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바람은 남서쪽으로 (2014)

바람은 남서쪽으로 - 19 베트남 호이안 전통 마을 회관 딘 캄 포 사원 Đình Cẩm Phô

좀좀이 2020. 7. 6.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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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거 왠 나무 뿌리지?"


벽에 나무 뿌리가 많이 매달려 있었어요. 뭔지 궁금해서 다가갔어요.


베트남 여행 기념품


"이거도 기념품이네?"


나무 뿌리로 만든 사람 머리 모양 기념품이었어요. 나무 뿌리는 사람 얼굴의 수염 모양을 만들고 있었어요. 나무 뿌리로 만든 사람 머리 모양 기념품은 모두 삼국지 관우 얼굴처럼 생겼어요. 잘 찾아보면 삼국지 장비처럼 생긴 얼굴도 있었어요. 얼굴 모양은 전부 동양인 얼굴이었어요. 자세히 봤어요. 기념품 모두 웃는 얼굴이었어요. 관우, 장비와 다른 얼굴이었어요.


'저거 사가는 사람 있을 건가?'


집에 기념품으로 걸어놓고 불 끄고 자다가 저거 보면 깜짝 놀라게 생겼어요. 불 꺼진 깜깜한 방에서 저 얼굴 보면 할아버지 귀신이 머리만 공중에 둥둥 떠있는 모습일 거였거든요.


베트남 호이안 거리


길에는 사람들이 아까 처음 여기에 왔을 때보다 더 많이 있었어요. 관광객들이 돌아다니고 있었어요. 하늘도 아까보다 조금 개어가는 듯 했어요.


'다행이다. 잘 하면 이따 밤까지 비 안 오겠는데?'


날씨 때문에 심란한 마음이 조금 가라앉았어요. 호이안은 야경이 그렇게 예쁘다고 했어요. 밤이 되면 강에 등을 띄울 수도 있다고 했어요. 강을 따라 흘러가는 등불과 호이안 야경의 조화는 호이안 관광 홍보에서 잘 사용하는 사진이었어요. 그 장면을 보고 싶었어요. 이 정도 날씨라면 연등이 떠 있는 강과 호이안의 조화를 볼 수 있을 것 같았어요. 찐득거리기는 했지만 비가 쏟아지려면 한참 남아 보였어요.


'그래, 이대로 비구름 다시 후에로 돌아가라.'


나만 아니면 되니까.


오늘 후에에 도착한 여행자들도 있을 거에요. 그 사람들은 비 좍좍 퍼붓는 날씨를 보며 악담을 퍼붓겠죠. 아닐 수도 있어요. 그냥 느적거리며 쉬는 첫날로 보낼 수도 있을 거에요. 저만 아니면 괜찮았어요. 제가 있는 여기 호이안에만 비가 안 오면 되요. 지금 이 순간 다낭에 비가 오든 후에에 비가 오든 하노이에 비가 오든 호치민에 비가 오든 제 알 바 이니었어요. 제가 있는 호이안에 비가 안 내리는 것이 중요했어요.


베트남 호이안 풍경


"여기 예쁘다!"


하늘만 파랬으면 정말 예쁜 사진을 여러 장 건졌을 거에요. 하늘이 우중충하고 오후 3시인데도 별로 밝지 않았어요. 사진이 모두 칙칙하고 우중충하게 찍혔어요. 실제 밝은 길거리 분위기와는 아주 거리가 먼 사진만 찍혔어요. 사진을 보면 사람도 별로 없고 분위기가 가라앉아보였어요. 그래도 이 정도면 만족했어요. 카메라 셔터스피드가 워낙 느리게 나와서 이렇게 흔들리지 않은 사진을 건진 것만으로도 다행이었거든요.


베트남 아오자이


아오자이를 판매하는 가게도 있었어요.


베트남 옷감


베트남 전통의상


'베트남 전통의상 입은 사람은 언제 볼 수 있지?'


베트남 전통의상 아오자이를 입은 소녀들. 베트남의 전형적인 이미지 중 하나에요. 베트남 도착할 때까지만 해도 도처에서 아오자이를 입은 소녀를 쉽게 볼 줄 알았어요. 그런데 아직까지 하얀 아오자이를 입은 소녀는 한 명도 보지 못했어요. 후에에서는 보라색 아오자이를 입은 소녀들이 관광 홍보 목적으로 나와 있는 것을 봤어요. 여기 와서는 웨딩 촬영을 하러 온 베트남 신부가 흰색이 아닌 다른 색 아오자이를 입고 있는 것을 봤어요. 흰색 아오자이를 입은 사람은 여태 못 봤어요.


'그건 하노이 가야 볼 수 있을 건가?'


호이안 길거리에는 하얀 아오자이를 입고 돌아다니는 베트남 사람들이 한 명도 없었어요. 그건 베트남 수도 하노이에 가야 볼 수 있을 것 같았어요.


베트남 유적


베트남 호이안 전통 마을 회관 딘 캄 포 사원 Đình Cẩm Phô 앞에 도착했어요.


"여기 들어가봐야겠다."


딘 캄 포 사원은 입장료를 받는 곳이었어요. 입장할 때 통합입장권에서 한 장 뜯어갔어요.


베트남 전통 문화


바람은 남서쪽으로 - 19 베트남 호이안 전통 마을 회관 딘 캄 포 사원 Đình Cẩm Phô


베트남 전통 문화에는 Đình 이라는 것이 있다고 해요. 토착 신앙용 사원 또는 지역 영웅을 모시는 사당이 있는 건물로, 마을 회관 역할을 한대요.


