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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영등포구 2호선 문래역 문래동4가 문래창작촌 칼국수, 만두 맛집 - 영일분식

좀좀이 2019. 9. 16. 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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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가본 서울 칼국수, 만두 맛집은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3가 도림로 문래창작촌에 있는 식당인 영일분식이에요.


"우리 만나서 저녁 먹을래?"


원래 계획은 친구와 만나서 점심을 먹는 것이었어요. 그러나 둘 다 사이좋게 늦잠을 자버렸어요. 저도 정오가 넘어서 일어났고, 친구도 정오가 넘어서 일어났어요. 원래 친구와 같이 가보기로 한 식당은 의정부에서 매우 멀리 떨어져 있는 식당이었어요. 인천에 있는 식당이었거든요. 눈을 뜨고 시계를 보니 거기 가기는 이미 글렀어요. 친구가 이날 저녁에 잠깐 일이 있다고 했거든요. 친구가 일을 처리해야 하는 시간을 계산해보면 인천까지 갔다 오기에는 이래저래 매우 애매했어요.


친구는 저녁에 30분 정도 일을 보는 것 외에는 특별한 일정이 없다고 했어요. 그 정도라면 제가 어딘가에서 기다리고 있어도 상관 없는 시간이었어요. 정 기다릴 곳이 없다면 주변 지하철역에 들어가 의자에 앉아 기다리고 있어도 되었구요. 아주 멀리 가기에만 애매할 뿐, 친구를 만나는 것에는 전혀 무리없는 시간이었어요. 그래서 친구와 어떻게 할 지 의논했어요.


'모처럼 의정부에서 먼 곳으로 갈까?'


보통 이 친구와 만나는 약속은 항상 밤이었어요. 그래서 제가 멀리 갈 수가 없었어요. 아무리 멀리 간다고 하더라도 자정 즈음에 종로5가로 갈 수 있는 곳으로만 가야 했어요. 안 그러면 제가 의정부로 돌아갈 방법이 없거든요. 심야 버스를 이용해서 도봉산역까지 간 후, 거기에서 의정부에 있는 자취방까지 걸어가는 방법이 있기는 해요. 못 걸어갈 거리는 아니에요. 그러나 이게 꽤 먼 길인 것은 사실이에요. 그래서 어지간하면 아무리 늦어도 자정 즈음에 종로5가로 갈 수 있는 곳을 넘어가지 않았어요. 그래야 종로5가에서 108번 버스를 타고 의정부로 귀가할 수 있거든요.


그런데 이날은 모처럼 친구와 일찍 만날 수 있는 날이었어요. 게다가 친구가 저녁에 볼 일 보는 것도 저녁 먹는 시간보다는 한참 빠른 시간이었어요.


'서울 서쪽으로 가도 될 거 같은데...'


서울 서부권은 의정부에서 가기 불편해요. 대중교통으로 가려고 하면 시간이 많이 걸려요. 특히 서울 서남부권은 한참 걸려서 가야 해요. 신림, 신도림 같은 곳은 밤에 가면 집에 돌아올 걱정을 반드시 해야만 해요. 노량진도 밥 먹고 나면 커피 한 잔 마시고 올 시간이 빠듯하구요.


그러나 이날은 제가 일찍 출발해서 아예 서울 서쪽으로 이동해도 되었어요. 저녁을 매우 빨리 먹어버리면 그 다음에 커피 마시고 집으로 돌아오는 데에 아무 문제가 없었어요. 게다가 추석 연휴라 지하철 연장 운행중이었구요.


"우리 서울 서쪽으로 갈까?"

"서울 서쪽?"

"어. 나 오늘은 일찍 출발해도 되잖아. 내가 서울 서쪽으로 가서 일찍 저녁 먹으면 돼."

"그럴까? 그런데 서울 서부 어디?"

"글쎄..."


서울 서부에서 보기로 했지만 딱히 어디로 가야 할 지 떠오르는 곳이 없었어요. 서울 서부권이라고 하면 기껏해야 당산, 신림 정도만 떠올랐어요.


