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여행기/한국 먹거리

빙그레 캔구루 에너지 음료 KANGURU

좀좀이 2020. 7. 17. 2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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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먀셔본 음료수는 빙그레 캔구루 에너지 음료에요.


친구를 만나러 서울에 갔다가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었어요.


'편의점 가서 카카오페이로 뭐 하나 사야겠다.'


카카오페이 알모으기는 한 달에 30회까지 카카오페이로 결제하면 금액 일부를 알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캐시백해줘요. 펀드 입금을 선택하면 캐시백 받은 금액의 2배를 펀드에 입금해줘요. 지난달에는 30회를 무난하게 다 채웠어요. 그렇지만 이번달에는 아직 평균 하루에 1회도 못 채우고 있었어요. 일부러 알모으기 혜택을 받기 위해 카카오페이를 사용하는데 억지로 그걸 캐시백 받자고 무리해서 소비하지는 않고 있거든요. 편의점 갈 일이 있으면 그때 카카오페이로 결제해서 알을 모으고 있어요. 그런데 이번달에는 편의점을 별로 가지 않았어요. 편의점 갈 일이 딱히 없었기 때문에 카카오페이 결제도 쓸 일이 없었어요. 그러다보니 30회 채우기도 빠듯한 상황이 되었어요.


억지로 무언가를 구입할 생각은 없었어요. 서울 갔다가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는 으레 편의점 들려서 음료수 하나를 사서 마시고 집으로 돌아가곤 해요. 이때 카카오페이를 이용하고 있어요. 카카오페이 알모으기는 무리해서 모으는 것보다는 소소하게 편의점 가서 뭐 구입할 때 이용하며 모으는 것이 좋거든요. 그래서 항상 하던 것처럼 음료수 하나 사서 마시면서 알모으기도 하려고 편의점으로 갔어요.


음료수 한 캔 마시러 왔기 때문에 음료수가 진열되어 있는 냉장고로 갔어요.


별 기대 안 된다.


특별한 기대는 하나도 하지 않았어요. 며칠 전에도 편의점에 가서 어떤 음료수가 있는지 봤었어요. 그때 특별한 음료수가 없었어요. 다 흥미를 끌지 못하는 음료수 아니면 이미 마셔본 음료수 뿐이었어요. 며칠 사이에 뭔가 놀라운 것이 들어와 있을 것 같지는 않았어요. 일단 어떤 음료수가 있는지 쭉 훑어봤어요. 역시나 며칠 전과 그렇게까지 달라진 점은 없었어요. 행사 음료가 몇 개 늘어난 것 정도였어요.


'역시 별 거 없네.'


특별한 기대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실망할 것도 없었어요. 당연했어요. 무슨 몇 달 만에 온 것도 아니고 불과 며칠 전에 와봤으니까요. 그 사이에 음료수 냉장고 안에 진열된 음료수가 싹 다 바뀌어 있으면 그게 이상한 거죠. 얌전히 콜라나 사먹을까 하며 캔음료를 다시 한 번 살펴봤어요.


'저 시커먼 캔은 뭐지?'


시커먼 캔이 하나 보였어요. 커피는 한 냉장고에 다 몰려 있었어요. 그러니까 커피가 있을 자리가 아니었어요. 그런데 시커먼 캔 하나가 음료수 캔 사이에 끼어 있었어요. 어떤 음료수인지 살펴봤어요. 이름은 캔구루였어요.


'이거 이름은 뭘 말하고 싶은 거야?'


캔구루. KANGURU. 정체를 알 수 없는 이름. 구루? 무슨 현자 같은 거 이야기하나? 이름을 보고 무슨 뜻인지 알 수 없었어요. 이름 이상하게 짓는 거야 이상한 일이 아니었어요.


"빙그레? 빙그레가 음료도 만드나?"


제조회사를 보고 신기해했어요. 빙그레에서 출시한 음료였어요. 빙그레 제품은 제가 사는 동네에서 별로 안 보여요. 빙그레는 주로 아이스크림, 과자 만드는 회사에요. 대표적인 것으로는 꽃게랑이 있어요. 빙그레 음료수는 제가 사는 동네 뿐만 아니라 서울 가서 편의점 갔을 때도 못 봤어요. 편의점 가보면 보통 눈에 잘 띄는 음료 회사가 롯데, 해태, 코카콜라, 광동제약 정도거든요. 빙그레 음료수는 본 기억이 없었어요.


'빙그레 음료수'라는 점이 신기해서 캔을 꺼내서 봤어요.


마테차 + 과라나 + 국산홍삼 + 오미자 + 녹차


"뭐야, 이거!"


하나만 들어가도 건강 음료라고 홍보할 만한 것. 그런데 이건 아주 건강 음료 성분으로 들어가는 걸 다 긁어모아놨어요. 마테차, 과라나, 국산홍삼, 오미자, 녹차를 집어넣었대요. 보통 이런 성분은 음료수에 1개만 집어넣어요. 많이 섞는다고 해도 기껏해야 2개 정도 집어넣구요. 이건 한두 개가 아니었어요.


