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 공항에 자판기 하나 없지?"

"그러게...길거리에는 자판기 엄청나게 흔하던데..."


하네다 공항 세븐일레븐 편의점에서 아이스 카페라떼 2잔을 구입한 이유는 커피를 마시고 싶어서가 아니었어요. 동전을 떨어버리기 위해서였어요. 엔화 동전을 모을 마음이 전혀 없었어요. 엔화 동전은 예전에 일본 여행 다녀온 지인이 다 구해다 줬거든요. 한국 돈으로 환산하면 무려 5천원이 넘는 500엔 동전까지 전부 구해다줬어요. 이미 다 갖고 있는 엔화 동전이었기 때문에 한국에 가져가봐야 아무 의미 없었어요. 그래서 혼신의 힘을 다해 마지막까지 머리를 쥐어짜며 어떻게 동전을 떨어내야 하나 고민했어요.


만약 하네다 공항 안에 자판기가 있었다면 일이 매우 쉬웠을 거에요. 자판기에 동전 넣고 음료수 뽑아버리면 되니까요. 게다가 자판기에는 캔음료가 여러 종류 있어요. 캔음료는 한국으로 돌아가서 바로 마시지 않아도 되요. 남은 동전 다 떨어버리려고 자판기를 찾아 공항 안을 여기저기 헤매었어요. 그러나 끝끝내 자판기를 찾지 못했어요. 하네다 공항에는 음료수 자판기가 없었어요.


'진짜 개똥도 약에 쓰려면 없다는 말이 맞다니까.'


일본 도쿄 도처에 있던 자판기. 자판기 없는 길을 못 본 거 같아요. 한국 길거리에는 노상주차된 자동차가 득시글하다면 일본 길거리에는 자판기가 득시글했어요. 저렇게 여기저기 온통 자판기를 설치해놓으면 장사가 될까 싶을 정도였어요. 한적한 골목길 들어가면 과장이 아니라 진짜로 사람보다 자판기가 더 많았어요. 그렇게 발에 채이도록 많고 보는 것을 피할 수 없을 정도로 흔해빠진 자판기가 정작 하네다 국제공항에는 없었어요. 심지어 자판기는 입국장에도 없었어요.


공항에 자판기 하나쯤은 당연히 있을 줄 알았는데 없어서 상당히 의외였어요.


커피를 다 마셨어요.


"나 화장실 좀 다녀올께."


친구에게 짐 좀 봐달라고 말하고 화장실로 갔어요.


아...


또 다시 '흥!' 소리를 크게 내며 고개를 홱 돌리는 예쁜 꽃무늬 촘촘히 수놓인 하얀 기모노를 입은 일본. 이건 대체 뭐란 말인가.


"혼을 다 해 공항을 둘러봤어야죠!"


아...일본은 공항도 혼을 다 해 꼼꼼하고 섬세하고 세심하고 집요하게 둘러봐야한단 말입니까. 그런데 이건 맨정신으로 혼을 다 해 찾는다고 해서 찾을 수 있는 위치가 아니라고 생각됩니다만...


"당연한 거 아니에요? 잇쇼켄메이하게 공항을 돌아다니며 관찰하셨어야죠!"

"이걸 어떻게 찾아!"


화장실 문을 통과하면 남자 화장실 입구과 여자 화장실 입구가 나왔어요. 바로 거기에 음료수 자판기가 하나 있었어요.


무슨 보물찾기냐?

세상 누가 화장실에 음료수 자판기가 있을 거라고 상상해!


자판기를 대체 왜 화장실에 숨겨놨는지 이해불가. 화장실은 배설하는 공간 아니었나요? 화장실에 가그린, 휴지 같은 거 판매하는 자판기가 있는 건 많이 봤어요. 그러나 여기 있는 것은 음료수 자판기. 이걸 대체 어떻게 찾으라는 거야!


하도 어이없어서 하네다 공항에 딱 하나 있는 음료수 자판기를 사진으로 찍고 싶었어요. 하지만 사진 촬영 불가. 화장실은 당연히 사진 찍으면 안 되요. 혼을 실어 일본 사진 촬영한답시고 화장실에 있는 음료수 자판기 사진 찍다가 변태로 몰릴 수 있어요. 어째서 화장실에 음료수 자판기가 숨어있는지 이해할 수 없었어요. 이건 작정하고 찾으려 해도 찾을 수 없는 위치였어요. 세상 누가 화장실에서 볼 일 보고 나와서 바로 화장실에 있는 자판기에서 음료수 뽑아마셔요.


