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소에서 나왔어요. 몇 시인지 봤어요. 2014년 12월 21일 오후 1시 44분이었어요.


베트남 호이안


"점심 먹어야겠네."


호이안에 원래 계획보다 매우 늦게 도착했어요. 원래 계획대로라면 이미 도착해서 점심까지 다 먹고 돌아다니고 있어야 했어요. 계획상 그랬어요. 현실은 오후 2시 다 되어서야 일정을 시작하게 생겼어요. 일정 시작 전에 점심을 먹어야 했어요. 맛있는 베트남 음식을 포기할 수 없었거든요. 한 끼 한 끼가 맛있는 베트남 음식을 먹는 소중한 기회였어요. 이 기회도 호이안 구경만큼 중요했어요.


솔직히 갈등되었어요. 후에에서 엄청난 비를 뿌리고 있는 비구름이 호이안으로 넘어오고 있었거든요. 다행히 호이안은 비가 내리지 않고 있었어요. 비가 안 내리는 동안 호이안을 다 둘러봐야 했어요. 분명히 그 망할 비구름은 호이안으로 넘어올 거였어요. 이 비구름이 후에에서 다낭을 거쳐 호이안으로 오던 버스처럼 아주 느리게 호이안으로 와주기만 바래야했어요. 재수없으면 이제 곧 호이안에 폭우가 쏟아질 거였어요. 운 좋으면 다음날 호이안 떠날 때 폭우가 쏟아질 거였구요. 일기예보상으로는 분명히 이날 비가 와장창 내릴 거였어요. 일기예보가 아니라 실제로 다낭 쪽은 비가 내리고 있었어요.


보통 때였다면 호이안을 일단 조금 둘러본 후에 밥을 먹었을 거에요. 문제는 이제 오후 2시가 되어가고 있다는 것이었어요. 지금 밥을 뒤로 미루고 돌아다닌다면 점심은 아예 거르는 거였어요. 점심을 안 먹고 저녁을 2배로 먹는 게 된다면 그건 인간이 아니라 기계죠. 점심 안 먹고 저녁을 먹는다고 해봐야 먹는 양이 2배가 되지는 않아요. 진짜 많이 들어가야 1.5배 정도고, 보통 그것도 안 들어가요. 다양한 베트남 음식을 먹어보고 싶다면 점심을 먹어야만 했어요.


'일단 먹고 보자.'


먹어야 했어요. 미식을 즐기기 위해서 뿐이 아니었어요. 아침에 베트남 쌀국수 한 그릇 먹고 왔어요. 맛있기는 했지만 그게 엄청난 열량을 자랑하는 음식은 아니었어요. 이제 호이안을 돌아다니기 시작하면 밤 늦게까지 쉬지 않고 돌아다닐 거였어요. 그러면 먹어야 했어요. 아무리 다음날 일정이 버스 타고 하노이로 넘어가는 일정이라 푹 쉬는 일정이라고 해도요.


베트남 겨울 여행


"어느 식당 가지?"


하천 주변에는 식당이 몇 곳 있었어요. 어느 식당을 가야할지 느낌 확 오는 곳이 안 보였어요. 많은 사람이 아는 맛집 찾는 방법이 있어요. 정 모르겠으면 일단 사람들 많은 식당으로 가는 거에요. 그런데 그 방법을 아예 사용할 수 없었어요. 왜냐하면 오후 2시였으니까요. 점심 시간 한참 지난 후였어요. 식당에서 밥 먹는 사람은 없을 시간이었어요. 지금은 밥 먹는 시간이 아니라 낮잠을 자든가 호이안을 돌아다니며 구경하든가 할 시간이었어요. 어느 식당도 다 사람이 없었어요.


vietnam


식당으로 들어갔어요. 당연히 손님은 없었어요. 밥 시간 훨씬 지났고, 이 시각에는 모두가 관광하러 돌아다닐 시간이었거든요.


"대충 길거리 음식으로 때우고 이따 엄청 먹을까?"


바나나, 도넛 같은 것을 튀겨서 파는 노점상이 보였어요.


베트남 길거리 음식


'이거 말고 까오 라우 먹자.'