호이안에 있는 딘 캄 포 사원은 호이안에서 가장 오래된 문화공간이에요. 여기는 1817년에 건설된 후 오랜 기간에 걸쳐 여러 단계로 증축되었다고 해요. 딘 캄 포 사원은 베트남 딘 양식의 전형을 보여주는 곳이라고 해요.


베트남 문화


한자가 보였어요.


베트남 호이안 딘 캄 포 사원


왜 중국 여행 온 거 같지?


아무리 봐도 중국 여행 온 기분을 떨쳐낼 수 없었어요. 제가 상상하던 동남아시아와 많이 달랐어요. 중국 남부 지역 어딘가에 여행 온 것 같았어요. 기분이 묘했어요. 분명히 학원에서 중학생들에게 사회를 가르칠 때 베트남도 유교문화권이고 한자문화권이라고 가르쳤어요. 그러나 기억과 지식으로는 이걸 알고 있지만 '동남아시아'라는 단어가 주는 이미지 때문에 계속 어색했어요.


학원에서 중학생들에게 사회를 가르칠 때였어요. 베트남 문화도 한국, 일본, 타이완, 몽골, 중국과 함께 동북아시아 문화권으로 묶여 있는 것을 보고 매우 신기하면서 어색했어요. 제가 학교 다닐 때만 해도 베트남은 동남아시아 문화권으로 분류되어 있었거든요. 몽골까지는 이해해요. 원나라가 있으니까요. 그렇지만 베트남은 진짜 이게 왜 여기 있나 궁금했어요. 교과서에 잘못 실린 거 아닌가 몇 번을 의심했어요. 그렇지만 그게 제대로 되어 있는 것이었어요.


베트남 와서 보니 베트남도 우리나라와 같이 동북아시아 문화권으로 묶어놓은 것이 이해되었어요. 아직까지 머리로만 이해하고 끊임없이 과거에 알고 있던 것과 충돌을 일으키고 있는 상황이었지만요.


베트남 등


한자를 보다가 라틴 알파벳으로 되어 있는 현대 베트남어를 보자 베트남에 온 기분이 다시 살아났어요.


베트남어


베트남 금성홍기


쭉 둘러보고 다시 밖으로 나왔어요.


베트남 전통 등


베트남 기념품


이제는 광둥회관을 찾아가야 했어요.


호이안 길거리 풍경


조금 걸어가자 광둥회관이 나왔어요.


베트남 호이안 광둥회관


광둥회관


입구는 다른 쪽에 있었어요. 입구쪽을 향해 걸어갔어요.


베트남 시클로


길가에는 시클로가 주차되어 있었어요. 날씨가 이렇지 않았다면 모두 돌아다니고 있었을 거에요. 날씨만 좋았다면 호이안 길거리에 사람이 꽤 많았을 거에요. 그러나 하늘이 찌뿌둥해서 그런지 사람들이 그렇게까지 많지는 않았어요. 길거리를 돌아다니는 관광객이 적으니 씨클로도 오늘은 전부 놀고 있는 모양이었어요.


베트남 기념품점


베트남 기념품 가게


광둥회관 입구를 찾아가는 길. 부레옥잠이 가득한 곳이 나왔어요.


베트남 부레옥잠


우리나라에서 부레옥잠은 매우 좋은 풀로 알려져 있어요. 하천 오수를 정화하는 용도로 키우기도 해요. 그렇지만 원래 부레옥잠은 잡초라고 해요. 기후가 따뜻한 곳에서는 미친 듯이 번식해서 수면을 다 덮어버린대요. 그래서 오히려 하천 생태계에 안 좋은 역할을 끼친다고 해요. 우리나라에서 좋은 풀로 알려진 이유는 우리나라는 겨울에 워낙 추워서 부레옥잠이 여름에 번성하다가 겨울에 다 죽어버리기 때문이라고 해요.


일본인 다리


일본인 다리 뒷편 모습도 봤어요. 저 벽 바로 뒤에 사원이 있어요.


베트남 기념품


"저 등, 들고 갈 방법만 있으면 하나 사서 갈 텐데."


관광기념품으로 판매하는 등이 매우 예뻤어요. 하나 사고 싶었어요. 저건 중국제가 아니라 베트남제였어요. 얌전히 한국으로 잘 들고 갈 방법만 있다면 바로 구입하고 싶었어요.


저거 가방에서 100% 다 부서진다.


그러나 알고 있었어요. 저런 것은 구입해서 한국으로 곱게 들고 가기 매우 어려워요. 여행 가방에 넣고 돌아다니면 장담컨데 한국 돌아갔을 때 다 부서져 있을 거였어요. 어쩌면 한국까지 가지도 않을 수도 있었어요. 당장 다음날 슬리핑 버스 타고 하노이 가는 동안 다 부서져 있을 수도 있었어요.


저것을 구입했을 때 결과가 어떨지 뻔히 보였어요. 그 예상이 지갑을 안 열게 했어요.


길거리에 베트남 전통 간식을 파는 아주머니가 있었어요.


베트남 간식


1개 사서 먹어봤어요.


베트남 전통 떡


달콤했어요. 설탕 조각이 으직으직 씹혔어요. 서울 인사동을 뒤져보면 이것을 판매하고 있는 곳이 왠지 하나 있을 것 같은 맛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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