이거 무서워


종잡을 수 없는 음료였어요. 이름도 뭘 말하고 싶은지 알 수 없고, 온갖 것을 다 때려박았대요. 게다가 빙그레 음료였어요.


오랜만에 떨리는 심장.


외국 여행 가서 도대체 정체가 뭔지 감도 못 잡을 음료를 집어들었을 때의 그 심정. 그게 느껴졌어요. 마테차, 과라나, 국산홍삼, 오미자, 녹차 중 하나만 들어갔다면 대충 맛이 상상이 되었을 거에요. 그런데 이것들을 다 때려박았대요. 어떤 맛인지 예상이 하나도 안 되었어요. 저런 재료는 이것이 어떤 맛일지 예상할 수 있게 단서를 줘야 하는데 이건 오히려 맞출 수 있으면 어디 한 번 맞춰보라고 시비걸고 있었어요. 무슨 추첨 이벤트 원판 돌리기 같았어요.


"이건 사야해!"


오랜만에 감히 마셔보기 전에 맛을 예상할 수 없는 음료가 등장했어요. 바로 구입했어요.


빙그레 캔구루 에너지 음료 KANGURU 는 이렇게 생겼어요.


빙그레 캔구루 에너지 음료 KANGURU


캔 전면부는 검은색이에요. 집에 들고 와서 사진 찍을 때에야 알았어요. 캥거루에서 이름을 따왔어요. KANGURU 뒤에 있는 흰 무니가 캥거루 모양이었어요.


캔 하단을 보면 '고카페인 함유, 총 카페인 함량 80mg (100% 천연카페인)'이라고 적혀 있었어요.


빙그레 에너지 음료


캔 한쪽에는 이 음료에 대한 장황한 설명이 있었어요. 이름이 캔구루인 이유는 호주 박사가 개발한 음료라서 이름이 캔구루인 모양이었어요.


캔구루 한 캔에는 마테차 375mg, 과라나 340mg, 국산홍삼 225mg, 오미자 100mg, 녹차 50mg이 들어가 있대요. 왠지 국산홍삼, 오미자, 녹차는 설명에 나와 있는 호주 박사가 집어넣은 것이 아니라 빙그레에서 집어넣은 거 아닌가 싶었어요.


홈페이지나 QR스캔을 통해 KANGURU 정보를 더 볼 수 있다고 적혀 있었어요. 그래서 한 번 들어가봤어요.


마테차 | 375mg - 정신에너지·집중력향상, 기분개선

과라나 | 340mg - 각성효과, 신경안정, 피로개선, 운동능력향상

한국홍삼 | 225mg - 면역증진, 피로·기억력개선, 항산화작용

오미자 | 100mg - 운동능력·지구력향상, 피로·기억력·집중력개선

녹차 | 50mg - 소염·항산화작용, 각성효과


- 과학적으로 개발된 자양물

- 무설탕원료로만 제조

- 부작용이 없게 설계

- 캔구루만의 최고의 품질의 5가지 핵심 식물원료(그것도 함유량이 상당한)-마테차, 과라나, 한국홍삼, 오미자, 녹차- 로 만들어진 에너지 드링크

- 카페인은 단순히 더해진 것이 아니라 100% 천연의 식물에서 만들어진, 카페커피보단 낮은 양

- 타우린과 6개의 핵심 비타민 B

- 하루 2캔으로 최고의 효과를 낼 수 있는 다양한 기능이 증명된 제조법

- 상큼하고 질리지 않는 맛


으힉! 뭔가 더 무서워지잖아!


홈페이지에 나와 있는 홍보 문구만 보면 무슨 만병통치약. 돌대가리도 이거 하나 마시고 책장 후루룩 빠르게 넘기면 세계 1등 슈퍼 천재 되고 코로나, 에이즈, 에볼라 다 이거만 마시면 다 완치되고 운동부족 고도비만도 이거만 마시면 갑자기 맨발의 영웅 아베베 빙의해서 마라톤 세계 1등할 기세.


이걸 보는 순간 이건 꼭 마셔봐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게 아니라 오히려 마시기 더 무서워졌어요. 뭔가 약장수 약팔이 같은 느낌이었거든요. 뭔가 거창하고 화려한 말이 엄청나게 많이 들어가 있었어요. 인생을 살다보면 이렇게 거창하고 화려한 말이 엄청나게 많이 들어갈 수록 화려한 독버섯을 보는 것처럼 본능적으로 점점 더 멀리하게 되요.


빙그레 건강 음료


제품명은 캔구루에요. 식품유형 중 탄산음료에 해당해요.


캔구루 원제료는 다음과 같아요.


