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에 차콜에 갔을 때 매우 만족스러워서 또 갔어요.
"오늘은 뭐 마셔보지?"
지난 번 마셨던 밀크티가 매우 만족스러웠어요. 제가 카페에서 마셔본 밀크티 중 정말로 뛰어난 맛이었어요. 홍대에 있는 카페 머라이언에서 마셔본 카페와 더불어 너무나 만족스러운 밀크티였기 때문에 여기에서는 독특한 것을 도전해보아도 되겠다는 확신이 들었어요. 전에 왔을 때 정말 독특한 메뉴를 하나 보았거든요. 그 메뉴를 주문할까 했지만 처음 오는 곳이다보니 일단 안전한 선택을 하자는 생각에 밀크티를 골랐어요.
게다가 그것은 어쨌든 밀크티 범주에 들어가도 되는 것이기 때문에 밀크티 맛을 일단 보고 마시는 것이 맞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만약 밀크티 맛이 없다면 그 음료도 전혀 기대할 구석이 없었어요. 그런데 밀크티 맛이 제 예상보다도 훨씬 뛰어났기 때문에 이번에는 지난번에 눈여겨보기만 하고 정작 주문하지는 않았던 그 메뉴에 도전하기로 마음먹었어요.
그래서 이번에 마신 밀크티는 바로 원앙차에요. 이것은 정말로 독특한 밀크티에요. 왜냐하면 이 글의 제목만 봐도 알 수 있듯 이 밀크티는 밀크티와 커피를 섞은 것이거든요.
알아요. 커피와 밀크티를 섞었다는 것에서 벌써 '으엑'하는 사람들 있을 거라는 거요. 저도 이건 조금 위험하다고 생각해서 처음 가자마자 주문하지 않고 처음 갔을 때 밀크티부터 주문해서 맛을 보았어요. 밀크티 맛이 좋은 것을 확인하고나서야 주문했구요.
이 원앙차는 홍콩에서 마시는 밀크티의 일종이에요. 예전에 타이완 여행 다녀온 친구가 이 원앙차 파우더를 선물해줘서 마셔본 적이 있었어요. 맛이 진짜로 묘했어요. 뭐 좋다고 해야하나 나쁘다고 해야하나조차 애매했어요. 말로 설명하려고 해도 참 설명이 어려운 맛이었어요.
만약 커피가 맛이 없다면? 원앙차 맛이 없겠죠. 만약 밀크티 맛이 없다면? 역시나 원앙차 맛이 없을 거에요. 일단 커피와 밀크티 둘 다 어느 정도 이상의 맛을 내주어야 어느 정도 맛이 날 거라 기대할 수 있는 홍콩의 음료에요.
차콜 원앙차 가격은 5500원이었어요. 홍콩 밀크티보다 500원 비쌌어요.
주문을 하고 잠시 기다리자 원앙차가 나왔어요.
원앙차는 이렇게 생겼어요.
위에서 내려다보면 색이 조금 진한 밀크티였어요. 커피빛이 약간 도는 것 같았어요.
뚜껑을 열어보았어요.
마시기 전에 사진 찍으며 장난치기.
뚜껑을 열어서 걸쳐놓으면 사진으로 찍었을 때 의외로 괜찮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기대반 우려반 속에서 한 모금 마셔보았어요.
이거 너무 환상적이잖아!
첫 맛은 커피였어요. 그 첫 맛이 서서히 마법처럼 진한 밀크티로 바뀌어갔어요. 이것은 밀크티 세계에서 변신물인가? 아니면 중간계? 자웅동체? 저화질 사진처럼 마구 픽셀진 맛이 아니었어요. 부드러운 그라데이션으로 색상이 변하는 것처럼 맛이 너무나 자연스럽게 커피맛에서 밀크티 맛으로 바뀌었어요. 이렇게 차의 향기로 바뀌어가다 다시 커피향으로 바뀌었어요. 이것은 수미상관의 맛인가!
이상하거나 괴이한 맛이 나지 않을까 조금 우려했는데 전혀 아니었어요. 오히려 마법같은 맛이었어요. 입안에서 커피향과 차향이 서로 뱅뱅 돌며 돌아가며 느껴졌어요. 너무나 부드럽고 자연스럽게 차향과 커피향이 돌아가며 느껴졌어요. 정말로 매력적이었어요.
제 경험상 외국 것을 소개할 때는 너무 이상하지도, 너무 무난하지도 않은 것을 소개하는 것이 제일 반응이 좋았어요. 이것은 딱 그런 것이었어요. 이것과 비슷한 음료는 우리나라에 없을 거에요. 밀크티와 커피를 섞어놓은 것을 파는 곳이 있다는 말은 못 들어봤거든요. 이것은 신기하면서 맛있었어요. '내가 진짜 신기하고 맛 괜찮은 거 먹어봤다!'라고 자랑하기 딱 좋은 맛이었어요.
이것은 카페 머라이언의 밀크티와 더불어 정말 괜찮다고 추천할 수 있어요. 신기하면서 맛있는 밀크티를 찾는다면 서울에서는 이대 근처에 있는 차콜의 원앙차를 추천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