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예습의 시간 (2019)

[일본 여행] 예습의 시간 - 에필로그 : 나에게 보낸 엽서

좀좀이 2019. 12. 26. 2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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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9월 5일. 태풍 링링 때문에 제가 살고 있는 의정부에 모처럼 엄청나게 큰 비가 쏟아졌어요.


"다음주쯤 올 건가?"


비 퍼붓는 창밖을 바라보며 혼자 중얼거렸어요. 아직 올 때가 아니었어요. 시원하게 퍼붓는 비가 더위와 먼지를 깔끔히 씻어내고 나서 언제 그렇게 큰 비가 왔냐는 듯 다시 더위와 먼지가 공기 중에 가득 찰 때 쯤 도착하지 않을까 싶었어요. 아무리 가까운 거리라도 바다 건너 와야 했거든요.


항상 그래왔던 것처럼 우편함에 우편물이 온 것이 있는지 확인하러 갔어요.


"어? 왔잖아!"


2019년 8월 29일 밤. 다리 끊어지게 아픈 고통을 참으며 일본 도쿄 긴자에 있는 24시간 우체국으로 가서 제게 엽서와 카드를 한 통씩 부쳤어요. 일본에 온 기념으로 엽서와 우표 둘 다 갖고 싶었어요. 각각 따로 구입하는 방법도 있었지만 저 자신에게 엽서를 부치는 것도 좋은 방법이었어요. 24시간 우체국에 가서 우표를 붙여서 엽서와 카드를 한 통씩 보냈어요. 그때 직원분께 우표를 붙여서 보내달라고 부탁드렸어요. 직원분께서는 알겠다고 하시고는 우표를 꺼내 엽서와 카드 봉투에 붙이셨어요. 그런데 어떤 우표를 붙이는지는 보지 못했어요. 우표를 붙이는 동작만 봤어요.


8월 29일 밤에 부친 엽서와 카드가 벌써 도착했다니 놀랄 수준을 뛰어넘어 경악할 수준이었어요. 딱 일주일 걸렸거든요. 우편료를 특별히 엄청나게 물어가며 특급 우편으로 부친 것도 아니었어요. 지금까지의 경험에 미루어봤을 때 국제 우편이 이렇게 빨리 도착하는 경우는 없었어요. 아무리 빨라야 2주일 잡아야 했어요. 특송으로 부친 것이 아니라 일반 우편으로 부쳤으니까요.


가을은 포도.


일본 여행 여행기 예습의 시간 - 에필로그 나에게 보낸 엽서


일본 도쿄 이토야 문구점에서 고른 엽서 중 가장 마음에 드는 엽서였어요. 약간 옛날 디자인 같은 느낌이었거든요. 제가 어렸을 적에 접하던 일본 이미지와 비슷한 느낌이었어요.


늦여름부터 가을은 포도의 계절. 계절에 딱 맞게 포도 그림 엽서가 잘 도착했어요.


일본에서 제가 제게 부친 엽서에는 이런 우표가 붙어 있었어요.


일본 보통 우표


엽서에 붙어 있는 우표는 70엔 짜리 우표였어요. 소인이 아주 선명하게 찍혀 있었어요.


카드 봉투에 붙어 있는 일본 우표는 이렇게 생겼어요.


일본 우표


카드는 엽서보다 중량이 더 나갔기 때문에 90엔 짜리 우표가 붙어 있었어요.


이렇게 일본 여행 모든 이야기가 끝났어요. 마지막으로 제가 일본에서 부쳤던 카드와 엽서가 집에 잘 도착해 받아보면서 일본 여행 에필로그까지 깔끔하게 끝났어요.


'이건 언제 마시지?'


일본 주류


일본 여행에서 사온 에비스 맥주 시리즈와 무알콜 맥주들. 언젠가는 마시겠죠. 아마 여행기 다 쓰고 나서 하나 둘 꺼내서 마시기 시작할 거에요. 이 중 에비스 마이스터 맥주는 지인에게 선물로 줬어요. 에비스 맥주 시리즈는 한국에서 아예 볼 수 없어요. 이건 일본 여행 기념품으로 남들에게 선물하기 좋아요. 상당히 희귀한 것이거든요.


일본 여행에서 돌아온 후였어요. 모처럼 백주대낮에 인사동을 갔어요.


"우리나라 발전하고 있다!"


한국 마그네틱 냉장고 자석 관광기념품


한국 마그네틱 냉장고 자석 관광기념품이 매우 예뻐졌어요. 이 디자인이라면 외국인들이 보고 구입하고 싶게 생겼어요. 이런 디자인을 단순히 마그네틱 디자인으로 사용하지 말고 한국 관광 홍보 포스터 같은 곳에도 사용하면 꽤 좋을 거에요. 우표로도 제작해서 외국으로 보내는 우편물에 한국 홍보를 위해 붙여주는 것도 매우 좋은 방법이구요.


