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사람이 있다 (2019)

서울특별시 강남구 개포동 달동네 구룡마을

좀좀이 2019. 5. 3. 0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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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구룡마을 길을 따라 위로 계속 올라가다가 다시 한 번 뒤를 돌아봤어요.


서울특별시 강남구 개포동 달동네 구룡마을


예전에는 서울특별시 강남구 개포동 달동네 구룡마을에서 도곡동 타워팰리스만 보였어요. 이제는 무슨 좌청룡 우백호처럼 왼쪽으로는 도곡동 타워팰리스가 보이고 오른쪽으로는 개포동 래미안 블레스티지 아파트가 보였어요. 예전에는 멀리 타워팰리스만 보여서 한국의 빈부격차 현실을 극단적으로 보여주었다면, 이제는 개포동 래미안 블레스티지 아파트까지 보여서 이 동네로 저 고급 주거지가 쫓아오고 몰려오는 것처럼 보였어요.


다시 윗쪽으로 올라갔어요. 일단 '큰 길'이라고 부를 수 있는 구룡마을 판자촌 외곽에 있는 길을 따라 끝까지 가볼 생각이었어요. 의외로 구룡마을은 나름대로 정비가 잘 되어 있었어요. 집이 두서없이 마구 지어져 있는 것이 아니라 다닥다닥 붙어있고 그 사이로 두 명이 나란히 지나가기 힘든 틈이자 길이 있었어요. 꼭대기까지 올라갔다가 내려오면서 이 좁은 골목길을 왔다갔다 하면서 구룡마을을 쭉 살펴볼 생각이었어요.


구룡마을 주민자치회 5지구


'구룡마을 주민자치회 5지구'라는 글자가 붙어 있는 벽보판이 있었어요. 그 너머로는 판잣집에 남부소망교회 간판이 세로로 매달려 있었어요.


여기에서 농사를 짓는 사람들도 있었어요.


서울 농업


계속 윗쪽으로 올라갔어요. 뒤돌아볼 때마다 타워팰리스가 보였어요.



누군가 폐지를 모아서 쌓아놨어요. 폐지는 비에 젖고 눈 녹은 물에 젖었는지 모두 곤죽이 되었다가 말라 한 덩어리처럼 되어버렸어요.


구룡마을 폐지


계속 위로 올라갔어요.


대모산 구룡마을






꼭대기 즈음에는 온갖 고철, 잡동사니가 수북히 쌓여 있었어요.


강남 구룡마을


이 집은 집 앞 도로 포장 대신 카페트를 깔아놓았어요.



강남구 개포동 구룡마을 거의 꼭대기까지 다 올라갔어요. 이제 올라오면서 생각한 대로 골목을 들어갔다 나오며 아래로 내려가기로 했어요.



온갖 연장이 벽에 걸려 있었어요.



벽에는 세계 지도와 한국 전도가 걸려 있었어요.


지도


아무리 허름한 판자촌이라지만 주민들은 나름대로 집을 꾸미고 생활공간으로 만들어놓았어요.


운동기구


다시 아까 걸었던 큰길로 돌아가기 위해 들어갔던 골목을 되돌아나왔어요. 벽을 보았어요. 벽에 이런 것이 걸려 있었어요.



비가 온 뒤엔 반드시 해가 뜬다


구룡마을을 포함한 오늘날 서울 강남구는 원래 경기도 광주군에 속해 있었어요. 그런데 강남구가 성동구 관할로 서울에 편입되고 1975년에 강남구가 분리독립하면서 구룡마을도 강남구에 속하게 되었어요.


