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느긋하게 월요일 오후를 보내고 있었어요. 인터넷 뉴스를 보다 갑자기 눈에 확 들어온 뉴스가 있었어요.
이데일리 - '가성비로 승부'…신세계푸드 '노브랜드버거' 가보니
이데일리에서 신세계푸드에서 노브랜드버거를 출시했다는 내용이었어요.
"신세계푸드면 이마트 아냐?"
신세계푸드는 이마트가 아니에요. 저도 여태 잘못 알고 있었어요. 신세계푸드가 신세계 계열사이기는 하지만, 이마트는 이마트이고, 신세계푸드는 신세계푸드에요. 신세계푸드는 한식 뷔페 올반 및 데블스도어, 자니로켓, 딘앤델루카, 보노보노, 쓰리트윈즈, 오슬로, 베키아에누보, 셀렉더테이블, 그래머시홀을 운영하고 있는 회사에요. 이름에 '노브랜드'를 붙여놓은 것으로 보아 이마트 노브랜드 식품들을 신세계푸드에서 생산하고 있나 봐요.
처음 봤을 때는 노브랜드버거가 이마트 것인 줄 알아서 매우 놀랐지만, 곧 이게 이마트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흥분이 많이 가라앉았어요. 그렇지만 매우 놀라운 것은 사실이었어요. 요즘처럼 불경기에 경제가 더 망할 거라는 예측이 압도적인 상황에서 하필이면 패스트푸드 체인점 사업에 뛰어들었거든요. 사람들이 지갑을 열기는 커녕 더 닫고 있는 실정인데요.
뉴스를 잘 읽어봤어요. 저렴한 햄버거로 승부를 보겠다고 하는 것 같았어요.
"이거 진짜 먹힐까?"
정말 많이 궁금했어요. 패스트푸드 체인점 햄버거는 제가 간간이 먹으러 가기 때문에 항상 약간의 관심이 있어요. 그래서 지금 이렇게 저가형 햄버거로 승부를 보겠다는 것이 과연 승산 있는 선택인지 매우 궁금해졌어요.
현재 우리나라 햄버거 패스트푸드 체인점 업계는 중국 한나라 말기부터 진나라가 천하를 통일하기 전의 삼국지 같은 상황이에요. 일단 한국에서 햄버거 패스트푸드의 대장이었던 맥도날드가 처참히 무너졌어요. 패스트푸드가 뭔지도 모르는 인간을 머리에 앉혀놔서 신나게 망하고 있어요. 이건 햄버거 조금이라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다 아는 사실. 쓸 데 없이 고급 카페화를 추구하다 있는 집토끼도 전부 다 도망갔어요.
그리고 새롭게 천하를 평정하고 있는 것이 바로 버거킹. 버거왕은 공격적으로 한국 시장을 공략중이에요. 시장 점유율을 잘 끌어올리고 있어요. 여기는 마케팅팀이 신 들린 듯 마케팅을 잘 해요. 패스트푸드의 기본이 뭔지 잘 알고 가격을 올릴지언정 질을 버리는 짓은 안 하고 있고, 마케팅팀도 마케팅을 상당히 잘 하고 있어요.
롯데리아는 나름대로 뭔가 해보려고 하고 있어요. 그리고 KFC는 밤에 치킨 팔고 맥주 파는 장사로 벌어먹고 있고, 맘스터치는 맘스터치대로 그럭저럭 잘 버티고 있어요.
중요한 것은 패스트푸드 업계도 레드오션이라는 점이에요. 여기도 과포화상태에요. 대형 업체인 맥도날드, 롯데리아, 버거킹, KFC, 맘스터치 외에 쉐이크쉑 버거라든가 존재 여부를 알 수 없는 소소한 패스트푸드 체인점 회사라든가 개인이 운영하는 수제버거 가게가 있어요. 햄버거 쪽은 미어터지는 상황이에요.
그런데 여기에 신세계푸드가 저가 공세를 앞세워 뛰어들었어요. 그래서 여기는 어떤지 참 궁금해졌어요.
그래서 노브랜드버거 홍대점으로 갔어요.
노브랜드버거 홍대점은 아직 네이버지도, 카카오맵에 등록되어 있지 않았어요. 주소는 서울 마포구 홍익로 25 2층이에요. YES24 중고서점 홍대점을 찾으면 되요. 그 건물에 같이 있거든요.