개량 한복


예전 촌스럽고 형편없는 개량한복과 달리 예쁘고 세련된 현대적인 개량 한복도 있었어요.


공공기관, 공기업이 문화예술 지원사업이랍시고 세금만 축내는 기생충 짓 하는 동안 민간에서는 이렇게 많은 발전이 이루어지고 있었어요. 경쟁이 있고 돈이 되어야 발전이 이뤄져요. 예전 촌스럽다 못해 노인들도 형편없다고 기피하게 생긴 개량 한복, 국적 불명의 관광기념품과 비교할 바가 아니었어요. 철밥통과 리얼 생존 서바이벌의 수준 차이에요. 정부가 안 건드리면 민간에서 알아서 잘 발전하는 것이 한국이에요.


일본 여행기를 SNS에 공유하자 일본인들이 호응을 해줬어요. 당연히 일본어는 없었어요. 제목에 일본어가 있기는 했지만 본문은 전부 거의 완벽한 한국어. 아마 대부분 사진을 보고 호응을 해줬을 거에요.


SNS에 여행기를 공유하고 일본인들이 호응을 해주면서 일본인들의 사진을 많이 보게 되었어요.


아...한국과 일본은 사진 스타일도 달라.


한국인이 찍은 사진과 일본인이 찍은 사진은 확실히 달랐어요. 선호하는 구도에 미묘한 차이가 있었어요. 그러나 구도는 그렇게까지 큰 차이가 없었어요.


딱 보자마자 '아, 이거 일본인이 찍은 거다!'라고 확 느낄 수 있는 것은 바로 색채였어요.


제가 한국인이 찍은 사진과 일본인이 찍은 사진을 보고 느낀 바는 아래와 같아요.


먼저 원본 사진이에요.


사진 무보정


우리나라에서는 이 정도만 되어도 괜찮다고 해요. 한국 사회에서 사진 후보정에 대한 거부감이 거의 없어지다시피 했어요. 전문 사진작가들조차 후보정에 대해 이제 거의 당연한 것처럼 이야기하고 있어요. 2000년대 중반만 해도 후보정은 '숨겨야 하는 것'에 가까웠던 것에 비하면 격세지감이에요.


한국 사진 후보정


우리나라에서는 위 사진 정도까지는 후보정해도 괜찮은 수준이에요. 그러나 이 정도를 벗어나면 그때부터 후보정 떡칠했다고 눈살을 찌푸리기 시작해요.


한국에서 '아름다움'의 기준은 '자연스러움'이에요. 사진이든 화장이든 한 듯 안 한 듯 해야 정말 예쁘다고 칭찬해줘요. 우리나라에 화질 좋은 대형 TV가 보급되면서 한국 여성들의 화장 기술에 혁명이 일어났다는 이야기는 매우 유명해요. 초기에 화질 좋은 대형 TV로 여자 연예인 및 아나운서를 보자 목과 얼굴 피부색이 너무 다른 게 티가 나서 사람들이 저거 뭐냐고 막 뭐라고 했거든요. 그때부터 한국의 화장 기술이 엄청나게 발전하기 시작했고, 현재는 독자적인 문화와 기술을 만드는 데에 성공했어요.


반면 일본 사진은...


일본 사진 후보정


눈 아파!


제가 일본인들이 찍은 사진을 보고 느낀 것을 그대로 표현해봤어요. 한국인들이 '실제 그렇게 있는 것'처럼 후보정한다면 일본인들은 '이것은 사진이다'라고 말하려고 후보정하는 것 같았어요. 채도와 대비를 상당히 강하게 후보정했어요. 매우 화려하고 강렬하지만 오래 보면 눈 아픈 사진이 매우 많았어요.


일본 여행 중 먹어본 일본 음식 맛과 한국 음식 맛을 곰곰히 떠올려보니 한국인이 찍은 사진과 일본인이 찍은 사진에서 드러나는 차이와 비슷한 점이 있었어요. '매운맛'을 제외하면 한국 음식이 일본 음식에 비해 맛이 상당히 순한 편이었거든요.


마지막으로 진짜 진짜 여행기 작성 뒷 이야기.


일본 여행기는 2019년 12월 21일에 작성을 끝냈어요. 그리고 에필로그는 2019년 12월 22일 밤 10시 반 넘어서 작성을 마쳤구요.


일본 여행기 작성하면서 아키하바라 갔을 때 길거리에서 들었던 노래를 종종 들었어요.


그 결과...


일본 여행기 에필로그


으힉...이거 뭐야!


맞춤 동영상이 온통 이런 게 떠버렸어요.


나에게 유튜브 상 일본이란 메이드 카페의 나라란 말인가...


무서운 유튜브였어요. 유튜브가 저를 메이드 카페 매니아라고 판단했나봐요.


지금까지 저의 일본 여행기 예습의 시간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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