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시간 카페를 찾아다니다 엔제리너스 커피를 갔어요. 엔제리너스 커피의 특징은 24시간 카페 등록이 참 안 되어 있다는 점이에요. 분명히 24시간 영업 잘 하고 있는데 홈페이지, 네이버 지도 같은 곳에 영업 시간이 24시간이 아니라고 나와 있는 경우가 종종 있어요. 그래서 제가 검색해서 찾아낸 24시간보다 더 많은 24시간 카페가 있을 거라 추측할 때 그 근거 중 하나가 바로 엔제리너스 커피 때문이에요. 여기는 24시간 영업한다고 간판 걸고 24시간 영업 잘 하고 있는데 24시간 영업하는 곳으로 등록되어 있지 않은 곳들이 몇 곳 있거든요. 당연히 그렇게 누락된 곳이 몇 곳인지 저도 몰라요. 제가 발견한 곳은 일단 두 곳이에요.
엔제리너스 커피에 들어가자마자 무엇을 먹을까 고민하며 메뉴를 살펴보았어요. 일단 뭔가 웃겨보이는 것은 안 보였어요. 그래서 그러면 뭔가 화려해보이는 것이 있나 살펴보았어요. 이름이 독특하지 않으면 생긴 것이 눈에 띄는 것을 마실 생각이었어요. 평범한 것에서 탈출해보려구요.
"이거 왜 이렇게 화려하냐?"
커피 위에 휘핑 크림이 올라가 있었고, 그 위에 웨하스가 올라간 커피가 보였어요. 이것은 보자마자 참 휘황찬란하게 생겼다는 생각이 확 들었어요. 다른 메뉴들 사진들 속에서 유독 튀었어요. 이름도 엄청 거창했어요. '초코 로아커 웨하스 스노우'였어요. 이것은 아예 엔제리너스 음료 분류에서 angel-in-snow 라는 분류 속에 들어가 있었어요. 이 분류 안에는 초코 로아커 웨하스 스노우, 블루베리 스노우, 그린티 스노우, 자바 초콜릿칩 스노우, 쿠키&크림 스노우 등이 포함되어 있었어요. 그 중에서 바로 이 초코 로아커 웨하스 스노우가 유독 화려하고 눈에 확 들어왔어요.
초코 로아커 웨하스 스노우나 마셔볼까?
나머지는 다 밋밋해보였어요. 이름도 밋밋하고 생긴 것도 밋밋해보였어요. 다른 독특한 것이 있다면 또 고민해볼텐데 이것과 맞먹을만한 것은 같은 엔제리너스 스노우 라인에 들어가 있는 로투스 비스코프 스노우 정도였어요. 그 옆에 있는 코코넛 밀크 스노우는 코코넛 밀크를 썩 좋아하는 편이 아니라 가볍게 선택지에서 제거했구요. 로투스 비스코프 스노우는 로투스 과자 하나 꽂아준 것이었어요. 로투스 과자야 많이 먹어보았고, 어떤 맛이 날지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어요.
'초코 로아커 웨하스 스노우나 마셔야겠다.'
초코 로아커 웨하스 스노우를 주문하면서 관건은 두 가지라고 생각했어요. 그것은 다 웨하스 그 자체와 관련된 것이었어요.
먼저 얼마나 먹기 편할 것인가. 사진을 보니 미니 웨하스를 올려놓고 그 위에 초코 시럽을 뿌려놓았어요. 빨대로 이것을 얼마나 건져먹기 쉬울지가 첫 번째 관건이었어요.
두 번째는 웨하스는 액체와 만나면 아주 쉽게 축축해져요. 눅눅하고 질척해진 웨하스를 과연 피할 수 있을 것이냐였어요.
엔제린스노우 초코 로아커 웨하스를 주문했어요.
일단 비주얼은 만족. 매우 화려했어요.
엔제린스노우 초코 로아커 웨하스는 small 사이즈 가격이 6000원, regular 가격이 6500원, large (iced) 사이즈 가격이 7000원이었어요.
위에 웨하스가 여러 조각 올라가 있었어요.
엔제리너스 커피 홈페이지에서 초코 로아커 웨하스 스노우에 대해 '달콤한 초코쿠키와 로아커 웨하스가 조화를 이루는 아이스 블렌딩 음료'라고 소개하고 있어요.
웨하스 올라간 모습 보고 우려했던 점은 모두 현실이 되었다.
작은 웨하스 조각 위에 초코 시럽이 뿌려져 있었어요. 손으로 집어먹는다면 무조건 손에 초코 시럽이 뭍을 수 밖에 없었어요. 그렇다고 빨대로 건져먹기 만만한 것도 아니었어요. 게다가 웨하스 특성상 축축한 크림과 만나자 눅눅해졌어요.
맛은 상당히 강한 편이었어요. 단맛이 꽤 강했어요. 초콜렛 음료를 먹는다는 것을 아주 잘 느낄 수 있었어요. 우유에 오레오를 불려서 죽을 만들어먹으면 이것과 비슷한 맛이 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차가운 음료인데도 단맛이 이 정도 강하다니 미지근하게 먹으면 단맛이 엄청 강할 것 같았어요.
미니 웨하스를 올려서 화려한 모양을 만든 것까지는 좋았지만, 먹기에는 불편했어요. 초코시럽을 뿌린 후 그 위에 웨하스를 올려놓는다면 그게 더 낫지 않을까 싶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