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등잔 밑 모스크 로드 (2017)

한국의 다문화 이슬람 여행지 : 경기도 안양 모스크 (안양성원, 라비타 안양 마스지드)

좀좀이 2017. 10. 12. 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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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도 모스크가 여러 곳 있어요. 각 도시마다 있는 것은 아니고, 특정 몇몇 도시에만 있기는 하지만요.


작년, 블로그 지인인 히티틀러님이 부산 모스크를 다녀왔어요. (부산 모스크 : http://hititler.tistory.com/1183)


"앗! 나도 못 가본 부산 모스크를!"


지금까지 가본 모스크 갯수는 상당히 많아요. 이슬람 문화권 여행할 때 모스크를 안 가본다는 것은 그 지역 문화의 가장 중요한 한 축을 보지 않겠다는 소리니까요. 성당과 모스크는 국제 교류를 보기 위한 좋은 방문지이기도 하구요.


우리나라 여러 곳에 모스크가 있다는 사실은 아주 오래 전부터 알고 있었어요. 그러나 서울 이태원에 있는 모스크 외에는 갈 생각을 하지 않고 있었어요. 교통이 안 좋고 제가 사는 곳에서 멀었거든요.


모스크 가본 횟수는 내가 훨씬 더 많은데!


이태원에 있는 모스크를 가보기 시작한지 10년도 넘었어요. 거기는 하도 많이 가서 이제 신기할 것이 아예 없어요. 그러나 우리나라에서 제가 가본 모스크는 서울 이태원에 있는 모스크가 전부. 히티틀러님이 부산에 있는 모스크를 가보았다는 글이 뭔가 초희귀 아이템을 수집한 글처럼 보였어요.


뭔가 자존심에 스크래치가 난 느낌이다.


내가 히티틀러님보다 아랍어 단어를 알아도 몇백 개는 더 잘 알 거고, 우리나라에서 모스크 가본 횟수도 몇십 번은 더 많을 건데 히티틀러님은 가본 곳이 두 곳, 나는 한 곳.


그러나 역시나 귀찮아서 다른 곳에 있는 모스크를 갈 생각을 하지 않았어요. 전부 제가 살고 있는 곳에서 많이 멀었거든요.


그렇게 1년 후.


10월 10일. 어딘가 가고는 싶은데 딱히 갈만한 곳이 떠오르지 않았어요. 토요일에 안산을 다녀왔고, 뭔가 특별한 곳을 가보고 싶기는 한데 안산 말고 딱히 떠오르는 곳이 없었어요. 그렇다고 안산을 또 가기도 그랬구요.


'외노자들 몰리는 곳 어디 없나?'


외국인 노동자들이 몰리는 곳에는 외국인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식당 같은 것이 여럿 있어요. 머리 속에 떠오르는 곳이라고는 수원, 안산, 인천 부평 같은 곳이었어요. 지도를 켜고 식당들을 검색해보았어요.


"어? 왜 이쪽에 외국 식당이 거의 없지?"


수원역은 전에 24시간 카페 찾으러 가본 적이 있어요. 그 당시 외국 식당은 별로 보지 못했어요. 수원, 안양, 안산 모두 있을법한 곳에 외국인 식당이 보이지 않았어요.


'이거 모스크 가서 물어봐야 하나?'


지도에 식당이 등록되어 있지 않은 경우도 종종 있고, 특히 이런 외국인들의 식당은 더더욱 등록되어 있지 않은 경우가 좀 있어요. 분명히 안양에 모스크가 있다고 하는데 안양에 외국인들의 식당이 없다는 것이 매우 이상했어요. 이것은 모스크 가서 거기 있는 외국인에게 물어보지 않으면 풀릴 문제가 아니었어요. 참고로 안양도 얼마 전 24시간 카페를 찾으러 한 번 가보았어요. 그때 외국인 식당이 많다고 느끼지는 못했어요.


전철을 타고 안양역으로 갔어요.


