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사람이 있다 (2019)

경기도 구리시 망우리 공동묘지 달동네

좀좀이 2019. 6. 13.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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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각 구에 있는 달동네를 찾아보던 중이었어요.


"중랑구에는 왜 달동네가 없지?"


서울특별시 중랑구는 동대문구 동쪽, 노원구 남쪽, 광진구 북쪽에 위치한 구에요. 지하철 7호선 노선을 기준으로 보면 북쪽으로 시작해서 먹골역, 중화역, 상봉역, 면목역, 사가정역, 용마산역이 중랑구에 있는 역이에요. 서쪽으로 시작해서 경의중앙선 및 경춘선을 기준으로 보면 중랑역, 상봉역, 망우역, 신내역, 양원역이 중랑구에 있는 역이구요. 지하철 7호선, 경춘선, 경의중앙선 환승역인 상봉역이 상당히 큰 역이기는 하지만 그거 제외하면 그렇게까지 큰 특징이 있는 동네는 아니에요.


중랑구는 노원구의 하위호환이자 동대문의 하위호환 정도 되는 동네라 상상하면 얼추 맞아요. 대체 왜 이 동네는 재개발 열풍에 시달리지 않는지 상당히 궁금한 동네이기도 하구요. 아파트를 수두룩 빽빽하게 지어서 재개발 손 대기 상당히 난감한 노원구와 달리 중랑구는 다세대 주택 및 단독주택 밀집지역이에요. 7호선이 남북으로 중랑구를 관통하고 경의중앙선 및 경춘선이 동서로 중랑구를 관통해요. 게다가 강남과의 접근성도 꽤 괜찮은 편이에요. 7호선이 중랑구 전체를 관통하는데다 강남까지 몇 정거장 안 되어서 금방 갈 수 있어요. 물론 7호선으로 강남 빨리 갈 수 있다는 거지, 앉아서 갈 기대는 절대 해서는 안 되는 동네에요. 도봉산역에서 북쪽 의정부, 양주 사람들 싣고, 그 아래로 노원구 사람들 싣고 쭉 내려오기 때문에 중랑구 와서는 한산한 시간대라 해도 빈 자리가 거의 없거든요.


중랑구도 평평한 지형은 아니에요. 북쪽으로 봉화산, 남쪽으로 용마산, 서쪽으로 망우산이 있거든요. 중랑구도 달동네가 있을 법한 동네에요. 게다가 노원구에는 규모가 큰 달동네가 몇 곳 있어요. 중랑구도 달동네가 당연히 있을 것이라 추측했어요.


카카오맵과 위성사진을 살펴보며 중랑구에 있는 달동네를 찾아보았어요. 의외로 중랑구에는 달동네가 없었어요. 과거에는 있었을 수도 있어요. 중요한 것은 과거가 아니라 현재였어요. 현재는 중랑구에 달동네가 없다고 해도 될 정도였어요. 낙후된 동네는 있지만 달동네는 안 보였어요.


"중랑구에 없을 리가 없을 건데..."


눈에 불을 켜고 중랑구를 계속 살펴보았어요.


"여기 뭐지? 여기인가?"


서울 중랑구와 경기도 구리시 사이에 마을이 있었어요. 지도를 확대해서 살펴보았어요. 달동네처럼 보였어요. 이곳은 구리시 소속인 동네였어요.


위성사진을 최대로 확대해 다시 살펴보았어요.


"뭐야? 이것들 다 뭐지?"


위성사진으로 본 구리시 달동네 뒷산은 매우 지저분했어요. 여기 저기 땜빵처럼 구멍이 나 있고, 둥그런 뭔가가 있었어요. 무덤이었어요. 무덤이 잔뜩 있었어요.


"여기 대체 뭐지?"


중랑구 바로 옆에 붙어 있는 구리시 달동네. 산이 이상했어요. 평범한 모습이 아니었어요. 무덤이 엄청 많았어요. 대체 뭔지 궁금해서 인터넷을 검색해 보았어요.


"망우리 공동묘지!"


그곳은 바로 망우리 공동묘지였어요.


2019년 5월 14일. 상봉역으로 갔어요. 201번 버스를 타고 구리시로 넘어갔어요. 구리시에 도착하니 오후 4시 29분이었어요.


버스 정류장에서 내려 망우리 공동묘지를 향해 가기 시작했어요.







길에는 '교통영향평가완료 및 건축심의 접수완료 - 딸기원2지구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 이라고 적힌 현수막이 매달려 있었어요.