구룡마을이 정확히 언제 생겼는지 구체적인 역사는 없어요. 거주지 중 가장 오래된 집 준공일이 1925년 10월 14일이라고 하기 때문에 그때에도 여기에 마을이 있었다고 추측할 뿐이에요. 정확히 오늘날 강남구 개포동 판자촌 구룡마을이 형성된 것은 1980년대 초중반에 서울 구도심 지역이 재개발되며 떠난 이주민들이 농지로 사용되고 있던 땅에 모여살기 시작하면서부터라고 해요. 그리고 1988년경 오갈 데 없는 도시 빈민층 주민들이 여기로 하나 둘 모여들면서 오늘날 이와 같은 거대한 판자촌이 되었대요. 1994년 타워팰리스가 위치한 곳에 있었던 도곡동 판자촌이 삼성에 의해 수용되어 타워팰리스가 건설되면서 거기서 살던 사람들이 여기로 이주한 것이 구룡마을의 가장 마지막 대규모 인구 유입이라고 해요. 그 이후에 하나 둘 더 들어왔을 수도 있지만, 공식적으로 대규모로 이쪽으로 이주해온 경우는 저 1994년 도곡동 판자촌 거주민들이 마지막이에요.


구룡마을은 재개발되며 철거될 예정이에요. 서울시는 현재 구룡마을 거주민들이 재정착할 수 있도록 영구 공공 임대 아파트를 구룡마을 거주 1250세대에게 공급할 예정이라고 해요. 개발 주체는 서울주택도시공사구요. 그러나 누가 봐도 여기는 위치를 보면 금싸라기 땅이기 때문에 당연히 잡음이 많을 수 밖에 없어요.


비가 온 뒤엔 반드시 해가 뜬다. 아이의 간절한 소망이 담겨 있었어요.


구룡마을에 절이 하나 있었어요.


구룡마을 절 - 태고종 묘음사


대한불교 태고종 묘음사였어요. 한자로 대적광전이라 적힌 팻말이 문 위에 걸려 있었어요. 그러나 여기는 이제 빈 집이 되어버렸어요. 들어갈 수 없었어요.







골목길로 들어갔어요.


구룡마을 골목길


계단을 내려가자 아주 좁은 골목길이 시작되었어요.


구룡마을 골목길


출입금지 경고문이 붙은 집이 있었어요.



출입금지 경고문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어요.


이 집은 구룡마을 공가(빈집)로 분류되어 강제철거 되었으며 구룡마을 무허가 건물대장에서 삭제되었음을 알려드립니다. 출입금지 차단시설을 변형, 훼손, 철거시 법에 저촉됨을 알려드리며 무단출입시 공궈력을 동원 즉시 철거하고 민형사상 법적 조치함을 양지바랍니다.


철거된 벽 너머로 판자집 내부를 볼 수 있었어요.


구룡마을 공가


아직 타지 않은 새 연탄을 쌓아놓은 채 공가 처리된 집도 있었어요.



오래된 연탄재는 녹아버렸어요.


연탄재


다음 골목길로 들어갔어요.












여러 골목을 계속 돌아다녔어요.


골목길 끝에 구룡마을 제2방수구와 물탱크 제3호가 나왔어요.


구룡마을 제2방수구


대모산 구룡마을 방수로


제2방수구에서 다리를 넘어갔어요.



'여기는 이따 이쪽 다 돌아다닌 후에 가봐야겠다.'


구룡마을은 규모가 꽤 컸어요. 마을 내부에 지도가 없었어요. 아무리 판자집이 전부 다닥다닥 붙어 여러 골목을 만들고 있다지만 이것도 순서대로 들어가봐야지, 마구잡이로 기분 내키는 대로 들어가면 햇갈리고 빼먹는 곳이 생기기 딱 좋게 생긴 곳이었어요. 타워팰리스가 아주 잘 보였기 때문에 길을 잃을 리는 없지만 안 가본 곳이 여기저기 여러 곳 생길 수 있었어요.


다시 제2방수구를 건너갔어요.



푸른 페인트로 문에 '공부방'이라고 써 놓은 판자집이 나왔어요.


구룡마을 구룡 바오로 공부방


여기는 구룡마을 구룡 바오로 공부방이라고 해요. 초등부를 대상으로 운영하는 공부방이래요.






비좁은 골목길을 계속 걸었어요.



봄이 되어 화분에서는 상추가 자라고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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