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벚꽃 바람과 염불소리 (2018)

벚꽃 바람과 염불소리 08 서울 중구 동국대 입구 타이완 불교 문화 - 타이완 절 서울불광산사

좀좀이 2018. 4. 29. 2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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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포 캄보디아 불교센터를 둘러본 후 밖으로 나왔어요.


군포 캄보디아 불교센터


이제 두 번째 절을 가야 했거든요. 두 번째 가야할 곳은 타이완 절인 불광산사였어요. 이 절에 일찍 가야 할 이유가 있었기 때문에 군포 산본 시장은 그냥 멀찍이서 눈으로 대충 감상하며 지나갔어요.


군포 산본시장




11시 11분. 금정역 플랫폼에 도착했어요.


금정역


금정역은 우리나라에서 환승하기 가장 좋은 지하철 역 중 하나에요. 여기에서 4호선이 오기를 기다렸어요. 4분 기다리자 4호선 상행선 열차가 역으로 들어왔어요. 전철을 탔어요. 이 전철을 타고 충무로까지 가서 거기에서 3호선으로 환승해야 했어요.


인터넷에서 캄보디아인 절을 찾아볼 때였어요. 캄보디아인 절이 어디엔가 있을 것 같은데 그 위치를 전혀 찾을 수 없었어요. 분명 기사에 있다고 나왔지만, 아무리 검색해도 주소가 안 보였어요. 아무리 검색해도 주소가 안 나오니 짜증났어요. 그래서 혹시나 하고 다른 나라 절을 검색해 보았어요. 그러다 친한 동생이 타이완을 좋아한다는 점이 떠올랐어요.


우리나라에서 타이완 사람이라 하면 두 부류가 있어요. 첫 번째는 화교. 중공과 수교를 맺기 이전에는 우리나라에 거주하는 화교들이 모두 자유중국 국적을 갖고 있었어요. 중공과 수교를 맺고 자유중국과 단교하면서 중공을 중국으로, 자유중국을 타이완으로 부르기 시작했어요. 중국과 수교를 맺은 후 화교들의 국적이 중국으로 얼마나 바뀌었는지는 몰라요. 그러나 아마 대체로 타이완 국적을 유지하고 있지 않을까 짐작하고 있어요. 타이완 여권이 중국 여권보다 훨씬 좋으니까요.


두 번째는 학생 - 주로 워킹 홀리데이 같은 프로그램을 이용해 온 학생들이에요. 이들이 적지 않다는 것은 게스트하우스에서 일하면서 알게 되었어요. 타이완인들도 중국어를 사용하기 때문에 이들끼리 민남어로 이야기하는 상황이 아니라면 중국 본토 출신과 분간이 가지 않아요. 특히 한국에 여행온 것이 아니라 체류하는 중이라면 중국 본토 출신이나 타이완 출신이나 패션이 비슷해져요. 관광객들이야 패션과 헤어스타일을 보고 둘을 어느 정도 구분할 수 있지만 한국 체류중인 유학생, 워킹 홀리데이는 그게 매우 어려워요.


'설마 우리나라에 타이완 절이 있을라구.'


그래도 혹시 모르니 한 번 검색해 보았어요. 깜짝 놀랐어요. 우리나라에 타이완 절이 있었어요.


'타이완 절이 우리나라에 왜 있지?'


동국대학교가 불교 계열 대학교라 위치 자체는 그렇게 놀랍지 않았어요. 중요한 것은 '타이완 절'이라는 그 자체였어요.


서울불광산사는 타이완 불광산사의 국제불광회 한국 지부로, 불광사의 성운대사가 한국과 교류를 시작하고 1997년에 와서 문을 연 사찰래요. 여기는 한국에 거주중인 타이완계 불교 신도들이 모여 법회를 하고 있고, 타이완 비구니 스님들이 주석하고 계시대요.


더욱 놀랍고 흥미로운 것은 바로 이것이었어요.


서울불광산사에는 '적수방'(滴水坊)이라는 조용한 찻집이 있대요. 그 찻집에서 월요일부터 토요일 점심때에는 부페를 운영한대요. 가격은 7천원이구요.


이 부페가 정말 궁금했어요. 그래서 캄보디아 절에서 후다닥 나와서 전철역으로 급히 걸어갔던 것이었어요.


12시 2분. 충무로역에 도착했어요.


충무로역


3호선으로 환승해서 동대입구역으로 갔어요. 서울불광산사는 지하철 3호선 동대입구역 2번 출구에 있어요.


동대입구역 2번 출구


"뭐야? 엄청 가깝잖아?"


서울불광산사


동대입구역 2번 출구 태극당 옆 골목을 바라보니 서울불광산사 건물이 보였어요.


서울불광산사 입구


안으로 들어갔어요.


'법당부터 가서 삼배 드리고 밥을 먹을까, 밥 먹고 삼배를 드릴까?'


어떻게 할까 망설이고 있는데 아주머니 한 분이 위에서 내려오시다 저를 보셨어요.


"어떤 일로 찾아오셨어요?"

"아, 여기 점심 부페 하나요?"

"예, 아래로 내려가시면 되요."

"여기 위는 법당인가요?"

"위는 종무실이에요."


