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새 할 것 하면서 시간을 보내고 있었어요. 슬슬 새벽 시간이 되어가고 있었어요. 저녁에 잠시 잤다가 밤에 일어나서 할 것 하면서 아무 것도 먹지 않았어요. 밥 먹을 시간이 되어가고 있었어요.
'나가서 밥이나 사먹고 올까?'
간단히 라면을 끓여먹는 것으로 끼니를 때우는 방법은 언제나 존재해요. 그렇게 간단히 한 끼 해결하는 것이 사실 제일 좋은 해결책이었어요. 그러나 이날은 그냥 밖에 나가고 싶었어요. 심야시간에서 새벽 시간으로 바뀌어갈 즈음에 모처럼 산책 좀 하고 싶었어요. 산책하며 돌아다니다가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식사로 뭔가 사먹고 집으로 가고 싶었어요.
'산책할 겸 해서 나가야겠다.'
산책하면서 편의점에 들려서 먹을 것 있으면 먹고 돌아오기로 했어요. 씻고 옷 갈아입고 밖으로 나왔어요. 아직 심야시간이라서 길거리에는 사람들이 거의 없었어요. 인력시장 가는 사람들 외에는 아직 길거리에 나와서 돌아다니는 사람이 있을 시간이 아니었어요. 쌀쌀한 새벽 공기를 들이마시며 느긋하게 발 가는 대로 산책했어요. 길거리에 차도 별로 없는 시간이라 돌아다니기 좋았어요.
편의점이 보였어요. 편의점 안으로 들어갔어요. 편의점에 도시락이 있는지 봤어요. 도시락이 없었어요. 도시락이 아직 안 들어와 있었어요. 다른 편의점에 가보기로 했어요. 그렇게 산책하면서 편의점이 보이면 편의점에 들렀어요. 혹시 도시락 중 괜찮은 것이 있으면 사먹을 생각이었거든요. 그러나 단 한 곳도 괜찮아보이는 도시락이 없었어요. 도시락이 아예 하나도 안 남아 있는 편의점이 대부분이었고, 남아 있다면 정말 시원찮게 생긴 도시락 뿐이었어요.
'젊음의 거리로 가야 하나?'
의정부 행복로 및 젊음의 거리 쪽에는 24시간 식당이 몇 곳 있어요. 맥도날드, 롯데리아 24시간 매장도 있구요. 의정부에서 심야시간에 식사하고 싶으면 의정부역으로 가면 되요. 그쪽에 24시간 식당이 몰려 있거든요. 의정부 행복로 및 젊음의 거리가 밤새 불야성인 곳은 아니에요. 심야시간이 되면 젊음의 거리는 휑해요. 젊음의 거리를 중심으로 골목으로 들어가야 늦게까지 하는 술집들이 있어서 사람들이 있구요. 어쨌든 밤새 술 먹고 노는 사람들이 젊음의 거리 주변에 있기 때문에 24시간 식당들도 그 주변에 있어요.
심야시간에 의정부 행복로로 가면 좋은 점이 하나 있어요. 맥도날드, 롯데리아 24시간 매장이 있기 때문에 최소한의 선택지는 있어요. 만약 24시간 카페를 찾아서 행복로로 간다면 조금 많이 걸어야 해요. 행복로에서 의정부역을 건너서 의정부역 서부광장으로 가야 24시간 카페인 커핀그루나루 의정부역점이 있거든요. 아니면 회룡역쪽으로 걸어가다 보면 의정부역 완전히 벗어나서 쿠카쿠 의정부점이 나와요. 24시간 카페를 찾아서 행복로로 간다면 약간 어긋난 선택이에요. 그러나 밥집을 찾아서 행복로로 간다면 최소한 패스트푸드는 먹을 수 있어요. 24시간 국밥집도 몇 곳 있구요.
의정부 행복로로 갔어요. 의정부역 버스정류장에 24시간 국밥집이 있었어요. 거기에서 밥을 먹을까 하다가 일단 행복로를 다 걸은 후에 가서 밥을 먹기로 했어요.
의정부 행복로를 따라 걸었어요. 24시간 맥도날드를 지나 쭉 걸어갔어요. 불 켜진 가게가 하나도 없었어요. 깜깜한 상점들 속에서 불이 켜진 가게가 하나 있었어요. 앞에는 사람들이 있었어요.
'저기도 24시간 하나?'
식당 앞으로 갔어요. 안에 사람들이 있었어요. 24시간 영업하는 국밥집이었어요. 가게 이름은 더진국 의정부 행복로점이었어요.
'오늘은 저기에서 밥 먹어야겠다.'
안으로 들어갔어요.
자리를 잡고 앉았어요. 수육국밥을 특자로 주문했어요. 수육국밥 가격은 7000원이었어요. 수육국밥 특자는 8500원이었어요.