"일단 찾아보자."

"그러자."


친구와 서울 서부권 맛집을 같이 찾아보기로 했어요. 막연히 서울 서부권 맛집이라고 하니 떠오르는 것이 영 없었어요.


'아, 맞다! 며칠 전에 친구랑 만두 먹자고 이야기했었지?'


며칠 전, 친구와 서울 만두 맛집에 대해 이야기를 했었어요. 친구도 만두를 매우 좋아한다고 했어요. 그래서 친구와 만두 맛집을 찾아보기 시작했어요.


만두 맛집을 검색하면서 한 가지 원칙을 신경쓰며 찾아봤어요. 바로 '수믿거'. 수요미식회에 나온 맛집이라는 식당은 무조건 믿고 거르기로 했어요. 지금까지 수요미식회에 나왔다는 식당 갔다가 맛있게 먹었던 적이 단 한 번도 없었거든요. 오히려 반대로 수요미식회에 나왔다는 맛집에 가면 백이면 백 전부 처참할 정도로 실패했어요. 그래서 수요미식회에 나왔는지를 가장 먼저 살펴보며 맛집을 찾아봤어요.


"여기 어때?"


친구가 맛집 한 곳을 찾았다며 주소를 보여줬어요.


"문래?"

"어. 요즘 문래가 핫해."

"아, 문래창작촌!"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3가는 공장 밀집 지역이에요. 여기가 언제부터인가 여러 공방 같은 것이 들어오면서 문래창작촌이 되었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었어요. 문래창작촌 말은 많이 들어봤지만 가본 적은 단 한 번도 없었어요. 의정부에서 상당히 먼 곳에 위치한 곳이었거든요. 지하철 타고 정말 한참 가야 하는 곳이었어요. 그래서 문래창작촌은 한 번도 가보지 못했어요.


"거기 괜찮은가?"


영일분식이었어요. 칼국수, 만두 맛집이랬어요. 일단 수요미식회에 나왔는지를 확인해봤어요. 여러 방송에 나온 적이 있었지만, 다행히 수요미식회에는 나온 적이 단 한 번도 없었어요. 안심되었어요. 수요미식회에 나왔다고 한다면 영 떨떠름했을 거거든요.


"여기 비빔칼국수는 뭐지?"


'칼비빔국수'라는 메뉴가 있었어요. 비빔칼국수나 칼비빔국수나 그게 그거에요. 칼국수 면으로 비빔국수 만들어주는 곳은 본 적이 거의 없어요. 그래서 궁금해졌어요. 게다가 만두 맛집이라고 하니 더욱 궁금해졌구요. 백종원의 3대 천왕에도 나온 식당이라고 적혀 있었어요.


"여기 가자."


문래창작촌은 이런 날 아니면 가기 어려웠어요. 그래서 친구와 문래동3가 문래창작촌에 있는 칼국수집인 영일분식으로 가서 저녁을 먹기로 했어요.


추석 연휴에 토요일이라 그런지 저녁 6시경 문래동 공장 밀집 지역은 사람이 거의 없었어요. 몇몇 공장에서 기계가 돌아가고 있을 뿐이었어요.


"여기 설마 오늘 쉬는 거 아니겠지?"

"쉬면 다른 곳 가면 되지."


혹시 몰라서 저는 신림에 있는 먹을 만한 곳, 친구는 신도림에 있는 먹을 만한 곳을 하나 더 찾아왔어요. 텅 빈 거리를 걸으며 영 불안했어요. 그래도 일단 가보기로 했어요.


"영업한다!"


영일분식


"뭐 오늘도 줄 서 있지?"


영일분식 앞에는 사람들이 줄 서 있었어요. 다행히 사람이 몇 없었어요. 저와 친구도 줄을 섰어요.


칼국수 맛집 영일분식


영일분식 주소는 서울 영등포구 도림로141가길 34-1 이에요. 지번 주소는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4가 8-26 이에요.


