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사람이 있다 (2019)

서울 종로구 동대문역 동대문종합시장 맞은편 종로5,6가동 충신동 충신1구역 주택재개발 정비구역

좀좀이 2019. 5. 24. 2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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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3시 넘었어?"


빨리 돌아다녀야 했어요. 늦장 부리다가는 다른 달동네 돌아볼 시간이 부족할 것이었어요. 지하철 1호선 지연으로 인한 30분이 많이 아쉬웠어요. 그 30분만 있었어도 이렇게 시간에 쫓겨야할 것까지는 없었거든요. 일단 풍경 사진 한 장 찍었어요.


서울 종로구 동대문역 동대문종합시장 맞은편 충신1구역 주택재개발 정비구역


서울 종로구 동대문역 근처에 있는 종로5.6가동 충신동. '충신동'이라는 동명은 일제강점기 시절 일본이 원래 지명과 전혀 관계없이 만들어낸 이름이에요. 일본이 여러 동을 합치며 조선인들의 반감을 사지 않기 위해 지어낸 이름이에요. 유교 5대 덕목 중 하나인 신 信과 유교에서 중요시되는 충 忠을 합쳐서 만든 이름이거든요. 원래부터 있던 지명은 아니에요.


충신1구역 주택재개발 정비구역


충신동은 1914년 중학동, 산간동, 상천변동, 옥방동, 칠방동, 석수방동, 효교동 일부, 하피마동 일부, 이현동 일부를 합쳐서 만든 동이에요.


종로5,6가동 충신동


1936년 4월에는 충신정(忠信町)으로 이름이 변경되었고, 1943년 6월에는 신설된 종로구에 배속되었어요. 이후 1945년 8월 15일 광복 이후인 1946년 10월 1일에 '충신동'으로 이름이 바뀌었어요.


종로5,6가동 충신1구역


좁은 골목과 가파른 계단이 곳곳에 빼곡히 들어차 있었어요. 골목 안을 돌아다닐 때마다 미로를 헤매는 기분이었어요.


충신동 골목길


사실 얼마 전까지 '충신동'이라는 동의 존재 자체를 모르고 있었어요. 동대문성곽공원을 기준으로 창신동과 이화동이 갈리는 것은 알고 있었기 때문에 충신동을 지나갈 때마다 이화동 끝자락이라고만 알고 있었어요.


종로구 재개발구역


동대문종합시장 맞은편 동대문성곽공원 왼쪽에 있는 동네, 서울 지하철 1호선과 4호선 환승역인 동대문역 10번 출구로 나와 북쪽으로 올라가면 나오는 동네가 충신동이라는 것을 알게 된 것은 얼마 안 되요. 예전에 막연히 '이화동 끝자락'이라고 알고 있던 곳이 알고보니 충신동이었어요.


종로구 충신동 충신1구역


서울 종로구 종로5,6가동 충신동에 대해 알게 된 것은 다름 아닌 뉴스 하나 때문이었어요.


종로구 충신1구역 재개발


2019년 4월 26일, 대법원이 서울시가 강행한 사직2구역 직권해제에 대해 최종 무효 판결을 내렸다는 뉴스가 보도되었어요. 박원순 서울시장은 역사문화 보존을 이유로 2017년 3월에 사직2구역 주택정비 재개발사업구역을 직원해제시키고 사실상 강제로 도시재생사업을 밀어붙였지만, 대법원에서는 역사문화 보존은 정비구역 직권해제 사유가 될 수 없다는 판결을 내렸어요.


이 기사를 보고 충신1구역, 사직2구역, 옥인1구역이 어디인지 찾아봤어요. 정확히 표시된 지도를 못 찾았기 때문에 뉴스 기사들에 올라와 있는 충신1구역 약도를 보며 지도에서 충신1구역 범위가 어떻게 되는지 찾아보았어요.


서울 종로구 충신동 충신1구역


서울 종로구 동대문역 동대문종합시장 맞은편 종로5,6가동 충신동 충신1구역 주택재개발 정비구역은 2005년 10월 6일에 정비구역으로 지정되었어요. 충신1구역의 정확한 명칭은 충신 제1주택재개발구역이에요.


이때 충신1구역이 정비구역으로 지정되면서 기존 제1종 일반주거지역에서 제2종으로 종상향이 이루어졌어요. 또한 조합아파트는 건폐율 30% 이하, 용적률 214% 이하, 층수 12층 이하 (40m 이하) 아파트로 신축되고, 임대아파트는 10층 이하(35m 이하)로 지정되었어요.


충신1구역 전체 구역면적은 29,679제곱미터이고, 택지는 분양아파트 22,245제곱미터와 임대아파트 2,575제곱미터를 포함한 24,820제곱미터로 구분되요. 이 외에 정비기반시설은 총 4,858제곱미터인데, 여기에는 완충녹지 1,484제곱미터와 확폭되는 도로 3,374제곱미터가 포함되요.