차라리 수속 창구 직원 자리 뒤에 자판기가 있어서 수속 창구 직원에게 돈 주고 음료수 뽑아달라고 하는 시스템이라면 이해하겠다! 그러면 무슨 보안 때문에 그러나 추측이라도 해보지!


화장실에서 볼 일을 보고 난 후 친구가 앉아 있는 의자로 돌아갔어요. 친구에게 따라오라고 했어요. 친구가 왜 그러냐고 물어봤어요. 화장실에 음료수 자판기가 숨어 있었다고 알려줬어요.


"뭐?"


친구도 경악했어요. 친구를 데리고 화장실로 갔어요. 친구도 어이없어 했어요.


이거도 하네다 공항 이용 방법 꿀팁이라고 해야 하나...


예, 하네다 공항에서 동전을 떨기 위해 음료수 자판기를 찾는다면 화장실 안에 있어요. 참고하세요.


어느덧 출국 심사를 받아야할 때가 되었어요.


일본 도쿄 하네다 국제공항 국제선 터미널 출국장


마지막으로 담배 한 대 태우러 흡연실로 갔어요.


일본 도쿄 하네다 국제공항 국제선 터미널 출국장 흡연실


이제 정말 떠나야할 시간.


한국으로 돌아갈 시간이 다가오고 있었어요. 담배를 다 태우고 자리에서 일어났어요. 출국 심사를 받으러 갔어요. 출국 심사는 간단히 끝났어요. 출국 심사대를 넘어가자 일본과 분리되었어요. 아직 일본 땅에 있지만 출국 심사대를 다시 넘어갈 수는 없었어요.


하네다 국제공항 면세점을 둘러봤어요.


일본 도쿄 하네다 국제공항 면세점


창밖에 제가 타고 갈 일본 JAL 항공사 하네다-김포 노선 JAL0093 항공기가 보였어요.


일본 JAL 항공사 하네다-김포 노선 JAL0093 항공기


"얘네들 진짜 머리 잘 쓴다."


일본 면세점 피규어


JAPANESE TOYS


일본 피규어를 모아놓은 코너가 있었어요. 일본 애니메이션 문화는 전세계적으로 유명해요. 세계 각국에 일본 애니메이션 매니아들이 포진해 있거든요. 일본 애니메이션이 유명한데다 애니메이션 파생 상품도 꽤 많고 종류가 다양해요. 온갖 한정판들이 범람한다고 해도 될 정도니까요. 일본 애니메이션 파생 상품을 보면 무슨 레토르트 식품까지도 이런 걸로 만들어놨어요. 그런 것들에 비하면 피규어는 상당히 양호한 편.


면세점에서 피규어를 판매하고 있다는 것이 매우 인상적이었어요.


'우리나라는 왜 면세점에 이런 것이 없을까?'


베트남 면세점은 커피, 일본 면세점은 피규어. 우리나라도 뭐 찾아보면 있을 거에요. 그러나 우리나라 인천 공항 면세점이나 김포 공항 면세점에서 이런 걸 본 기억이 없었어요. 우리나라도 찾아보면 이렇게 문화와 관련된 상품 중 면세점에 쌓아놓고 홍보할 만한 것이 분명히 있을 텐데요.


"이거 마셔."


친구가 남은 동전을 떨기 위해 음료수를 2캔 사서 하나는 제게 줬어요.


일본 음료수


일본 도쿄 올림픽 코카콜라


일본 코카콜라


음료수 캔에는 2020 도쿄 올림픽 홍보를 위한 마크가 인쇄되어 있었어요. 일본은 럭비 월드컵이 곧 열릴 예정이었고, 2020년에는 도쿄 올림픽이 예정되어 있었어요.


'2020 도쿄 올림픽을 어떻게든 망치지 못해 안달난 것보다는 2020 도쿄 올림픽을 이용해 같이 발전할 방법을 떠올리는 게 맞지 않을까?'


