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사람이 있다 (2019)

서울 강남구 개포1동 구룡마을 골목길 풍경

좀좀이 2019. 5. 4. 0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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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룡마을 판자집들 사이를 계속 돌아다녔어요. 어쩌면 이제 재개발로 인해 곧 사라질 수 있는 곳이었거든요.


태극기가 걸려 있는 집이 나왔어요.


태극기


여기도 대한민국이에요. '설마 이런 풍경이 우리나라에 있겠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을 거에요. 그러나 엄연한 우리나라의 현실을 이루고 있는 한 곳이에요.


서울 강남구 개포1동 구룡마을 골목길 풍경


구룡마을 골목길은 매우 비좁았어요. 집 앞 길은 사람 하나 지나갈 정도의 길이었어요.


연탄 공부방


연탄 창고 앞에는 '연탄 공부방'이라고 적힌 박스 조각이 매달려 있었어요. 연탄도 여기에서 열심히 공부하며 꿈을 키워가고 있나 봐요.


공동 변소


구룡마을은 아직도 공동 변소를 사용하고 있는 것 같았어요. 여기는 판자촌인데다 좁은 집이 다닥다닥 붙어 있었기 때문에 자기 집 안에 화장실을 만들기 어렵지 않을까 싶었어요.



여기 저기에서 연탄 가스 냄새가 났어요. 매캐한 연탄 타는 냄새는 어렸을 적 많이 맡아보았기 때문에 익숙한 냄새였어요.


연탄 보일러


연탄 보일러 앞에 연탄이 쌓여 있었어요. 달동네 특징 중 하나는 연탄과 연탄재가 정말 많이 보인다는 점이에요. 취사는 LPG 가스통을 사와서 가스를 이용하는 경우가 있지만 난방은 거의 전부 연탄을 때워서 하거든요.


구룡마을 텃밭


구룡마을 텃밭에 봄이 왔어요. 작물이 자라나고 있었어요.





길바닥은 거므스름한 회색인 곳이 많았어요. 이것은 아마 연탄 때문일 거에요.



벽에는 시래기가 걸려 있었어요.


시래기


가스통 위에 손바닥 선인장 화분이 올라가 있었어요.


손바닥 선인장


계속 좁은 골목길을 따라 걸었어요.




밖에 전구를 매달고 생수통을 잘라 전등갓을 만들어 씌운 가로등이 있었어요.


구룡마을 가로등


구룡마을도 엄연히 사람들이 살아가고 있는 곳이에요. 여기 사는 사람들 모두 나름대로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하고 있었어요. 비록 집은 매우 허름하고 부실하지만 여기에서 벗어나 더 좋은 생활을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여기 저기에서 볼 수 있었어요. 밖에서 보면 동네가 매우 더러울 것 같았어요. 그러나 의외로 나름대로 청결을 유지하기 위해 애쓰고 있는 것이 보였어요.



할머니께서 길 틈에 돋아난 잡풀을 뽑고 계셨어요.


제2방수구로 다시 갔어요.





제2방수구에는 물이 졸졸 흐르고 있었어요. 밖에서 이곳을 본다면 제2방수구에 온갖 쓰레기가 나뒹굴 거라 예상할 거에요. 그러나 구룡마을 안에 들어와서 본 제2방수구에는 쓰레기가 거의 없었어요. 제2방수구는 더럽지 않았어요.


제2방수구를 건너지 않고 다시 마을 골목길로 되돌아가서 다른 골목길로 들어갔어요.



연탄 보일러 위에 냄비가 올라가 있었어요. 이 집은 연탄 보일러로 취사도 하나 봐요.


연탄 보일러 취사


만약 여름이 온다면 여기가 또 어떻게 될 지 모르겠어요. 저는 봄에 갔기 때문에 날벌레 같은 것이 거의 없었어요. 그러나 여름이 된다면 이야기가 또 달라질 수 있어요.


구룡마을 골목길


구룡마을 골목 여기저기에 제2방수로 위치를 알려주는 표시가 있었어요.


구룡마을 대피로 표시


구룡마을은 화재에도 취약하고, 홍수에도 취약한 지역이에요. 화재는 구조적으로 취약할 수 밖에 없어요. 홍수는 하수 시설과 밀접한 연관이 있어요. 구룡마을은 하수 시설이 잘 되어 있을 것 같지 않았어요. 그래서 대피로 표시가 여기저기 있는 것 같았어요.




스티로폼 상자로 만든 화분들이 여러 개 모여 있었어요.




이 화분에서 아마 채소를 재배할 거에요.








다시 제2방수로로 갔어요. 이번에는 제2방수로를 건너갔어요.




제2방수로를 건너가자마자 여자 공용 화장실이 보였어요.


구룡마을 여자 공용 화장실


"여기 마을 또 있어?"


제2방수로 건너서는 판자집 몇 채 있고 끝날 줄 알았어요. 아니었어요. 또 마을이 있었어요. 여기도 구룡마을이었어요. 정확히는 구룡마을 제4지구였어요.


개포동


강남구 개포동


버려진 집, 부서진 집도 있었지만 조금 더 안으로 걸어들어가자 사람이 사는 집들이 나왔어요.


서울



구룡마을 면적은 총 322,046 제곱미터에요. 1242가구 2530명이 무허가 건물 약 403채에서 거주하고 있다는 통계가 있어요. 그러나 지금은 이 통계보다 많이 적을 거에요. 계속 주민들이 하나 둘 떠나가고 있고, 여기로 새로 들어오는 것을 철저히 막고 있으니까요.






제2방수로로 다가가서 아까 돌아다니던 곳을 바라보았어요.


서울특별시 강남구 개포동 구룡마을


서울 판자촌


"진짜 크다."


시계를 보았어요. 2019년 4월 29일 15시 24분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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