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는 '5대 쪽방촌'이라고 불리는 규모가 큰 쪽방촌이 있어요. 이름 그대로 다섯 곳 있어요. 동대문 청계천 근처에 있는 서울 종로구 창신동 쪽방촌, 종로3가역 및 익선동 근처에 있는 서울 종로구 돈의동 쪽방촌, 서울역 맞은편에 있는 남대문 경찰서의 뒷편에 있는 남대문로5가 쪽방촌, 남대문로5가 쪽방촌 옆에 있는 서울 용산구 동자동 쪽방촌, 영등포역 6번 출구 바로 옆에 있는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 쪽방촌이에요.
서울 5대 쪽방촌 외에 쪽방이 모여 있는 곳이 또 있어요. 과거 구로 공단 주변 - 구로구, 금천구에도 쪽방이 여러 곳 있어요. 가리봉동, 가산동 같은 곳요. 그런데 이곳은 쪽방촌이라고 부르기보다는 벌집촌이라고 불러요. 이렇게 구로 공단 주변 쪽방에 대해 서울 5대 쪽방촌이라 부르지 않는 이유는 생성 기원 및 거주민의 차이에 있어요.
서울 5대 쪽방촌의 기원은 전부 사창가에요. 원래는 윤락가였지만 윤락업이 쫓겨나고 그 시설에 한국인 중 사회 최하류층이 들어와 살면서 쪽방촌이 되었어요. 반면 벌집촌은 공장 노동자들에게 저렴한 주택을 제공하기 위해 형성된 곳이에요. 거주민도 벌집촌은 중국인, 조선족이 많아요.
서울 5대 쪽방촌은 창신동 쪽방촌, 돈의동 쪽방촌, 남대문로5가 쪽방촌, 영등포 쪽방촌은 가봤어요. 남은 곳은 동자동 쪽방촌 하나였어요.
'동자동 쪽방촌을 갈까, 말까?'
남대문5가 쪽방촌과 동자동 쪽방촌은 인근 후암동 쪽방촌과 갈월동 쪽방촌까지 묶어서 '서울역 쪽방촌'이라고도 불러요. 이렇게 서울역 맞은편 쪽방 구역을 묶어서 서울 4대 쪽방촌이라고 보기도 해요. 서울 4대 쪽방촌 기준으로 보면 서울에 있는 거대 쪽방촌을 모두 가봤어요. 그러나 보통 서울 4대 쪽방촌보다는 서울 5대 쪽방촌이라고 불러요. 4대 쪽방촌으로 보면 다 가봤고, 5대 쪽방촌으로 보면 동자동 쪽방촌 하나를 못 가봤어요.
'여기는 돌아다니기 어려운데...'
서울 용산구 동자동 쪽방촌은 돌아다니기 위험한 지역은 아닌 걸로 파악되었어요. 한때 서울역 노숙자들이 상당히 행패 많이 부리기로 악명 높았고 이들의 주요 거점 중 하나가 바로 서울역 쪽방 구역이었어요. 그러나 서울역 맞은편이 많이 정비되고 재개발되어서 과거보다 훨씬 안전한 곳이 되었어요. 돌아다니기 진짜 위험한 쪽방촌은 무려 서울미래유산으로 지정되어 있는 영등포 쪽방촌이에요.
동자동 쪽방촌이 돌아다니기 어려운 이유는 여기저기 재개발된 곳이 있어서 몇 군데로 산재해 있다는 점이었어요. 가장 핵심이 되는 곳은 하나에요. 그러나 그곳 주변에 또 작게 여기저기 쪽방이 산재해 있어요. 원래 남대문5가부터 동자동, 후암동, 갈월동까지 이어지는 거대한 판자촌 및 윤락가였던 지역이 도심정화사업 및 재개발을 통해 여기저기 갈라진 거거든요. 행정구역 개편으로 쪼개졌구요.
위 지도에서 동자동 쪽방촌으로 표시한 곳 외에 쪽방이 여기 저기 산재해 있어요. 그렇게 산재된 쪽방이 후암동, 갈월동까지 여기저기 분포하고 있어요. 동자동 쪽방촌에서 중심이 되는 곳은 새꿈 어린이 공원 북쪽이지만, 거기에만 쪽방이 있는 것은 아니에요.
'이걸 어떻게 돌아다녀야 하지?'
영등포 쪽방촌을 다녀온 후, 동자동 쪽방촌을 가고 싶은 마음이 전혀 안 생겼어요. 영등포 쪽방촌까지 가봤는데 이제 뭘 더 가야하나 싶었어요.