정부 주도의 반일 감정 선동에 놀아나는 사람들 중 과격한 사람들은 2020 도쿄 올림픽까지 망쳐야 한다고 목에 핏대 높이고 있었어요. 그러나 과연 그게 맞는 것인지 진짜 의문이었어요. 어쨌든 일본과 일본인들에게 2020 도쿄 올림픽이란 국가적으로 매우 중요한 행사에요. 최소한 넘지 말아야할 선이라는 것이 있어요.


게다가 도쿄 올림픽 특수를 맞이하는 일본에 숟가락 하나 올리려고 하는 것이 현재 암울한 한국 경제 상황에서는 더욱 현명한 판단이기도 하구요. 2020 도쿄 올림픽 때문에 일본 여행 가는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일본 간 김에 한국도 보고 가라고 홍보할 수도 있어요. 일본 전지 훈련은 비싸니까 한국에서 훈련하는 것도 괜찮다고 홍보할 수도 있구요. 한국과 일본은 시차가 없어요. 한국 경제가 정부의 무능하고 어리석은 정책 때문에 나날이 나락으로 굴러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조그만 콩고물이라도 얻어먹을 수 있다면 얻어먹어야죠.


어떻게 보면 2020 도쿄 올림픽은 한국에게도 기회에요. 이왕 일본 가는 김에 한국도 들렀다 가라고 홍보할 수 있으니까요. 조금 얌체 같을지 모르겠지만 이렇게 티스푼이라도 올려놓는 것이 오히려 한국 발전을 위해 더 올바른 생각 아닐까 싶었어요. 물론 정부가 그 정도 머리 돌아간다면 소득주도성장 따위는 하지도 않았을 거고 세금 주도 성장으로 60세 이상 고용율을 말도 안 되게 끌어올려서 전체 고용율이 상승해버리는 말도 안 되는 통계 조작급 짓거리는 하지도 않았겠지만요.


일본 JAL 항공사 비행기


드디어 탑승 시간이 찾아와버렸어요. 줄을 섰어요. 일본 JAL 항공사는 줄을 세우는 것에도 신경을 쓰고 있었어요. 사람들 모두 JAL 항공사의 안내에 따라 줄을 똑바로 섰어요.


'한국인 엄청 많네.'


한국 정부의 몰상식한 반일 선동에 속지 않은 현명한 한국인들이 매우 많았어요.


일본 여행


제가 탑승한 비행기 기종은 보잉 777-200 이었어요.


창밖을 보았어요.


일본 ANA


'일본 ANA는 한 번도 못 타봤네.'


전일본공수 ANA. 말은 많이 들어봤어요. JAL 과 ANA 를 둘 다 탑승해본 사람들 중 많은 사람들이 ANA 가 더 좋다고 했어요. 그러나 ANA 는 저와 인연이 아예 없었어요. 예전 몰타 가기 위해 일본을 경유할 때 탑승한 비행기도 JAL 이었고, 이번 일본 갈 때 탑승한 비행기도 JAL 항공사 비행기였어요. ANA 가 얼마나 좋은지는 몰라요. 저는 JAL 항공사만 해도 매우 만족스러웠어요.


비행기로 사람들이 계속 들어오고 있었어요.


일본 JAL 비행기


13 일본 항공 비행기


일본항공 비행기 모니터


2019년 8월 31일 오후 3시 37분. 일본 JAL 항공사 하네다-김포 노선 보잉 777 기종 JAL0093 항공기가 이륙을 시작했어요.


일본 하네다 공항


'이렇게 일본 여행도 진짜 끝이구나.'


비행기가 이륙하기 시작했다는 것은 이제 제가 일본땅과 멀어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고 있었어요.


일본 도쿄


도쿄, 안녕.


활주로를 달린 비행기는 순식간에 도쿄 상공으로 올라갔어요. 저는 창가 바로 옆에 앉지 않았기 때문에 마지막 도쿄 사진을 제대로 찍을 수 없었어요.


일본 여행 여행기 예습의 시간 - 46 일본 JAL 항공사 하네다-김포 노선 JAL0093 항공기 타고 일본 후지산 관람


사진을 찍을 수 있게 되었을 때는 이미 도쿄에서 벗어나 있었어요. 요코하마 상공조차 벗어나 있었어요.


