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여행기/프랜차이즈카페 메뉴

커피빈 피넛 카라멜 카페라떼 커피

좀좀이 2020. 10. 22.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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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마셔본 프랜차이즈 카페 커피는 커피빈 피넛 카라멜 카페라떼 커피에요.


은행 공인인증서 갱신을 한 후 타행 공인인증서 등록을 하던 중이었어요. 은행에 타행 공인서 등록을 쭉 하고 이제 남은 것은 산업은행 하나 남았어요. 산업은행에 타행 공인인증서 등록을 하려면 OTP가 있어야 해요. 산업은행 계좌를 이용할 때 OTP 이용할 일은 별로 없어요. 그때그때 조금 다르기는 하지만 하루에 몇십만원 한 번 보내는 것까지는 OTP 없이 그냥 되곤 했거든요. 그래서 산업은행 OTP는 재발급받은 후 사용한 일이 별로 없었어요.


'산업은행만 타행 공인인증서 등록하면 끝이네.'


1년에 한 번 사람 정말 귀찮게 하는 은행 공인인증서 갱신. 은행 공인인증서 갱신만 해서 끝나는 문제가 아니라 이걸 사용하는 모든 은행 어플에 들어가서 전부 타행 공인인증서 등록을 해야 해요. 별 것 아니기는 하지만 하나 할 때마다 정말 사람 귀찮고 짜증나게 하는 뭔가가 은행마다 한 가지씩은 꼭 있어요. 이렇게 한 푸닥거리하는 것이 연례행사에요. 요즘은 공인인증서 외에 다른 방법을 사용하는 방법도 있다고 하지만 공인인증서는 공인인증서 나름의 장점이 하나 있어요. 바로 스마트폰 분실했을 때 바로 컴퓨터로 공인인증서 재발급하면 일단 분실한 폰에서 은행 어플을 통한 계좌 접속이 원천적으로 차단되는 효과가 있어요. 그거 때문에 그냥 공인인증서를 계속 사용하고 있어요.


이제 산업은행 하나 남았어요. 산업은행에 타행 공인인증서 등록을 하면 올 한 해 연례행사 푸닥거리도 끝이었어요. 순조롭게 잘 해가다 OTP 인증 차례가 왔어요. 산업은행 OTP를 켰어요.


"어? 이거 뭐야?"


화면이 잠깐 들어왔다가 꺼졌어요. OTP 고장이었어요.


"아, 망할!"


하필 고장나도 타행 공인인증서 등록 단계에서 고장났어요. 이러면 그냥 답이 없었어요. 산업은행 가서 OTP 재발급 받기 전까지는 산업은행 계좌에 접속할 방법이 아예 없었어요. 현금 인출은 체크카드를 이용해서 할 수 있지만 오직 그것만 할 수 있었어요.


"서울 꼭 가야겠네."


서울에 갈 일이 하나도 없었어요. 그러나 반드시 서울을 가야만 하게 되었어요.


의정부에는 산업은행이 없다.


예전에는 의정부에도 산업은행 지점이 있었어요. 처음에는 교보빌딩 쪽에 있었고, 이후 의정부시청 근방으로 이전했어요. 그러나 산업은행 의정부지점이 폐쇄되었어요. 이제는 의정부에서 산업은행을 가려면 제일 가까운 곳이 노원역이었어요.


'노원은 가도 할 거 진짜 없는데...'


노원역은 가서 할 게 아무 것도 없었어요. 제가 평소에 노원역을 가는 이유는 오직 하나 뿐이었어요. 할리스커피 24시간 매장이 노원역에 있거든요. 그거 말고는 정말 할 게 아무 것도 없는 곳이에요. 애초에 그쪽은 아파트만 수두룩 빽빽 득시글한 곳이에요.


'종로로 가야하나?'


산업은행 노원역 지점을 갈 바에는 차라리 광화문에 있는 산업은행 지점을 가는 것이 나았어요. 어디를 가나 할 것이 없기는 매한가지이지만 종로 나가면 최소한 번화가 구경이라도 하고 돌아올 수 있으니까요.


'아, 가는 김에 친구 잠깐 보고 올까?'