주택 규모 및 건설비율에 의하면 분양주택 최대 규모는 전용면적 115제곱미터 이하로 제한되고, 전용면적 85제곱미터 이하는 80% 이상, 60제곱미터 이하는 40% 이상 건립될 예정이었어요. 임대주택은 총 103세대가 지어질 예정이었는데, 이 중 전용면적 40.35제곱미터 규모가 29세대, 37.75제곱미터 규모가 74세대가 계획되어 있었다고 해요.


서울 충신1구역 주택재개발


그러나 재개발사업은 순조롭게 진행되지 않았고, 여기에 박원순이 서울시장으로 선출되면서 사업은 더욱 꼬이게 되었어요. 박원순의 슈즈트리 감성이 가장 큰 문제였어요.


서울 충신동


박원순의 도시재생사업 추진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바로 한양도성을 복원해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만들려는 계획이에요. 한양도성을 복원시켜서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시키려면 그 주변은 재개발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기 때문에 슬럼가로 전락할 수 밖에 없어요. 이것을 도시재생사업으로 해결하겠다는 것이에요. 유네스코 세계유산 추진을 통해 종로 많은 지역을 슬럼가로 전락시켜버린 후, 거기에 박원순의 슈즈트리 감성을 충만시킬 도시재생사업을 실상 강제로 추진하겠다는 거죠.



2016년 3월, 서울시는 역사문화유산으로서 가치가 있어 보존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곳을 서울시장이 직권으로 재개발 사업을 중단시킬 수 있도록 '도시 및 주거환경 정비조례'를 개정했어요.



그리고 2016년 6월, 서울시는 유네스코 재단에 한양도성을 문화유산으로 등재해 달라고 신청했고, 2016년 10월 19일, 제18차 서울특별시 도시계획위원회에 종로구 옥인1 외 3개구역 주택재개발 정비 구역 직권해제와 관련된 자문안을 올렸고 조건부 동의를 받았어요. 이로서 충신1구역 재개발은 중단되었어요.


그 이후 주목할 기사로 나온 것이 바로 저 2019년 4월 26일, 대법원이 서울시가 강행한 사직2구역 직권해제에 대해 최종 무효 판결을 내렸다는 뉴스에요.



서울 강남, 강북 격차, 더 나아가 경기도 남부와 북부의 격차를 크게 확대시켜놓은 것은 누가 뭐래도 박원순 서울시장 짓이에요. 그리고 그 핵심은 바로 서울 강북권 및 경기도 북부권 중심 지역인 종로 개발 및 재개발을 철저히 막아놔서 종로를 서울의 죽은 심장으로 만들어버린 것이구요.


종로가 서울의 썩은 심장으로 전락하자 이로 인해 서울 강북권, 더 나아가 경기도 북부 지역은 졸지에 서울 도심권 접근성이 크게 떨어져버렸어요. 서울 강북권, 경기도 북부 지역 땅과 건물 자체야 발이 없으니 가만히 있어요. 그렇지만 서울 도심이 실상 강남으로 옮겨가버리자 종로에서 강남 가는 거리 만큼 서울 강북권, 경기도 북부 지역은 서울 도심권 접근성이 떨어지게 된 거에요. 그렇다고 서울 한강 이북 지역에 종로를 대체할 중심지가 생긴 것도 아니구요. 기껏해야 나오는 소리가 노원구 창동 이야기 나오는데, 창동은 아파트 수두룩 빽빽 드글드글한 지역이라 서울의 북쪽 중심지로 개발할 땅이 없어요. 서울 강북권, 경기도 북부 지역은 서울 중심부와의 접근성이 크게 떨어지게 되었고, 이는 서울 강남과 강북, 더 나아가 경기도 남부와 북부의 빈부격차 확대로 이어지게 된 것이에요.


이것이 너무 추상적인 이야기라 잘 안 와닿는다면 서울 강북 지역 및 경기도 북부 지역에서 종로와 강남까지 가는 방법, 교통비, 소요시간을 보면 되요.



박원순이 서울시장으로 집권하며 종로 일대 개발, 재개발을 되도 않는 역사문화유산이랍시고 알박기해서 꽉 막아놨어요. 그 결과 강남만 비대하고 빠르게 발전하게 되었고, 종로는 썩은 동네로 전락해 버렸어요.


강남 불패 신화가 계속 될 수 있는 여러 이유 중 가장 중요한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이것이에요. 현재 강남만 비대하고 빠르게 발전중이고, 정부 및 각 지자체 차원의 개발 및 재개발은 강남과의 접근성을 기준으로 이뤄지고 있어요. 교통망까지 그렇게 바뀌어가고 있기 때문에 정부 차원에서 투입된 투자만 해도 이미 천문학적인 수준이에요. 그런데 만약 강남권 부동산이 무너진다면 이 파급효과는 단순히 강남권 하나만 무너지는 것이 아니라 전국적으로 확산되기 때문에 강남 불패 신화를 이어갈 수 밖에 없는 거죠.



