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 학원 강사로 일할 때였어요. 저는 중등부 사회 강사였지만 대입 관련 자료들을 자주 찾아보아야 했어요. 학원에서는 내신으로 대학 가는 길 외에는 없으니 수능은 아예 포기하라고 원생들에게 세뇌하고 있었지만 그런 분위기에 휩쓸려서 저까지 애들을 엉터리로 가르칠 수는 없었거든요. 그래서 저 혼자 대입 입시 자료들을 찾아보곤 했어요. 중학교는 대입을 위한 과정이니까요.
수능에 맞추어서 중학교 애들을 가르쳐야 하기 때문에 입시 자료를 찾다보니 이것저것 곁다리로 알게 된 것들도 있었어요. 그 중 하나가 바로 노원구 은행사거리. 강북 학원계의 중심지 같은 곳이었어요.
"너 은행사거리 알아?"
"예, 알죠. 제가 거기 출신이잖아요."
친한 동생에게 물어보니 친한 동생이 노원구 은행사거리를 안다고 했어요. 자기가 거기에서 학교를 다녔다고 이야기했어요.
"거기 학원들, 의정부 학생들도 와요."
"진짜?"
"예. 거기가 그쪽에서 강북에서 가장 좋은 학군이잖아요."
하지만 그 당시에는 노원구 은행사거리에 가볼 생각이 별로 없었어요. 그저 그런 곳이 있나보다 했어요.
그러다 24시간 카페를 돌아다니며 전에 가본 적 거의 없는 노원구를 가게 되었어요. 노원구로 가자 자연스럽게 '은행사거리'가 떠올랐어요.
'노원구 은행사거리가 대체 어떻게 생겼길래 그쪽에서 학원가로 유명하지?'
그래서 노원구 은행사거리를 가보기로 했어요. 학원일 할 때 몇 번 들어보기는 했는데 정작 가본 적은 없었거든요.
지도를 켜고 의정부에서 노원구 중계동 은행사거리를 가는 길을 보았어요. 의정부에서 가기 정말 불편했어요. 지하철역으로는 7호선 중계역과 가까운데 중계역에서 은행사거리까지가 1km 넘는 거리였어요.
"의정부에서 은행사거리 가기 진짜 고약하네?"
"의정부에서 가기에는 거기 위치가 좀 애매해요. 마들에서 들어가기도 그렇고, 창동에서 들어가기도 그렇구요. 의정부에서 올 테면 와보라는 곳 같아요."
지도에서 길찾기 기능을 이용해서 보니 창동역에서 버스를 타고 들어가라고 나왔어요. 대중교통으로 가기 정말 불편했어요.
"그냥 중계역에서 걸어가야겠다."
중계역, 은행사거리도 구경할 겸 해서 걸어서 은행사거리를 가기로 했어요.
의정부역에서 지하철 1호선을 타고 도봉산역으로 간 후, 7호선으로 환승해서 중계역으로 갔어요. 중계역에 도착하자 2번 출구로 나갔어요.
중계역 2번 출구로 나가자 빗방울이 하나 둘 떨어졌어요. 중계역에서 나오자 펼쳐지는 광경은 아파트 대단지.
중계역에서 은행사거리로 가는 길을 집에서 외워왔어요. 중계역에서 은행사거리를 찾아가기 위한 주요 이정표는 바로 학교들이었어요. 학교들을 하나 둘 지나가며 길을 맞게 가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어요. 시간이 시간이라 그런지 학생들이 정말 많았어요.
"은행사거리다!"
친한 동생 말에 의하면 노원구 중계동 은행사거리는 학원도 정말 많고, PC방도 정말 많다고 했어요. 동생 말이 맞았어요. PC방과 학원이 바글바글 나타났어요. 그래요. 우리나라의 미래는 밝아요. 어린 학생들이 학원과 PC방을 오가며 앞으로 다가올 4차 산업혁명을 대비하고 있었어요.