안양 모스크는 홈페이지에 '라비타 안양마스지드' 라고 나와 있었어요. 주소는 경기도 안양시 만안구 삼덕로 37번길 49 였어요. 안양대학교를 찾아가야 했어요.


안양역에서 내려 안양대학교를 향해 걸어갔어요.


'여기는 왜 모스크가 있지? 모스크가 있게 생긴 동네 풍경이 아닌데...'


계속 의문이 들었지만, 모스크가 있다고 하니 일단 지도를 보며 모스크를 찾아 걸어갔어요.


안양 중앙시장을 지나 안양대학교 정문으로 이어지는 오르막길을 올라갔어요.


"모스크 어디야? 이쪽에 있어야 하는데?"


지도를 보았어요. 안양대학교 대신관을 바라본 상태에서 왼쪽으로 걸어들어가야 했어요.


"모스크다!"


경기도 안양 모스크


입구를 찾았어요.


안양 모스크 입구


마침 그때 모스크 안으로 들어가는 사람이 하나 있었어요. 외국인이었어요. 인사를 한 후, 어느 나라 사람이냐고 물어보았어요. 방글라데시에서 온 사람이라고 했어요.


계단을 따라 위로 올라갔어요.


경기도 안양대학교 모스크


경기도 안양 모스크는 3층 구조였어요. 이 모스크는 상당히 특이한 모스크에요. 홈페이지 설명을 보면 한국 무슬림 독지가가 기존 교회를 매입해서 개조한 모스크로, 1986년 4월 26일에 개원했다고 해요. 즉, 원래는 교회 건물이었는데, 무슬림이 이 건물을 매입해서 모스크로 바꾼 것이에요. 그 후 1985년 12월 세계무슬림연맹에 의해 이 모스크는 '라비타성원'으로 명명되었다고 해요.


2층에 올라가자 벵골어가 보였어요. 2층에는 사무실 및 도서관이 있었어요. 도서관 안에서 방글라데시 사람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었어요.


방글라데시!


방글라데시가 이렇게 또 저와 인연을 맺게 될 줄은 몰랐어요. 여기는 거의 방글라데시인을 위한 모스크였어요. 토요일은 한국의 방글라데시 식당, 화요일은 한국의 방글라데시 모스크였어요.


한국 방글라데시 모스크


모스크 건물 안에 보이는 글자는 전부 방글라데시의 국어인 벵골어 글자였어요.


3층에는 예배당이 있었어요.


경기도 안양 모스크 01


안에서 방글라데시인 한 명이 기도를 드리고 있었어요.


경기도 안양 모스크 02


경기도 안양 모스크 03


모스크를 잠시 둘러보았어요.


경기도 이슬람


안양시 다문화


모스크를 둘러본 후 다시 예배당으로 갔어요.


한국의 다문화 이슬람 여행지 - 경기도 안양 모스크


안양 다문화 - 모스크


모스크 안에서 방글라데시인들이 기거하는 것 같았어요. 3층 예배당 옆 작은 방 안에는 여행용 가방과 짐이 많이 있었어요.


예배당을 둘러본 후 방글라데시인들과 마주쳤어요. 인사를 한 후 궁금했던 것을 물어보았어요.


"여기 방글라데시 식당 어디 있나요?"

"여기 없어요. 이태원과 안산에 있어요."

"여기에서 안산으로 놀러가세요?"

"예."


모스크가 있음에도 안양에서 인도, 방글라데시 식당이 별로 안 보였던 이유가 밝혀졌어요. 여기 있는 방글라데시인들은 자국 식재료를 구하고 자국 음식을 먹으러 안산이나 이태원으로 가는 것이었어요. 아마 안산으로 많이 갈 거에요. 안양에서 안산 가기 쉽거든요. 금정역에서 4호선 환승한 후 안산으로 가면 되니까요.


모스크에서 나왔어요. 모스크를 조금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기 위해 안양대학교 안으로 들어갔어요.


경기도 안양 다문화 - 안양 모스크


경기도 안양에도 모스크가 있어요. 여기는 방글라데시인의 모스크라 해도 과언이 아닌 곳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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