줄을 서서 기다리면서 무엇을 주문할지 고민했어요. 일단 각자 만두 하나씩 시키기로 했어요. 만두 한 접시는 5000원이었고, 만두 다섯 개 준다고 했어요.


'그깟 만두 다섯 개 못 먹겠냐.'


만두 다섯 개 정도는 당연히 자신있었어요. 그래서 이건 각자 하나씩 주문할 생각이었어요.


물이냐 비빔이냐 그것이 문제로다.


여기는 칼국수가 있고 칼비빔국수가 있었어요. 면발은 둘 다 똑같았어요. 단지 하나는 흔히 아는 그 국물에 면이 빠져 있는 칼국수이고, 다른 하나는 다른 곳에서 보기 어려운 비빔칼국수였어요. 칼국수 맛집이라고 하니 일반적인 칼국수를 먹어봐야 할 것 같았어요. 그러나 칼비빔국수는 다른 곳에서 쉽게 보기 어려운 메뉴였어요. 그렇다고 둘 다 먹을 수는 없는 노릇이었어요.


'아, 진짜 결정장애 걸리겠네.'


칼국수와 칼비빔국수 앞에서 나의 마음은 갈대.


계속 칼국수 시켜야지, 칼비빔국수 시켜야지 마음이 오락가락했어요. 그때였어요. 매우 중요한 것을 봤어요.


그래, 결정했다!


칼비빔국수를 주문하면 칼국수 국물을 한 그릇 주었어요. 둘 다 맛볼 목적이라면 칼비빔국수를 주문하면 되었어요. 칼비빔국수를 먹고, 국물로 칼국수 맛을 가늠해보면 되니까요.


저와 친구 차례가 되어서 안으로 들어갔어요. 내부 좌석은 모두 신발을 벗고 바닥에 앉아서 먹는 테이블이었어요.


"뭘로 주문하시겠어요?"

"칼국수 하나, 칼비빔국수 하나, 만두 2개요."


칼국수 하나, 칼비빔국수 하나, 만두 2개를 주문했어요.


"만두 2개?"

"어. 설마 만두 한 접시 다 못 먹겠어."


친구가 놀랐어요. 그러나 제 대답에 바로 수긍했어요. 국수 한 그릇 먹는데 만두 다섯 알 더 못 먹을 리 없었거든요.


문래동 맛집 영일분식


양푼에 김치가 담겨나왔어요.


영일분식 김치


"김치 맛있다."


김치는 겉절이였어요. 배추 숨만 죽이고 달콤한 맛이 강한 김치 양념을 뭍혀 만든 겉절이 김치였어요. 그냥 집어먹어도 맛있었어요. 보쌈 김치와 비슷한 맛이었어요.


김치를 집어먹다 영일분식은 물과 가위가 셀프 서비스라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그래서 물과 가위를 가져왔어요. 김치를 잘라서 계속 집어먹었어요. 반찬은 김치 하나 뿐이었어요. 대신 김치 인심은 위 사진과 같이 매우 좋았어요.


먼저 제가 주문한 칼비빔국수가 나왔어요.


서울 영등포구 2호선 문래역 문래동4가 문래창작촌 칼국수, 만두 맛집 - 영일분식


"어? 이거 엄청 맛있는데?"


밀가루 반죽을 납작하게 펼쳐서 칼로 썰어놓은 면발이 아니었어요. 오히려 면발은 우동 면발과 비슷했어요. 굵고 탱탱한 면발이 매우 맛있었어요.


양념은 자극적이지 않았어요. 보통 매운 것 못 먹는 사람은 비빔국수, 비빔냉면을 피하려고 해요. 그런데 이것은 매운 맛이 하나도 없었어요. 단맛은 그렇게 강하지 않았고, 새콤했어요.