정제수, 자일리톨, 탄산가수, 구연산(산도조절제), 구연산Na(산도조절제), 타우린, 천연향료, 마테 추출물 (브라질산), 과라나 추출물 (브라질산), 홍삼 농축액 0.09% [6년근, 고형분 65%, 홍삼성분 0.9mg/g 이상, 국산(원료삼배합비율 : 홍삼근류 70%, 홍미삼류 30%)], 오미자 추출물 (중국산), 녹차 추출물 (중국산), 테이스트젬, 소포제, 스테비올 배당체 (감미료), 아세설팜칼륨 (감미료), 수크랄로스 (감미료), 안식향산Na (보존료), 안토시아닌 (천연색소), 잔탄검 (안정제), 비타민 혼합제제 (니코틴산아미드, 판토텐산칼슘, 비타민 B6 염산염, 비타민 B2, 비타민 B1 염산염, 비타민 B12)


제조원은 (주)금강B&F 에요. 판매원은 (유)레드캥거루베버리지스코리아 회사에요. 편의점에서 이게 '빙그레'라고 되어 있는 이유는 빙그레 유통망을 통해 판매되기 때문이었어요.


캔구루 원재료


캔구루 1캔 총 내용량은 250mL 이고 열량은 19kcal 에요.


캔구루 열량


캔을 땄어요. 탄산음료라서 탄산이 터지며 향이 확 올라왔어요. 매우 익숙한 향이었어요. 캔에 코를 대고 향을 다시 맡아봤어요.


왜 쌕쌕, 봉봉 오렌지향 냄새지?


오렌지 탄산음료 향과 매우 비슷한 향이었어요. 원재료를 보면 오렌지향과 관련된 것은 아무 것도 없었어요. 그렇지만 오렌지 탄산음료 향과 매우 비슷했어요. 그래서 몇 번을 맡아보면서 확인해봤어요. 기본적으로는 오렌지 탄산음료 향과 매우 비슷한 향인데 여기에 묘한 무언가가 또 섞여 있었어요. 오렌지 탄산음료향 속에 휘발성 기름에서 나는 특유의 냄새도 섞여 있는 느낌이었어요.


한 모금 마셔봤어요.


아...어렵다.


맛이 엄청나게 묘했어요. 오렌지 탄산음료 비슷한 맛이기는 하지만 엄청나게 다른 맛이 섞여 있었어요. 종잡을 수 없는 맛이라고 해야 맞을 거에요.


왜 뜬금없이 케밥향이 느껴지지?


오렌지 탄산음료를 마시며 케밥을 먹으면 아마 이것과 맛이 비슷할 거에요. 오렌지 탄산음료 속에 케밥향이 섞여 있었어요. 이것이 기본적인 향이었어요. 그냥 오렌지 탄산음료 맛과 비슷하지만 아예 달랐어요. 이 정체 불명의 케밥향 때문에 확실히 구분되었어요.


맛은 새콤한 맛이 조금 있었어요. 삼키고 나면 단맛이 느껴졌어요. 탄산은 부드러운 편이었어요. 여기까지는 그래도 크게 이상하다고 할 건 없었어요.


내가 캥거루가 된 기분이다.


한 모금 삼키고 나면 엄청난 말린 약초 냄새가 확 올라왔어요. 한약방 냄새 계열이었어요. 말린 약초를 와구와구 잔뜩 씹어삼킨 향이었어요. 그게 살짝 느껴지는 게 아니었어요. 엄청 강하게 확 올라왔어요. 잠깐 느껴지는 것이 아니라 이 향이 끝까지 계속 느껴졌어요.


이 종잡을 수 없는 맛과 향.


저걸로 끝나면 괜찮아요. 그런데 무슨 보리차 같은 향도 느껴졌어요. 캔 위에 적혀 있는 것처럼 몸에 좋다고 하는 것들 향이 뒤죽박죽 섞여 있었어요. 어떻게 말로 표현이 쉽게 되지 않는 맛과 향이었어요.


서양 백인들이 오스트레일리아 대륙에 처음 상륙해서 캥거루와 코알라를 봤을 때 어떤 기분이었을까?


왠지 그 기분을 알 거 같았어요. 오렌지 주스면 오렌지 주스, 탄산이면 탄산, 케밥이면 케밥, 휘발성 기름 냄새면 휘발성 기름 냄새, 한약이면 한약 뭐 하나로 정리가 되어야 하는데 그런 게 없었어요. 마구잡이로 섞여 있었어요. 과장이 아니라 진짜로 외국 여행 가서 신기한 거 마셔보자고 제일 이상할 것 같아 보이는 음료수를 골랐는데 맛을 본 순간 너무 희안한 맛이라 표현이 안 되는 그런 느낌이었어요.


맛이 없다는 것이 아니라 진짜로 신개념 맛이었어요.


이건 우리나라에 비슷한 맛 음료가 없었어요. 부분적으로 비슷한 맛이라면 당연히 있지만 이렇게 한 모금 속에서 변화무쌍한 모습을 보여주는 음료는 없거든요. 이것이 얼마나 몸에 좋은지는 모르겠지만 음료수 고를 때 결정장애 발생하면 이걸 고를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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