 리얼 로드 무비 '한국인 멸종의 날'이 상영중이었어요.


거짓말이 위험한 이유?

나중에는 본인 스스로 뭐가 뭔지도 모르게 돼.

종국에는 자신의 장점과 단점조차 잘못 파악하게 만들어 파멸로 끌고 간다.


아직도 끝나지 않은 이 사태에서 정부가 보여주는 모습을 보면 거짓말이 왜 위험한지 알 수 있어요. 애초에 K-방역은 방법도 잘못 되었고 설계도 엉망진창이었어요. 처음부터 끝까지 다 엉터리 그 자체였어요. 이제 와서 3단계 격상하네 어쩌네 하는데 3단계 격상하면 실시일을 기점으로 최소 한 달간 3단계 유지해야 해요. 잠복기를 2주라 보면 통제 불가능한 루트로 확산되는 데에 시간이 필요해요. 집 안에서 가족들끼리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하라고 할 수는 없잖아요. 마스크 쓰고 밥 먹을 수 없잖아요. 여기에 잠복기도 계산해야 하고 증상이 제대로 발현되는 시점까지 고려해야 해요. 솔직히 기침 몇 번 했다고 아이쿠 나도 걸렸네 하지는 않잖아요.


7월에는 이미 퍼질 대로 다 퍼져 있던 상태였어요. 그 방증이 바로 8월 중순부터 9월초까지 이어졌던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 조치에요. 무슨 보수세력이 집회 한 번 열었다고 그 다음날부터 확진자가 미친 듯이 사방팔방에서 쏟아져나와요. 당연히 잠복기라는 게 있는데요. 그리고 그렇게 미친 듯이 퍼지는 전염병이었으면 상식적으로 사람들이 마구 돌아다니고 소비 열심히 하던 5월, 6월은 확진자가 크게 문제 안 되었는데요? 이미 퍼질 대로 다 퍼져 있었어요. 검사 많이 하면 많이 늘어나고 안 하면 적어질 뿐이었어요. 수도권 출퇴근 시간 버스와 지하철이 우습게 보이나요. 그렇게 보수 집회 한 번에 바로 다음날부터 사방팔방에서 확진자 쏟아져나오는 강력한 전염력이면 서울 및 수도권은 이미 워킹 데드 상황이에요.


이번 정부가 전염병 사태 관련해서 다 못 한 건 아니에요. 1차 긴급재난지원금은 정말로 잘 했어요. 이건 칭찬해줄 만 해요. 1차 긴급재난금 아니었으면 그때 한국 경제는 파멸로 갔을 거에요. 지금까지 실물 경제가 버티는 것도 사실 1차 긴급재난지원금 약발 때문이에요. 그때 돈이 많이 돌고 소비가 살아나서 사람들이 간신히 버티고 있는 거에요. 지금 실물 경제 위기는 모두의 보이지 않는 부채를 꾸준히 늘려가고 있어요. 국민 개개인들의 채무가 급격히 늘어나는 상황에서 1차 긴급재난지원금이 그나마 소비 위축을 어느 정도 막아주고 국민들의 채무를 일부 탕감해주는 효과를 내었어요. 철밥통 정규직들은 잘 안 와닿겠지만 나중에 회사가 대신 감당하다 안 되어서 정리해고한다고 하면 그때 정신차리겠죠.


정말 자랑하고 싶다면 K-방역이 아니라 K-긴급재난지원금을 자랑해야 맞아요. 현금 대신 소비쿠폰으로 전국민에게 뿌렸더니 돈이 돌고 소비가 살아났다고 말이에요. 얼마 전 뉴스를 보니 KDI에서는 긴급재난지원금 받은 후 사람들이 평소 소비와 더불어 재난지원금 중 30%를 소비했다고 조사되니 이게 실패한 정책이고 일부에게만 지원해야 한다는 식으로 결론을 내었던데 대학교 레포트를 이 따위로 결론 내면 교수님한테 머리 싸커킥 맞아도 할 말이 없어요. 만약 긴급재난지원금이 없다면 소비가 얼마나 줄었을지 따져봐야 하는 거지, 긴급재난지원금 받은 후 사람들이 평소 소비와 더불어 재난지원금 중 30%를 소비했다고 실패라고 하면 틀린 거에요. 소비 30% 늘어난 것도 엄청나게 크게 늘어난 거고, 70%가 대출 상환 및 저축으로 들어갔다 해도 이건 국민들의 장기 소비 여력 보존이기 때문에 상당히 성공한 거에요.


주절주절 말하고 이것저것 따질 거 없어요. 간단히 말해서 1차 긴급재난지원금 아니었으면 8월 2차 사회적 거리두기 격상 조치에 이어 11월 3차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격상 조치가 진행중인 지금까지 사람들이 버티지 못 했어요. 지금 자영업자들이 폭동 안 일으키는 이유는 1차 긴급재난지원금 때문에 살아난 국민들의 소비 여력 덕분에 그나마 벌어놓은 것이 있기 때문이에요.