문득 광화문에서 일하는 친구 얼굴이나 보고 와야겠다는 생각이 떠올랐어요. 천만다행으로 산업은행 어플에 반드시 들어가야만 하는 일이 일주일 안에는 없었어요. 일주일 안에 친구가 괜찮다고 할 때 광화문 가서 산업은행 가서 OTP 교체하고 친구 보고 오면 그래도 나름 차비가 덜 아까울 거였어요.


친구에게 연락했어요. 친구가 괜찮다고 하는 날이 제 마지노선 일주일 안에 있었어요. 그래서 그날 광화문으로 갔어요. 산업은행 가서 OTP를 교체한 후 친구와 만나서 근처 커피빈으로 갔어요.


'뭐 마시지?'


커피빈 안으로 들어와서 메뉴를 쭉 봤어요. 커피빈에서 제가 마시는 것은 아주 확실히 정해져 있어요. 커피빈은 아이스 아메리카노가 맛있어요. 제게 커피빈이란 여름에 아이스 아메리카노 마시러 가는 곳이에요. 여름에는 매주 자주 가고, 그 외 계절은 거의 안 가요. 왜냐하면 여름에 아이스 아메리카노 마시러 가는 곳이니까요. 커피빈은 얼음 알갱이가 매우 잘아서 음료와 같이 얼음을 먹기 좋아요. 음료와 같이 얼음을 입에 넣고 얼음을 씹으면 별사탕 씹어먹는 느낌이에요. 커피빈 아메리카노도 맛있지만 여름에는 이렇게 얼음 씹어먹는 맛에 커피빈 가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마시곤 해요. 대신 그 외 계절 - 특히 날이 선선하거나 추울 때는 잘 안 가는 편이에요. 추운데 뭔 얼음을 씹어먹어요.


메뉴를 쭉 살펴보다 입간판이 서 있는 것이 보였어요.


"커피빈 신메뉴 나왔나?"


커피빈에서 신메뉴가 출시되었다고 홍보하는 입간판이었어요. 커피빈은 제게 무조건 '여름에 아이스 아메리카노 마시러 가는 곳'으로 확실히 정해져 있기 때문에 신메뉴 출시된 것에 신경을 하나도 안 쓰고 있었어요. 더욱이 9월은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 때문에 신메뉴가 나왔는지에 신경쓸 분위기도 아니었구요.


어떤 메뉴가 있는지 봤어요. 흑임자 크림라떼와 피넛 카라멜 카페 라떼가 출시되었어요. 이것들은 9월에 출시된 신메뉴였어요.


"아이스 피넛 카라멜 카페라떼 마셔야겠다."


이름을 보면 커피와 우유와 땅콩과 카라멜의 조합이었어요. 갑자기 궁금해졌어요. 예전에 아픈 추억이 있었거든요.


때는 군대를 전역하고 대학교 복학해서 고시원에서 찌질하게 지낼 때였어요. 이 당시 저의 친구 중 하나는 땅콩버터였어요. 식비는 아껴야 하는데 열량 섭취는 해야 했기 때문에 땅콩버터를 매우 애용했어요. 땅콩버터는 제게 보통 간식 역할을 했지만, 진짜 돈이 없을 때는 이것이 식사 역할도 했어요. 두세 숟가락 퍼먹고 물 마시면 허기가 싹 지워지거든요.


그렇게 생존하던 어느 날이었어요. 문득 커피에 땅콩버터를 타서 마시면 어떤 맛이 날 지 궁금해졌어요. 그래서 직접 해봤어요.


다시는 하지 말자.


땅콩버터도 버렸고 커피도 버렸어요. 공멸의 조합이었어요. 다시는 이런 짓을 안 하기로 결심했어요. 꾸역꾸역 다 마시기는 했지만 정말 돈 아까웠어요.


그래서 궁금해졌어요. 땅콩과 커피 조합은 그다지 안 좋거든요. 이건 추측이 아니라 제가 직접 실험하고 실패해본 경험이 있기 때문에 매우 잘 알고 있었어요.


아이스 피넛 카라멜 카페라떼를 주문했어요. 조금 기다리자 제가 주문한 음료가 나왔어요.


커피빈 피넛 카라멜 카페라떼 커피는 이렇게 생겼어요.


커피빈 피넛 카라멜 카페라떼 커피


제가 받은 커피빈 피넛 카라멜 카페라떼는 광고 사진과 거의 똑같았어요. 광고 사진은 위에 땅콩이 수북히 뿌려져 있었어요. 제가 받은 것은 가라앉아서 땅콩이 크림 위에 얼마 안 보였어요. 그리고 광고 사진을 보면 크림층이 매우 두꺼운데 제것은 크림층이 얇았어요. 


