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마셔본 밀크티는 브라우니70의 로얄밀크티에요. 저는 24시간 카페로 운영되고 있는 브라우니70 월곡점에서 마셨어요. 이것을 마신 이유는 브라우니70 월곡점이 24시간 운영된다고 해서 밤에 그 카페를 찾아갔고, 그 카페에서 무엇을 마실까 고민하며 메뉴판을 보다가 로얄밀크티가 있었기 때문이에요. 처음 간 카페에서는 밀크티가 있으면 밀크티를 마시는 제 원칙은 어지간해서는 깨지지 않을 거에요. 제가 밀크티에 질려버리지 않는다면요.
저는 따뜻한 것으로 주문했어요. 로얄밀크티 따뜻한 것은 4700원이었어요.
주문을 하자 진동벨을 주었어요. 그러나 자리부터 잡지 않고 카운터 앞에서 밀크티가 나오기를 기다렸어요. 잠시 후, 밀크티가 나오자 밀크티를 받아서 자리로 갔어요.
"이건 색이 왜 이렇게 진하냐?"
로얄밀크티를 받고 깜짝 놀랐어요. 거품색이 정말 진했어요. 너무 진하다고 해도 될 정도였어요. 이것은 조명 때문이 아니었어요. 저도 카페에서 밀크티를 한두 번 마셔본 것도 아니고, 카페에 간 것 자체가 한두 번이 아니기 때문에 카페의 누런 조명에 익숙해요. 이런 누런 조명에서 밀크티 색이 어떻게 보이는지 대충 알아요.
로얄 밀크티 거품 색은 진한 카라멜 색이었어요. 무슨 커피 거품보다 더 커피 거품스럽게 생겼어요. 커피 거품보다 더 진하고 강한 색이었거든요. 커피 거품이 주로 흰색에 위에 커피를 이용해 라떼 아트를 그리는데, 이것은 반대였어요. 어떻게 거품을 만들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믹스 커피 비슷한 색의 거품 위에 하얗게 라떼 아트를 그려놓았어요.
밀크티가 담긴 잔 모양은 제가 좋아하는 모양. 조금 넙적해보이고 넓은 잔이었어요. 이런 잔을 좋아하는 이유는 이런 잔에 들어 있는 음료는 빨리 미지근해지거든요. 찬 것도 안 좋아하고 뜨거운 것도 안 좋아하고 미지근한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이런 잔을 매우 좋아해요.
밀크티를 들고 자리로 갔어요. 밀크티를 내려놓는 순간부터 밀크티 향기가 느껴지기 시작했어요.
이제 맛을 볼 차례.
가볍게 한 모금 마셨어요.
"이거 의외인데? 꽤 괜찮잖아!"
솔직히 주문할 때 아무 기대도 하지 않았어요. 밀크티를 맛있게 만드는 카페는 정말 찾기 어렵거든요. 여기도 밀크티를 주문하기는 했지만 딱히 기대할 것은 없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아니었어요.
이거 얼그레이 썼나?
이제 얼그레이가 어떤 맛인지 알아요. 하도 얼그레이 얼그레이 해서 얼그레이가 대체 무슨 맛인지 얼그레이 밀크티를 몇 번 마셔보았거든요. 얼그레이 홍차도 마셔보았구요. 얼그레이 밀크티의 특징은 풀맛. 풀맛 아니면 오이맛. 밀크티를 마시니 풀 향기가 느껴졌어요. 이것은 얼그레이를 쓴 거 같았어요.
거품은 찐득했어요. 딱 생긴 것처럼 찐득한 거품이었어요. 거품을 걷어내려고 입을 찻잔 안에서 크게 벌려 거품을 덮어 거품만 후루룩 마시려 했지만 어려웠어요. 아무리 입을 찻잔 안에서 크게 벌려서 거품을 마시려 했지만 마음대로 되지 않았어요. 그래도 어느 정도 거품을 들이마시는 데에 성공해서 밀크티 색을 볼 수 있었어요. 밀크티 색 자체는 딱히 특징이 있는 색은 아니었어요.
맛은 상당히 단 편. 삼킬 때 목구멍을 따끔하게 자극하는 느낌이 들 정도로 달았어요. 단맛만큼 밀크티 맛도 진했어요. 다 마시고 보니 아래에 차 가루가 많이 가라앉아 있었어요.
의외의 성과였어요. 브라우니70은 단순히 24시간 카페라 괜찮은 곳이 아니었어요. 여기 로얄밀크티도 괜찮았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