양념을 보면 깨가 들어가 있었어요. 깨는 당연히 고소한 맛을 내었어요. 여기에 상추와 김치가 들어가 있었어요. 칼비빔국수에 들어간 김치는 반찬으로 나온 김치와 맛이 달랐어요. 반찬으로 나온 김치는 겉절이라서 신맛이 아예 없었어요. 그러나 칼비빔국수에 들어간 김치는 일부러 익혔는지 신맛이 뚜렷했어요.


면발이 상당히 굵고 탱탱했기 때문에 젓가락을 짧게 잡고 열심히 먹었어요. 양도 무지 많았어요.


서울 영등포동 문래동 칼국수 맛집 - 영일분식


'아...칼국수 나오기 전에 김치 괜히 퍼먹었네.'


아주 정직했어요. 진짜 가게 입구에 커다랗게 '정직'이라고 적힌 간판을 세워주고 싶을 정도였어요. 양에서 잔재주를 부리지 않았어요. 눈에 보이는 저게 다 굵고 탱탱한 면발이었어요.


친구가 주문한 칼국수가 나왔어요. 이건 더 많았어요. 저는 그래도 비빔칼국수니까 면과 양념만 깔끔하게 먹으면 끝인데, 친구 것은 그냥 칼국수라 여기에 국물까지 많았거든요.


영일분식 칼국수 국물


칼국수 국물도 매우 맛있었어요.


그리고 만두가 나와버렸다.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 만두 맛집 - 영일분식


만두가 컸어요. 일단 속이 들어간 부분 크기가 성인 여성 주먹만했어요. 게다가 이것도 역시나 아주 정직했어요. 속에 공기구멍 하나 없이 속을 꽉 채워놨어요. 만두피 안 터진 게 신기할 정도로 속이 꽉 들어차 있었어요.


만두도 매우 훌륭했어요. 그냥 먹으면 약간 심심한 듯한 느낌이 있었어요. 만두 속에서 단맛이 느껴졌구요. 잔재주 부리지 않은 정공법의 맛이었어요.


반찬으로 나온 겉절이를 올려서 먹으면 김치만두가 되었어요. 반찬으로 나온 겉절이와 만두의 조합도 너무 훌륭했어요. 겉절이 작은 조각을 올려서 만두를 먹는데 겉절이 맛과 만두속 맛이 따로 놀지 않고 원래 하나였던 것처럼 잘 어울렸어요. 단, 만두 간 자체가 약한 편이었기 때문에 겉절이 조각 정도로는 간이 안 잡혔어요. 겉절이를 올려서 김치만두 만들어 드시고 싶다면 간장을 살짝 찍은 후 김치를 올려야 할 거에요.


'아...여긴 뭐 이렇게 너무 정직하지?'


맛도 정직했고 양은 더 정직했어요. 만두 5개 5천원. 개당 천원. 천원짜리 만두 맞았어요. 맛은 한 개당 1100원, 양은 1000원이었어요. 칼비빔국수 7000원. 맛은 만원짜리였고, 양은 12000원짜리였어요. 주문 너무 잘못했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양이 너무 과하게 많았어요.


친구는 더 심각했어요. 저야 그래도 칼비빔국수니까 그렇지, 친구는 국물 속에서 건더기가 밑도 끝도 없이 쏟아져 나오고 있었어요.


결국 다 먹었어요. 음식 남기는 것 싫어서 꾸역꾸역 다 먹어치웠어요. 여기는 면과 밥은 리필이 된다고 벽에 붙어 있었어요. 그런데 과연 리필하는 사람이 있을까 의문이었어요. 솔직히 7000원짜리 칼비빔국수 한 그릇만으로도 한 끼 식사로 매우 충분했거든요.


둘이 헥헥거리며 식당에서 나왔어요.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 영일분식


서울 서부권에서 칼국수 맛집, 만두 맛집을 찾는다면 영등포구 문래동3가 문래창작촌에 영일분식이 있어요.


단, 한 사람당 칼국수 하나에 만두 한 접시씩 시키면 양이 너무 많아요. 그러니 2명이 갔을 때 칼국수 한 그릇에 만두 한 접시 시키는 것이 좋을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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