리셉션 직원이 여기 대표 음식은 까오 라우니까 그걸 꼭 먹어보라고 했어요. 리셉션 직원이 강력히 추천한 음식이라 이것부터 해치우는 것이 순서였어요. 후에 대표음식이라는 껌 헨을 못 먹고 호이안으로 넘어왔어요. 그렇게 후에 살고 있는 친구가 껌 헨을 먹어보라고 했는데 파는 곳이 없었어요. 후에에서 마지막까지 껌 헨을 먹으려 열심히 돌아다니며 껌 헨 판매하는 곳을 찾아 돌아다녔지만 못 찾았어요. 껌 헨 못 먹은 것도 엄청 아쉬운데 까오 라우까지 놓칠 수 없었어요. 놓친 건 하나면 충분했어요.


손님이 없는 시간. 식당마다 호객꾼들이 자기 식당으로 오라고 엄청나게 호객 행위를 했어요.


'어느 식당 들어가지?'


어느 식당이 괜찮은 식당인지 전혀 분간 안 되었어요. 기준으로 잡을 만한 것이 아예 없었어요. 식당마다 손님이 전부 없었으니까요.


'전망이라도 좋은 곳으로 가자.'


제일 전망이 좋아보이는 식당이 있었어요. 식당 호객꾼에게 2층에 자리 있냐고 물어봤어요. 2층에 자리 있다고 했어요. 그래서 그 식당으로 들어갔어요. 직원을 따라 2층으로 올라갔어요.


운이 좋기는 한데 엄청 민망하네.


2층에 사람이 한 명도 없었어요. 아무 자리나 골라 앉아도 되었어요. 제일 창밖 전망이 좋은 자리로 갔어요. 손님이 한 명이라도 있었다면 절대 못 앉았을 자리였어요. 호이안 풍경이 매우 예쁜 자리였거든요. 발로 찍어도 예쁜 사진이 나올 자리였어요. 인기 제일 좋을 자리였어요. 자리에 앉자 어떤 음식을 주문할 거냐고 물어봤어요. 까오 라우 달라고 했어요. 쉬고 있던 직원들이 저 때문에 모두 움직이기 시작했어요. 엄청 민망했어요.


베트남 호이안 식당


베트남 호이안 지역 대표 음식이라는 까오 라우 Cao lầu 를 주문하고 나서 호이안 풍경을 감상했어요.


베트남 감성 여행지 호이안


'애매한 시간에 오니까 이건 좋네.'


식당에서 가장 좋은 자리에 앉아서 마음껏 창밖을 감상했어요. 방해되는 것이 아무 것도 없었어요.


Hoi an, vietnam


하늘은 매우 흐렸어요. 지금 당장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해도 하나도 안 이상할 하늘이었어요.


내가 상상하던 베트남이 아니야!


태어나서 처음 와 본 동남아시아. 동남아시아 이미지는 뜨거운 햇살과 새파란 하늘. 그러나 현실은 우중충하고 언제 비가 내려도 이상하지 않을 하늘이었어요. 어렸을 적 베트남을 처음 접했던 것은 머나먼 정글이었어요. 머나먼 정글 보면 매우 맑은 하늘과 열대 우림이 주요 배경이었어요. 월남전 사진을 봐도 대부분 푸른 하늘과 밀림 사진이었어요. 이렇게 칙칙한 하늘이 아니었어요.


카메라 셔터스피드 터져 나갈 걱정을 해야할 줄 알았는데 반대로 셔터스피드가 엄청나게 안 나오고 있었어요. 오후 2시면 셔터스피드가 하루 중 가장 빠르게 나올 때에요. 실내도 아니고 실외 풍경을 사진으로 찍는데 셔터스피드는 1/200s 밖에 안 나오고 있었어요. 백주대낮부터 손떨림을 걱정해야 하는 셔터스피드였어요. 조금만 어두우면 사진 찍기 매우 어려워질 거였어요. 이대로 시간이 흘러간다면 사진 한 장 제대로 건지기 매우 어려울 게 분명했어요.


Hội An


호이안도 전날 비가 내렸던 모양이었어요. 모든 풍경이 물을 먹은 색깔이었어요.


베트남 관광


주문한 베트남 호이안 지역 대표 음식 까오 라우가 나왔어요.


베트남 호이안 지역 대표 음식 까오 라우


까오 라우는 베트남 꽝남 성 지역의 대표적인 국수 요리라고 해요. 면발은 두툼한 우동 면발처럼 생겼어요. 위에 올라간 고기는 돼지고기였어요.


