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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5가 찹쌀떡 왕모찌 맛집 - 엠마 EMMA

좀좀이 2018. 8. 26.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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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5가에서 종로5가 효제초등학교 버스 정류장으로 가는 사거리 - 정확히는 종로5가역 3번 출구로 나가면 빵집이 하나 있어요. 딱 봐도 오래된 것처럼 보이는 빵집이에요. 낙후된 종로5가 거리 풍경과 전혀 이질적이지 않아요. 그 빵집 이름은 '엠마'에요. 종로5가에서 대학로로 가는 길 입구에 있기 때문에 종로 거리를 따라 동대문 쪽으로 쭉 걸어가다보면 눈에 딱 들어오는 빵집이에요.


저기는 대체 어떤 제과점이지?


엠마를 본 지는 꽤 되었어요. 예전부터 종로를 많이 걸어다녔거든요. 외대 근처에 살 때부터 심심하면 외대에서 광화문까지 쭉 걸어가곤 했어요. 그 이후에도 종로를 잘 걷곤 했어요. 지금은 더더욱 종로5가를 많이 가요. 의정부로 돌아가기 위해 버스를 타기 위해서는 종로5가 효제초등학교 정류장까지 가야만 해요. 그 정류장으로 가야 106번, 108번 모두 탈 수 있거든요. 그렇게 의정부로 버스를 타고 돌아가기 위해 종로 거리를 걸어가다보면 좋든 싫든 무조건 엠마 제과점 앞을 지나가야만 해요. 으슥하고 지저분한 종로의 뒷골목을 걸어서 가고 싶지 않다면요.


어느 순간 궁금해지기 시작했어요. 종로5가가 후즐근한 곳인 것은 사실이에요. 그렇다고 해서 여기에 있는 가게들이 항상 똑같은 것은 아니에요. 여기도 가게들이 바뀌곤 해요. 연남동 같은 곳에 비해서는 매우 천천히 변하기는 하지만요. 그런데 엠마 빵집을 본 지는 꽤 되었어요. 한 자리에서 그렇게 오래 버티며 장사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에요. 심지어는 잘 되는 것 같은데도 사라지는 가게들도 흔히 있으니까요. 여러 이유가 있어서 가게가 빨리 바뀌는 것이기는 하지만, 어쨌든 항상 그 자리에 있다는 것 자체가 신기했어요. 심지어 종로5가는 사람들이 그렇게 많이 사는 동네도 아닌데요. 가게 외관을 보면 종로5가에 있는 게 묘하게 어색했어요. 거기서 빵을 사가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까 궁금하기도 했구요. 그런데도 계속 거기 있었어요.


한 번 들어가볼까?


항상 종로5가역 3번 출구에 자리잡고 있는 모습을 보니 매우 궁금해졌어요. 어느 날 갑자기 궁금해진 것은 아니었어요. 처음에는 '저 자리에서 빵집이 장사가 되나?'라는 의문을 갖고 있었어요. 그런데 계속 장사를 하고 있었어요. 신기했어요. 그렇게 몇 년이 지나갔어요. 그 가게를 볼 때마다 대체 저 자리에서 빵을 팔면 장사가 될까 호기심이 조금씩 쌓여갔어요.


짜장면 위에 올라간 오이 같아.


엠마를 볼 때마다 그 동네와 어울리는 것 같지만 뭔가 참 이질적이라 느꼈어요. 그 느낌은 짜장면 위에 올라간 오이 같았어요. 저는 오이 매우 좋아해요. 그러나 짜장면 위에 올라간 오이는 영 탐탁치 않아 해요. 볶아 만든 짜장면 맛과 생오이가 어울리는 것 같지만 영 안 어울린다고 느끼거든요. 당연한 것 같지만 막상 먹어보면 어색한 것처럼, 엠마도 딱 그랬어요. 종로5가 3번 출구 전체적인 분위기를 떠올려보면 그렇게까지 잘 어울리는 곳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어요. 오히려 이런 것은 동대문이나 창신동에 있어야할 것 같았어요.


하지만 계속 안 들어갔어요. 버스를 타고 의정부로 돌아가기 위해 종로5가까지 걸어가면 빵을 먹고 싶은 것이 아니라 음료수를 마시고 싶었거든요.그렇게 궁금한 미지의 영역으로 남겨놓고 있었어요. 그러다 드디어 결심하고 안으로 들어가보기로 했어요.


서울 종로5가 찹쌀떡 왕모찌 맛집 - 엠마 EMMA


일단 빵을 골랐어요.


서울 빵집


제가 고른 빵은 이렇게 두 종류였어요.


엠마 국진이빵


엠마 피자빵


빵이 맛있기는 하지만 매우 감탄할 맛은 아니었어요.


'여기는 어떻게 여기 계속 있는 걸까?'


빵맛으로는 이유를 시원하게 알 수 없었어요. 그때였어요.


엠마 내부


왕모찌?


왕모찌 하나가 2천원이라고 적힌 메뉴판이 벽에 걸려 있었어요. 왕모찌면 찹쌀떡 아냐?


저는 찹쌀떡을 매우 좋아해요. 오죽하면 수능 시험때도 도시락을 싸들고 간 것이 아니라 수능 선물로 받은 찹쌀떡을 들고 갈 정도였어요. 찹쌀떡 하나에 2000원이면 절대 저렴한 가격은 아니에요. 사실 보통 같았으면 안 사먹었을 가격이었어요. 그러나 이날은 이왕 들어온 거 저것까지 먹고 가자는 생각에 하나 구입해서 맛보기로 했어요.


서울 찹쌀떡 맛집


"이거 진짜 크다!"


왕모찌


크기가 정말로 컸어요.


대왕 찹쌀떡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주먹밥에 맞먹는 크기였어요. 일부러 크게 보이게 하려고 납작하게 누른 것도 아니었어요. 원래 저 크기였어요.


이 빵집이 종로5가에 계속 존재하는 이유.


매우 부드러웠어요.이가 너무 부드럽게 쑥 들어갔어요. 과장이 아니라 진짜로 내가 이로 베는지 모르게 이가 스윽 들어갔어요.


떡은 매우 부드럽지만 질척거리거나 찐득하지 않았어요. 흐물흐물한 느낌이 있지만 찍 늘어나는 질척한 인절미와는 달랐어요.


맛은 많이 달지는 않았어요. 팥 때문에 달았어요. 입에서 사르르 녹는 것 같았어요. 비유가 아니라 진짜로 입 안에서 너무 부드럽게 씹혔어요. 혀로 먹어도 될 정도였어요. 물론 완벽히 혀로만 먹을 수는 없었어요. 팥 때문에 씹긴 씹어야했어요.


솜사탕 먹는 기분이야!


너무 부드러워서 솜사탕 먹는 기분이었어요. 게다가 진짜 커서 하나만 먹어도 충분했어요. 찹쌀떡 하나에 2000원이라고 깜짝 놀랄 수도 있겠지만, 2000원어치 양이 되었어요.


서울에는 찹쌀떡 왕모찌 맛집으로 종로5가에 엠마 제과점이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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