'일본 여행도 이렇게 끝이네.'


이제 일본의 육지에서 완전히 떨어져 있었어요. 이대로 한국까지 공중에 떠 있는 상태일 거였어요. 일본 여행을 더 이어가는 것이라고는 비행기 회항 뿐이었어요. 그러나 비행기 회항은 말 그대로 여행 중 대참사. 그런 일을 경험하고 싶지 않았어요. 아무리 이번 일본 여행에 아쉬움이 너무 많다고 해도 회항을 빌고 싶은 마음은 전혀 없었어요. 그렇게까지 일본을 떠나기 싫지는 않았거든요.


"혼이 실린 여행을 안 하다니..."


혼자 쓴웃음 지었어요. 한국에서 출발할 때와 일본에서 귀국할 때의 피부 색깔은 변함이 없었어요. 혼이 실린 여행을 했다면 새까맣게 탔을 거에요. 물론 제가 도쿄에 있는 동안 정말 피부색이 시커멓게 타버릴 정도로 햇볕이 맑은 날은 딱 이틀 뿐이었어요. 나카메구로 벚꽃길과 에비스 맥주 기념관을 갔던 8월 29일, 그리고 바로 한국으로 귀국하는 8월 31일 이날 뿐이었어요. 다른 날은 열심히 돌아다녀도 피부가 탈 래야 탈 수 없었어요. 날이 꾸준히 흐렸거든요. 돌아다니는 도중에 비를 안 만난 것에 고마워해야 할 날씨였어요.


그러나 일본 도쿄에서 못 본 곳이 너무 많았어요. 어느 한 지역을 제대로 꼼꼼히 다 살펴본 곳도 없었어요. 심지어 우에노 공원을 갔는데 우에노 공원 근처에 있는 그 유명한 네즈진자 신사도 빼먹고 못 갔어요. 빨간 도라이가 일렬로 쭉 늘어서서 일본 관광 홍보 사진에 잘 등장하는 그 신사요. 지척까지 갔는데 못 갔어요. 이런 식으로 그나마 가본 곳 중 빼먹은 곳이 한둘이 아니었어요.


일본 음식도 나중에 롯지 아카이시 아니었다면 못 먹어본 음식이 엄청나게 많았을 거에요. 롯지 아카이시 때문에 그나마 일본 음식을 여러 종류 먹어본 것이었어요. 마치 외국인이 한국 여행 와서 한국 음식 먹어보겠다고 김밥천국 메뉴를 여러 개 시켜먹는 꼴이었어요. 스시를 안 먹어본 것은 하나도 안 아쉬웠어요. 그건 제가 일부러 피한 것이었으니까요. 그러나 일본 전통 음식, 일본 경양식 중에서도 못 먹어본 음식이 너무 많았어요. 심지어 미소시루조차 못 먹어봤어요. 그 흔해빠진 일본 된장국요.


"우리 도쿄 또 가자!"


너무 아쉬웠어요. 친구에게 도쿄 또 가자고 말했어요. 친구 표정은 무표정했어요. 속으로 웃었어요. 솔직히 친구가 일본 음식을 좋아하고 제가 일본 음식에 고생할 줄 알았어요. 그러나 예상과 정반대였어요. 매운 것을 엄청나게 못 먹는 친구가 일본 음식 먹으며 맵고 칼칼한 한국 음식 먹고 싶다고 했어요. 저는 일본 음식 먹으면서 한국 음식이 하나도 안 그리웠어요.


의자에 붙어 있는 비행기 항로를 봤어요.


"어? 우리 잘 하면 후지산 보겠는데?"


비행기 항로를 보니 비행기가 후지산을 멀리서 볼 수 있는 경로로 날아갈 예정이었어요. 좌석 방향이 딱 후지산을 볼 수 있는 좌석이었어요. 친구는 A, 저는 B 좌석이었거든요.


'제발 후지산...'


일본 하면 후지산, 과연 후지산을 볼 수 있을 것인가?