노브랜드버거 홍대점 안으로 들어갔어요. 매장은 꽤 넓었어요. 제 예상보다 훨씬 더 넓었어요. 주문은 자동주문기계를 이용하게 되어 있었어요.
매장 직원들은 매우 친절했어요. 첫날이라 약간 정신없어 보였어요. 손님들로 매장이 막 미어터지고 줄을 길게 서 있는 것도 아닌데 직원들은 조금 정신없는 것 같았어요. 아무래도 경험 부족 같았어요. 아마 3일 정도 지나면 많이 안정될 것 같았어요.
매장 관리에 매우 신경쓰고 있었어요. 인상적인 점은 쓰레기통 위에 뚜껑이 없다는 것이었어요. 뚜껑이 없는 것은 장점도 있고 단점도 있어요. 장점이라면 관리가 쉽다는 것이에요. 이용하는 쪽에서도 매우 편하구요. 단점이라면 관리 잘 안 해주면 더러운 게 눈에 확 띈다는 점이에요. 그리고 누구 하나가 쓰레기 잘못 버리기 시작하면 이게 바로 눈에 띄기 때문에 뒷사람도 계속해서 잘못 버릴 수 있어요.
신세계푸드 노브랜드버거 메뉴는 다음과 같아요.
버거
NBB 어메이징 NBB Amazing
단품 4900 세트 6500
NBB 시그니처 NBB Signature
단품 3500 세트 5300
NBB 오리지널 NBB Original
단품 2900 세트 4700
스모키 살사 Smoky Salsa
단품 3700 세트 5600
미트 마니아 Meatmania
단품 5300 세트 6900
그릴드 불고기 Grilled Bulgogi
단품 1900 세트 3900
산체스 Guacamole
단품 3800 세트 5700
할라피뇨 불고기 Jalapeno Bulgogi
단품 2700 세트 4500
메가바이트 Mega-bite
단품 4300 세트 5900
스리라차 치킨 Sriracha Chiken
단품 3900 세트 5800
스파이시 BBQ 치킨 Spicy BBQ Chicken
단품 3900 세트 5800
하우스 스페셜
소떡롤(소스/시나몬) Sausage Roll
싱글 3800 콤보 4900
피자 바게트 Pizza Baguette
싱글 4800 콤보 5900
상하이 핑거 포크 Shanghai Finger Pork
라지 15000 스몰 4400
샐러드
치킨시저샐러드 Chicken Caesar Salad
싱글 3800 콤보 4900
그린 샐러드 Green Salad
싱글 3300 콤보 4400
사이드
감자튀김 French Fries
미디움 1500 라지 2000
NBB 코울슬로 NBB Coleslaw
1200
탄산음료 콜라/사이다/미란다(오렌지), 맥스 1500/2000
레몬에이드 2500/3000
커피
아메리카노 2000
가격은 일단 꽤 저렴했어요.
서울 홍대에서 가볍게 한 끼 먹을 거라면 매우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는 가격이었어요.
신세계푸드 노브랜드버거 홍대점은 1호점이라 그런지 신경을 많이 쓴 것 같았어요. 그리고 메뉴와 가격을 보면 가성비를 앞세우기로 작정한 것 같았어요. 일단 시작은 꽤 괜찮아 보였어요. 중요한 것은 딜리버리, 그리고 홍대라면 24시간 영업을 어떻게 할 지의 문제가 있을 거에요. 사실 홍대라면 심야시간에 한해 가볍게 맥주 한 잔 판매하는 것도 충분히 고려해볼 일이었어요.
단, 한 가지 뭔가 걸리는 점이라면 홍보가 매우 부족하다는 점이었어요. 저는 저녁시간에 갔어요. 딱 식사할 시간에요. 그런데도 마구 붐비지 않았어요. 오늘 오픈했는데 붐비지 않는다는 것은 뭔가 마케팅 쪽에서 부실하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었어요. 저도 뉴스 보고서야 알게 되었어요.
이런 것은 초반 러시가 꽤 중요한데 앞으로 어떤 마케팅으로 홍보를 크게 할 지 두고봐야 할 거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