커피빈 피넛 카라멜 카페라떼


커피 색은 커피색보다 땅콩버터 색깔에 더 가까웠어요.


피넛 카라멜 카페라떼


커피빈 피넛 카라멜 카페라떼 가격은 S 5900원, R 6400원이에요.


커피빈 신메뉴


먼저 커피를 마셔봤어요. 커피는 고소하고 쓴맛이 살짝 있었어요. 시럽을 안 넣어도 충분히 달았어요. 오히려 시럽을 넣으면 망할 맛이었어요.


당연히 잘 섞어서 마셨어요. 저는 이런 거 있으면 무조건 섞거든요.


처음에 커피만 마셔보기를 매우 잘 했다.


위에 있는 크림과 커피를 잘 섞어서 한 모금 마시자 받자마자 바로 섞지 않고 일단 커피를 한 모금 마셔서 커피가 들어간 것을 확인하기를 매우 잘 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왜냐하면...


걸쭉한 느낌이 있는 땅콩라떼 맛이 되었거든.


커피빈 피넛 카라멜 카페라떼에 들어 있는 커피는 묽고 맛이 약한 편은 아니었어요. 그냥 커피라고 생각하고 마실 정도였어요. 그런데 크림과 커피를 섞자 커피맛이 싹 사라졌어요. 남은 것은 오직 땅콩맛이었어요. 정확히는 땅콩버터를 우유에 걸쭉하게 개어놓은 것 비슷한 맛이었어요. 땅콩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엄청나게 좋아할 맛이었어요. 굳이 땅콩에 열광하지 않는 사람이라 해도 곡기 있는 맛을 찾는다면 매우 좋은 선택지가 될 맛이었어요.


'커피맛이 어떻게 이렇게 사라질 수 있지?'


마시면서 매우 신기했어요. 만약 처음에 커피가 들어간 것을 확인하지 않았다면 이게 커피 안 들어간 것 아닌가 했을 거에요. 그랬다면 나갈 때 직원에게 피넛 카라멜 카페라떼에 커피 들어가는 거 맞냐고 물어봤을 거에요.


크림과 커피가 섞이자 커피는 땅콩의 고소한 맛을 증폭시켜줬어요. 그러나 커피 고유의 맛은 느끼기 엄청나게 어려워졌어요. 커피 고유의 맛과 향이 느껴지는 것이 아니라 '이 땅콩 음료 엄청 진하게 잘 만들었네'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커피의 쓴맛은 피넛 카라멜 카페라떼의 땅콩맛을 매우 잘 볶은 땅콩맛으로 만들어줬어요. 커피향도 땅콩 참 잘 볶은 걸로 골라썼다는 착각을 불러일으키게 만들었구요. 독립적으로 커피의 맛과 향을 느끼기는 진짜 어려웠어요.


이거 얼음까지 같이 삼켜서 씹어먹으니까 더 맛있어!


커피빈 얼음 알갱이는 매우 잘아요. 커피빈 얼음 알갱이는 씹어먹으면 별사탕 씹는 느낌과 비슷해요. 뚜껑을 열고 피넛 카라멜 땅콩라떼를 얼음째 마셨어요. 음료와 같이 삼킨 얼음 알갱이를 아작아작 씹자 시원한 느낌과 맑은 느낌이 걸쭉한 피넛 카라멜 카페라떼 속에서 팡팡 터져나왔어요. 피넛 카라멜 카페라떼가 걸쭉한 느낌이 있는 음료이다보니 얼음 알갱이 씹는 맛이 주는 효과가 배가 되었어요.


'이거 계속 판매하면 이제부터는 겨울에 커피빈 오게 되면 이거 마셔야겠다.'


커피빈 피넛 카라멜 카페라떼는 매우 만족스러웠어요. 원래 땅콩을 매우 좋아하기 때문만이 아니라 정말로 매우 맛있는 음료였어요. 매우 잘 볶은 땅콩만 엄선해서 만든 엄청나게 고소한 땅콩 음료 같은 맛이었어요. 마실 때 얼음까지 마시면 더욱 매력적인 음료였어요. 커피빈 장점인 잘은 얼음알갱이의 장점을 매우 잘 살린 커피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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