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구 충신동 낙산 달동네인 충신윗마을을 계속 돌아다녔어요.
비좁은 골목길, 건물에 가파르고 좁은 철제 난간이 매달려 있었어요.
서울 종로구 종로5,6가동 낙산 달동네 충신윗마을을 돌아다니는 방법은 양쪽 경계가 되는 길을 기준으로 한쪽에서 안쪽으로 들어갔다가 다시 나와서 꼭대기까지 올라간 후, 반대편 길에서 또 똑같이 안쪽으로 들어갔다가 나오며 아래로 되돌아내려가는 것이었어요. 서울 종로구 종로5,6가동 낙산 달동네 충신윗마을에 오기 전에 이렇게 돌아야 빠짐없이 잘 돌아볼 수 있겠다고 판단했거든요.
다시 동대문 성곽공원쪽 길로 나왔어요.
사진 속에서 멀리 보이는 돌담이 동대문 성곽공원이에요.
"이건 앉으라는 건가, 앉지 말라는 건가?"
시멘트에 빨간 페인트를 해놨어요. 위에는 뾰족하게 요철이 만들어져 있었어요. 얼핏 보면 엉덩이 지압되라고 만든 것 같기도 했지만, 이 시멘트 의자 같은 것 바로 옆에 반지하 창문이 있는 것으로 보아 여기 앉지 말라고 저렇게 만들어놓은 것 같았어요.
동대문성곽공원을 따라 오르막길을 올라갔어요.
점집이 나왔어요. 점집 옆에 또 골목길 입구가 있었어요. 골목길 안으로 들어갔어요.
골목길 안으로 접어들자 가파른 비탈길이 나왔어요.
'여기는 재개발 진짜 힘들겠다.'
골목을 돌아다니며 여기는 재개발 정말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경사가 심한데다 바로 옆이 동대문성곽공원이니까요. 지도상 위치를 보면 아파트 올리기에 조금 애매한 자리이기도 했어요.
햇볕이 매우 좋았어요. 경사가 가파르고 앞을 가로막는 큰 건물도 없다시피 했기 때문에 멀리 내다볼 수 있는 공간이 나오기만 하면 전망이 좋은 편이었어요.
종로5,6가동 달동네인 충신윗동네는 대부분 다세대 주택으로 구성되어 있었어요. 여기에서 오래된 단층 주택을 찾아내었어요.
계속 좁고 경사가 가파른 골목길로 이루어진 충신동 달동네를 돌아다녔어요. 이런 형태의 달동네를 돌아다니는 것은 판자촌 형태가 남아 있는 달동네를 돌아다니는 것과는 또 다른 재미가 있었어요. 술래잡기하면 무지 웃길 거 같았어요. 여기에서 술래잡기하는데 술래 되면 엄청 지칠 거에요. 길 자체가 미로 같고 경사도 가파른 편이라서요. 반대로 도망가는 입장에서는 엄청 재미있을 거에요.
"이거 완전 산토리니 감성 아냐?"
하얗게 칠한 건물들과 가파른 비탈길. 완전 그리스 산토리니 감성이었어요. 보고 깔깔 웃다가 사진을 찍었어요. 적당히 말만 잘하면 사람들한테 진짜 산토리니에서 찍어온 사진이라고 속일 수도 있는 장면이었어요. 사실 산토리니도 그거 다 페인트칠 잘 해놔서 그렇게 예뻐 보이는 거니까요.
아무리 봐도 이건 영락없는 그리스 산토리니 감성이었어요.
지중해 감성!
여기는 하얀 페인트가 깔끔히 칠해져 있었어요. 완전 지중해 감성이었어요. 멀리 비행기 타고 지중해 갈 필요 없어요. 서울 종로구 종로5,6가동 낙산 달동네 충신윗마을 돌아다니다 보면 그리스 산토리니 감성, 지중해 감성 다 만날 수 있어요.
멀리 남산타워가 보였어요. 공기가 참 맑았어요.
"이건 완전 홍콩 감성 아냐?"
지중해는 가본 적이 있지만 홍콩은 직접 가본 적이 없어요. 홍콩 여행 사진과 글을 보면 건물이 빼곡히 들어차 있고 하늘이 조그맣게 건물 틈으로 보이는 사진을 쉽게 볼 수 있어요. 서울 종로구 종로5,6가동 낙산 달동네 충신윗마을은 마을 전체가 아주 홍콩 감성이었어요. 홍콩 골목길 여기저기 비집고 돌아다니는 게 부러운데 돈 없으면 서울 종로구 종로5,6가동 낙산 달동네 충신윗마을 골목 돌아다녀도 될 거에요.
쭈그려 앉은 후 LCD 틸트 액정 화면을 돌려 최대한 낮은 앵글로 찍으니 영락없는 홍콩 감성 사진이 나왔어요.
그리스 산토리니 감성, 지중해 감성, 홍콩 감성 사진을 친구들에게 보여주었어요. 친구들 모두 깔깔 웃으며 정말 그렇다고 했어요. 그러면서 제게 이런 사진은 대체 어디에서 찍었냐고 물어봤어요. 농담으로 산토리니 갔다가 지중해 갔다가 홍콩 와 있다고 대답했어요.
계단 바로 옆에 창문이 있었어요.
길을 계속 걸어다녔어요.
"골목 예쁘기는 하다."
여기 사는 사람들은 매우 불편할 거에요. 그래서 이런 동네를 돌아다닐 때 정말 어지간해서는 골목길 아름답다는 생각을 안 하려고 해요. 그렇지만 돌아다니는 재미도 있었고 외부인으로 생각없이 둘러보면 골목길이 예쁘기는 했어요.
다시 동대문성곽공원쪽으로 걸어올라갔어요.
"아, 이제 끝까지 다 올라가네."
지도를 보니 충신동과 이화동 경계가 코앞이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