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제주도

제주시 야경 보기 좋은 사라봉

좀좀이 2012. 6. 17.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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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린 여행기를 귀찮아서 안 쓰고 예전에 찍은 사진들만 뒤적이다 사진 하나를 찾았어요.


역시 사진 찍는 사람이 실력이 없으면 아무리 모델이 좋아도 사진이 안 좋게 나오는 것은 진리입니다...


사라봉은 제주도에서 꽤 유명하지만, 너무 유명하고 접근성이 좋아서 의외로 소외되는 감이 있는 오름이기도 해요.


영주십경

제1경 성산일출 (城山日出) - 성산의 해돋이
제2경 사봉낙조 (紗峯落照) - 사라봉의 저녁 노을
제3경 영구춘화 (瀛邱春花) - 영구(속칭 들렁귀)의 봄꽃
제4경 정방하폭 (正房夏瀑) - 정방폭포의 여름
제5경 귤림추색 (橘林秋色) - 귤림의 가을 빛
제6경 녹담만설 (鹿潭晩雪) - 백록담의 늦겨울 눈
제7경 영실기암 (靈室奇巖) - 영실의 기이한 바위들
제8경 산방굴사 (山房窟寺) - 산방산의 굴 절
제9경 산포조어 (山浦釣魚) - 산지포구의 고기잡이
제10경 고수목마 (古藪牧馬) - 풀밭에 기르는 말


여기서 난이도를 놓고 보면


산포조어는 잘 모르겠네요. 탑동에서 한치 잡는 분들 항상 계신데 그게 아름다운지는...그건 취향의 차이일 듯. 하지만 밤에 한치잡이 배가 둥실둥실 떠 있는 것은 나름 볼만해요. 라이벌은 동해안 오징어잡이 배.


정방폭포, 고수목마, 산방굴사, 영실기암 -> 아주 쉬움. (단, 말을 풀어놓는 곳이 어디인지 안다는 조건 하에서)

영구춘화 -> 난이도가 조금 있음. (철쭉이 필 때 한라산 어리목 코스로 가면 볼 수 있음)

녹담만설 -> 난이도 있음 (한겨울에 한라산 정상까지 올라가야 함)

성산일출 -> 난이도 극상+최상 (매해 12월 31일 밤~1월 1일 새벽에 성산일출봉에 해맞이하러 많은 분들이 가시고, 지방 뉴스에도 나옵니다. 하지만 제대로 해가 뜨는 꼴을 한 번도 못 보았네요. 일출 보는 것 자체가 절대 쉬운 일이 아니죠. 이건 정말 로또임)


그리고 이것들과 더불어 사봉낙조. 사봉낙조는 어느 정도 약간의 운은 따라주어야 하지만 그렇게 보기 어려운 것은 아니에요. 일단 성산일출처럼 갔다가 허탕칠 일은 별로 없죠. 날씨 좋으면 보러 가면 되는 것이고, 날씨 흐리면 안 가면 되는 거구요. 장마철에는 보기 어렵고, 건조할 때는 보기 매우 쉽죠.


'사라봉' 하면 사봉낙조를 떠올리게 되는데, 워낙 접근성이 좋아서 오름 소개될 때 별로 소개되지는 않아요. 신비감이 떨어져서 그런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어요.


하지만 사라봉은 제주시 야경 보기 가장 좋은 곳 중 하나랍니다. 여기서 제주시는 예전 제주시 - 즉 제주도가 제주시, 북제주군, 남제주군, 서귀포시로 이루어져 있을 때의 제주시를 이야기해요. 지금 제주시는 과거 제주시와 북제주시를 합쳐놓은 것인데, 이걸 한 번에 볼 수 있는 곳은 한라산 외에는 사실상 없어요. 정말 날이 좋을 때 한라산에서는 볼 수 있어요. 저도 몇 번 정상까지 가 보았지만 그렇게 한라산에서 바다까지 본 적은 딱 한 번 있었어요.


사라봉은 과거 제주시의 동쪽에 있어요. 사라봉에서 내려다보면 제주항, 탑동, 그리고 공항과 신제주까지 시원하게 내려다볼 수 있죠. 그래서 야경 보기 매우 좋은 곳이랍니다. 제주시 야경을 보기 좋은 곳이 몇 곳 있기는 있는데 사라봉을 제외하면 전부 그다지 접근성이 좋지 않거든요.


옛날부터 사봉낙조로 유명한 사라봉에서 제주시의 야경을 보는 것도 참 좋답니다. 여행 마지막 날, 제주시에서 밤에 정말 할 일이 없다면 사라봉에서 제주시 야경을 보며 캔맥주 하나 마시며 여행을 마무리하는 것도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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