그렇지만 이 하나 빼먹은 것 같은 찝찝함.
동자동 쪽방촌은 서울 5대 쪽방촌 중 가장 큰 쪽방촌이에요. 제일 위험한 쪽방촌은 영등포 쪽방촌이고, 제일 거대한 쪽방촌은 동자동 쪽방촌이에요. 서울역 쪽방 구역의 중심이거든요.
'그냥 다녀오자.'
딱히 가고 싶은 마음은 없었어요. 그렇지만 하나 빼먹어서 계속 느껴지는 찝찝함을 견딜 수 없었어요. 일단 지도를 봤어요. 동자동 쪽방촌 분포도는 구하지 못했어요. 카카오맵 로드뷰를 보고 동자동 쪽방촌 사진들을 보며 어디를 가야 할 지 범위를 정했어요. 동자동을 다 돌아다니며 쪽방을 전부 다 찾아다녀보는 것은 무리였어요. 동자동 쪽방촌의 중심이 되는 곳만 가기로 했어요. 보통은 딱 위 지도에서 표시된 곳을 동자동 쪽방촌이라고 부르고 있었거든요.
2019년 11월 22일 자정을 조금 넘은 시각. 108번 버스를 타고 서울로 갔어요. 평소 108번 버스를 타고 심야시간에 서울로 갈 때는 동대문역 버스정류장에서 내려요. 그러나 이날은 목적지가 용산구 동자동 쪽방촌이었기 때문에 회차지점인 종로5가 효제초등학교 버스정류장에서 하차했어요. 종로5가 효제초등학교 버스 정류장에 도착하니 새벽 1시 반 정도 된 시각이었어요.
버스에서 내려 서울역을 향해 걸어가기 시작했어요. 종로 거리를 따라 걷다가 명동성당 쪽으로 방향을 틀었어요. 명동을 통과해 남대문시장 윗길 - 서울로 7017이 있는 쪽으로 쭉 걸어가면 서울역까지 쉽게 걸어갈 수 있어요.
'오늘 왠지 무지 어려울 거 같다.'
느낌이 안 좋았어요. 기온이 따스했어요. 서울은 6도였어요. 두꺼운 패딩을 꺼내야하나 고민하다 안 꺼냈는데 정말 현명한 선택이었어요. 가을 외투 정도로 충분히 돌아다닐만한 날씨였어요. 게다가 맑았어요. 서울 밤하늘에는 별이 보였어요. 이런 날은 심야시간에도 사람들이 돌아다녀요. 쪽방촌 같은 곳에서 사람들이 어디 들어가서 추위를 피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이유없이 돌아다녀요. 이렇게 사람들이 돌아다니면 사진을 찍고 영상 촬영하기 상당히 어려워요.
서울역까지 왔어요. 노숙자들이 돌아다니고 있었어요. 어쩌다 한 둘 돌아다니는 것이었지만 새벽 2시가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노숙자들이 돌아다니고 있었어요. 춥고 비가 부슬부슬 내리고 있다면 노숙자 및 쪽방촌 주민들이 별로 안 돌아다녀요. 지난 번 영등포 쪽방촌 갔을 때 다행히 그런 날씨였기 때문에 사진도 찍고 영상도 촬영할 수 있었어요. 만약 그날 날씨가 이날처럼 따스하고 맑았다면 영상 촬영은 불가능했을 거에요.
그런데 이날은 딱 따스하고 맑은 날씨였어요. 이러면 정말 힘들어요. 예감이 매우 안 좋기는 했지만 이왕 와버렸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어요. 그냥 가야 했어요.
남대문 경찰서를 지나 LG 서울역 빌딩 옆길로 갔어요. LG 서울역 빌딩 한쪽은 남대문로5가 쪽방촌이고 길 건너편은 용산구 동자동 쪽방촌이에요.
서울 용산구 동자동 쪽방촌으로 들어갔어요.
누런 가로등빛이 환하게 빛나고 있었어요.
동자동 쪽방촌 입구에는 후암특별계획 1구역 조합사무실이 있었어요.
서울 용산구 동자동은 남영동 주민센터에서 관할하고 있어요. 동자동 주민센터는 없어요. 동자동 주민센터를 찾으려면 남영동 주민센터를 찾아야 해요.
서울 용산구 동자동 쪽방촌의 가장 큰 특징은 쪽방촌과 상가가 공존하고 있다는 점이에요. 1층은 식당으로 사용되고 있어요. 2층부터는 쪽방이구요. 그래서 꽤 많은 부분을 카카오맵 로드뷰로 직접 볼 수 있어요. 식당이 있는 쪽방촌 거리는 카카오맵 로드뷰로 확인해볼 수 있거든요. 서울 5대 쪽방촌 중 이렇게 상가와 쪽방이 같은 건물에 공존하는 경우는 동자동 쪽방촌이 유일해요.