아주머니께서 말을 거시자 여기 점심부페 하는지부터 여쭈어보았어요. 그러자 아주머니께서는 아래로 내려가면 된다고 하셨어요. 법당은 지하 1층, 점심 부페를 운영하는 찻집 적수당은 지하 2층이었어요.


'일단 밥부터 먹고 삼배 드리고 가야지.'




계단을 따라 지하 2층으로 가자 적수당 입구가 나왔어요.



요금은 선불. 돈을 지불하기 위해 계산대로 갔어요. 여기는 카드는 안 되고 현금으로 결제해야 했어요. 점심 부페 가격은 7천원이고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11시 30분부터 2시 30분까지 운영한대요. 당연히 채식 부페에요.


적수당


자리에 가방을 내려놓고 음식을 뜨러 갔어요.


"오, 꽤 괜찮아보이는데?"


서울불광산사 점심부페


음식들이 꽤 괜찮아 보였어요. 음식을 떠서 자리에 앉았어요. 타이완 학생들이 보였어요. 타이완 학생들도 여기로 식사하러 오고 있었어요.


음식


음식들 전부 맛있었어요.


타이완 음식


바로 위 사진 속 야채 무친 것과 닭고기 같이 생긴 것이 타이완 음식 느낌이었어요. 타이완 음식에서 나는 특유의 향이 느껴졌어요. 닭고기 같이 생긴 것은 당연히 고기가 아니었어요. 뭔지는 모르겠지만 고기도 야채도 아닌 식감이었어요. 이 두 음식은 타이완 음식 느낌이 강했고, 나머지 음식들은 한국 음식들이었어요.


아주 맛있게 먹었어요. 음식이 맛있어서 푹푹 떠먹었어요. 마음같아서는 아주 배터지게 먹고 가고 싶었어요. 그럴 수 없었어요. 여기만 둘러보고 바로 의정부로 돌아갈 것이 아니었거든요. 밤에 잠도 제대로 못 자고 나온 상태라 식곤증까지 더해진다면 정말 대책없을 것이었어요. 그래서 맛있게 먹기는 했지만 배터지게 먹지는 못했어요. 절제해야만 했어요.


채식 부페이기는 한데 딱히 채식 부페라는 느낌이 들지는 않았어요. 채식 부페라고 해서 쌈밥집 떠올리고 갔는데 그것과는 거리가 멀었어요.


동대입구 적수당


타이완 찻집


동대입구 찻집


찻집이 꽤 괜찮아 보였어요. 나중에 기회가 된다면 찻집에서 판매하는 차를 마셔보기 위해 오고 싶었어요.


밥을 아주 맛있게 잘 먹은 후 바로 윗층인 불당으로 올라갔어요.


서울불광산사 대웅보전 입구


안으로 들어가니 불전함이 있었어요.


서울불광산사 불전함


그리고 사탕과 분홍색 종이를 둘둘 말아놓은 것이 담긴 그릇이 보였어요. 저 분홍색 종이가 아마 점괘 뽑아보는 것일 거에요. 타이완인들은 점치는 것을 상당히 좋아하고 잘 믿는다고 타이완인들로부터 들어본 적이 있어요.


서울불광산사 불상


불단은 우리나라와 그리 달라보이지 않았어요. 불상도 우리나라 것과 다르게 보려고 하면 조금 다르고 같다고 보려고 하면 같은 모습이었어요.


벚꽃 바람과 염불소리 08 서울 중구 동국대 입구 타이완 불교 문화 - 타이완 절 서울불광산사


삼배를 드린 후 불당 내부를 둘러보았어요.




우리나라 절과 가장 큰 차이라면 여기는 자리마다 방석이 깔려 있고, 베개 같은 것이 놓여 있다는 것이었어요. 일본에서는 어떻게 절을 하는지 모르겠어요. 하지만 중국부터 태국까지 돌아다니며 본 절하는 모습을 떠올려보면 우리나라가 가장 하드코어하게 절을 드려요.






불당을 둘러본 후 다시 위로 올라왔어요.


서울불광산사 구조


1층이 불당으로 되어 있지만, 1층이 지하 1층이에요. 여기가 상당히 경사진 곳에 자리한 건물이라 이렇게 된 거 같아요. 그리고 잘 보면 타이완 절이기 때문에 우리가 쓰는 한자와 똑같은 한자를 사용해요. 이 간판에서 재미있는 점은 바로 2F 접견실. 한국어로는 '접견실'이라 되어 있는데 중국어 - 한자로는 會客室 회객실이라 되어 있어요. 접견실 한자는 接見室. 한국어와 중국어의 차이 아닐까 싶어요.


풍경


서울불광산사 주소는 서울특별시 중구 동호로24길 7-6 이에요. 지번 주소는 서울특별시 중구 장충동2가 188-6 이에요.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오전 11시 30분부터 오후 2시 30분까지 채식 점심부페를 운영하니 이 시간에 맞추어 점심부페 먹고 법당을 둘러보는 것도 괜찮아요. 아니면 법당을 둘러보고 그 아래에 있는 적수당 찻집에서 차를 즐기는 것도 괜찮구요. 단, 적수당은 현금 결제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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