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여행기/한국 먹거리

쉐이크쉑 버거 - 쉑버거

좀좀이 2017. 6. 1. 0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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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맛있는지 한 번 먹어보자."


쉐이크쉑 버거에 왔으니 당연히 햄버거를 먹어보아야 했어요. 매장 구경하고 인테리어 어떻게 생긴지 보고 그 인파 구경하려고 온 것이 아니었거든요. 당연히 식당에 왔으니 음식을 먹는 것이 당연했어요. 여기는 햄버거를 파는 가게이니 당연히 햄버거를 먹어야 했어요.


메뉴판을 보았어요. 무엇이 먹을만할까 천천히 살펴봤어요. 여기에서 뭐가 맛있는지 같은 것은 당연히 알아보지 않았어요. 사람들이 미어터진다는 것만 알고 있었어요. 뭐가 맛있는지는 잘 몰랐어요. 맛있는 것이라고는 쉐이크가 맛있다는 것만 알고 있었어요. 그렇다고 쉐이크만 시켜서 마실 수는 없는 노릇. 햄버거도 시켜야 하는데 햄버거 종류가 이것저것 있었어요.


저걸로 먹어야겠다.


메뉴판을 쭉 보았는데, 결국 눈은 맨 처음 본 곳으로 돌아왔어요. '쉑버거'를 시키면 아주 무난할 거 같았어요. 패티 추가 같은 것은 생각하지도 못했어요. 아니, 그런 게 있다는 것 자체를 몰랐어요. 여기를 간 것 자체가 지극히 충동적으로 간 것이었거든요. 아침에 '점심 시간 전에 가면 널널하게 먹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간 것이었고, 만약 이 생각이 틀렸다면 바로 주변 다른 외국 음식 파는 식당으로 갈 계획이었어요. 그랬기 때문에 무엇을 골라야할지도 몰랐고, 그리 하여 고른 것이 쉑버거였어요.


쉑버거는 6900원이었어요. 햄버거 치고 저렴한 가격은 아니었어요. 쉑쉑버거는 세트 메뉴가 없어요. 그렇다고 딱히 행사를 하는 것 같지 않았어요. 즉, 모든 걸 다 따로 주문해야 했어요. 이 6900원 자체도 햄버거 중에서 저렴한 가격이 아닌데, 다른 것까지 다 시키면 가격이 껑충 뛰었어요. 사람들이 몰려가서 먹으니 뭔가 맛이 있을 거 같기는 한데 과연 이 돈값을 할 지 정말 많이 궁금해졌어요.


쉑버거가 나왔어요. 쉑버거는 이렇게 생겼어요.


쉑버거


치즈 위에 토마토가 올라가 있고, 그 위에 양상추가 올라가 있었어요. 매우 단순한 구성이었어요.


쉐이크쉑 햄버거

 

아무리 봐도 그렇게까지 특별해보이는 것은 없었어요. 저 양상추가 참 싱싱해보인다는 것 정도였어요.


쉐이크쉑 쉑버거


아, 짜!


미국 다녀온 적이 있는 친구에게 미국 음식 어떻냐고 물어본 적이 있어요. 친구의 대답은 아주 간결했어요. "짜." 그때 들은 그 대답이 확 와닿는 맛이었어요. 패티가 짰어요. 전체적으로 고급스러운 버거킹 햄버거 같은데 패티가 짰어요. 솔직히 사람들이 왜 열광하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맛. 버거킹 요즘 쿠폰 팍팍 뿌리던데 그 쿠폰으로 버거킹 사먹는 것이 훨씬 나을 거 같았어요.


이 햄버거의 아주 칭찬하고 싶은 장점은 정작 맛이 아니었어요. 번을 보니 빵을 갈라서 만든 것이었어요. 그래서 한쪽 끝이 붙어 있었어요. 덕분에 입으로 베어먹는데 내용물이 뒤로 밀리지 않았어요. 아주 편하게 먹을 수 있었어요. 이것이 이 햄버거의 돋보이는 장점이었어요. 햄버거 먹을 때 내용물 뒤로 밀리는 거 은근히 짜증나는 일이거든요. 생각없이 베어먹다보면 나중에 패티랑 야채 뒤로 다 밀려서 커다란 덩어리가 빵 사이에서 빠져나오거든요.


제게는 별로였어요. 이것을 또 먹으러 갈 일은 아마 없을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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