"이거 짭짤하고 좋은데?"


약간 일본 음식 느낌이 있었어요. 간장맛이 느껴졌어요. 야채와 간장에 절인 돼지고기, 면발의 조화가 좋았어요. 상추가 들어 있어서 친근한 맛이었어요. 간장에 절인 돼지고기만 어떻게 해결하면 집에서 비슷하게 만들어먹을 수 있어 보였어요. 매우 맛있었어요.


까오 라우 한 그릇을 먹은 후 밖으로 나왔어요. 이제 빨리 호이안을 둘러봐야 했어요. 하늘이 허락해줄 때 부지런히 돌아다니며 볼 거 다 보고 사진도 찍어야 했어요. 비가 안 내린다 하더라도 곧 침침해져서 사진 찍기 매우 어려워질 거였거든요.


일본인 다리


호이안 여행의 시작은 일본인 다리부터였어요. 여기에서 호이안 통합 입장권을 구입해서 구시가지 안으로 들어가야 했어요.


호이안 내원교


호이안 통합 입장권은 12만동이었어요. 입장권은 5장이 붙어 있었어요.


"저기 웨딩 촬영한다!"


베트남 웨딩 촬영


베트남인 신랑과 신부가 호이안에 와서 웨딩 촬영을 하고 있었어요. 여자는 분홍색 아오자이를 입고 있었어요. 남자는 정장을 입었어요. 분홍색 아오자이가 매우 예뻤어요.


나중에 알게 되었어요. 베트남의 대표적인 여성 전통 의상은 아오자이에요. 원래는 남자 것도 있지만 남자 것은 그렇게 잘 입지 않아요. 여자 아오자이에서 흰색 아오자이는 처녀들만 입는 옷이래요. 결혼한 여성은 흰색이 아니라 다른 색 아오자이를 입는대요. 많은 사람들이 베트남 아오자이를 떠올릴 때 흰색 아오자이부터 떠올리지만 의외로 흰색 아오자이 입은 베트남인이 우리나라에서 안 보이는 이유는 바로 이 때문이에요.


베트남 호이안 여행


비수기에 날씨까지 안 좋아서 그런지 사람들이 별로 없었어요. 조용하고 고즈넉한 분위기였어요.


베트남 음식 마그네틱


다양한 베트남 음식 마그네틱이 있었어요. 전부 국물이 있는 요리였어요.


베트남 관광 기념품


베트남 전통 의상 기념품도 있었어요.


베트남 호이안 내원교 (일본인 다리) Lai Viễn Kiều


이제 내원교를 통해 호이안 올드 타운 안으로 들어갈 차례였어요.


바람은 남서쪽으로 - 18 베트남 호이안 내원교 (일본인 다리) Lai Viễn Kiều (Cầu Nhật Bản)


내원교 난간에 사람들이 서 있었어요. 내원교 밖에 있는 사람이 난간에 서 있는 사람들을 사진찍어주고 있었어요. 호이안 내원교는 호이안 단체 여행 와서 기념 사진 촬영하는 장소인 모양이었어요.


베트남 여행지 호이안


내원교로 올라갔어요. 입구에서는 통합 입장권 및 입장료를 받아가는 사람이 있었어요. 그러나 특별히 검사하지 않았어요. 그래서 그냥 지나갔어요.


베트남 호이안 내원교는 이름이 2개에요. 내원교라고도 하고, 일본인 다리라고도 해요. 베트남어로도 내원교 이름은 2개에요. 베트남어로는 Lai Viễn Kiều 또는 Cầu Nhật Bản 이라고 해요. Lai Viễn Kiều 는 한자 來遠橋 를 베트남어로 읽은 거에요. Cầu Nhật Bản 은 '일본인 다리'라는 말이에요. Cầu 는 베트남어로 '다리, 교각', Nhật Bản 은 베트남어로 '일본'이라는 말이에요.


베트남 호이안 일본인 다리는 호이안의 랜드마크에요. 전체 교량 길이는 18m로, 과거 호이안에 있던 일본인 마을과 중국인 마을을 연결해주는 다리였다고 해요. 한때는 일본인 상인들이 많이 활동했지만, 도쿠가와 이에미쓰가 쇄국 정책의 일환으로 해외 무역을 금지하면서 1639년부터 일본인들이 많이 줄어들었다고 해요.


