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천 모스크를 다녀온 후, 수도권 모스크를 돌아다니는 '등잔 밑 모스크 로드'가 끝난 줄 알았어요.
"인천에 모스크가 또 있었어?"
놀라웠어요. 인천에는 모스크가 단지 하나만 있는 것이 아니었어요. 인터넷 기사를 뒤져보니 인천에 모스크가 여러 곳 있었어요. 물론 모든 모스크가 다 건물 하나를 통째로 사용하는 것은 아니에요. 쉽게 비유하자면 우리나라 교회를 생각하면 되요. 건물 하나가 통째로 으리으리한 교회도 있지만, 조그맣게 한 층 정도 이용해서 교회라고 하는 곳도 있어요. 모스크도 마찬가지에요. 미나렛도 있고 돔형 지붕도 있고 건물 한 채 전부가 모스크인 경우도 있지만, 자그맣게 건물 한 층 정도를 모스크로 사용하는 경우도 있어요.
한국이슬람교중앙회 홈페이지에 나와 있는 모스크가 전부가 아니었어요. 그보다 훨씬 더 많이 있었어요.
임시예배소인 '무쌀라' 라는 공간이 설치된 곳도 많지만, 진짜 '모스크'인 곳들도 있었어요. 물론 그것들 주소는 우리나라에서 찾을 방법이 없어보였어요. 소규모 예배당 주소가 하나 인터넷에 돌아다니고 있기는 하지만 옛날 것이라 지번 주소로 되어 있었고, 지도로 검색해보니 제대로 어디인지 아예 찾을 수가 없었어요.
지금은 추가되었지만, 제가 가봐야겠다고 결심했던 10월 24일에는 인천 이슬람 성원인 알셰이크 파드 알아위다 모스크가 다음 지도에는 등록되어 있지 않았어요. 네이버 지도에만 등록되어 있었구요.
'나의 등잔 밑 모스크 로드는 아직 끝나지 않았구나.'
이 시리즈 제목을 '등잔 밑 모스크 로드'라고 정한 이유는 바로 '수도권'에 한정해서 모스크를 찾아다니는 것이었기 때문이었어요. 제가 대학교 진학하면서 서울로 올라왔고, 그 이후 꾸준히 서울에서 지냈어요. 그러다 나중에 의정부로 넘어왔구요. 그렇게 수도권에 쭉 머무르고 있었지만 모스크가 이렇게 여기저기 있을 줄은 전혀 몰랐어요. 적당히 한국 이슬람교 중앙회에 나와 있는 모스크나 다녀오면 다 끝날 줄 알았는데 아니었어요. 모스크는 제 생각보다 훨씬 더 많았어요. 단지 제가 못 찾아내고 있을 뿐이었어요.
'모스크 가자.'
인천 이슬람 성원을 다녀오기로 결심했어요. 있는 것을 아는데 안 가려니 시리즈를 끝내기 영 찝찝했어요.
2017년 10월 24일. 지하철을 타고 인천 제물포역으로 갔어요. 지도를 보니 제물포역 1번 출구로 나가서 쭉 걸어가면 나온다고 표시되어 있었어요.
지하철 1호선 제물포역 1번 출구로 나간 후, 지도가 알려주는대로 쭉 걸어갔어요.
"모스크다!"
로드뷰로 확인했던 모스크가 보였어요.
저녁 5시 40분. 인천 이슬람 사원에 도착했어요.
이렇게 해서 이번에 가본 모스크는 인천 이슬람 성원이에요. 주소는 인천광역시 남구 경인로 177 이에요. 지번 주소는 인천광역시 남구 도화동 639-5 이에요.
모스크 입구로 갔어요.
여기는 아랍어가 빼곡히 적혀 있었어요.
건물 입구로 갔어요.
인천 이슬람 성원의 정식 명칭은 '알셰이크 파드 알아위다 모스크' 에요.
건물 안으로 들어갔어요.
계단을 따라 올라가자 예배당이 나타났어요.
안으로 들어갔어요.