이와 더불어 종로는 강남과 달리 애초에 날림으로 건설된 지역이나 마찬가지인 곳이고, 오래되고 낡은 집에서 살고 싶어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어요. 더욱이 도로 사정도 문제구요. 돌아다니며 볼 때야 미로 같고 오르막, 내리막, 계단 많아서 재미있고 사진 찍으면 예쁘게 나와서 좋지만, 실제 거기에서 살려면 괴롭기 그지없어요.



가뜩이나 종로는 이런 저런 제약이 많기 때문에 낙후된 동네가 엄청나게 많아요. 그냥 건물 낡은 수준이 아니라 개인 소유 자동차가 당연한 이동 수단으로 바뀐 현대에서는 도저히 사람이 살기 적합하지 않아보이는 동네가 꽤 된다는 것이에요. 아무리 1960~1970년대 도심권 개발정책으로 판자촌을 밀어버리거나 주택개량하도록 지원해줘서 판자촌 형태를 찾아보기 어려운 종로구라지만 이렇게 판자촌을 없앨 때 미래에는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개인 자동차를 보유하고 이용할 거라 생각하지는 못했으니까요.



도시재생사업이 무슨 큰 효과가 있었던 것도 아니에요. 기껏해야 충신동 윗쪽 이화동처럼 벽화나 조금 그려준 게 전부에요. 애초에 글러먹은 사업이에요. 사람이 살기 좋은 동네를 만들려면 교통 문제부터 해결해줘야 하고, 여기에서 중요한 것 중 하나가 바로 도로 문제에요. 경사 심한 지형을 평탄화해야 하고, 도로폭도 넓혀야 해요. 종로쪽 낙후된 동네들의 문제는 이렇게 교통 문제 해결하려면 결국 집을 철거해야 한다는 결론으로 귀결될 수 밖에 없다는 거에요.



도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도로를 확장하려면 결국 집을 철거해야 한다는 결론이 나오는 것과 더불어, 근본적으로 그 집 건물들이 정말 살기 쾌적한 건물인지도 따져봐야 해요. 대표적인 문제로 단열 문제가 있어요. 단열이 잘 안 되면 겨울에는 엄청 춥고, 여름에는 쪄 죽어요. 건물의 안전 문제도 있구요. 그게 지을 때 정말로 제대로 잘 지어진 건물인지도 따져봐야 해요.



박원순 서울시장이 추진하고 꿈꾸는 도시재생사업은 종로구에서 펼칠 꿈이 아니에요. 서대문구 홍제동 개미마을이나 노원구 백사마을, 성북구 정릉골 같은 서울 최외곽 교통이 좋지 않은 지역 및 국립공원 옆이라 개발 자체가 어려운 곳에서나 할 일이에요. 종로구가 낙후되어갈 수록 그 여파는 단순히 종로구 하나만 슬럼가, 거지와 노숙자 밀집구역이 되는 것이 아니라 서울 강북권, 경기도 북부지역까지 상당히 크게 안 좋은 영향을 끼칠 수 밖에 없어요.


또한 도시재생사업은 단순히 벽화 조금 그려주고 무슨 센터 하나 지어주는 게 아니라 이런 쪽을 역사문화 관광지화시켜야 하구요. 관광지화시키는 과정에서 주민들이 관광산업에 종사할 수 있도록 각종 지원을 해 줘야 해요. 아예 동네 하나를 '한국 산업화 시대 역사문화 관광특구'로 지정해서 관광동네로 바꿔야 한다는 것이에요.



서울 종로구 동대문역 동대문종합시장 맞은편 종로5,6가동 충신동 충신1구역 주택재개발 정비구역을 계속 돌아다녔어요.





다시 큰 골목길로 나왔어요.



무당집임을 알려주는 깃발 옆으로 계단이 있었어요.



계단을 따라 올라가며 다시 서울 종로구 동대문역 동대문종합시장 맞은편 종로5,6가동 충신동 충신1구역 주택재개발 정비구역을 돌아다니며 사진을 찍기 시작했어요.








햇볕이 매우 좋았어요. 동네는 조용했어요.









돌아다니다 아래와 같은 안내문을 발견했어요.



재난 위험 공가 시설

이 시설물은 붕괴 및 낙하 등으로 인적, 물적피해가 발생할 수 있으니 접근을 삼가해 주시기 바랍니다. 재난 발생의 징후가 있을시 우선 대피 후 다산콜센터, 동주민센터로 신고하시기 바랍니다.

종로5,6가동장


안내문을 한 번 읽어본 후 계속 돌아다녔어요.












서울 종로구 달동네인 충신동 충신1구역에서 빠져나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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