딸기원2지구


일단 망우리 고개로 갔어요.


망우리 고개


이 고개를 기준으로 서울시 중랑구와 경기도 구리시가 갈려요. 망우리 고개는 특별히 높거나 넘기 힘든 곳이 아니었어요. 고갯길이라고 하지만 평범한 오르막길에 더 가까웠어요.



다시 경기도 구리시 망우리 공동묘지 달동네를 향해 걸어갔어요.






무덤이 보였어요.



저는 제주도 출신이에요. 그래서 무덤이라면 질리도록 많이 봤어요. 지금은 그래도 제주도가 많이 개발되어서 무덤이 예전처럼 많이 보이지 않아요. 그렇지만 제가 고등학교 다닐 때까지만 해도 타지역 사람들 관점으로 본다면 '온통 무덤투성이'라고 해도 될 정도였어요. 곳곳에 허다한 것이 무덤이었거든요. 이것은 제주도에서만 볼 수 있는 매우 독특한 경관이었어요.


제주도에 무덤이 도처에 널려 있는 이유는 제주도 전통 매장 문화와 관련있어요. 옛날에 제주도에서는 묫자리를 잡고 장례를 치룰 때 매장을 하고 묘를 만든 후 땅주인에게 보상을 하는 방식이었다고 해요. 일단 묘를 만들고 그 자리에 대해 보상해도 되는 문화다 보니 묘 쓰기 좋은 자리라면 어디고 묘지가 생겨버렸어요. 이로 인해 제주도 도처에 무덤이 산재해 있었고, 토지개발한다고 하면 무덤 주인 찾아서 이장하도록 하는 게 일이었고 뉴스거리였어요.


그래서 저는 무덤을 보고 무섭다는 생각을 하지 않아요. 그냥 '무덤은 무덤이구나' 하며 매우 덤덤하게 쳐다봐요. 아주 어려서부터 하도 많이 봐왔던 거라서요. 하지만 타지역 사람들은 그렇지 않다는 것을 대학교 진학해서 서울로 올라왔을 때에야 알게 되었어요. 무덤이 있다고 하면 매우 무서운 곳, 귀신이 득시글한 곳이라고 여기더라구요. 그리고 그 대표적인 곳이 바로 망우리 공동묘지였어요.




윗쪽으로 계속 올라갔어요.



다세대 주택이 쭉 서 있었어요.



길 꼭대기에 텃밭이 있었어요.


망우리 공동묘지


텃밭 옆 길로 들어서자 망우리 공동묘지가 나타났어요.


경기도 구리시 망우리 공동묘지


무덤이 많이 있었어요.


서울 중랑구 망우리 공동묘지


망우리 공동묘지를 가볍게 둘러보기 시작했어요.


중랑구


중랑구 공동묘지


무섭거나 꺼려진다는 느낌은 하나도 없었어요. 단지 푸슬푸슬한 흙길이라 걸을 때 조금 조심해야한다는 것 뿐이었어요. 대학 다닐 때 망우리 공동묘지 진짜 으스스하다는 이야기를 몇 번 들었지만 여기가 왜 으스스한 곳인지 느껴지지 않았어요. 수풀이 우거져서 뱀 나올 수는 있게 생겼어요.


Seoul


망우리 공동묘지 너머 보이는 곳이 경기도 구리시 달동네에요.


경기도 망우리 공동묘지 달동네


서울특별시


Seoul city


망우리 공동묘지를 계속 돌아다녔어요.




망우리 공동묘지에서 빠져나왔어요. 망우리 공동묘지에서 느낀 점이라고는 그냥 무덤이 참 많다는 점 뿐이었어요. 그 이상도 이하도 없었어요.




이제 경기도 구리시 망우리 공동묘지 달동네를 돌아다닐 차례였어요.







봄이 찾아왔어요. 여기저기 꽃이 많이 피어 있었어요.



경기도 구리시 망우리 공동묘지 달동네


사진을 찍으며 동네를 돌아다녔어요.













여기 있는 집들은 조립식 건물 같았어요. 예전에는 여기가 판자촌이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꼭 그렇다는 것은 아니지만요. 판잣집, 비닐하우스 등 열악한 가옥이 조립식 건물로 변하는 것이 현재 추세이기는 하지만, 슬레이트 지붕 단층집이 조립식 건물로 바뀌는 경우도 있거든요.


북어


지붕 아래에 북어 대가리가 매달려 있는 것이 인상적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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