안에는 아랍인 두 명이 있었어요.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아랍어로 이야기를 했어요. 머리 속에서 계속 떠올라야하는 아랍어는 떠오르지 않고 우즈베크어만 떠올라서 참 고생했어요. 아랍어로 사진을 찍어도 되냐고 물어보았고, 허락을 받아서 내부 촬영을 했어요.
이 모스크는 예배 방향을 알려주는 미흐랍이 특별히 조성되어 있지 않았어요. 민바르 및 그 옆에 있는 작은 양탄자 두 장이 예배 방향인 키블라를 알려주고 있었어요.
사진에서 위쪽 어두운 유리로 가려진 곳이 바로 여성 기도실이에요.
유리창에는 쿠란이 놓여 있었어요.
내부를 쭉 둘러보았어요.
책장으로 다가갔어요. 어느 언어로 된 책이 많이 있나 확인하기 위해서요.
대부분 아랍어로 된 책이었어요.
이것은 향과 이슬람의 묵주인 미스바하 misbaha 에요.
입구에는 자카트 함이 있었어요.
"어느 나라에서 오셨어요?"
"사우디아라비아요."
"이 모스크에는 어느 나라 사람들이 많이 와요?"
"여기는 아랍인들이 많이 와요. 인천으로 무역 때문에 아랍인들이 많이 오거든요."
인천으로 오는 아랍인들이 많이 있어요. 대표적인 거래품목은 바로 중고차. 미생에서 요르단 중고차 수출이 괜히 나온 것이 아니에요. 아랍 국가들로 중고차를 많이 수출하거든요.
정말 놀라웠던 것은 아랍인들이 많이 오는 모스크를 정말 오랜만에 봤다는 것이었어요. 제가 이태원 모스크를 처음 갔던 2002년에만 해도 모스크 가면 아랍인들이 참 많았어요.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 파키스탄인, 방글라데시인들이 많아졌어요. 이제 이태원 모스크 가서 아랍인 보는 것은 아주 당연한 일이 아니에요. 비율에서 아랍인 비율이 많이 줄어들었거든요. 그런데 아랍인들이 많이 오는 모스크라니 참 기쁘고 반가웠어요. 의정부에서 너무나 먼 곳이라는 것이 참 아쉬웠어요.
"예배 시간 되면 예배 드리는 모습도 사진으로 찍고 가요."
"아니에요, 괜찮아요. 저 이만 가봐야 하거든요."
아랍어 배우고 싶으면 모스크 가라고 하는데, 요즘은 아니에요. 이유는 위에서 이야기했어요. 독실한 무슬림이라 해서 모두 아랍어를 잘 하는 것은 아니에요. 오히려 독실하다고 해도 아랍어 못하는 무슬림들 엄청나게 많아요. 무지무지 많아요. 모든 무슬림이 아랍어를 잘 한다면 인도네시아고 방글라데시고 다 아랍어 하나만 알면 의사소통에 문제가 없어야죠. 하지만 그렇지 않아요. 그리고 발음 문제도 있어요. 그래서 아랍어 배우고 싶다고 무조건 모스크 가라고 하는 것은 절대 추천하지 않아요.
하지만 여기는 맞았어요. 여기는 아랍인 모스크였어요. 제대로 된 아랍어를 들을 수 있는 곳이었어요.
예배당에서 나와 위층에는 무엇이 있는지 보러 올라가보았어요.
"여성 기도실 문 열려 있네?"
안에 들어가지 않고 카메라로 내부를 촬영했어요. 처음으로 여성 기도실이 어떻게 생긴지 보았어요. 아주 수수했어요.
확실히 내부가 깔끔하고 돈 들여서 잘 만들고 관리 잘 하고 있는 티가 났어요.
인천 이슬람 사원은 아랍인들이 많이 가는 모스크에요. 만약 아랍어 때문에 모스크를 가고 싶다면 여기를 추천해요. 굳이 아랍어가 아니라도 인천 놀러간 김에 잠깐 들려서 구경해도 괜찮은 곳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