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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가 옷을 사야 한다고 하는데 자기 옷 사는 것 봐달라고 제게 같이 가달라고 했어요. 그래서 같이 가주기로 했어요. 문제는 거기가 가산디지털단지라는 것. 가는 방법이야 간단해요. 의정부에서 지하철 1호선 타고 가다가 도봉산역에서 7호선으로 환승해서 쭉 가면 되거든요. 어디까지나 이것은 이론. 실제로는 엄청 지루하고 피곤한 길. 그래도 같이 가달라고 해서 같이 가주었어요. 저도 패션센스는 애초에 시원하게 국밥에 말아먹은 사람이지만 친구가 그런 제게 부탁하니 기쁜 마음으로 전철 타고 갔어요.


친구가 옷 고르는 것을 옆에서 구경하다가 친구가 뭔가 마시고 돌아다니자고 해서 뭘 마실까 하다가 스무디킹으로 가서 당을 충전하기로 했어요.


스무디킹은 몇 번 마셔본 적이 있었어요. 왜 마셨는지 기억은 안 나요. 이런 식으로 왜 마셨는지, 먹었는지, 갔는지 기억이 안 나는 것들이 여러 개 있어요. 아마 사람들 만나다 얼떨결에 가게 된 것들이겠지만, 무슨 사람들을 만났는지 기억이 나지 않아 왜 갔는지 도통 알 수 없는 것들요. 스무디킹도 그런 것 중 하나. 뭔가 마셔본 기억은 있어요. 그런데 왜 마셔보았는지는 몰라요. 제가 혼자 제 돈 내고 마셨을 리는 절대 없구요. 애초에 카페 자체를 혼자 가기 시작한 것이 1년이 채 되지 않았으니까요.


당연히 먹어본 기억만 있고 뭘 먹었는지조차 기억이 없었기 때문에 메뉴를 쭉 보았어요.


무난한 거 마셔야지!


제일 무난한 것을 찾아보았어요. 이때는 덥고 당을 채우고 싶었기 때문에 특이한 것을 도전하기 보다 제일 안전한 선택을 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가장 무난하고 안전한 선택을 고르기 위해 노력했어요.


엔젤 푸드!


재료를 보니 딸기, 바나나, 우유였어요. 이거면 솔직히 맛없기가 힘든 안전한 조합. 바나나 투성이에 딸기 한 방울을 넣더라도, 딸기 투성이에 바나나 스쳐 지나가더라도 맛있는 조합. 비율 따위 싸그리 무시해버리는 스무디계의 살아있는 전설. 눈 감고 대충 손에 잡히는 대로 집어넣어도 맛이 난다는 사나이의 레시피. '스무디'라는 것이 생겨났을 당시부터 나왔다는 스무디의 조상님. 맛없게 만드는 게 맛있게 만드는 것보다 훨씬 뼈를 깎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무시무시한 레시피.


그래서 엔젤 푸드로 골랐어요.


참고로 홈페이지에서는 '무지방 우유와 딸기, 바나나가 만나 부드럽고 달콤한 천사의 식사' 라고 설명하고 있어요.


응? 잠깐만...그런데 이게 다이어트에는 썩 안 좋지 않을 건가?


저야 다이어트와는 무관한 인간이므로 상관없지만, 딸기와 바나나의 조합이면 칼로리 무시 못할텐데?


스몰 사이즈 가격은 4700원이고, 열량은 187 kcal 였어요. 레귤러 사이즈 가격은 5700원이고, 열량은 270 kcal 이었어요. 라지 사이즈는 6700원이고, 열량은 353 kcal 이었어요.


스무디킹 컵


저는 스몰 사이즈로 마셨어요.


스무디킹 딸기 바나나


뚜껑을 열어보니 분홍색 스무디가 보였어요.


스무디킹 엔젤푸드


역시 이건 실패할 수가 없다.


바나나맛 40에 딸기맛 60의 느낌이었어요. 딸기향이 조금 더 강했어요. 더 이상의 평은 무의미. 애초에 이 조합은 맛없게 만드는 것이 맛있게 만드는 것보다 몇십 배 더욱 어려우니까요.


엔젤 푸드는 아무 생각 없이 고르기 좋은 메뉴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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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좀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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