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는 베트남 먹거리를 한국에서 접하기 힘들었어요. 외국인 노동자들 몰려사는 곳 아니면 이태원에 조금 있는 정도였어요. 그러나 어느 순간 베트남 먹거리가 참 많이 보이기 시작했어요. 제 눈에 많이 띈 것은 수입과자전문점이 여기저기 생기면서부터였어요. 초기 수입과자전문점에서는 유럽 과자를 많이 팔았어요.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 동남아시아 과자들이 하나 둘 들어오기 시작했어요. 심지어는 일본어로 적혀 있는 것도 동남아시아 과자인 경우가 많아요. 일본어로 적혀 있으니 일본 과자인가 하고 집어들어 생산국가를 보면 동남아시아 - 말레이시아, 베트남, 인도네시아산. 동남아시아에서 일본으로 수출하기 위해 생산한 과자 중 일부가 우리나라로 수입된 것인지, 아니면 동남아시아에서는 일본이 먹어주니까 그런 것인지 모르겠어요.


초기에는 정말 보기 어려웠던 베트남 먹거리. 이제는 정말 흔해요. 거리에서 보이는 베트남 쌀국수 가게만큼 흔해요. 베트남 음식을 매우 좋아하지만 자주 먹지 않아요. 이유는 너무 흔해서. 지천에 베트남 쌀국수 가게이니 이걸 일부러 찾아가서 먹어야하나 싶어요. 이것은 제게 베트남의 다른 먹거리들도 마찬가지였어요. 워낙 쉽게 구할 수 있으니 이걸 꼭 돈 주고 지금 사먹어야하나 싶었어요.


예전 의정부 신세계 백화점에 갔을 때였어요. 신세계 백화점 식품 코너에 가보면 외국 식료품을 파는 코너가 있어요. 백화점에만 들어오는 것들도 있기 때문에 혹시 뭐 특이한 것 있나 보러 갔어요.


'이거나 한 번 마셔볼까?'


코코넛 워터. 무려 스파클링 코코넛 워터.


하지만 나 코코넛 워터 썩 좋아하지 않아.


살까 말까 고민되었어요. 스파클링 코코넛 워터는 그동안 보지 못한 것이었어요. 그래서 한 번쯤 도전해보아도 재미있는 경험이 될 것 같았어요. 그렇지만 한편으로는 참 걱정이 되기도 했어요. 도전도 좋지만, 본질적으로 제가 코코넛 워터를 썩 좋아하지 않으니까요. 빠다코코낫 과자는 매우 좋아해요. 하지만 이건 과자로써 좋아하는 것. 빠다코코넛을 마시고 싶지는 않아요. 음료로써 빠다코코넛맛? 이건 제게 상당히 미묘한 것이었어요.


그냥 살까? 얼마 하지도 않는데.


가격이 비쌌다면 쉽게 포기했을 거에요. 하지만 가격이 괜찮은 편이었어요. 재미로 돈을 쓰는 수준에서 충분히 감당이 되는 가격이었어요.


"그래, 그냥 사자."


구입은 했어요. 캔음료라 방에 아무리 오래 묵혀도 별 일 없을 거라는 것을 알고 있었거든요. 심지어는 유통 기한이 지나도 어지간해서는 별 일이 없을 거라는 것을 알고 있었어요. 그래서 일단 구입하고 먹고 싶은 마음이 들면 마셔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렇게 잊어버렸어요.


방에서 굴러다니고 있었지만 잊어버렸어요. 그걸 마시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어요. 눈에 안 띄는 곳에 놓은 것도 아니었어요. 눈에 잘 띄는 곳에 있는데 내일 먹지, 내일 먹지 미루기 시작했어요. 그러다 그것을 마셔야겠다는 생각 자체를 안 하게 되었어요. 여름이 가고 겨울이 찾아오며 창밖에 눈이 내리고 있었어요. 그 캔 위에는 먼지가 내리고 있었어요. 그래도 방치했어요. 그렇게 그 캔은 겨울잠을 잤어요.


"방 좀 치우자!"


이것저것 뒹굴어다니는 방을 정리해야겠다고 결심했어요. 그제서야 이 베트남 스파클링 코코넛 워터를 마셔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베트남 스파클링 코코넛 워터는 이렇게 생겼어요.


베트남 스파클링 코코넛 워터


디자인이 참 깔끔해요. 흰색 배경에 물이 터져나오는 코코넛이 그려져 있어요.


베트남 음료


내용량은 250ml 이고, 열량은 65 kcal 이래요.


음료 성분


원료 및 함량을 보면 코코넛 워터가 99.6295% 래요. 소숫점 넷째짜리까지 측정하는 엄청난 정확함이 있는 음료에요. 이 외에 이산화탄소, 구연산, 비타민C, 천연망고향, 안식향산나트륨(합성보존료)이 들어갔대요.


식품 유형은 과채쥬스래요. 제조회사는 RITA FOOD & DRINK CO.,LTD 이고, 수입 판매원은 씨디씨산업(주) 래요.


영양성분


영양성분은 위의 사진과 같아요. 단백질, 지방, 콜레스테롤, 나트륨 전부 없대요.


캔을 따서 한 모금 마셨어요.


나는 화장품을 마신다.


코코넛 워터에서 느껴지는 그 특유의 빠다코코넛향은 확실했어요. 그것에 섞인 망고향. 화장품 같았어요. 여성용 스킨을 마시면 이런 맛이 나지 않을까 싶을 정도였어요. 물론 여성용 스킨이라 해서 달콤하지는 않겠죠. 어렸을 때 향만 맡고 이거 맛있겠다 하고 샴푸 입에 집어넣어봤다가 써서 혼난 기억이 있거든요. 굳이 안 먹어봐도 그런 건 당연히 쓰고 맛없겠죠. 애초에 먹으라고 나온 게 아니니 먹어서도 안 되구요. 하지만 화장품 향 중 찾아보면 있지 않을까 싶었어요. 참 절묘한 조화였어요.


여기에 탄산이 그 향을 팡팡 퍼지게 도와주었어요.


재미있다면 재미있는 음료였어요. 정말 독특한 맛이었어요. 이런 맛은 처음이었어요. 아주 특이해서 기억에 확 박혀버렸어요. 망고향 코코넛 워터라면 이제 호불호 꽤 갈릴 맛으로 기억할 거에요.


Posted by 좀좀이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화장품향..뭔지 알 거 같아요ㅎㅎ 호기심이 자극되는 음료 소개 잘 보고 갑니다^^

    2018.07.29 20:56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2. 그래도 궁금해서 한번 맛보고 싶네요ㅋㅋ

    2018.07.31 00:34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