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여행기/패스트푸드

맥도날드 더블치즈버거 햄버거 후기

좀좀이 2019. 11. 25. 2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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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먹어본 패스트푸드 체인점 햄버거는 맥도날드 더블치즈버거 햄버거에요.


일본 여행기를 쓰던 중이었어요. 예전에 일본어를 전공으로 공부한 친구들, 그리고 일본에서 살다 온 사람들이 제가 일본어를 공부했다고 말하면 물어보던 말이 있었어요.


"너 일본 맥도날드 가면 일본어로 주문할 수 있어?"


그 말이 도저히 이해 안 되었어요. 정 모르겠으면 메뉴판 보고 '이거 주세요'라고 말하면 되니까요. 그런데 꼭 이걸 물어보곤 했어요. 그 이유가 궁금해서 일본 여행 갔을 때 맥도날드 가서 직접 일본어로 주문해봤어요. 그리고 일본 맥도날드 가서 일본어로 주문해본 결과 그들이 왜 제게 그걸 물어봤는지 더 이해할 수 없게 되었어요. 메뉴명이 한자 범벅이라면 그래도 이해할 수 있어요. 그런데 맥도날드는 미국 햄버거 패스트푸드 체인점. 한자 들어간 메뉴는 보이지 않았어요. 가타가나만 소리내어서 읽을 수 있다면 충분히 주문 가능했어요. 영어를 일본인들이 어떻게 자기네 외래어로 만드는지 규칙을 조금 알고 있으면 가타가나 읽고 이게 무슨 햄버거인지 금방 알 수 있었어요.


이때 제가 주문했던 햄버거가 바로 더블치즈버거 햄버거였어요. 주문할 때만 해도 이것은 한국에서 먹어본 줄 알았어요.


여행기에서 일본 여행 가서 맥도날드 간 에피소드를 다 작성해서 블로그에 올린 후, 예전에 제가 쓴 맥도날드 더블치즈버거 후기를 찾아봤어요.


"이거 왜 없지?"


보고 당황했어요. 당연히 먹어본 줄 알았어요. 그러나 안 먹어봤어요.


'맥도날드 더블치즈버거 햄버거나 먹어볼까?'


맥도날드 더블치즈버거 햄버거의 악명이라면 익히 잘 알고 있었어요. 한 번 먹어본 사람은 많은 햄버거. 그러나 두 번 먹은 사람은 없다는 햄버거. 맥도날드가 욕 바가지로 먹게 만드는 데에 1등 공신. 워낙 악명이 자자한 햄버거라서 전에 궁금해서 먹어본 줄 알았어요. 그러나 제 블로그에 글을 써놓은 게 없는 것으로 보아 이건 안 먹고 그냥 넘어가버린 것 같았어요.


누구나 맥도날드 가서 절대 고르지 말라는 그 햄버거. 솔직히 맛은 알고 있었어요. 왜냐하면 일본 여행 가서 먹어봤거든요. 일본에서 먹어본 더블치즈버거와 한국에서 판매중인 더블치즈버거에 큰 차이가 있을 것 같지 않았어요. 보나마나 그게 그거일 거였어요. 예상컨데 일본 더블치즙버거가 맛이 조금 더 강할 수는 있었어요. 그러나 이것 또한 오차범위 안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거였어요.


나도 가서 먹고 욕 한 번 해봐?


맥도날드 더블치즈버거 햄버거의 악명은 매우 잘 알고 있는 상황. 그런데 일본 여행기에서 맥도날드 더블치즈버거를 일본어로 주문해서 사먹은 에피소드를 쓰고 나니 더블치즈버거를 한국에서 사먹어보고 싶어졌어요.


'이거 나도 먹고 욕 바가지로 쏟아붓는 거 아니야?'