계속 비행기 창밖을 뚫어져라 쳐다봤어요. 정말 운이 대박으로 따라준다면 후지산을 볼 수 있을 거였어요. 전혀 의도한 것이 아니었지만 일본 JAL 항공사 하네다-김포 노선 JAL0093 항공기에서 저와 친구가 앉아 있는 자리는 후지산을 볼 수 있는 A와 B좌석이었어요. 탑승 수속할 때 혹시나 하는 마음에 창가쪽 좌석으로 지정해줄 수 있냐고 물어봤더니 직원이 딱 하나 남아 있다면서 배정해준 좌석이었어요. 얼떨결에 저와 친구가 일본 JAL 항공사 하네다-김포 노선 JAL0093 항공기에서 후지산을 관람할 준비가 되어버렸어요.


비행기는 후지산을 향해 순조롭게 날아가고 있었어요.


'과연 진짜 일본의 상징 후지산을 볼 수 있을까?'


이건 그저 기적을 바라는 수 밖에 없었어요. 정말 모든 것이 도와주지 않으면 불가능했어요. 아무리 새파란 하늘이 보이는 맑고 쾌청한 날이라 해도 비행기 타고 가다 보면 하늘에 구름이 짙게 껴 있는 경우가 허다하거든요. 만약 하늘에 구름이 껴있다면 후지산을 볼 수 없었어요.


캐논 SX70 HS 카메라 전원을 켰어요. 창밖을 보며 줌을 맞췄어요.


2019년 8월 31일 오후 4시 5분.


18 일본 후지산


"후지산이다!"


혼을 실어 카메라 셔터를 눌렀어요. 초점이 잡히고 나발이고 없었어요. 그냥 강제로 셔터가 작동하도록 힘껏 카메라 셔터 버튼을 꽉 눌렀어요.


"힘내요!"


마지막으로 등장한 예쁜 분홍색 꽃과 초록색 이파리가 수놓인 하얀 기모노를 입은 일본. 옆에서 긴장된 표정으로 저를 바라보고 있었어요.


그래. 이 순간, 나는 혼을 실어서 셔터를 누를께. 이것이 바로 나의 이번 여행 마지막 필살의 사진!


일본 JAL 항공사 하네다-김포 노선 JAL0093 항공기 타고 일본 후지산 관람


"찍었다!"


최선을 다 했어요. 혼신의 힘을 다해 셔터를 눌렀어요. 위 사진이 바로 후지산 사진이에요. 분화구가 잠깐 드러났다가 순식간에 구름에 가려져 버렸어요. 그래도 이렇게라도 후지산을 보고 사진을 찍은 것이 어디에요. 비록 사진은 없지만 후지산 정상 분화구를 봤어요. 그리고 이렇게 진짜로 일본 JAL 항공사 하네다-김포 노선 JAL0093 비행기를 타고 도쿄에서 한국으로 돌아가는 중에 후지산을 봤다는 증거 사진 촬영에 성공했어요.


후지산은 딱 보면 바로 알 수 있게 생겼어요. 제주도 가는 비행기에서 창밖으로 보이는 유독 홀로 높은 화산을 보고 바로 한라산이라는 것을 알 수 있는 것처럼 후지산도 그렇게 생겼어요. 다른 산을 보고 착각한 거 아니냐고 물어볼 여지가 없었어요. 깔끔하게 뾰족하고 높고 큰 화산이 있었어요. 그것이 바로 후지산이었어요.


나 일본 와서 후지산 봐버렸어...


감격 그 자체였어요. 일본 도쿄 여행 가면서 후지산을 볼 거라고는 전혀 상상도 못 했어요.


"이거...제 마지막 정성이에요...잘 가요."


예쁜 분홍색 꽃과 초록색 이파리가 수놓인 하얀 기모노를 입은 일본이 저를 보며 손을 흔들었어요.


일본 JAL 항공 비행기 후지산 항로


도요토미 히데요시도 못 본 후지산 정상. 도쿠가와 이에야스도 못 본 후지산 정상. 이토 히로부미도 못 본 후지산 정상. 저는 봤어요. 일본 JAL 항공사 하네다-김포 노선 JAL0093 비행기 타고 가면서 아주 편하게 잘 봤어요. 매우 짧은 시간이었지만 그 분화구를 봤어요.


혹시...


혹시...


나는 혼을 실어서 맛보기 여행을 한 것 아닐까!


문득 떠오른 생각. 그래, 나는 일본 문화답게 혼을 실어서 맛보기 여행을 했던 거다!