은행사거리를 쭉 돌아보며 어떤 곳인지 구경했어요. 확실히 대규모 학원가 느낌이 확 들었어요. 노원구 중계동 은행사거리는 이쪽 아파트 단지들이 상당히 크다는 점 외에도 멀리 북으로는 의정부, 남으로는 중랑구에서도 사교육을 받으러 온다고 해요.
은행사거리를 둘러본 후, 이쪽에 있는 카페로 향했어요.
이렇게 해서 이번에 가게 된 카페는 노원구 중계동 은행사거리에 있는 카페 그린이에요.
카페 그린 주소는 서울특별시 노원구 한글비석로 276 노블씨티빌딩이에요. 지번 주소는 서울특별시 노원구 중계본동 366-11 노블시티빌딩107호에요.
카페 카운터는 이렇게 생겼어요.
내부에는 좌석이 주로 4인석이었어요. 하지만 테이블 자체는 전부 분리가 가능한 테이블이었어요. 즉 2x2 좌석이 대부분이었어요.
입구쪽 벽에는 세계지도가 걸려 있었어요. 제가 갔을 때에는 아주머니들께서 잡담을 나누고 있었어요. 아주머니들의 이야기가 귀로 들어왔어요. 자녀들 교육 이야기였어요. 이 귀에 들어오는 아주머니들의 자녀 교육 이야기를 느끼며 지도를 다시 보았어요.
자녀들에게 세계로 뻗어나가는 인재가 되라는 건가?
벽에 지도 모양 장식을 붙여 놓은 의도 중 그런 의미는 아마 없었을 거에요. 하지만 여기저기에서 들려오는 자녀 교육 이야기를 들으며 지도를 보니 딱 저런 생각이 들었어요. 감상은 환경의 영향을 아주 크게 받으니까요. 똑같은 지도라도 주변 사람들이 무엇을 이야기하고 무엇을 하고 있는지에 대해 그 해석이 달라지기 마련이에요.
이곳 인테리어의 특징 중 하나는 건담 프라모델이 여기저기 있다는 것이었어요.
카페 내부 인테리어는 나무색과 노란 조명, 그리고 소소하고 아기자기한 인형들로 구성되어 있었어요. 각 귀퉁이에 있는 식물이 보다 편안하고 아늑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었어요.
카페 곳곳에 이렇게 작은 토토로 인형들이 놓여 있었어요.
아주머니들의 자녀 교육 이야기를 들으며 자리에 앉아 있는데 저절로 웃음이 나왔어요. 4년 반 동안 학원 강사로 일해서 그 이야기들이 무슨 이야기인지 너무 잘 들렸거든요. 학원 강사를 그만둔지 벌써 2년째인데도 그 이야기 들리는 것이 너무 자연스러웠어요. 들리는 이야기들이 무슨 이야기인지 이해가 쏙쏙 되어버렸어요. 학원에서 일할 때 시험기간 보강까지 합치면 국영수과사도음미체기가에 일본어, 심지어는 저도 잘 모르는 중국어까지 다 가르쳐봤어요. 그래서 어떻게 돌아가는지 대충은 다 알아요. 그래서 무슨 과목에 대해 이야기하더라도 그게 들리면 다 이해가 되어버렸어요.
저는 블루베리 요거트 스무디를 주문해서 마셨어요. 예전에는 카페 가면 무조건 밀크티를 주문해서 마셨는데 요즘은 날이 더워서 밀크티는 쉬고 있어요. 블루베리 요거트 스무디는 맛있었어요. 무난히 마시기에 참 좋은 선택지였어요.
노원구 중계동 은행사거리에 있는 카페 그린은 인테리어가 차분하고 아기자기했어요. 조용히 책을 보며 시간을 보내기에 매우 좋은 인테리어였어요. 주택가에 있는 카페인 만큼 아주머니들께서 여가시간을 즐길 시간만 피한다면 꽤 괜찮은 카페였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