충분히 가능한 스토리였어요. 요즘 맥도날드는 아주 망하려고 작정한 것 같아요. 민심을 잃어도 너무 많이 잃어버렸어요. 이제는 맥도날드에 대해 뭐라고 욕해도 그게 근거가 있든 없든 사람들이 다 믿어버릴 수준까지 갔어요. 진짜 망해도 이렇게까지 망할 수 있나 대단할 정도에요. 1등이 꼴등으로 내려앉아도 매니아층은 항상 있거든요. 그런데 맥도날드는 이제 온통 욕하는 사람밖에 없어요. 그렇게 욕 먹던 롯데리아가 맥도날드를 제쳐버릴 정도니까요.


맥도날드로 갔어요. 더블치즈버거를 주문했어요. 이때부터 예감이 무지무지무지 안 좋았어요.


'이거 진짜 나도 욕 바가지로 쏟아부을 거 같은데?'


주문을 취소해야하나 망설였어요. 그러나 참았어요.


'요즘 내 블로그에 웃긴 에피소드도 없잖아.'


웃음이 사라진 세상. 이거라도 먹고 글 쓰면서 어이없어서라도 웃어보자. 그래서 주문을 바꾸지 않았어요. 이왕 결심한 것, 결심한 것을 끝까지 지키기로 작정했어요. 욕을 하든 말든요.


제가 주문한 맥도날드 더블치즈버거가 나왔어요.


맥도날드 더블치즈버거


"어? 뭐야?"


무슨 해피밀 크기 햄버거가 나왔어요. 편의점 햄버거보다도 크기가 작은 햄버거였어요. 좋게 말하면 귀여운 거고, 솔직히 말해서 이걸 대체 누구한테 한 끼로 먹으라고 내놓은 건지 알 수 없었어요. 크기가 자비없었어요. 무자비하게 작았어요.


포장을 풀렀어요.


맥도날드 더블치즈버거 번


번은 매우 평범했어요.


Double Cheeseburger


야, 장난하는 거지? 나랑 진짜 장난하는 거지?


아주 납작한 햄버거. 작정하고 먹으면 1분 안에 다 먹어치울 수 있는 초납작 햄버거. 길바닥에 눌러붙은 껌딱지를 연상하게 하는 얄쌍한 두께.


맥도날드 더블치즈버거 햄버거 후기


맥도날드 홈페이지에서 더블치즈버거 햄버거에 대해 '고소하고 부드러운 치즈와 100% 순 쇠고기 패티가 두개. 맥도날드만의 더블 치즈버거!!'라고 소개하고 있어요.


맥도날드 더블치즈버거 햄버거 중량은 166g 이고, 열량은 446kcal 이에요.


맥도날드 더블치즈버거 영문명은 Double Cheeseburger 에요.


번을 들어봤어요.


맥도날드 더블치즈버거 햄버거


분노한 애미 손길로 귓싸대기 등짝스매싱 후두려맞는 맛.


내 정신이 지금 무자비하게 처맞는다.



"야, 이건 아니잖아!"


격분. 분노. 사람들이 그렇게 욕하고 두 번 다시 절대 안 먹는 이유가 있었다.


이것은 맛 문제가 아니었어요. 사람 입맛은 다양해요. 양키 스타일, 어메리칸 스타일 다 존재해요. 이것이 문제가 아니었어요.


일단 맛은 괜찮았어요. 상당히 단순한 맛이었어요. 짠맛이 강했어요. 패티 고기맛이 느껴졌고, 치즈 냄새와 짠맛이 강한 편이었어요. 여기에 피클 쪼가리가 만들어내는 새콤함이 가끔 느껴졌어요. 토마토 소스는 맛이 약간 느껴졌어요. 번은 큰 특징 없었어요. 매우 단순한 맛이라서 크게 묘사하거나 부각시킬 부분이 없었어요. 원시적인 햄버거 맛이라고 하면 될 거 같았어요.