나의 이번 일본 도쿄 여행은 일본어로 日本東京試し読み旅行 라고 해야 할까? 아니면 日本東京下読み旅行?


'맛보기'라는 의미인 試し読み ためしよみ. '예습, 예행'이라는 의미인 下読み したよみ. 나름대로 정말 열심히 걸어다니며 일본 도쿄를 봤어요. 최선을 다해 도쿄를 보려고 노력했어요. 일본 도쿄가 5박 6일 일정으로 감당이 안 되는 서울보다 훨씬 크고 고밀도로 압축된 대도시라서 이것저것 빼먹은 것이 많았을 뿐이었어요.


아사쿠사, 우에노, 아카하바라, 신주쿠, 나카메구로, 에비스, 긴자, 야나카, 진보초...열심히 돌아다녔어요. 이 안에 못 가본 곳들도 많지만 항상 전력을 다해 돌아다녔어요. 다리가 끊어질 거 같아서 길바닥에 주저 앉았고 힘이 없어서 술기운으로 버티며 걸었어요. 이번에는 전부 맛보기로 돌아다닌 것에 가까웠어요. 애초에 제일 궁금했던 것이 일본 문화나 도쿄 도시 그 자체가 아니라 한국이 일본을 쉽게 따라잡고 역전할 수 있다는 말이 얼마나 말이 되는 소리인지였어요.


그래, 나는 맛보기에 혼을 실었던 거야.


한 가지 음식에 모든 신경을 다 쓰고 배가 터지도록 먹는 방법도 있어. 그렇지만 뷔페에 가서 여러 음식을 다 먹겠다고 혼을 실어 먹는 방법도 있어. 나는 후자였던 거야.


예쁜 분홍색 꽃과 초록색 이파리가 수놓인 하얀 기모노를 입은 일본가 슬픈 미소를 지으며 제가 잘 가라고 손을 흔들고 있었어요. 그래요. 저는 혼을 실어서 여행했어요. 비록 준비 단계에서는 너무 엉망에 건성인 태도였지만 일본땅을 밟는 순간부터는 과거와 마찬가지로 모든 신경을 다 곤두세우고 하나라도 더 보고 하나라도 더 돌아다니려고 혼이 담긴 여행을 했어요.


만약 일본 도쿄를 다시 가게 된다면 이 여행은 試し読み旅 에서 下読み旅行로 바뀌겠죠.


그래, 되었어.


일본 도쿄에 다시 가고 싶었어요. 맛보기에 혼을 실은 여행이 끝나가고 있었어요. 다음에 도쿄에 간다면 맛보기에 혼을 실은 여행이 아니라 집중해서 뭔가 보는 여행을 할 거에요. 그러기 위해서는 한국 돌아가서 일본과 일본어에 대한 공부를 꽤 해야 할 거에요.


기내식이 나왔어요.


일본 JAL 기내식


음료는 당연히 일본 에비스 맥주 캔맥주였어요. 스튜어디스가 은은한 황금빛 에비스 캔맥주를 건네주었어요.


일본 JAL 항공사 하네다-김포 노선 JAL0093 항공기 기내식


일본 상공에서의 마지막 추억이 만들어질 시간.



"여기서 맥주 3단 따르기 하면 혼나겠지?"


친구를 보며 웃으며 말했어요. 종이컵만한 투명 플라스틱컵. 아무리 혼을 싣는 여행의 마무리가 이 기내식이라 해도 3단 따르기는 아니었어요. 실수해서 잔 밖으로 맥주가 넘치면 그것도 추태니까요.


괜히 뻘짓 하지 않고 얌전히 잔에 에비스 맥주를 따랐어요.


일본 JAL 항공 기내식


기내식은 참 일본음식다웠어요. 맛있었어요. 먹으면서 이거 열량 장난 아니겠다는 생각이 저절로 드는 맛이었어요.


Posted by 좀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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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일본기내의 일본 기내식은 어떨지 궁금합니다 ㅎㅎ :)

    2019.12.22 07:55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일본 음식 맛이었어요. 나중에 기회 되신다면 직접 드셔 보세요 ㅎㅎ

      2019.12.25 09:47 신고 [ ADDR : EDIT/ DE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