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여행기/미분류

토스 만보기 - 걸으면 돈 받는 어플 & 혼자 5만보 채워서 하루 100원 받는 것 가능한지 실험

좀좀이 2020. 4. 8. 2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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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랑 같이 토스 만보기 하자."

"토스 만보기? 나 그거 안 하는데?"

"그러니까 같이 하자."


친구가 카카오톡 메세지로 제게 토스 만보기를 같이 하자고 했어요. 저는 만보기 같은 것을 잘 안 하기 때문에 괜찮다고 했어요. 전에는 종종 잘 걸어다녔지만 요즘은 안 걸어다니고 있어요. 밖에 나가야 걷죠. 중국 우한 폐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창궐 때문에 외출 자체를 지양하다보니 걸을 일이 없었어요. 집 안에서 커피 끓이려고 걷는 거 갖고는 1만보 절대 못 채우죠. 코로나 사태가 끝나기 전에는 걸을 일 자체가 거의 없을 거 같아서 조금 시큰둥했어요.


일단 친구에게 만나면 그때 이야기하자고 했어요. 그리고 어제 친구를 만났어요. 친구가 토스 만보기를 같이 해보자고 했어요. 혼자 하루에 1만보 걸으면 40원, 친구들 걸은 거 합쳐서 총 5만보 되면 60원을 추가로 받을 수 있다고 했어요. 이렇게 혼자 하루에 1만보 걷고 친구들과 합쳐서 하루에 5만보를 채우면 하루에 총 100원을 받을 수 있다고 했어요. 인출은 1000원부터 가능하고, 한 번 누적된 금액은 31일간 지속된다고 했어요.


토스 만보기


친구와 토스 만보기를 같이 하기 시작했어요. 토스 만보기는 토스 어플 속에 있어요.


친구와 공덕역에서 저녁밥을 같이 먹은 후 광화문까지 걸었어요. 6천보 정도 나왔어요.


"이거 의외로 채우기 쉽겠는데?"


1만보만 채우면 하루에 40원은 벌 수 있었어요. 여기에 친구들과 같이 하면 어찌어찌 3만보까지는 가능할 거 같았어요. 하루 3만보라면 60원까지 벌 수 있었어요. 하루 60원은 크지 않지만 그래도 이렇게 소소하게라도 돈 버는 게 당연히 싫을 리 없었어요. 계속 집에만 있어서 답답하던 차에 가끔 산책하면서 1만보 채우는 것도 좋을 거 같았어요. 집에만 있으니 몸이 굳는 거 같았거든요.


친구와 11시 반 넘어서 헤어진 후 걷기 시작했어요. 종각역에서 종로5가역을 향해 걷기 시작했어요. 느긋하게 걸었어요. 종로3가쯤 왔을 때 시간이 자정으로 바뀌었어요. 108번 버스를 타고 집으로 돌아갈 생각이었어요.


'108번 버스 막차가 종로5가 효제초등학교에서 새벽 1시 조금 넘어서까지 있을 건데 그때까지 조금 걷다 버스 타고 갈까?'


모처럼 서울에 나왔으니 조금 더 걷다가 버스 타고 의정부로 돌아가기로 했어요. 이제 심야시간이었기 때문에 거리에 사람들이 거의 없었어요. 동대문까지 걸어갔다가 종로5가 효제초등학교 버스정류장으로 돌아왔어요. 여기에서 다시 대학로쪽으로 걷기 시작했어요. 108번 버스는 종로5가 효제초등학교 버스정류장에서 대학로를 지나 미아사거리로 가거든요.


대학로 와서 미아사거리로 가는 교차로쯤 오자 6천보가 되었어요. 이제 108번 버스를 타고 의정부로 돌아갈 시간이 되었어요. 너무 시간을 보내다가는 108번 막차까지 끊길 거였거든요. 108번 막차를 놓치면 심야버스를 타고 도봉산역으로 가서 도봉산역부터 의정부까지 걸어가야 했어요. 심야버스는 일반버스보다 요금이 비싸요. 설령 똑같이 도봉산역에서 내려서 의정부로 걸어간다 하더라도 108번 버스 타고 도봉산역에서 내려서 걷는 것이 훨씬 나았어요.


108번 버스를 탔어요. 도봉산역을 지나 의정부 입구까지 왔어요. 버스에서 내렸어요.