짜고 고기맛에 치즈맛 나는 햄버거. 여기까지는 좋아요. 아무 문제 없어요. 토마토 케첩 같은 소스가 조금 들어가서 맛이 약하기는 했지만 괜찮았어요. 이것은 개인취향이니까요. 양키 스타일, 어메리칸 스타일, 웨스턴 라이프 스타일 즐기는 사람이라면 이런 맛 좋아할 수도 있어요. 야채가 피클 말고 없다시피 했지만 야채가 들어가야만 햄버거라고 인정해주는 것은 아니에요. 이것 갖고 뭐라고 할 생각은 없었어요. 저도 이런 맛을 즐기는 편이라 일단 맛에는 별 문제 없었어요.


일본에서 먹어본 더블치즈버거에 비해서 맛이 조금 약한 편이었어요. 이유는 토마토 케첩 같은 소스가 적게 들어가 있었거든요. 좋아요. 한일 문화차이라고 합시다.


그런데 이게 단품 4500원에 세트 5700원이라구?


더 충격적인 사실이 있었어요.


맥도날드 빅맥도 단품 4500원에 세트 5700원이야.


대체 무슨 정신나간 생각으로 가격을 이렇게 책정하셨어요?


더블치즈버거라고 해서 치즈가 엄청나게 두껍고 패티가 다른 맥도날드 햄버거 패티 두께의 2배가 되는 것 2장이 들어간 것도 아니었어요. 빅맥은 가운데 빵이라도 하나 더 들어가 있잖아요. 빅맥은 양상추라도 더 들어가잖아요. 이건 빅맥과 같은 가격이어야 할 이유가 아예 없었어요. 고작 치즈 2장 때문에? 무슨 치즈가 스위스에서 직수입한 무슨 고급 치즈라도 되는 거에요? 아무리 봐도 이건 그냥 흔해빠진 체다 치즈 같은데요.


버거킹이 심심하면 와퍼 단품 3500원에 판매하는 행사를 해요. 좋아요. 이건 생태계 교란종이라 합시다. 무슨 황소개구리, 베스, 블루길 같은 놈이라 하자구요.


편의점 햄버거보다 양이 적었어요. 편의점 햄버거에 비해 뛰어난 맛이라 할 것도 아니었어요. 편의점 햄버거도 이 정도는 속에 들어가요. 이 정도 맛은 내줘요. 그리고 이것보다 양 많은 편의점 햄버거도 흔해빠졌어요.


맥도날드 더블치즈버거 햄버거는 주문하면 바로 조리해준다는 점에서 가산점을 준다고 해도 최고 단품 3500원짜리였어요. 실제 가치는 단품 2500원에서 3500원이 적당했어요. 이걸 빅맥과 똑같은 가격인 단품 4500원에 세트 5700원 받고 판매하고 있었어요. 이게 빅맥보다 어디에서 더 나은 점이 있는지 아예 찾을 수 없었는데요. 빅맥에서 가운데 들어가는 빵도 빼고 양상추도 빼버리고 대신에 치즈 2장 넣어준 것 뿐인데 가격이 똑같았어요.


패티 두께가 한 장당 빅맥에 들어가는 것의 2배 정도 되었다면 이해할 수 있었을 거에요. 아니면 체다 치즈를 4장 넣어주든가요. 그런 거 전혀 없었어요. 이게 어째서 무려 단품 4700원짜리인지 전혀 납득가지 않았어요.


이것은 사람 낚으려고 만든 햄버거라는 생각밖에 안 들었어요. 이 따위로 가격을 매겨놓으니 사람들이 다 욕하죠.


맥도날드가 민심을 잃은 것은 더블치즈버거 때문은 아니에요. 그러나 더블치즈버거는 너무 심했어요. 무슨 정신으로 빅맥과 같은 값을 받아먹는지 절대 이해할 수 없는 햄버거였어요.


p.s.

일본 여행 가서 맥도날드 간 이야기 : https://zomzom.tistory.com/4170

맨 위에서 언급한 일본 맥도날드 가서 더블치즈버거를 일본어로 주문한 에피소드는 위 링크 들어가면 보실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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