이 다리 이름이 일본인 다리인 이유는 1593년에 일본인 상인들이 이 다리를 세웠기 때문이라고 해요. 만약 중국인들이 세웠다면 '중국인 다리'라고 불렸겠죠.


다리로 올라갔어요. 원숭이 석상이 있었어요.


베트남 원숭이 석상


아까 다리에서 단체 사진 찍는 사람들처럼 내원교에서 바깥 풍경을 바라봤어요.


베트남 중부 여행지 호이안


"어? 사원 있네?"


다리 안에는 사원이 하나 있었어요.


베트남 호이안 일본인 다리 도교 사원 쭈아 꺼우


다리 안에 있는 작은 사원은 도교 사원이었어요. 이름은 쭈아 꺼우 Chùa Cầu 였어요. 한국어로 직역하면 '다리 사원'이에요.


베트남 호이안 내원교 Lai Viễn Kiều


쭈아 꺼우 입구 위에 매달려 있는 현판에는 한자로 來遠橋 라고 적혀 있었어요.


'베트남인들은 저게 무슨 말인지 모르겠지?'


후에에서 만난 친구와 후에 황성을 돌아다닐 때가 생각났어요. 그 친구는 한자를 아예 읽을 줄 몰랐어요. 후에에서 대학교를 다니고 있는 친구였는데요. 학교에서 한자를 배운 적이 한 번도 없다고 했어요. 한자는 중국어 글자라고 알고 있었어요.


나는 저 한자를 베트남어로 어떻게 읽는지 몰라서 뜻만 알고, 베트남인들은 저 한자가 뭔지 모르는 희안한 상황.


호이안 일본인 다리를 구경하는 베트남인들은 많았어요. 쭈아 꺼우를 휙 둘러보고 지나가는 베트남인들도 많았어요. 사진 찍는 베트남인들도 여럿 있었어요. 그러나 모두 저 현판은 전혀 관심갖지 않고 있었어요. 현판을 보고 저게 뭔지 당연히 모를 거에요. 짐작컨데 많은 베트남인들이 저 현판을 보고 '아, 여기는 중국인 많아서 중국어로 뭐 써놨구나' 이렇게 여기고 지나갈 거였어요.


그러고 보면 베트남도 우리와 같은 유교 문화권, 한자 문화권이라고 하면 우리나라 사람들이 충격받는 것이 당연했어요. 베트남인들도 한자를 이렇게 엄청나게 어색해하는데 우리가 베트남이 우리와 같은 유교 문화권, 한자 문화권이라고 어떻게 떠올리겠어요.


베트남 문화


일본교에서 빠져나왔어요.


베트남 사진


"와...스마트폰 사진도 흔들리네."


제 삼성 갤럭시3 스마트폰으로 찍은 사진이 흔들렸어요. 이건 꽤 심했어요. 어지간해서는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었을 때 흔들려서 찍히는 일이 없었거든요. 이번에는 집중해서 사진을 찍었어요.


베트남 호이안 사진


거리는 매우 예쁘게 꾸며져 있었어요. 나무와 나무 사이로 등이 매달려 있었어요. 밤에 오면 길거리가 너무 예쁠 것 같았어요. 이따 밤에 비만 안 온다면 불이 환하게 켜진 이 길 야경을 볼 수 있을 거였어요.


베트남 여행


베트남 중부 관광지 호이안


이제 본격적으로 호이안 올드 타운 여행이 시작되었어요.


Posted by 좀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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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잘봤습니다

    2020.06.28 10:02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2. 호이안 저도 다녀왔었는데
    생각이 새록새록 납니다

    2020.06.28 10:59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3. 아, 베트남에서의 추억...ㅠ 언제쯤 다시 해외로 나아갈 수 있을까요? ㅠㅠ 추억돋습니당

    2020.06.28 12:01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어서 코로나 사태 끝나서 다시 자유롭게 외국 여행 갈 수 있게 되었으면 좋겠어요;

      2020.07.12 00:08 신고 [ ADDR : EDIT/ DEL ]
  4. 까오라우 맛있겠어요~ 웨딩촬영 이색적이네요ㅎㅎ

    2020.06.28 17:44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