조금 기다리자 제가 주문한 수육국밥 특자가 나왔어요.
"공기밥 필요하면 더 달라고 하세요."
"공기밥 추가 무료에요?"
"예."
"그러면 지금 하나 더 주세요."
공짜라면 양잿물도 곱빼기로 들이켜야 한국인 아니겠습니까.
점원이 공기밥 더 필요하면 달라고 하라고 했어요. 공기밥 추가시 무료냐고 물어보자 무료라고 했어요. 그래서 아예 지금 하나 더 달라고 했어요. 점원이 공기밥 한 공기를 더 갖다 주었어요. 수육국밥 특자에 공기밥 2개를 다 말았어요.
공기밥 2공기를 말고 부추도 다 집어넣었어요. 아주 푸짐한 한 그릇이 되었어요.
먼저 국물을 맛봤어요.
"이거 깔끔한데?"
국물이 깔끔했어요. 부드럽고 맛있었어요. 그러나 공기밥을 2공기나 말았기 때문에 그대로 먹기에는 조금 싱거웠어요. 소금으로 간을 맞췄어요. 소금으로 간을 맞추자 국물 맛이 매우 맛있어졌어요. 고기 잡내에 민감한 사람이라 해도 맛있게 먹을 수 있는 국물맛이었어요. 국물맛이 진하지는 않았어요. 가볍거나 묽다고 할 맛은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진한 고기맛을 뽐내는 국물은 아니었어요. 속쓰릴 때 해장용으로 먹기 좋은 국물맛이었어요.
수육국밥 안에는 고기가 많이 들어 있었어요. 고기는 냉동 고기 같았어요. 고기를 따로 찍어먹을 것은 없었지만 국물 간을 소금으로 조금 강하게 맞췄기 때문에 굳이 따로 찍어 먹을 것이 없어도 되었어요. 반찬으로 나온 양파가 아마 원래 고기랑 같이 먹으라고 나온 것일 거에요.
여기는 김치가 최고다!
김치가 진짜 맛있었어요. 더진국 의정부 행복로점에서 나온 김치는 보쌈용 겉절이 김치였어요. 달콤하고 젓갈향 나고 묵은향 하나도 안 나는 겉절이 배추김치였어요. 이 배추김치가 국밥 전체 맛을 엄청나게 끌어올렸어요. 국밥 속에 들어 있는 고기맛도 겉절이 김치가 엄청나게 끌어올렸구요. 보통 국밥집에서는 김치를 평범한 김치를 주는데 여기는 보쌈용 겉절이 김치를 줬어요. 겉절이 김치와 수육국밥의 조화는 매우 좋았어요. 국물 간을 맞춘 후 겉절이 김치와 먹자 단짠의 조화가 완성되었어요. 고기도 수육을 먹는 맛이 되었구요. 국밥 맛 자체는 맛있기는 하지만 그렇게 크게 칭찬할 것이 없는 맛이었어요. 그러나 겉절이 김치와 국밥을 같이 먹자 국밥 맛이 확 올라가면서 갑자기 맛집으로 레벨이 튀어올라갔어요.
겉절이 김치와 수육국밥 특자를 정신없이 먹었어요. 공기밥을 서비스로 한 공기 받아서 2공기 말았기 때문에 양이 엄청 많았어요. 말이 좋아 특자 한 그릇이지 실제 양은 두 명이 나눠먹어도 될 정도였어요. 고기도 특자답게 많이 들어 있었어요. 국물만 잔뜩 줘서 특자가 아니라 고기도 특자에 걸맞게 상당히 많이 들어 있었어요. 먹는 동안 국물 안에 들어 있는 고기와 밥의 밸런스가 단 한 번도 깨지지 않았어요.
반쯤 먹자 슬슬 배불렀어요. 그러나 공기밥 한 그릇을 추가했기 때문에 꾸역꾸역 다 먹었어요. 남길 거면 애초에 공짜로 준다고 해서 더 달라고 하면 안 되었거든요. 공짜로 준다고 해서 더 받아서 남겨버리면 그건 하면 안 될 짓이었어요. 원래 음식 남기는 것 자체를 엄청 싫어하기도 하구요. 그래서 깔끔하게 다 먹었어요. 그래도 겉절이 김치와 수육국밥 맛의 조화가 좋아서 억지로 먹지 않고 맛있게 한 그릇 깔끔히 다 비웠어요.
'여기는 심야시간에 애용해야겠다.'
경기도 의정부 의정부역 24시간 식당 더진국 의정부 행복로점은 앞으로도 심야시간에 밥 먹고 싶으면 계속 갈 생각이에요. 밤에 깔끔히 한 그릇 비우기 딱 좋았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