하지만 거짓말에 거짓말만 일삼는 정부이다 보니 이제는 자기들이 뭘 잘했고 뭘 잘못했는지도 몰라요. 완전히 폭망한 K-방역은 끝까지 잘 하고 있다고 우기고 있어요. 이미 8월에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격상 조치를 통해 대실패했다고 간접 증명되었는데요. 진짜 잘한 전국민 긴급재난금 지원은 잘 한 줄도 몰라요. 기재부 망국노들은 주제 모르고 맨날 증세해야 한다고 난리를 부리고 최대한 돈 안 주려고 선별지원해야 한다고 난리에요. 2차 긴급재난지원금 선별지원해서 어떻게 되었나요? 당장 전국민이 실물 경제 위기로 나날이 가난해지고 있어서 소비를 줄이고 있는데 손님 없는 가게는 하루 빨리 정리해야 할 좀비기업일 뿐이에요. 지금 상황에서는 좀비기업만 양산하는 게 선별지원이에요. 기재부가 그러는 건 이해되요. 이들은 원래 철밥통 공무원들이라 뼛속까지 보신주의가 박혀 있거든요. 어떻게든 안정적인 재정 유지해서 자기들한테 피해 안 가게 하는 게 이들의 최대 목표에요. 그래야 자기들 밥줄 유지하니까요. 그런데 정부도 정신 못 차리고 기재부 장단에 맞춰서 증세니 선별지원이니 하고 있어요. 일반 국민들은 나날이 경제적으로 힘들어져 가고 있는데 쓸 데 없이 무슨 예술가 지원한다고 돈 헤쳐먹고 난리도 아니에요. 애초에 정부의 예술지원사업이 세금과 국가예산 헤쳐먹기 0순위죠.


버스에서 내렸어요. 번화가에는 사람이 하나도 없었어요. 원래라면 사람이 매우 많을 시간이었어요. 특히 성탄절 연휴, 금요일 밤이었어요. 하지만 사람이 없었어요.


'맥도날드 가서 아이스크림이나 먹고 갈까?'


문득 올해 맥도날드에서 바나나콘 아이스크림이 출시된 것이 떠올랐어요. 정확히 언제인지는 기억나지 않아요. 하지만 이때는 저도 몸을 최대한 사릴 때였어요. 상식적으로 전염병 사태가 진행중이고 나날이 더 심해지면 심해질 때였지 끝날 때가 아니었거든요. 그래서 출시되었을 당시에는 안 먹었어요. 그러다 잊어버렸어요.


맥도날드로 갔어요. 바나나콘 아이스크림 한 개를 주문했어요.


맥도날드 바나나콘 아이스크림은 이렇게 생겼어요.


맥도날드 바나나콘 아이스크림


맥도날드 바나나콘 아이스크림은 연노랑색이었어요. 빙그레 바나나 우유 색깔과 비슷한 색이었어요. 아이스크림 콘 위에 올라와 있는 아이스크림 높이는 중지 손가락 길이보다 조금 더 길었어요.


맥도날드 아이스크림


맥도날드 바나나콘 아이스크림은 700원이에요. 일반 아이스크림콘과 가격이 같아요.


맥도날드 바나나콘 아이스크림 열량은 149kcal 이에요.


맥도날드 바나나콘


시간이 늦어서 매장 안에서 먹을 수 없었어요. 밖으로 나왔어요. 매장 안에는 점원들이 있었지만 매장 바깥 길거리에는 아무도 없었어요. 매장 바깥이 더 안전했어요. 밖에 나와서 보니 맥도날드 바나나콘 아이스크림은 횃불처럼 생겼어요.


마스크를 벗었어요. 아무도 없었어요. 밤공기는 차가웠어요. 너무나 적막했어요. 자동차 소음조차 없었어요. 길거리에 울려퍼지는 소리는 오직 제 발자국 소리 뿐이었어요.


'한겨울에 길거리에서 먹는 아이스크림이라...'


맥도날드 바나나콘 아이스크림을 핥아먹기 시작했어요.


조금 묽은 바나나맛 우유맛.


맥도날드 바나나콘 아이스크림을 처음 한 입 핥아먹었을 때 느껴진 맛은 빙그레 바나나 우유 맛이었어요. 인위적인 바나나향이 섞인 우유맛이었어요. 단맛은 생각보다 그렇게 강하지 않았어요. 추운 밖에서 먹었기 때문에 단맛이 강하다고 못 느꼈을 수 있어요. 입도 얼었고 아이스크림도 계속 차가운 상태가 아주 잘 유지되었거든요. 여름이라면 밖에 갖고 나오는 순간부터 녹기 시작해서 단맛이 엄청나게 강하게 느껴졌을 거에요. 하지만 지금은 추운 겨울. 아이스크림이 밖에서 질질 녹아 흐를 걱정은 안 해도 되는 계절이었어요. 그래서 단맛도 차가운 아이스크림 상태로 먹었기 때문에 그렇게까지 강한 편은 아니었어요. 액체로 된 바나나 우유가 이것보다 더 달았어요.


몇 입 먹자 약간 묽은 맛이 느껴졌어요. 맹물에서 느껴지는 맛이 아주 미세하게 살아 있었어요. 그렇지 않아도 바나나 우유보다는 맛이 순한 편이었는데 몇 입 먹자 맹물에서 느껴지는 맛이 미세하게 느껴져서 더욱 맛이 순하게 느껴졌어요.


맥도날드 바나나콘 아이스크림을 아이스크림과 아이스크림 콘과 같이 먹을 때는 뭔가 애매했어요. 아이스크림콘 맛에 아이스크림 맛이 약간 밀리는 맛이었어요.


어둠만이 지배하는 길거리. 망해버린 크리스마스 시즌을 축하하듯 찬바람은 더욱 차가워져가고 있었어요. 이 길에 저 혼자였어요. 아이스크림을 핥아먹으며 걸었어요. 2020년 크리스마스는 이렇게 끝났어요. 이 밤에 홀로 아이스크림을 핥아먹으며 코로 직접 차가운 공기를 들이마시며 길거리 냄새를 맡는 것이 2020년 크리스마스에 제게 준 선물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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