이러한 특징 때문에 동자동 쪽방촌 관련 기사를 보면 식당 이용하는 사람들이 쪽방 거주자들 및 주변 노숙자들을 보고 인상을 찌푸렸다는 내용이 같이 등장하는 경우가 여럿 있어요. 이 점이 동자동 쪽방촌의 특징이에요.
돈의동 쪽방촌은 지도에서 아예 지워지다시피 한 곳이에요. 주변 건물들로 완벽히 차단되어 있다시피 하거든요. 그래서 이쪽을 지나가더라도 여기에 쪽방이 있다는 것 자체를 모르는 사람들도 많아요. 이를 확인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익선동 한옥마을 놀러가는 사람은 많지만 그들 중 익선동 한옥마을 입구 길 건너편에 서울 5대 쪽방촌 중 하나인 돈의동 쪽방촌이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이 꽤 있다는 점이에요.
영등포 쪽방촌은 대놓고 우범지역으로 찍힌 지역이에요. 영등포역 6번 출구 및 큰 길 건너편인 영등포 타임스퀘어 뒷편이 영등포 쪽방촌이에요. 영등포 타임스퀘어 뒷편은 집창촌이 자리한 곳이고, 영등포역 6번 출구에는 사납기로 악명높은 영등포역 노숙자들이 진치고 있어요. 일반인들은 최대한 피해서 가려고 하는 곳이에요. 누군가 영등포역 처음 가봤는데 경악했다고 한다면 꽤 높은 확률로 잘못 해서 6번 출구로 나간 경우에요.
남대문5가 쪽방촌은 남대문 경찰서 뒷편에 있어요. 이쪽은 길을 잘못 들어가서 들어가기 어려운 편이에요. 그리고 여기도 높은 건물로 가려져 있어서 밖에서 쉽게 보이는 곳은 아니에요.
창신동 쪽방촌은 동대문과 동대문상가 아파트 사이에 있어요. 이쪽은 상당히 으슥한 골목이에요. 입구부터 상당히 으슥하다보니 이쪽으로 가는 사람이 별로 없어요. 창신동 쪽방촌은 한때 벽화거리로 관광명소처럼 알려져서 거주민들이 심하게 몸살을 앓았던 곳이에요.
서울 돈의동 쪽방촌, 영등포 쪽방촌, 남대문5가 쪽방촌, 창신동 쪽방촌은 일반인과의 교점이 거의 없는 곳이에요. 그러나 동자동 쪽방촌은 1층은 멀쩡한 식당 및 술집이에요.
서울 용산구 동자동 쪽방촌 1층에 있는 식당가를 돌아다니다 보면 2층으로 올라가는 급경사 계단을 볼 수 있어요.
돌아다니는 사람들이 계속 나왔기 때문에 사진을 잘 찍을 수 없었어요.일단 동네 길을 파악하기 위해 돌아다니기로 했어요.
길을 따라 새꿈 어린이 공원쪽으로 걸어갔어요.
계단 위에 있는 건물도 쪽방 건물이었어요.
계단을 올라갔어요.
일단 남산 및 후암동쪽 방향으로 올라갔어요.
쪽방 건물에 불이 켜진 방도 있고, 불이 꺼진 방도 있었어요. 그리고 길에 사람이 한 명 정도는 계속 있었어요.
새꿈 어린이 공원으로 갔어요.
여기는 낮에 노숙자들과 쪽방촌 거주민들이 모여 있는 곳이라 해요. 왜 여기에 미끄럼틀이 설치되어 있고 어린이 공원으로 조성되었는지 이해하기 어려웠어요. 노숙자와 쪽방촌 거주자들이 몰려 있는 곳이기 때문에 여기에서 노는 어린이는 아예 없을 것 같은데요.
참고로 위 사진은 놀이터가 깨끗하게 나오게 찍은 사진이에요. 놀이터 입구에는 빈 술병이 쌓여 있었고 공원 주변에는 담배꽁초가 많이 떨어져 있었어요.
계속 사람이 꼭 한 명은 있어서 사진을 제대로 여러 장 찍지 못했어요. 그래서 이날은 몇 번을 돌아야 했어요. 그나마 다행이라면 동자동 쪽방촌은 돌아다니는 데에 눈치는 덜 봐도 되는 곳이라는 점이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