'하루 5만보 걸으면 나 혼자서 100원 탈 수 있는 거 아니야?'


하루 5만보 걸으면 혼자서 100원을 채울 수 있었어요. 한 번 도전해보고 싶어졌어요. 그래서 의정부 남단 입구에서 집까지 걸어가보기로 했어요.


의정부 야경


망월사역 근처에서 중랑천으로 갔어요. 의정부 최대 장점이라면 중랑천 산책로 정비가 매우 잘 되어 있다는 점이에요. 곳곳에 쉴 수 있는 곳도 있고 중랑천을 건너갈 수 있는 징검다리도 잘 설치되어 있어요. 의정부에서 걷기 좋은 곳 찾는다면 1초도 생각해볼 필요 없이 중랑천으로 가면 되요.


'오늘 혼자 5만보 채워봐야지.'


중랑천을 따라 걷기 시작했어요. 회룡역을 지나가고 의정부역을 지나갔어요. 앞에 채운 걸음 수가 6천보였어요. 의정부역을 지나가는데도 2만보가 안 되었어요. 풍경이 바뀌기 시작했어요. 양주시 들어왔다는 표지판이 나왔어요. 양주역도 나왔어요. 그러나 3만보는 고사하고 총합 26000보도 까마득히 멀리 남아 있었어요.


중랑천 산책로 북단 끝까지 왔어요. 그제서야 간신히 2만보 조금 넘었어요.


'이거 완전 멘탈 터지는데...'


많이 걸어서 힘든 게 문제가 아니었어요. 2만보 정도는 별로 안 힘들어요. 이 정도는 걸으면 걸을 수 있는 정도거든요. 문제는 실제 제가 와 있는 위치였어요. 의정부역을 넘어 양주시 한복판에 와 있었어요.


'이거 정직하게 2만보 그냥 앞으로 가다가는 완전 동두천까지 가는 거 아냐?'


의정부 남쪽 끝에서 북쪽 끝까지 걸어간 것까지는 괜찮았어요. 의정부가 남북으로 거리가 길지 않거든요. 의정부는 동서로 길고 남북으로는 짧아요. 문제는 양주시까지 넘어왔는데 2만보도 안 되었다는 점이었어요. 의정부 남단부터 시작해 2만보 걸으면 진짜 동두천시로 가버릴 거 같았어요.


'아니야. 이대로는 안 되겠어.'


새로운 방법을 찾아야했어요. 걷는 것 자체가 힘든 게 아니라 제가 와 있는 위치가 충격적이었어요.


방법이 있다.


왔던 길 다시 돌아갔다가 다시 앞으로 걸어가는 거였어요. 이러면 특정 구간에서는 3배 걸을 수 있어요. 이대로 의정부 남단 망월사역까지 가봐야 3만보 좀 넘을 거였어요. 이걸 어떻게든 해결하려면 결국 왔던 길 돌아갔다가 다시 앞으로 가는 식으로 걸어서 단일 거리에서 걸음수를 3배로 만들어야 했어요.


그렇게 걸었던 길 돌아갔다가 다시 앞으로 가는 식으로 걸어서 회룡역 너머까지 갔어요. 회룡역 너머까지 갔다가 다시 회룡역으로 돌아와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간신히 4만보 채웠어요.


의정부 벚꽃


집에 돌아오니 45000보가 넘었어요.


토스 만보기 걷기


이른 아침부터 저 혼자 미션 3개 다 꽉 채워놨어요.


토스 만보기 미션 완료


친구도 오늘 꽤 걸어서 100원 벌었어요.


토스 걷기


실험 결과, 5만보를 혼자 다 걷는 것은 무리였어요. 이걸 길을 돌아다니며 채운다면 아주 먼 곳 어딘가까지 갔다가 돌아와야 했어요. 종로에서 의정부까지 돌아오면 5만보 채울 수도 있을 거에요. 그러나 그런 짓은 맨정신으로 별로 하고 싶지 않아요. 예전에 해봤거든요. 그거 엄청 힘들어요. 그리고 이동 위치가 주는 정신적 충격이 하도 커서 5만보를 한 번에 다 채우는 것은 무리였어요. 러닝 머신 저속으로 설정해 생각없이 걷는 거 아니라면 실상 불가능이었어요.


스스로 실험해본 결과, 하루에 걸음수 5만보를 채우는 것은 한 번에 길을 걸으며 다 채우는 것은 절대 무리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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